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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속인(巫俗人) 이야기
한국인들이 가장 쉽게 떠올릴 굿판의 춤사위. 영상에는 칼을 핥는 충격적인 모습이 있으니 유의하자. 무당의 의례는 상당히 다양해서 몇시간 동안 원색 천을 흔들며 춤을 추거나, 앉아서 독경을 외는 충청도 방식도 있으며, 훨씬 충격적인 퍼포먼스도 많다. 죽은 돼지를 창으로 꿰거나, 작두 계단을 올라타는 의례가 대표적이다. 특히, 자유 비즈니스 형태의 강신무들은 전문성을 지녀야 각종 행사에 초청받으며 살아남을 수 있다.
현대의 세습무들의 모습을 볼 수 있는 별신제. 학자에 따라서 사제무라는 분류명을 쓰기도 하며, 본디 남부 무교의 주류로서 각 마을의 신관에 가까운 입지를 지녔으나, 마을 축제의 전통이 대부분 사라진 현대에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훨씬 생존에 유리한 강신무보다 찾아보기 힘들다.
巫堂. 보통 한국의 전통적인 여성 샤먼을 가리키는 말이다. 남성 샤먼은 박수 혹은 박사라 불린다. 이 둘을 박수무당이라 칭하기도 하지만, 현대에는 한국의 샤먼들을 죄다 묶어서 무당이라고 부른다. 지역마다 호칭이 다양한데 이북지역이나 6.25 당시 이북 출신 무당들에 영향을 받은 서울지역에서는 만신, 충청도에서는 법사/보살, 경상도에서는 화랭이나 양중, 전라도에서는 당골, 제주도에서는 심방, 소미 등으로 불린다.
영어로 번역하기가 애매한데 일단 한자의 "巫" 를 가져와서 Wu 라고 부르거나, 그냥 샤머니즘의 한 종류로 보아 샤먼(shama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서양의 영매(mediumship)와는 또 다른 개념.
무당은 민족적인 단어이자 일반 명사로 취급받는다. 현대의 무교인들이 지역에 상관없이 자신을 호칭할 때는, 불교와 도교의 영향을 받아서 남자는 법사나 도사, 여자는 보살 혹은 선녀 혹은 무녀라고 자칭하는 경우가 많다.
법률 상으로는 종교가 아닌 상업적 서비스이기 때문에 면세자가 아니며 목사, 신부, 승려와는 다르게 종교적인 특권을 누리지 못한다. 당연히 납세의 의무를 지닌다. 한국표준직업분류에 의한 직업코드는 41622 정식명칭은 점술관련종사원. 참고로 조선시대에도 정식 직업으로 인식되어 무세(巫稅)를 걷기까지 했다.
고려시대 이전에는 꽤나 위상이 높은 직업이었다. 신라시대 차차웅은 무당을 뜻하는 말이라는 설도 있을 정도. 즉, 고대에는 대다수의 왕들이 무당을 겸했다. 하지만 조선시대부터 본격적으로 천한 계통으로 취급했으며 사이비 무당이 엉터리로 굿을 해 괜한 삽질 벌인다는 의미의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 는 속담도 있다.
전국에 무속인들이 워낙 많아서 실감이 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전문적인 굿과 강신주술을 배운 사람들은 일반인들이 상상도 못할 고행을 버텨야 하는 극한직업이다. 전국에서 극소수의 무당만이 큰 굿거리를 맡으며, 이들 중에는 유네스코의 인류무형 문화재로 인정받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간단한 주술을 흉내내서 돈을 버는 사이비와 사기꾼들이 많은 직종이기도 하다.
고대에는 부여의 영고, 고구려의 동맹, 신라와 고려의 팔관회처럼 무속신앙에 관련된 제천행사가 열렸다. 고려 초기까지만 해도 정식적인 사회 계급으로서 인정받았다. 하지만 성리학이 국학으로 올라서자 철저한 탄압을 받았고, 근현대 이후로도 비과학적, 비합리적이라 하여 사회적으로 홀대받는 형편이다. 괴력난신을 인정하지 않는 유학자들의 입장에서 무교는 토속적인 문화에 불과했던 것이다. 그때부터 체계적인 종교의 모습을 잃고 지금처럼 사업가 형태로서 살아남았다.
일본의 미코를 포함한 동아시아 무녀들과 한국의 무당은 유래가 같은 것으로 보이나, 각 나라에서 전통신앙을 대하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차이가 크다. 한국은 세습무의 전통이 많이 사라지고 민중들에게 친화적인 분위기로 광대적인 문화가 발달했으나, 일본은 천년 가까이 세습무들이 보존되고 체계적인 무교 문화가 정착되어 '무녀'라는 한자 표현을 널리 쓰고 전국적으로 정해진 복장을 입는다.
한국에서는 무당이 사회 제도에서 배척받고, 민중의 호감을 사기 위한 광대이자 주술사로서 살아남았다. 덕분에 박사, 무녀라는 '한자어'보다는 토속적인 표현인 '박수'와 '무당'으로 널리 부른다. 또한, 지방이나 개인에 따라서 천차만별로서 다른 옷을 입는데, 무복이나 화려한굿의 의복들을 참조하자. 단, 한국에서도 세습무의 전통이 남아있는 당골 문화는 일본의 미코와 개념이 상당히 유사하다.
