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산과 들에 개나리며 산수유꽃이 노랗게 피어 봄의 정취를 더해줍니다. 엊그제 주말을 맞아 강원도에 다녀왔는데, 노랗게 핀 동백꽃이 적막한 산 속 기운을 한층 정겨운 모습으로 바꾸어 놓기에 충분했습니다.
동백나무를 생강나무라고 많이들 부르고 있으며, 동백나무의 씨로 짠 동백기름을 머리에 발랐다고 하는데, 남쪽에서 피는 빨간 동백꽃의 씨로 짠 동백기름도 머리에 발랐다고 하니 어느 게 원조인지는 알 수가 없겠습니다.
다만, 색깔과 꽃의 모양이 흡사한 산수유꽃과 동백꽃을 비교해 보았습니다.
(산수유꽃)
(산수유꽃)
(산수유꽃)
(동백꽃)
(동백꽃)
(동백꽃)
어떤 차이가 있는지 느끼셨나요? 사진에서는 그 차이를 잘 알 수 없답니다. 산수유 꽃은 꽃잎이 확 벌어지듯 피고 동백나무꽃은 암꽃과 수꽃의 차이는 있지만, 뭉쳐 있는 느낌으로 핀다는 점 외에는 그다지 큰 차이를 느낄 수가 없더라구요.
실제 나무를 살펴 보면 산수유는 꽃받침이 있고 동백나무는 없습니다. 그리고 나무껍질이 각질이 일어나듯 거친 반면, 동백나무는 뽕나무처럼 매끈하답니다.
그리고 동백나무 가지를 잘라 씹어 보면 생강 맛이 납니다. 그래서 생강나무라고 하기도 하나 봐요.
주말에 비가 오는 관계로 강원도 산에 갔다가 일찍 하산하였답니다.
비가 오지 않았다면 하수오라도 캘 수 있었을 텐데 많이 아쉽습니다.
첫댓글 노란동백꽃이 있다소리는 들었는데요 이렇게 생겼는지는 몰랐습니다
산수유하고 비슷한데 정말루 동백이 맞는건가요 ^^
김유정의 동백꽃 일부입니다.
"요담부터 또 그래 봐라, 내 자꾸 못살게 굴 테니."
"그래 그래 이젠 안 그럴 테야!"
"닭 죽은 건 염려 마라, 내 안 이를 테니."
그리고 뭣에 떠다 밀렸는지 나의 어깨를 짚은 채 그대로 퍽 쓰러진다. 그 바람에 나의 몸뚱이도 겹쳐서 쓰러지며, 한창 피어 퍼드러진 노란 동백꽃 속으로 폭 파묻혀 버렸다.
알싸한, 그리고 향긋한 그 냄새에 나는 땅이 꺼지는 듯이 온 정신이 고만 아찔하였다.
"너 말 마라!"
"그래!"
조금 있더니 요 아래서,
"점순아! 점순아! 이년이 바느질을 하다 말구 어딜 갔어?"
하고 어딜 갔다 온 듯싶은 그 어머니가 역정이 대단히 났다.
점순이가 겁을 잔뜩 집어먹고 꽃밑을 살금살금 기어
김유정의 '동백꽃'은 동백꽃 핀 봄날 어느 산골 마을을 무대로, 사춘기에 이른 소작인의 아들과 마름의 딸 사이의 미묘한 사랑의 감정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위의 예문에서 보듯이 점순이가 노란 동백꽃 밑을 살금살금 기어 산으로 치빼는 장면을 연상해보면 제가 엊그제 다녀왔던 강원도의 그 산비탈이 생각납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