녹색의 숲1-7권:폴란드 남작 딸의 미국 호텔왕 성공기
90년대에 봤던 만화 '녹색의 숲'입니다. 1900년대 초반부터 시작해서 1차대전을 겪으면서 19세기 풍의 낡은 사회가 무너지면서 그 와중에서 주인공이 온갖 고생을 다 하다가 미국으로 가서 호텔업 사업가로 성공하는 이야기입니다. 폴란드 남작의 성에서부터 러시아 포로수용소,터키 항구, 뉴욕,시카고까지 큰 스케일로 펼쳐지네요. 아직 19세기 풍의 유럽시골 영지에서 미국의 현대 마천루 사회로 점프해가서 온갖 시대 변혁을 몸으로 독자들에게 보여주는 여주인공입니다.
주인공은 원래 남작의 딸이었는데 아기때 버려져서 사냥꾼의 딸로 자라다가 머리가 너무 좋아서 남작의 성에 도련님의 공부상대로 불려옵니다. 전쟁 와중에야 자신이 남작의 딸이라는것을 알게 되지요. 자세히 설명은 안했지만 아마 정식부인의 딸은 아니었던것 같은..
아직 귀족 평민 신분제가 남아있고 19세기풍이 남아있는 시대라서 너는 미천한 사냥꾼의 딸이야, 너는 여자야 그러니까 주제를 알아야 해 하는 말을 들어야 하는 여주인공이지만 그런 말에 꿋꿋히 지지 않고 그게 어떻다는 거야 난 열심히 배울거야 그래서 대단한 사람이 될거야라고 당찬 마음을 먹습니다.
키워준 가족들은 대단한 사람이 되겠다니 쟤가 저렇게 분수를 몰라서야 어떡하나 걱정하지만...낡은 사회는 1차대전으로 완전히 무너지고 동네 사람들은 다 러시아 포로수용소로 끌려가게 됩니다.
그러면서 주인공이 남작의 상속자란 걸 아는 동네사람들은 하나둘씩 다 죽어가고 기적적으로 탈출하는 여주인공. 몸을 지키기 위해 미국에 갈때까지 남자로 행세하다가 미국에 가서 신분 등록을 할때에야 여자라는 걸 밝히고 자기 정체로 돌아옵니다.
아슬아슬한 탈옥장면과 그후 미국에 가서 주인공이 밑바닥부터 시작해서 한단계 한단계 출세해가는 장면들이 재미있네요. 당시 변화되어가던 사회상도 잘 보여주고 있네요.
대공황을 맞이해서 엄청 시련을 겪기도 하지만 그와중에서도 사업을 성공시켜나가고 작품의 마지막 부분은 2차대전까지 다 겪고 고향 폴란드로 찾아가는 여주인공입니다.
그러나 고향사람들은 혹독한 시대를 겪으면서 거의 다 사라졌고 남작의 성도 완전 폐허가 되있어서..먼 나라로 가서 성공한 여주인공 하나만 그 시절 추억을 간직하고 살아남은 유일한 사람이라는 결말..
근데 알고봤더니 원작은 소설이 따로 있었더군요. 카인과 아벨이란 제목의 소설이 원작입니다. 소설과는 달리 만화에서는 주인공을 남자 두 명이 아니라 여자 한명과 남자 한명으로 바꾸어서 이야기를 진행하더군요.
원작속에서는 주인공 이름이 원래 아벨이고 남자였는데 만화에서는 플로렌티나란 이름의 여자아이로 바꾸어서 진행합니다. 아마 그게 더 극적이고 차별에 맞서는 주인공을 그려내기엔 더 적당해서 그렇게 바꾼게 아닐까 싶더군요.
연재시 원작을 명기하지 않았다가 소설과 너무 비슷하다고 독자들의 항의받은 일도 나오네요.
원작에서 플로렌티나는 주인공 아벨의 딸로 나중에 후속작으로 따로 등장하는데 만화에서는 아벨이 겪은 모험을 플로렌티나가 겪는 걸로 나옵니다.
만화와 소설의 결말도 약간 다르네요..만화에서는 여주인공을 도와준 카인이 조종사로 참전했다가 죽는 것처럼 묘사되지만 소설에서는 둘다 오래 오래 잘 살아서 그들의 2세 대에 가서는 그들의 자녀들이 결혼하고 화해까지 하게 되지요.
만화를 보고 나니 원작은 얼마나 대단할 것인가란 생각을 하게 되더군요. 전에 tv시리즈로도 나왔다고 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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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바단의 꽃 1-8권
헨리 8세의 숨겨진 서자가 호주 근처의 섬으로 떠나가서 왕국을 세우고 그 왕국이 20세기 후반에야 발견된다는 이야기 레바단의 꽃. 주인공인 일본인 사호는 박사였는데 어쩌다 호주 근처에서 결계를 뚫고 들어가니 16세기 이후로 결계속에서 혼자 살아온 중세 영국풍의 왕국 레바단에 도착하게 됩니다. 국왕 에드워드와 만나게 되서 국왕과 함께 반란도 진압하고 국민들에게 성자로 떠받들어지게 된 사호. 곧 20세기의 세계에 이 나라를 개국시킬 준비를 착착 진행해가면서 왕과의 사랑도 확인해가는...네...남남 커플인 사호와 국왕입니다.