한국의 무당은 일본의 무녀처럼 아르바이트가 없다(...)는 말이 퍼져 있는데, 일본에도 도호쿠 지역의 이타코(イタコ), 오키나와 류큐 신토의 유타(ユタ)는 한국의 무당과 마찬가지로 신내림을 받는다. 또 한국에서도 무교 행사가 치러져야할 때는 부채춤을 추는 아르바이트 무녀(...)들을 모집하는 경우가 있다. 현대 한국에서 무턱대고 무녀라는 표현이나 현대무교 행사를 배척하는 것은, 무교가 얼마나 일반인들의 사회에서 밀려난 존재가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예시에 가깝다.
무당은 본래 특정한 마을의 신체를 모시거나, 몸 안에 받아들인 신을 따르는 샤먼이자 축제를 주관하는 사제였다. 그러나 전통적인 세습무들의 세력이 사회적 방치 속에서 훼손되었기 때문에, 현대에는 점술, 퇴마, 부적, 굿을 파는 종교 서비스가 되었다. 당연히 '신'에 대한 믿음은 존재하지만, 다른 종교와는 달리 체계적인 직급이 있는 사제들이 아니기에, 다른 종교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특이한 인간군상들이 존재한다.
대중에게 유명한 인물이면 누구든지 신으로 만들어서 섬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무당들이 믿는 신령은 귀신와 영혼을 포함하는 개념으로, '신' 을 초월적 존재로 인식하는 체계적인 종교들과는 다르게, 다양한 형태의 '영혼' 을 인간의 영리를 위해서 이용하는, 현대 사람들이 알고있는 종교와는 많이 동떨어진 상업적인 사제의 개념에 굉장히 가깝다.
고대에는 크게 이름을 떨친 영웅이나 지도자들을 하늘이나 태양에 비교하며 신으로서 섬겼다. (참고 : 환인, 해모수, 주몽) 심지어는 맥아더 같은 사람도 신으로 모신다. 물론 무당들이 모시는 신들이 모두 인간 출신인 것은 아니다. 옥황상제, 삼불제석, 칠성신, 감흥신령, 부처 등 자연신이나 초월자적 존재도 많다. 한국 신화 문서 참고.
이는 샤머니즘의 자체가 현세구복적 의미를 강하게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세상의 평화와 사랑 같은 큰 문제는 전 세계의 샤먼(무당)들에게는 2차적인 문제로 취급되며, 눈앞의 인간들의 부귀영화를 이루어주는 일에 관심이 많다. 따라서 대선 시즌만 되면 어디선가 무당이 유명 일간지 혹은 시사지와 인터뷰를 가지고 "누가 차기 대권을 가질 것이다" 라는 뜬금없는 설을 내미는 무당들을 볼 수 있다.물론 그 중에 적중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다른 종교와의 관계
유일신교 계통은 무속신앙과 관계가 영 좋지 않다. 특히 아브라함 계통의 종교가 무당을 좋게 보지 않는다. 전통의 가치를 인정하는 가톨릭이나 온건 개신교에서는 그나마 부드럽게 대응하지만, 근본주의 계열에서는 강경하기 이를데 없다. 이미 구한말 때부터 이런 충돌이 잦아서 근대 문학의 소재로 쓰일 정도였다. 이러한 예로는 김동리의 소설 무녀도가 있다. 가톨릭의 경우 애초에 그 유명한 샤를마뉴가 게르만 박수무당을 완전 캐발살내버렸고, 처리에 실패한 것들은 이리저리 비기독교적 요소를 제거해서 기독교화로 흡수해버려 관심이 뜸해보이는 것일 뿐이다.
의외로 무당들은 다른 종교에 대해 별다른 감정이 없는 편이다. 고대의 다신교적 신앙들은 보편화한 종교와는 달리 비판적으로 다른 것들을 보면서 정통성을 지키려고 하지 않고 그것조차 자기 안으로 환원시키려고 한다. 이러한 고대 신앙의 모습이 현대까지 남아 있는 단적인 예가 바로 힌두교인데, 경전을 가지게 됨으로써 재구축을 하는 데에 성공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다른 경우도 있는데, 한국에서 그나마 무교의 영향력이 강했던 제주도의 경우 구한말 정식 표교가 시작될 때 기독교와 상당한 갈등을 겪은 적이 있다. 이재수의 난을 전후하여 상당한 기록이 남아있다.
현세구복적인 성향은 무당만의 특징은 아니다. 특히, 대한민국의 종교적인 성향이 대부분 그렇다. 한국에서 대형 교회의 설교를 잘 들어보면 샤머니즘과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몇몇 한국 불교도 달마도, 기와, 부적 장사를 한다는 점에서 비슷하다. 심지어 대한민국에서는 민간신앙과 기독교를 혼합한 신흥 사이비 종교들이 많이 생기고 있다. 누가 이런 끔찍한 혼종을 만들었단 말인가!!
무당이 되는 법 : 신병, 신내림
먼저, 신내림과는 전혀 상관 없으면서 일부러 무당이 될 수 있는 방법을 궁금해하지는 마라. 무당이 된 사람은 자의보다는 신병이나 가족환경과 같은 타의에 의해 된 경우가 압도적이다. 즉, 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며 되기 싫다고 안 되는 것 역시 아니다.
