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70년대의 베트남전 참전으로 우리와 뗄 수 없는 인연을 가진 베트남은 인도차이나
반도에 길게 S자 모양으로 뻗어있으며, 면적은 우리나라의 1.5배, 인구 7200만을 가진 나라입니다.
기원전부터 약 1000 년간 중국의 지배를 받다가 독립하여, 1850년대까지 독립국가로 발전해왔습니다.
그 후 100여 년 간 프랑스의 지배를 받아 세계최고라는 이 요리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또한 중국의 영향으로
젓가락을 사용하고 웍이라고 불리는 속이 깊은 동그란 중국 프라이팬을 요리에 사용하지만 맛은 기름진 중국요리와 다르게 상당히 담백하답니다.
쌀과 풍부한 야채와 과일 등 천연의 재료를 사용하는 반면, 육류와 기름은 많이 사용하지 않아
서양에서 건강식으로 많은 관심을 끌고 있기도 하지요.
우리 나라와 마찬가지로 쌀이 주식으로 밥도 지어먹고 국수도 만들고 만두피도 만들어 먹습니다.
하지만 밥보다는 면을 더 좋아해서 하루 세끼를 모두 국수로 먹는 일도 흔하다고요.
최근 우리 나라에도 많이 퍼진 쌀국수는
퍼(pho, 또는 포)라고 부르는데, 면발은 아주 반투명한 흰색입니다.
밀가루 면처럼 쫄깃거리는 맛은 적지만, 쌀로 만든 것이라 밥과 같은 효과를 낸답니다. 길고
가느다랗고 찰지지 않은 태국쌀(안남미라고도 해요)로 만드는데, (우리 나라 쌀은 찰기가
많아서 적당하지 않습니다.) 면발의 모양은 우리 나라
칼국수면발처럼 납작하고 넓은 것에서
냉면면발처럼 가느다란 것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어요. 여기에 소나 닭의 뼈를 우려낸 맑은
국물을 붓고 여러 가지 야채와 향신료를 얹어 먹습니다.
이때 '어떤 뼈를 써서 우려냈는가'와 '어떤 고기를 얹는가'에 따라 종류가 나뉘어집니다. 예를
들어서 쇠고기를 얹으면 퍼 보, 닭고기를 얹으면 퍼 가 라고 하는 식으로요. 베트남에서는 커다란
음식점에서뿐만 아니라 길거리의 가판대에서도 퍼를 파는데, 아침 출근시간 전에 퍼를 파는
포장마차 앞에 사람들이 길게 줄을 늘어선 광경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반짱(또는 바인차이)이라고 부르는 월남쌈피도 빼놓을 수 없어요. 곱게 빻은 쌀가루에 물을 붓고 반죽한 다음
비칠 정도로 얇게 펴서 만드는데, 뜨거운 물에 담그면 불어서 투명해집니다. 여기에 고기, 새우
등의 해물과 야채를 가운데에 넣고 마치 김밥이나 구절판처럼 돌돌 싸서 늑맘에 찍어 먹 는데
이것을 고이꾸온이라고 하지요. 또는 다진 돼지고기나 새우살, 야채를 놓고 말아서 기름 에 튀긴
것을 짜죠라고 부르는데, 크기는 보통 손가락만해요. 방금 만든 짜죠는 따끈따끈한 튀김만두처럼
아주 맛있습니다. 반짱은 마른 음식이라 가볍고 보관이 편리하기 때문에 여러 전쟁 덕을 보면서
빼놓을 수 없는 재료로 자리잡았다는 말도 있어요.
껌이라고 부르는 밥은 돼지고기나 쇠고기 볶은 것을 곁들여서 녁맘을
조금씩 얹어가면서 비벼먹습니다. 쌀을 주재료로 밀가루를 섞어서 만드는 반미라는 빵도 인기로, 마치
바게뜨처럼 생겼지만,
크기는 작아요. 그냥 먹거나 반으로 잘라서 사이에 여러 가지 재료를 넣고
샌드위치처럼 만들어 먹기도 한답니다.
녁맘은 베트남 요리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소스로, 멸치처럼 생긴 까껌이라는 생선에
소금을 넣고 몇 달간 발효시켜서 만드는데, 고추장이나
된장처럼 집집마다 담그는데 맛이
다릅니다. 이것을 밥에 조금씩 뿌려가면서 비벼먹거나, 짜죠를 찍어먹기도 해요.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는 거부감을 줄 수도 있겠어요. 또한 빨간 월남 고추는 우리 나라 고추보다 훨씬 작고
가늘지만, 매운 맛은 정신이 핑~ 돌 정도랍니다.
또한 베트남 요리에는 다양한 야채와 향신채가 꼭 들어갑니다. 따로 조리하는 것이 아니라,
날 것 상태로 국수에 넣어 먹곤해요. 베트남 사람들이 특히 좋아하는 야채는 숙주로, 쌀국수가 나오면
뜨거운 국물에 먼저 생숙주를 넣는데, 그 열로 국수를 건져먹는 동안 숙주가 익게 된답니다.
주로 사용하는 향신채는 실란트로(고수)와
바질. 향채를 사용하는 이유는 해충이 많은 열대 기후와도
관계가 있다고 해요. 향채가 든 음식을 먹으면 몸에 향채 냄새가 배기도 하지만, 땀에 배어나와서
이 냄새를 싫어하는 벌레(특히 모기)들이 사람에게 쉽게 접근하지 않는다고요. ^^
베트남의 물은 석회가 약간 섞여있어서 그냥 마시기로는 적당히 않아요. 그래서 대부분 생수를
사 마시거나, 대신 사탕수수 즙이나 과일즙을 많이 마신답니다. 그리고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지만,
베트남은 아시아의 주요 커피생산국 중 하나예요. 베트남 사람들도 커피를 무척 좋아하는데,
핀이라고 하는 알루미늄으로 된 1인용 커피 필터에 곱게 간 원두가루를 넣고 커피잔 위에 얹은 후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냅니다. 굉장히 진해서 나중에 뜨거운 물을 더 넣거나,
설탕과 프림 대신 연유를 듬뿍 넣어 상당히 달게 마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