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나물 박 근모 세월의 잔뼈들이 부서지고 맞춰지는 소리가 들릴 때면 내게 우산을 받쳐주던 그 손길이 생각납니다.
얼굴도 모른 채 빗방울이 어깨를 적시던 슬픔 목젖까지 차올라 세상의 눈빛들이 싫어지던 계절 조용히 우산을 씌워 주던 신의 손길 같은 추억을 생각합니다
가을로 접어드는 산 길에 나 홀로 우산도 없이 우산나물 보러 갑니다 빗방울은 옛날처럼 어깨를 적시고
나는 신의 눈동자를 지니고 있을 그 사람이 그리워 계절보다 먼저 우산나물을 젖은 머리 위에 놓아봅니다 |
우산나물은 국화과의 여러해살이풀이며, 우산처럼 생겼다. 높이는 75cm가량이고, 잎은 크고 방패 모양의 원형이며, 여름과 가을에 분홍색이나 흰색 꽃이 핀다. 어린잎은 식용한다.
잎이 나올 때는 접혀 나오고 솜털이 있다. 다 올라오면 우산처럼 활짝 핀다. 지름이 35~40cm인 7~9개로 깊이 갈라지고 갈라진 잎은 다시 두 개로 갈라진다. 중국, 일본에서는 ‘찢어진 우산’이라 한다. 분홍색이나 흰색 꽃이 6~9월에 줄기 끝에 모여 핀다.
연한 새순은 독특한 향이 나고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다. 묵나물(제철에 뜯어서 말려 두었다가 이듬해 봄에 먹는 나물)로도 먹는다. 줄기와 뿌리는 ‘토끼의 우산’이라는 뜻으로 대토아산이라고 부른다. 피의 흐름을 활성화시키고 풍과 습한 기운을 없애며 몸속의 독을 풀어주고 통증을 없애준다. 팔다리가 아플 때나 생리통 등에 쓴다.
어릴 때의 모습이 삿갓나물과 비슷해서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꽃대가 잎줄기 옆에서 나오는 것은 우산나물, 꽃대가 잎 가운데서 위로 나오는 것은 삿갓나물로 보면 된다. 삿갓나물은 독초이므로 함부로 먹어서는 안 된다.
출처 : 장이기(2016). 이야기 숲에서 놀자. 프로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