일단 무당의 자질이 있는 사람들은 이상한 병에 걸린다. 이는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정신병이자 문화고유장애이다. 귀신이 보이거나, 알 수 없는 고통이나, 각종 기이한 현상에 시달리게 되며 이를 무병(또는 신병)이라 한다. 대개 신내림굿을 통해 무당이 되면 그런 현상이 사라지게 된다. 무당이 되고 싶지 않다면, 타 종교의 힘을 빌려 신병에서 벗어나는 경우도 있다. 더 신성한 힘으로 악귀의 병을 눌러서 치료만을 하고 끝내는 개념이다. 무속에서도 같은 개념으로는 누름굿이 있다.
무당이 되는 사람에게 내려지는 신병은 일종의 저주나 낙인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잡귀들이 무당이 될 사람을 알아보고 그의 몸을 차지하려고 애를 쓰기 때문에 신병에 걸린다는 것이다. 현대의학자들은 이러한 신병을 진찰해 본 결과 외압에 의한 정신장애이자 한국에서만 나타나는 문화고유장애로 정의했다. 특히 부모, 조부모 세대가 무당이었을 경우 자식이나 그 다음세대에 '무병' 등으로 신내림을 받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무당 부모들은 자기 자식만큼은 절대 신내림을 받지 않길 바라지만, 어김없이 무병이 찾아오는 것을 보고 신세를 한탄하는 사례도 많이 나타난다.
신내림을 받았더라도 정식 무당이 되려면 오랜 학습이 필요하다. 내림굿을 해준 무당을 신어머니, 내림굿을 받은 사람을 신딸이라 한다. 신딸은 신어머니를 스승 겸 부모로 모신다. 신내림을 받고 나서 무당으로써의 일(굿)을 배우고 있는 사람이나 아직 굿 경험이 얼마 없는 견습생들은 '애동' 또는 '애동제자' 라고 한다.
간혹 무불통신(無不通神)이라고 해서 신병에 시달리는 사람이 계룡산 등의 명산에서 치성, 기도, 수행을 하면 내림굿을 하지 않고도 신이 내려온다. 이를 신내림이라고 한다. 하지만 굿 비용이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일부 비양심적인 무당은 단순한 치료를 통해 고칠 수 있는 질환마저 무병이라 속이며 누름굿, 내림굿 비용을 뜯어내는 경우가 있다.
굿
마을 행사이자 광대놀이이자 주술적인 기능을 겸하는 제사. 무당이란 말 자체가 굿을 하는 사람을 뜻한다.
전국에는 지역별로 다양한 종류의 굿이 있다. 각 지역마다 효험, 구성, 모시는 신령이나 입는 옷까지도 다르다. 굿 항목 참조.
무구
무당들이 사용하는 도구는 다양한 종류가 있다. 무당이 사용하는 도구도 지역별로 많은 종류가 존재한다.
○ 직접 휘두르거나 몸에 걸치고 사용하는 무구는 ●
○ 굿판을 장식하여 신령을 부르고 영혼을 대접하는 장식물은 ◎
• 신칼● : 무당이 불러내는 신들의 힘을 나타내는 칼. 응원도구처럼 하얀 술이나 회전하는 금속장식을 붙여서 쓴다.
• 무당방울 / 무당부채● : 불쌍한 영혼은 달래고, 나쁜 귀신은 쫓아내는 진혼용 무구. 1m가 넘는 색깔 천을 붙여서 화려하게 휘두른다.
• 삼지창●◎ : 굿판의 위치를 알리는 상징물. 신령들에게 바치는 제물(돈, 돼지, 옷감)을 꿰어놓는 표식이기도 하다.
• 오색깃발●◎ : 오방색 천을 붙여놓은 깃대이다. 부채와 삼지창의 중간적인 용도를 지닌다.
• 작두●◎ : 접신했을 때, 칼날 위에 올라타면서 무당과 신령이 하나가 되었음을 나타내는 용도.
• 악기류● : 주로 악기를 연주하는 악사(잽이)들이 사용한다. 무당이 직접 북이나 장구를 치면서 흥을 돋우기도 한다.
• 경판◎ : 주로 독경을 읊는 법사들이 사용하는 소도구. 화려한 예술품이다.
• 지화◎ : 종이꽃. 저승의 꽃을 표현하는 장식물로서 영혼을 상징한다. 화려한 장식품.
• 허개등◎ : 동해안에서 신령들을 불러들이는 목적으로 높은 곳에 매달아놓는 등불이다. 화려한 장식품.
• 신장대● : 신을 부르는 세습무의 무구. 일본 신토의 고헤이와 유사하다.
• 무복● : 무당이 입는 옷. 보는 사람에게 환각을 주도록 불편할 정도로 화려하게 치장한다. 무복 항목 참조.
• 파라솔 & 비치볼 : 본래 무당들은 '대'(삼지창)를 세울 때 '깃'(5색깃발)을 달아서 신령들에게 굿판의 위치를 알렸다. 하지만 현대 무당들이 대부분 개인 사업자인 강신무이며, 전통적인 재료에 집착하지 않다보니 흔히 구할 수 있는 장난감이나 일상용구를 활용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근처의 동네 점집에서 파라솔이나 비치볼을 본다면, 파라솔=삼지창, 비치볼=오색기라고 생각하자..
