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공소 마당에
봄날은
잠시 머물다 떠났다
장마 같은 봄비
몇번 지나니
나뭇잎은
이불 덮은듯
가지를 숨겼다
햇살 뜨거워도
녹색 풀잎 무성한
여름날이
좋아진다
13가지의
꽃색을 준비했다
널빤지에
시들지 않는
꽃을 피우고 싶었다
맑은 꽃잎을
언제나 보고 싶었다
목공소 처마 아래
일렬로 쭈욱 심었다
본래의 계획은
저곳이 아닌데
처마가 너무 낮아서
어쩔 수 없어
구석으로 밀렸다
노란비료 포대에
엄니의 채소가
자라고 있고
새집 아래에
뭔지도 모를
잡다한 물건들은
아부지께서 관리인,,
깔끔함과
정리정돈
목수는 좋아 하지만
부모님의 집이라
뭐라 할수도 없다
목수가 치우고 정리하라고?
그래봤자
일주일 못 넘기고
원상복구 되기에
그냥 인정 하련다,
몇몇 사람들이
새집에
새가 들어 가더냐고
묻더라
단풍나무에 앉아 놀다
그냥 가더라
새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걱정 할일은 아니다
12채의 새집을
지날때마다 관람이 목적이다
팔공산 자락에서
17년을
꽃밭을 만들고 있는
한 남자 있다
한달전
그곳을 구경 갔었다
길가다 그곳을
찾기는 어려운 곳
그래서
그 이름
비밀의 정원이라
부른다
수돗가
조그마한
꽃밭이 아니었다
마당에
개울도 지나고
골프장 같은 잔디밭도 있고
언덕위에는
또다른 세상을
만들어 놓았더라
그 남자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바라보니
긴 세월
그 땅에 흘린
땀과 노력을 보았다
그 마음에
위로라도 될까 싶어
긴의자 하나
마당에 놓아 드렸다
얼마전부터
찻집도 열었다
찾아 오시는
손님 많아..
그동안
혼자 가꾸며
피어나는 꽃 바라보며
혼자 보기가
얼마나 아까웠을까
큰 유리창을 통해
자신이 가꿔 놓은
마당을 바라보면
그 남의 마음
얼마나 부풀어 올랐을까
인심 쓰는 김에
하나 더,,
목수가
돈 없는 집에
인건비 깍아
작업 할때는 있다만
어디에다
기증하기는
처음이다
아직
목수가 넉넉하지 않는
삶이지만
목수로 살아가며
이럴 수 있다는게 좋다
조선땅에서
망치질 하는
목수님들이여
일당 적다.. 일하기 힘들다
투정 말고
가끔
정성 스럽게 만들어
필요로 하는 곳에다
놓아줘 보아라
그러면
혹시나 실수 하여도
그냥 지나간다
하늘이
봐주는 것이다
초봄에 다녀 온
섬마실에
다시 갔었다
또 다른 모습의
새집을 세웠다
언젠가 누가
파랑의자 촌스럽다 했는데
저곳에는 어울린다
잘난 남자 이쁜여자
몸빼이 대충 입어도
이쁘게 보이고
유행이 된다고 한다
보기에 따라 생각에 따라
생화가 되고 조화가 된다,
아가 태어 나듯
나무가지에
여러 아가들
세상을 향해
밀고 나온다
아가때는
대부분 이쁘고 귀엽다
나뭇잎도 그렇다
너도밥마무 잎은
지난날의 일들
못다한 이야기 남았을까
태어나며
할말이 있는가
그 풍경
안타까워 보였다
감나무 잎이
조금 나와서
허준이는 덥다
하루중
가장 행복한 시간은
옆집아자씨께서
배식할때다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며
다른 멍멍이 보다
밥량이 적을까
얼마나 고민하고 있을까
목수가 주는
사료도 먹고
옆집의 식량도
받아 먹는다
밥 안주고
그냥 지나가면
난리 난다,
월말이면
목수는
목공소 일기를 쓴다
농사일 함께 하는 지금
목수의 자유가
점점 빼앗겨 간다
마음 편히
먼곳 떠나지도 못한다
이거 해라 저거 해라
두가지 일은 힘들다,
마당에 살아가는
풀들 보며
조금이라도
위로 받는다
피어난 꽃에게
하소연 하고
털어 버리고
웃는다
나름
열심히 자라는
풀들이 기특하다
자신이 언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
풀들은 정확히 알고
그때를
어기지 않는다
사람들은
풀과 나무에게
더 힘세고
이쁘게 자라도록
앞길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
가지가 잘리고
철사에 감기는
아픔 있지만
그것은
한번쯤 격어야 된다
학생이
공부하고 학원가는 것과 같다
힘들면
보약 주고 거름 준다,
보랏빛 향기
나는것 같다
목공소 마당에 있는
풀과 꽃들
대부분 얻어 왔다
해마다 몇개씩,,
좁은 마당에
놓을곳 없어도
줄때마다 받는다
허준이 지붕에라도
놓아 두면 될거 같아서,,,
대구시내 복잡한 곳에 있는
병원으로 병문안 갔었다
엄니께서 어제 하신 말씀이,,
"남자가 어데로 갈적에는
용모단정해야 된데이,,
니는 털신이나 고무신이고
옷에 뺑기 묻었고 멀꺼디도 길고
하나 하나가 맘에 들지 않는다,,
그러니 제발
깨끗한 운동화에
남들처럼 옷 입고
나가거라"
어젯밤 목수는
뺑기자국 거의 없게 보이는
흰옷 챙기고
새고무신도 챙겨 두었다
그런데
발아래 바라보니
뺑기자국 엄청 보이더라
억지로 하려해도
안되는게 있네
무신경..
늘 살던대로 사는거라
산속 들어가 살면
맨발로 다니면 어떠나,,
사람 많은 세상은
여러가지로
애로사항 많다,
바 흐/사냥 칸타타 中 양들은 한가로이 풀을 뜯고.. 外20곡
첫댓글 목수가 아니고 시인이시군요!
사진구경 잘하고 시도 잘읽고 ~~~즐감하구 갑니다 행복한날 되세요
행복한 정원함 가보고 싶네요삶의 향기가 물씬 흩날리네요
하루 종일 컴터의 배경 음악으로 들었습니다. 좋은 글과 좋은 음악... 고맙습니다.
아 ~ 좋습니다.행복하시길 소망합니다.
첫댓글 목수가 아니고 시인이시군요!
사진구경 잘하고 시도 잘읽고 ~~~즐감하구 갑니다 행복한날 되세요
행복한 정원
함 가보고 싶네요
삶의 향기가
물씬 흩날리네요
하루 종일 컴터의 배경 음악으로 들었습니다. 좋은 글과 좋은 음악... 고맙습니다.
아 ~ 좋습니다.
행복하시길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