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사랑의 노래는 재개발지역 허름한 주점에서 부를 것이다 가난한 평화는 한 블록씩 깨어지고 있다 그 아픔의 마른 냄새를 맡으며 잃어버린 대지를 찾지 않겠다 모든 밥벌이가 단기계약이듯 사랑도 이제 막바지다 새끼들 칭얼거림을 다 듣고 아내의 지친 한숨도 내 것으로 한 다음에야 노래는 터져 나올 것이다 깨어진 기억은 길가에 치워져 있다 천장이 한없이 낮아 일찍 취하는 주점에서 마시고 내린 빈 잔을 가슴에 가득 담을 것이다 사랑은 막바지고 외로움도 좋다 백척간두가 내 힘이다 그러나 다시 노래는 울고 말 것이다 끝내 오고야 말 폐허까지 폐허의, 폐허의 아침까지
첫댓글80년대 민중시의 한 토막을 보는 듯 합니다. 한 때 실천 문학을 두고 고민했었는데 이제 실천이냐 서정이냐 등의 경계는 불필요하단 생각이 드는군요. 시대는 이명박 정부의 신독재로 판을 치고, 우리의 서정은 현실을 외면하고서는 생성될 수 없는 것이기에. 갈수록 힘겨운 세상살이입니다. 그러나 더 힘내야 겠지요. 용산 재개발 지역 사상자들을 추모하며...
가난한 평화는 한 블록씩 깨어졌지만/ 새끼들 칭얼거림을 다 듣고 아내의 지친 한숨도 내 것으로 한 다음/ 백척간두의 힘으로 / 폐허까지/ 아침까지/ 폐허를 아침 맞듯 맞아들여 하루를 다시 시작하는 시린 고통 속에서도, 삶은 비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배짱으로 험한 세상과 맞짱 뜰 수 있는 배포가 필요한 것이다. 자! 우리 상처받지 말자. 고통은 사건이 아니라 사건에 대한 나의 불운한 기억일 뿐, 상생할 수 있는 새벽이 있다는 것을 잊지말자.
첫댓글 80년대 민중시의 한 토막을 보는 듯 합니다. 한 때 실천 문학을 두고 고민했었는데 이제 실천이냐 서정이냐 등의 경계는 불필요하단 생각이 드는군요. 시대는 이명박 정부의 신독재로 판을 치고, 우리의 서정은 현실을 외면하고서는 생성될 수 없는 것이기에. 갈수록 힘겨운 세상살이입니다. 그러나 더 힘내야 겠지요. 용산 재개발 지역 사상자들을 추모하며...
가난한 평화는 한 블록씩 깨어졌지만/ 새끼들 칭얼거림을 다 듣고 아내의 지친 한숨도 내 것으로 한 다음/ 백척간두의 힘으로 / 폐허까지/ 아침까지/ 폐허를 아침 맞듯 맞아들여 하루를 다시 시작하는 시린 고통 속에서도, 삶은 비명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배짱으로 험한 세상과 맞짱 뜰 수 있는 배포가 필요한 것이다. 자! 우리 상처받지 말자. 고통은 사건이 아니라 사건에 대한 나의 불운한 기억일 뿐, 상생할 수 있는 새벽이 있다는 것을 잊지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