• 장교 전투복● :무복을 현대판으로 어레인지한다고 해서 영관급 장교 계급장이 달린 전투복을 무복 대신 입기도 한다.
무당의 종류
세습무와 강신무
한국의 무당은 주로 세습무와 강신무로 나뉜다. 세습무는 사제무이라고도 부르며 신내림 없이도 마을의 축제를 대대로 배우고 물려받는 직책이다. 강신무는 신내림이 와서 자신의 몸 안에 신을 모시는 개인적인 형태의 무당을 말한다. 즉, 세습무는 특정한 지역의 신체를 모시며 대물림되는 축제의 신관에 가까우며, 강신무는 개인적으로 사업을 하거나 세습무를 돕는 프리랜서 형태의 무당이다.
본디 이남에서의 굿은 세습무들이 중심이었다. 강신무는 세습무를 도와 굿하는 날을 잡거나 대를 세우거나 신의 말씀을 사람에게 전하거나, 굿의 부수적인 작업을 전문적으로 단련하여 서로 분업하였다. 기본적으로 굿은 다양한 사설과 노래와 춤과 진행과정을 배워야 하고, 관객들의 반응을 살피면서 이끌어가는 쇼맨십이 필요한데, 이는 어려서부터 혈족들의 굿을 보면서 자연스럽게 배워 익힌 세습무라야 제대로 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로 인정 받은 무당들은 대부분 세습무다. 최근에는 유네스코 세계무형문화유산(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에 등재된 경우도 있다. 강릉단오제 : 빈순애 무당(세습무) -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제주 칠머리당 영등굿 : 김윤수 심방(무당의 제주어)(세습무) -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이들은 각각 선대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의 며느리, 조카로 전승받은 세습무이다. 당연하지만, 수백년에 걸쳐서 만들어진 전통이라서 매우 어려운 직업이다. 물론, 강신무도 중요한 행사에 초청받는 분들은 인적문화재로서 꽤 중요한 지위를 지닌다. 예를 들면, 작두 계단을 잘 타거나 입담이 좋은 강신무는 다양한 축제마다 서로 모셔가려고 했을 정도로 전문성에서는 세습무보다 더 뛰어난 점이 많은 인력이었다. (세습무는 문화적인 가치가 높은 지역신앙의 중심, 강신무는 전문성과 고급기술로 살아남는 무당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세습무들은 마을 축제가 없을 때는 평범한 동네 주민들과 분간하기 어려운 감이 있다. 심지어, 마을의 바깥 일에는 무속적인 간섭을 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강신무들은 평소에도 무복을 입고 지내는 경우가 많고, 특유의 비즈니스적인 태도가 자본주의 사회에도 잘 맞는 편이라서 더욱 유행하게 되었다. 특히, 근대 이후로는 세습무 전통이 파괴되어 버린 마을이 많아서, 강신무들이 지역 축제를 대신하는 경우가 훨씬 많다.
하지만, 한국전쟁 이후 다양한 문화가 파괴되면서 세습무는 남쪽에서만 그 명맥을 간신히 잇고 있다. 정작 북쪽에는 새로운 사이비 무속신앙이 생겼다 이는 한국전쟁 후 사회의 변천으로 기존의 민간 문화와 성소들이 파괴되었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강신무들은 지식이 부족해도 신기로 점을 치거나 신통력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지금은 대다수의 무당들이 강신무이며 '만신' 이라는 이북식 표현도 많이 쓰인다.
법사와 점쟁이
법사(독경쟁이)는 독경이나 주문을 읊어서 굿의 효험을 높이거나 귀신을 쫓으며 무경(무교의 경전)을 배운 사람이다. 점쟁이(역술인)는 굿은 하지 못하고 길흉화복을 점치는 사람이다. 본디 무당은 굿을 하는 사람만을 일컫는 말이지만, 요새는 이들까지 무당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다.
다만, 충청도 지역에서는 독경을 읊는 법사도 공식적으로 무당에 속한다. 특히 충청도는 앉은굿(혹은 양반굿)이라는 독특한 스타일이 있는 지방이다. 덕분에 전반적인 의례에서 춤은 크게 중요하지 않으며, 굿과 제사를 앉아서 진행하는 독특성을 띤다. 덕분에, 독경/주문을 중심으로 하는 법사와 강신을 중심으로 하는 보살(무녀)이 함께 굿을 행하며 비슷한 중요성을 지닌다.
요즈음에는 법사가 무당보다 희소한 직업이다. 덕분에 둘을 겸해서 하는 사람도 많다. 특히, 위의 충청도 제사에서 법사는 전문적인 무경의 암송과 운율을 맞추는 법, 의례용구 만드는 법처럼 오랫동안 수준 높은 학습이 필요하다. 자연히 힘들고 지원자도 적다. 요즈음은 종종 인터넷 불교용품점에서 충청도 무교에서 쓰는 설경을 팔기도 하는데, 이러한 설위설경(설경)을 보면 토가 나올정도로 복잡하다. 참고로 충청도의 설경은 직접 손으로 칼을 잡고 하나하나 뜨는(판다는 말은 잘 안 쓴다)게 원칙이다. 직접 보면 알겠지만 엄청 복잡하다. 보기만 해도 억소리 나올 정도. 그 아름다운 자태를 보라.
박수와 무녀
박수는 남성 무당이다. 무녀는 여러 종류의 여자 무당이나 여성 도우미를 한자어로 칭하는 표현이다.