근데 국왕도 현명하고 사호도 이 나라를 위해 개국할때 혼란스럽지 않도록 전기도 미리 준비하고 착착 진행해가기 때문에 이 나라는 20세기 후반에 개국한다 해도 좀 안심이 되는 상황입니다.
근데 이들에게 사실 전생이 있었으니...16세기 헨리 8세가 몰래 숨겨놓은 사생아 아들이었던 공작 에드워드가 누나인 블러디 메리 여왕의 손을 피해 영지민들을 데리고 배를 타고 멀리 떠나와서 이 왕국을 세운 것..초대 국왕이 사생아였기 때문에 이 왕국은 그 후 왕비 소생이 아니라도 왕의 아들이기만 하면 왕위를 이을 수 있다고 법으로 정해져내려옵니다.
당시에 드물게도 먼 일본에서부터 어쩌다 서역 페르시아까지 흘러가고 또 그러다 유럽까지 흘러들어오게 되는 전생의 일본인 사호.
초능력이 있다고 어디가나 요물 취급을 받으며 고통스럽게 살다가 그나마 영국에 오니 정의롭고 마음 넓은 영주 에드워드를 만나 정착하고 그 땅에서 성자의 능력을 발휘하며 잘 살던 사호였지만 메리가 이단이라며 딴지를 걸어옵니다. 동생이라며 에드워드를 처음엔 친절한 듯 대했던 메리지만 아버지가 그토록 원했던 아들에 핍박을 가해오고..결국 메리여왕 밑에선 못살겠다며 먼 나라를 찾아 떠나는 에드워드 영주와 그의 덕망을 따르는 영지민들.
그 과정에서 당시에 초능력자였던 전생의 사호가 초능력을 발휘해서 돕고 나라를 몇백년간 결계속에서 잘 살아나가도록 세팅한 것이었죠.
일본 만화중엔 강한 것이 정의,약한 것은 당해도 싸다란 냉랭한 정서가 깔려있는 작품들도 많은데 이 만화가는 보기 드물게 '선한 것의 아름다움'을 잘 그려내는 작가입니다. 그런 면에 있어선 '변덕스런 나일강'의 작가와 쌍벽을 이룰 정도. 선하고 바른 것의 감동과 아름다움을 마음깊이 잘 전달해서 보고나면 흐뭇한 잔향이 남게 만드는 정서의 작가더군요. 다른 작품으로는 순백의 피오렌티나가 있습니다. 역시 르네상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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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니는 싫어요. 블루의 작가 이은혜님의 4권짜리 순정만화. 이미 아시는 분들도 많을테지만 독후감 한번 써봅니다. 드 미레느란 성을 쓰지만 사실은 한국인 아버지가 있는 남주인공 피터. 남주인공의 어머니는 귀족으로 약혼자까지 정해져있었지만 프랑스로 온 주인공의 아버지와 사랑하게 되어 결혼합니다.
주인공이 회상하는 장면이 있죠. 어머니는 어렸을때 10대의 나이로 또래의 소년과 아무것도 모른채로 약혼을 했고 그렇게 자기네 권세를 유지하려 정략결혼을 어려서부터 준비하던 귀족집안이었다고...그런데 그 후 프랑스에 온 화가였던 주인공의 아버지와 만나 결혼하고...아버지는 뭔가 그후 평탄치 못했는지 현실도피...를 한 것으로 묘사됩니다. 성도 아버지 성이 아니라 어머니쪽 성을 쓰는 남주인공..
그런 아버지 때문에 상처가 많았지만 아버지의 나라인 한국에 와서 정이 많은 여주인공네 식구들과 다른 사람을 만나면서 마음이 치유됩니다. 아름답게 그림으로 그려진 주인공의 어머니도 나오죠. 주인공의 부모님 세대 이야기도 흥미로웠을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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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이은혜 작가는 요즘 작품 활동을 하시나요? 그림체가 참 예뻤었는데....
글구 보니 블루도 완결이 나왔었나? 안나왔었나? 궁금해지네요..
개인적으로 전혜경 작가를 좋아했는데 이제와서는 이것이 혹시 일본만화 해적판이 아니었나? 하는 의심도 합니다. 그림체며 스토리가 당시로도 무척 세련되었었어서...무척 좋아했던 한국만화가 알고보니 일본만화 해적판이었다는 것을 알고 받은 충격은 아직도 생생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