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4. 2. 20. 화요일.
날씨가 흐렸고, 오후에는 가느다란 비가 추적거렸다.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서호쉼터로 나갔다.
조금이라도 걷기운동을 하려고. 쉼터에는 비를 가리는 곳이 있다.
벤치 위에서 바둑 장기를 두는 영감들이 있었고, 구경꾼도 있었다.
추적거리는 겨울비.
은근히 추웠다. 등허리뼈가 더욱 욱신거려서 나는 이내 집으로 되돌아왔다.
<한국국보문학카페> '일반 시인방'에서 월산 김육주 시인의 시를 보았다.
'신발을 외로 신어도'
뻐꾹새 치오를 듯한
'닭 귀 산자락'의 점촌마을
*닭 귀 산/경기도 남양주시 화도읍 월산리 앞산 지명
점촌이 어느 곳에 있는지를 인터넷 지도로 검색하니 여러 군데가 뜬다.
38선 이남의 남한 여러 군데이다.
나중에 .... 글 쓴 시인의 보충설명을 보고서야 나는 정확한 지명을 알 수 있었다.
시에서는 '닭 귀 산자락'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이게 무슨 뜻인지를 모르겠다.
혹시 닭의 귀를 닮은 산을 뜻하는가 싶다.
닭 사진을 인터넷으로 검색한다.
오래 전 충남 보령군 웅천면 구룡리 화망마을의 내 집에서도 닭을 쳤다.
닭장 안에는 장닭, 암닭이 있었고, 알에서 깨어난 어린 병아리도 있었다.
닭의 머리 부분을 살펴보자.
닭벼슬, 닭귀, 부리 밑으로 쳐진 볼살과 날카로운 부리(주둥이) 등이 있다.
닭알(달걀)을 지푸라기로 꿰어서 만든 꾸러미 안에 넣고는 십리길도 더 넘은 장터로 나가서 달걀 장사꾼한테 넘겼다.
나는 달걀 하나를 손안에 넣고는 먼 거리에 있는 국민학교(초등학교) 앞 송방(가게)으로 가져가서 연필 한 자루와 바꿨다.
달걀을 떨어뜨려서 깨뜨릴까 조심조심하면서 산길을 오랫동안 걸어야 했던 시절, 무척이나 가난했던 산골의 촌아이였던 나.
사진은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여기에 올린다.
용서해 주실 게다.
정말로 고마운 시이다.
삶에서 건져낸 문학-글이다.
위 시 덕분에 나는 수십년 전 산골마을에서 살았던 '그때 그 시절'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한국국보문학> '2019년 10월호'에는 '어미닭과 나'라는 산문이 있다.
이웃집 아낙이 내던진 돌맹이에 다리 하나가 부러져 절뚝거리면서도 여러 병아리를 키웠던 어미닭.
무척이나 애잔해서 내 어머니가 오랫동안 그 어미닭을 보살폈던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