박수의 어원은 백제 시대의 관직 박사라는 설도 있다. 현대에는 보통 무당이라는 표현으로 어우르는 경우가 많다.
악사, 잽이
굿이나 무교행사에서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이다. 지역에 따라서 다르지만 보통은 전문적으로 무교에 관련된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관련 지식이나 경험이 많이 필요하므로 무당들과 비슷한 취급을 받는다. 종종 남사당과의 연결고리도 있다.
애동제자, 신딸
애동제자는 신기를 받았지만 아직 무당일을 하지 못하는 견습생을 뜻한다. 제자를 빼고 애동이라고만 부르기도 한다.
내림굿을 해준 무당과 받은 사람은 신딸/신어머니라는 관계로도 불린다.
지역별 무당 : 만신/화랭이/당골/심방/소미
만신은 이북에서 영험하고 고명한 무당을 뜻하는 단어이다. 무당이 섬기는 신을 만신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최근에는 이북식 무당들이 많이 남하하면서 한국에서도 무당의 별칭으로 자주 쓰이는 명칭이다.
화랭이는 경상도에서 무당을 돕는 보조적인 직위를 나타내는 호칭이다. 잽이(악사)도 화랭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있다. 어원은 고대의 화랑이라는 호칭이 천년 정도 지난 이후, 동성애적이고 신관적인 코드가 화랭이라는 호칭으로 열화되었다는 연구도 있다.
당골은 전라도 지역에서 무당을 부르는 호칭의 하나이다. 한 지역에서 오래 무당일을 하는 세습무와 그 신도들을 의미하는 단어로서 쓰며, 현대 한국어에서 보편적으로 '한 곳에 자주 들르는 손님'을 뜻할 정도로 자주 쓰이는 말이다.
심방은 제주도의 무당 구분 중 하나로서, 신의 아이라는 뜻이다. 세부적으로는 남녀에 따라 소나이심방(남)/예폔심방(여), 직책과 영력에 따라 다른 심방들을 이끌며 굿을 주도하는 심방을 수심방, 어느 굿이든 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심방을 큰심방, 큰심방만 못한 평범한 심방은 족은심방, 수준이 매우 높아 본향당을 관리하는 심방은 당맨심방이라고 한다.
소미는 제주도의 구분 중 하나로서, 영력이나 경험이 심방만도 못해서 간단한 굿이나 축원, 굿의 보조 일을 하는 주술사를 말한다. 육지의 화랭이와 비슷하다. 다만 소미도 소미 나름이라, 굿과 무악을 잘 알고 능력이 출중해 심방이 종종 실수해도 뒷바라지를 잘 해줄 수 있는 소미는 접소미(신소미, 수소미)로 불린다. 그렇지 못해 잡일이나 하는 소미는 폿소미, 혹은 안체포나 나른다고 안체포소미라고 부른다. 제주도에는 '심방이 서툴어도 굿을 할 수 있지만 소미가 서툴면 굿을 할 수 없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큰 굿에서 소미의 역할은 중요하다. 서포터 없이 이길 수는 없는 법 아예 여러 심방들이 합동으로 굿을 하면서 심방과 소미 일을 돌아가며 하기도 한다.
현대의 무당
현대를 사는 모습
현대 사회는 옛날처럼 대놓고 천민 취급을 하는 카스트 시대가 아니며, 정말 어려운 수행을 받는 무당은 민족문화의 계승자로서 인정해준다. 물론 대다수의 무당은 3D 업종 취급받긴 하나, 수입이 억대를 훌쩍 넘기는 경우도 제법 있다. 굿 한판에 천만 단위의 돈을 벌고 정재계에서도 무당을 믿는 높으신 분들 503과 최순실부터 해서 이 많아서 소문만 잘 나면 부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
참고로, 서울의 무교 문화는 순수한 남한의 문화가 아니다. 6.25 전쟁으로 인해 북한의 무속인들이 대거 남하하여 현재 서울굿은 북한식과 옛 남한식이 뒤섞여 있다. 때문에 서울굿에서는 다른 지역과 달리 이북굿, 이북방울처럼 북한지역의 흔적이 많다. (이것은 북한의 교회들이 남하했던 개신교도 마찬가지.)
한 때 케이블 방송국 tvN에서 인터뷰 대상으로 과도하게 선호하던 직종이었다. 일단 전문직업에 속하는 만큼 오컬트 프로그램에서 퇴마사로서 자주 등장한다. 물론, 활약상은 작가들이 써놓은 각본에 따라서 다르다. (...).
아무리 고명한 무당이라도 자식에게 무당이라는 직업을 물려주고 싶어하지 않는다. 저주와도 같은 신내림을 자녀에게만큼은 피해갔으면 하는 연민과 세간의 시선이 원인일 것. 사실 자식이 3D직업 종사하는거 좋아하는 사람 있겠는가
토요미스테리 극장의 실화 중에는 이런 것도 있다. 고명한 무당 홀어머니 밑에서 자란 남성이 있었는데, 그는 어머니의 직업이 창피하기도 하고, 미신을 전혀 믿질 않아서 어머니와 다툼이 잦았다. 그 후 아들은 성장해서 선원이 되었는데, 어느 날 바다에 나가려던 도중에 어머니가 위독하다는 전갈을 받는다. 놀라서 급히 집으로 달려갔지만 정작 어머니는 멀쩡했다. 속았다는 사실에 아들은 화를 냈지만, 자기가 타려던 배가 침몰되는 바람에 동료들이 죽거나 실종되었다는 소식을 듣는다. 사실 어머니는 아들이 그 날 배를 타면 안 된다는 점괘가 나와서, 일부러 아들을 살리려고 꾀병을 부렸던 것이다.
