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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도서, 다들 잘 읽고 계신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급하지 않게 찬찬히 페이지를 넘기고 있습니다.
마종기 시인의 시집을 구해서 읽어볼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맘 한 구석 숨어있던 게으름이 다리로 내려갔는지 손끝으로 올라갔는지,
서점에도 가보지 못하고 온라인으로도 찾아보지 못한 긴 설 연휴의 시간,
이제 다시 금요일이 되었네요. 이번 주말엔 꼭 찾아봐야겠습니다.
늦지도 빠르지도 않게 책과 루시드 폴의 3집 수록곡을 하나씩 읽고 듣고 있습니다.
12곡으로 이루어진 3집, 처음부터 쭉 듣고 있으면 어느새 잠을 자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2월 7일 저녁에는 7번째 곡에서 고꾸라져 잠이 들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생각날 때 한 곡씩, 시집에서 애정하는 시 한 편 꺼내 읽어보고 외워보는 마음으로,
그리고 다음 번 다시 꺼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 수 있는,
그런 노래 하나 눈에 들어올까 하는 생각으로 책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맘에 드는 그림도 하나 어울어져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날씨도, 장소도...
책은 어떻게 느껴지시는지 궁금합니다.
전 왠지 빨리 읽고 싶지는 않은 마음입니다.
편지 쓰듯, 편지 읽듯 조금의 시간의 간격을 두어야 할 것 같이 그저 잔잔한 여운이 있는 글이라
나름의 방식으로 조금은 유치하게 글을 읽습니다.
그렇게 책을 사고 파는 것은 힘들겠지만, 그것이 가능하다면
책을 구입한 독자에게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2년동안
출판사에서 편지 내용 그대로를 편지로 보내어
독자로 하여금 우편함에서 맞을 수 있게 할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말도 안되는 상상도 한 번 해봅니다.
국경의 밤.루시드 폴
너의 어깨에 나의 손을 올리니
쑥스럽게도 시간은 마냥 뒤로 흘러가
시간없는 곳에서 정지한 널 붙잡고
큰 소리내지 않으며 얘기하고 있구나
우린 키가 크지도 않은
수줍고 예민하기까지한 작고 여린 몸집에
지기 싫어하던 아이들
너를 떠나기전에, 고향 떠나기전에
독서실 문틈 사이로 밀어넣은 네 결심
바라보는 것 만큼 어쩔 수 없던 우리
다같이 무기력했던 우리 고3의 바다
함께 좋아했던 사람
너는 말하지 못해
마지막까지 숨기다 겨우
한참을 같이 고민하던 그 밤
앞으로 돌진하는 내 현실
전투하듯 우리 사는 동안에도
조금도 바꾸지 못한 네 얼굴
의젓하게 멀리 나를 보러 온
청년이 된 그러나 내겐
소년인 내 친구 그대여
나보다는 더 여유있게 산다며
언제나 나를 앞질러 술값을 내곤 하던
너의 뒷모습 숨길 순 없었겠지
모든 걸 다 버리듯이 나를 찾아왔을 떈
몇 년만인지 둘이서
함께 도로를 달리던 밤 별처럼 반짝인
고단한 네 외로움 네 사람들
앞으로 돌진하는 내 현실
전투하듯 우리 사는 동안에도
조금도 바꾸지 못한 네 얼굴
의젓하게 멀리 나를 보러 온
청년이 된 그러나 내겐
소년인 내 친구 소년인 내 친구
소년인 내 친구 청년이 된
내겐 소년인 내 친구 그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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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서는 언급되어진 마종기 시인의 시들이 많지만
책으로 언급할 수 없는 루시드 폴의 노래는 어찌할 수 없어 이렇게나마 그의 곡을 붙여봅니다.
18번째 편지에 소개되어 있는 국경의 밤이란 노래입니다.
책과 함께 하니 노래가사가 하나하나 다르게 다가오는 그런 느낌입니다.
아마도 다른 노래들도 그렇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 번 해봅니다.
설 연휴 잘 쉬셨는지 묻지도 아니하고 제 이야기만 잔뜩 늘여놓은 그런 글이 되어버렸네요.
다음 뵐 수 있게 되는 독서토론의 날.
책도, 시도, 노래도... 이야기 꽃을 피울 수 있는
2월의 모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아직 다 하지 못한 이야기는 그 때로...
그 때, 뵙도록 하겠습니다.
입춘이 지났지만 아직은 바람이 차가울 계절.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금요일 늦은 오후 레이니써니 올림...
첫댓글 책을 읽으면서
문학방 한분 한분께
편지를 쓰려고 했으나
쉽지가 않네요.^^
책은 감사하게 잘 읽고 있어욤^^
우아~ 거의 숙제같을 것 같은 편지인걸요 ^^;;;
근데 왜 이리 글이 쓸쓸하나요 ㅜ
어제 좀 싸했나봐요 ㅠㅠ
읽으면서 문득문득 눈물이..
충분히 아껴 읽을만 해요.
찬찬히 읽다가 또 읽다가... 생각해볼 것들이 조금은 있는 ^^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정작 할 말은 못하고 겉돌 수 밖에... 어느정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도 있는 것 같아요 ^^
아직 저는 겉도는 느낌이네요. 제가 깊이가 없는지 인내가 필요한 책이네요...
하지만 마종기님의 편지는 참 따뜻하다는 느낌이 들어요...ㅎ
저도 그렇습니다... 생판 모를 남남... 어찌 그리 쉽게 편지만으로 가까워질 수 있을까요? ^^
편지의 핵심은 안부겠죠?
내가 살아있고
너를 생각하고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것도 있는데... 그다지... ^^;;;
그건 시집장가 간 자식들에게나 해당되는 말같다는 ^^
김동환 시인의 국경의 밤과 무슨 관계일까. 개인적으로 루사드폴의 잔잔함을 좋아하는데 너무 기대됩니다. 당장 구입해서 읽겠습니다
아마도 제목만 ^^;;;
제목을 왜 그리 지었는지는 책에 딱! ^^
어제 책 샀습니다~^^
오늘부터 틈틈이 읽을려고요~ 수헬리베붕탄질~ ㅋ
금방 읽힐거라 믿쌉니다 ^^
어려워보여요
문학방 토즈 참여하고싶어도
제 수준 뽀록날까봐 두렵다는..^^
어색한 사이의 두 남자. 편지글이에요... ^^
어려울 게 없을... 도전!!! ^^
다음 주 부터 시작하려고 하는 데.. 아직 읽을 게 많아서~~ 밤에 읽으면 좋은 책이죠? ^^
루시드폴이 우리나라 가수였다뉘...
문학방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