덕분에 아들은 어머니의 점괘나 신기를 믿게 되었고, 자기도 무당이 되어 가업을 잇겠다는 결심까지 하게 되었다. 그런데 정작 아들의 결심을 들은 어머니는 화를 냈다고 한다. 자기 자식만은 무당이란 직업을 갖지 않기를 바랐던 것이다. 결국 어머니는 아들에게 제대로 된 직업을 찾아보라며 집에서 쫓아내더니, 그 날부로 아예 수십년을 해왔던 점집마저도 그만 두었다고 한다. 무당도 가족 앞에서는 평범한 사람이다.
이 기사에서 볼 수 있듯 의외로 정치인, 재벌, 사업가들이 무당이나 미신을 신봉하는 경향이 강하다. 어떤 높으신 분은 너무 신봉한 나머지...높으신 분들이 무속인이나 역술인들과 교류가 잦다는 것은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 사실이다. 당장 주변에 큰 사업이나 사회적으로 큰 일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교회, 성당, 사찰을 다니더라도 점집에 가는 경우를 봤을 것이다. 물론 가톨릭과 개신교에서는 이러한 행태를 단호하게 금한다. 불교는 잘 아시는 분이 추가 바람
최근에는 다른 직업을 겸하는 무당이 많다. 투잡 타로카드를 배워서 타로카페를 열고, 타로카드 단 하나만 보는 타 카페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 본래 직업인 점괘 사주팔자 굿 등등과 겸하는 케이스가 제일 본래의 적성(?)을 잘 살린 케이스. 하지만 아예 상관없는 직업으로 빠지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보험, 비즈니스 관련 직종이면서 무당을 한다는 사람들이라면 무조건 의심해야 한다. 겉으론 식당주인처럼 소탈한 직업을 지닌 무당이라도 사업 이야기에서 무속을 언급하면 의심부터 하자. 심지어, 한 지역에서 오랫동안 이름이 있는 무당이라서 안심하고 찾아갔더니, 지방 조폭(!)에 연관된 무당이어서 돈을 뜯겼다는 경우까지도 있다.
대중적으로는, 간교하거나 웃긴 직업으로 유머거리가 되는 편이다. 외모에 반하면 안 되니까 전화해서는 안 된다
물론, 일반인들도 은근히 무당을 맹신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여초사이트의 공포 게시판 같은 곳에서는 재미도 없는 무당이나 점집 체험담들이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경우도 부지기수. 물론 이것도 세계 어디서나 비슷한 경향이라서, 딱히 무당들이 받는 관심만이 특이한 것은 아니다. 외국은 별점을 믿는다. 차라리 젊은 층에선 타로카드 쪽이 더 심하다.
대체로 집값이 싼 동네에 사는 경우가 많다. 혹은 동네의 집값이 떨어지면서 멀쩡했던 주택이 무당 암자로 하나 둘 변하면서 무당촌이 되어버리는 사례도 볼 수 있다. 여기에 공장지대가 근처에 있으면 조선족 식당이나 상점들도 같이 있는 경우가 있다.
5.2. 여러가지 문제
최근에는 전통문화라는 인식이 생겨서, 주변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며 그에 걸맞는 인품을 지니거나 사회에서 공인받는 인격자들도 종종 있다. 하지만 무당이라고 하면 반감을 주는 사기꾼들도 있다. 가족이 점에 빠져서 귀신 쫓아내느라 굿판을 벌인다고 전재산을 홀라당 날려먹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일은 현재진행형이다.
뿐만 아니라, 무당과 혈연적으로 관련이 있어서 신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도 있다. 남들에게는 판타지로 보이는 이야기들이 이들에게는 당장 현실로 다가오면서, 남들에게 이런 이야기를 쉽사리 꺼내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게다가 세간의 인식도 있어서 무당에게는 잘 어울리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사례가 공론화되는 일은 거의 없고, 특정한 사건이 일어난 후에야 겨우 알 수 있을 정도다.
사례를 한 가지 들자면, 어머니가 무당인 어떤 사람은 어릴 적부터 귀신 같은 것이 온 세상을 뒤덮은 모습을 보며 살아야 했으며, 눈앞에서 친구가 트럭에 치여 죽는 것을 목격하거나, 정신을 잠시 잃었다가 차려보니 친구에게 컴퍼스 바늘로 상해를 입히는 등, 일상 생활이 어려워져 가는 자신의 과거를 밝혔다. 그런 사람들의 증언에 의하면 이런 정신병에 걸린 것과 다름없는 경험을 하는 무당 자녀가 많다고 한다. 이게 소설처럼 보인다면, 그만큼 소설같은 삶을 사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고 보면 된다.
길거리에서 영혼이 맑아보인다며 접근하는 사람들 역시 사이비지만 무당에서 발전한 아류 종파이다. 그나마 맑은 영혼으로 신을 받든다고 하지만, 굿을 하지 않으면 가족 중 누가 죽는다느니, 조상신이 심하게 노했다느니하며 정신적으로 한계에 몰린 사람들을 협박하여 돈을 뜯어내는 사례가 많다.
가톨릭과 정교회의 사제에게 하는 고해성사도 카운셀링의 일종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개인에게서 직접적으로 막대한 금전을 지불받는 방식은 체계화를 이룬 종교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방식이다.
물론, 이는 무당들의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발생한다. 대다수의 무당은 자기수행 및 생존비용이 필요한데, 굿판을 벌일 기회는 1년에 4번도 찾아오지 않는다. 게다가 굿은 본래 마을 행사였기에 의외로 준비 비용이 비싸다. 결국, 전국적으로 프랜차이즈 형태의 시스템을 갖추지 못하는 한, 작은 규모의 종교인들은 최대한 비싼 계약을 맺는 사업가 형태로서 살아남을 수 밖에 없다.
즉, 무당을 만나려는 사람들은 종교인보다는 사업자와 계약서를 쓴다는 감각으로 경계해야 한다. 또한, 개신교 불교보다도 훨씬 진입 장벽이 낮기 때문에, 다른 직업을 가질 수 없는 범죄자들이 무당 행세를 하는 경우도 매우 흔하다. 세모자 사건 같은 무속인 범죄가 끊이질 않고, 다른 종교의 성직자들에 비해 범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이유.
5.3. 무당과 관련된 질병
종종 무당의 활동을 눈으로 보면 찾아오는 증상에 대해선 신병 항목에서 찾아보는 것이 더 적절할 것이다.
흔히 무당 = 정신질환을 가져야 하는 직업이라는 편견에는 어폐가 있다. 특히, 접신한 신(트랜스)을 느끼고 그것을 교리에 맞추어 판단할 수 있는 지성과 흥분의 밸런스가 중요한 직업이다. 황홀경 속에서 다양한 고급 기술을 배우고 쓰려면, 극한의 긴장을 컨트롤할 수 있는 초집중력이 필요하다. 심지어, 인간관계에 대한 식견이나 최소한의 카운셀러 능력까지 필요하다.
즉, 무당들은 자신의 트랜스 상태를 컨트롤하며 이성적인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초인적인 단련이 필요한 직종이며, 무당의 관계자들이 경험하는 신병은 엄밀히 말하면 정신병이 맞지만 무당은 그것을 올바른 형태로 극복해낸 상태라고 보면 된다.
5.4. 인간문화재도 많은 극한 직업
실질적인 무당은 아무나 할 수 없는 극한 직업이다. 문화재청이나 전통협회에서 밀어주는 제대로 된 무당들도 많다. 특히 국제적인 유네스코에서까지 공인받는 무당들은 위의 사기꾼들과는 비교를 거부하는 엄청난 분들이다. 문화재급 무당은 육체적, 정신적, 학문적으로 엄청난 수행을 통과한 초인들인데, 실제로 무교에 통달하려면 이게 과연 인간의 삶인가? 싶을 정도로 힘든 고행 속에서 살아야한다.
진짜 무당은 엄청난 고행으로 만들어지는 전문직이지만, 정작 이런 분들은 굿도 못 하면서 유명인들에게 점을 쳐주는 사기꾼들보다도 인지도가 낮다. 높으신 분들은 문화재 보존이랍시고 세금(?)이나 축내는 사람들이라며 전통적인 무당을 무시하고, 젊은 사람들에게도 멸시받기 일쑤다.
하지만, 현실에서 노래, 독경, 춤까지 몇시간씩 해내는 완벽한 무당은 의외로 숫자가 적다. 애초에 무당을 마스터했다면, 돈벌이보다는 무당 자체에 의미를 두고 빡센 수행을 거쳤다는 뜻이다. 이 세상에는 얼마든지 사기꾼이 될수있는 수단이 널렸는데, 작두타기, 유리밟기, 몇시간씩 노래하고 춤추기 같은 고행을 10년 이상 배우고 싶을까?
6. 창작물의 무당
6.1. 푸대접 받는 직업
창작물에서도 취급이 좋지 않다. 사기꾼으로 나와 돈을 뜯어내고 가정을 파탄시키거나 사악한 주술을 부려 저주를 내리는 악역을 도맡는다. 게다가 전설의 고향이나 퇴마물을 다룬 매체에서도 나름 '용한' 무당들이 괴이를 해결한답시고 나서다가 악령에게 역관광 당한다. 더불어 '내 힘으로는 답이 없다'는 대사를 치며 꽁무니를 빼는 것은 옵션. 무당이 데꿀멍하는 경우에는 기성종교에서 해결하는 클리셰가 많다. 신앙심이 깊은 승려, 도사, 사제 등이 일을 해결하는 식이다.
오컬트 창작물에도 아군으로 나오는 상황은 보기 힘들다. 김은정의 굿타임처럼 주인공으로 나오더라도 악질이거나 허당이거나 신통력이 시원찮은 개그 캐릭터. 현실에서 각종 편법으로 돈을 벌다 보니, 묘하게 주인공 보정을 못받는다.
가끔씩, 무분별한 우리 문화 버프(...)를 받아서 현실보다 더 도덕적이고 신비한 캐릭터로 등장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심지어 악독한 상업적 주술사라도 아군 버프를 받아서 유쾌한 캐릭터처럼 묘사하여 슬쩍 띄워주는 경우도 있다. 국내에서는 주로 웹툰에서 이런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사실은 외국 매체에서도 별반 다를 것이 없는 클리셰이니 굳이 불편해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비판자들도 진짜 무당이 얼마나 빡센 직업인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사실 대다수의 창작물에서 선역으로 묘사되는 무당 캐릭터는 현실이라면 지역구 문화재급의 인적자원이다. 특히, 유명한 지역구의 굿거리를 맡는다는 설정이라면, 역사적인 가치까지 지니는 인물이 될 수도 있다. 웬만한 사람들은 중도탈락하거나 심하면 죽을 수도 있는 고행을 평생 해온 분들이니 그 노력은 말할 필요도 없다(...)
별개로 국가 막장 테크의 단골 소스로 등장한다. 창작물 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그런데 당장 조선 말기 명성황후의 총애를 받고 위세를 떨친 진령군이 있고, 삼국시대 촉한의 유선이 황호와 무당의 말과 점괘만 믿고 등애의 침략을 등한시 하다가 나라가 망하는 등, 실제 역사에서도 나라를 망치고 좌지우지하는 요사스러운 이미지가 깊게 박혀 있다.
최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엄청나게 확산됬는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로 사실상 무당의 이미지는 망하다시피 했다. 하지만, 영세교는 무당과 전혀 관계없는 근본없는 사이비 종교임에도, 영세교에서 한국 미신을 겉핥기로 여럿 따온 터라, 많은 사람들이 국정농단사태를 비판할 때 최순실을 무당으로 비유하며 비난하고 있다. (다만, 이쪽을 정말 객관적으로 평가하자면 무당보다 못한 사이비종교인이다.) 그 예로 광주에서 예술인들이 모여 예술인 블랙리스트 사태와 각종 인권 탄압을 비판하는 공연이 있었다. 무속인을 초청해 희생된 이들을 기리는 살풀이굿을 하자, 관중들이 "정부 비판 공연인 줄 알았는데 사이비 종교 공연이었냐!!"며 욕을 하며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렸다. 굿이 끝나자 다들 돌아왔지만, 이것을 본 사회자가 "최순실 때문에 이제 한국 민속신앙에 뿌리를 둔 전통예술은 끝장난 것 같다"고 푸념했던 일화가 있을 정도.
무속인들의 모임인 무신교총연합회에서도 자신들과는 전혀 상관도 없는 비판 때문에 참다 못해서 "최순실은 무당이라고 불릴 자격도 없다"라고 강하게 비난하였다. 생명평화마을 대표 황대권은 경향신문에 "샤머니즘을 욕되게 하지 마라"라는 제목의 칼럼을 기고하며, 따지고 보면 한국 기독교가 한국에서 그렇게 빠른 시간에 성장하고 그 수많은 신도들을 거느리는 메이저 종교가 된 원인도 따지고 보면 샤머니즘의 원리에 기댄 덕분이 아니었냐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무당의 딸
무당의 딸, 가족, 화신이라는 캐릭터 분류가 있다. 현실의 사이비 무당으로 대표되는 사업자들의 부도덕한 속성을 제거하고, 전통적인 설정만 빌려와서 쓰는 사례. 중대한 클리셰의 하나로서 분류할 정도로 인기가 있는 설정이다. 현대 창작물에서 등장하는 무당은 이런 캐릭터들이 많다. 현실에서 무당의 이미지가 나쁜 것도 있지만, 평범한 사람들은 진짜 무당을 표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제대로 강신굿을 할 수 있는 무당들은 최소 10년 이상 수행한 사람들인데, 웬만한 창작자들은 이런 삶을 묘사하는 것조차 고통스럽다고 한다(...).
또 '무당의 딸, 가족'은 그 자체로도 대단히 매력적인 소재이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무당이란 직업 자체는 대단히 고통스러운 수행자의 삶을 살아야 한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자식들에게도 물려주지 않고 평범한 직업을 가지길 원하는 무당들이 많다. 하지만 동시에 무당은 세습무라 하여 대를 이어서 무당을 하거나, '무당의 자식'이라는 그 이유로 자신이 원하든 원치 않든 신내림을 받아서 강신무로 활동하게 되는 경우도 제법 많다. 이 과정에서 생겨나는 부모자식의 세대 갈등,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여기에 현대 대중들의 무당과 그 가족들에 대한 복잡한 형태의 대우까지 더해지면 '무당의 자식'이란 설정은 좋은 클리셰로 각색하기 쉽다.
이런 부류 가운데는 신학을 배워 카톨릭 사제 내지 기독교 목사(집사)가 되어서 자신의 '신실한 신앙심'(?)으로 무속 혹은 불교 등 '미신'에 빠져 살던 부모님을 감화시키고 개심해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오게 했다는 식의 간증담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유튜브 같은 동영상 사이트나 인터넷에 검색해 보면 꽤 나온다. 물론 불교에서도 비슷한 사례로 사교를 믿던 자들을 부처의 가르침에 귀의하게 하였다는 초기 불교의 전승이나, 무속인인 어머니가 자꾸 자신을 개종시키려고 드는 목사 아들에게 거꾸로 "너 자꾸 이러면 교회 가서 굿할 거다!"라고 역관광시켜서 데꿀멍하게 만든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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