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피씨방에 자주 오는 형이 한명있다. 얼마전 부터 강아지를 끌고 오기 시작하더니 엊그제는 두 마리를 데려왔다. 그러더니 나보고 하는 소리가 한마리 데려가서 키울래?? 치와와~~ 시츄~~ 시츄가 맘에 들었다.신나라 하고 시츄를 데리고 퇴근...집에 가서 시츄를 가족들에게 선보이고는 사료랑 샴푸사러 데려 간다. 그런데.. 애견센터로 가던 길..나를 유심히 바라 보던 동네 아줌마 왈 "어?? 이 개 우리집 개인데?? " 순간 나는 시츄가 그 형네 개가 아닌걸 기억한다." 어?? 그 집개 맞나 본데여?? " 여기서 나의 순진함이 발동한다 ㅡㅡ;; 그리고는 졸지에 시츄가 주인손에 넘어간다.
안그래도 개를 찾고 있었다고(형을 찾고 있었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다.) "보고 키울 사람 있으면 주라 했더니 그쪽 주었나 보네.. 근데 내가 아는 사람 주려고 연락을 해놨는데.. 지금 올껀데.. 어쩌지??"
순간 등장하는 두명의 여인네.... 한명은 개주인 아줌마의 친구인 듯 보이고 또 한명은 나의 아가씨.. 아가씨는 시츄를 보자마자 대뜸 안고는 무지 좋아한다. 주인 아주머니는 가위바위보를 하던지 해서 결정 봐야 겠네~~ 라며 말을 하지만..여자한테 무지 약한 내가 아닌가?? 나는 그 아가씨의 미소를 보자 시츄를 포기하기로 마음 먹는다
아...... 나의 시츄ㅡㅡ;;
순간 나타나는 정의의 단골형......
사태를 파악하고는 미안하네....그냥 우리 끈기(치와와) 데려가라.
그래서 나는 결국 시츄가 아닌 치와와를 데려온다.
집에 데려 왔더니... 가족들이 난리다.
시츄를 보고 그렇게나 좋아하던 울 엄마도 치와와를 보더니 냉담 ㅡㅡ;;
나도 솔직히 상당히 불만이었다.
시츄가 이쁜데.. ㅡㅡ;;
하지만 어쩌겠나.. 이미 포기한 시츄를..
하지만 역시나 정이 가질 않는 치와와이다.
근데 이름을 뭘로 짓지?
동생과 함참을 고민한다.
참고로 시츄는 "문세" 라고 지을려고 했었따.
"문세가 친근감있고 좋은데.. 이녀석은 암컷이잖아~"
그러자 동생 왈
"그럼 하춘하로 하자~ 춘하~ ㅋㅋ"
순간 어이가 없고 ㅡㅡ;;
동생과 갖가지 의견이 나온다.
"야.. 멋지게 도스토 에프스키로 할까??"
"치.. 차라리 톨 스토이로 하지..."
"야.. 그냥 스네이크로 할까??"
동생 자지러 진다. 스네이크~카카 메탈기어 솔리드에 빠져있는 우리였다.
"라스콜라니프로 할까?"
"치.... 너무길어.. 부르기도 어렵고"
가만히 치와와의 얼굴을 한번 본다.
이녀석 얼굴 보고는 도무지 떠오르는 게 없다.
털도 너무 빠지고...
개 냄새도 방에서 진동하고..
괜히 키우기로 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 책임감 없는 나의 모습.. 한심하네..
순간 번쩍하는 나의머리.......야~ 상추로 하자...
친근감있고 특별하잖아~~~
나는 나의 천재성에 감탄을 하고는 드디어 이름을 결정 상추로 정한다.
이리하여 나의 상추 키우기가 시작된다.
그리고 다음날 퇴근해 집에 오니 상추녀석... 난리이다.
기분이 좋다. 역시 어제 이것저것 맛난거 먹인 효과인가 보다.
마루에 앉으니 달려 드는 상추녀석, 나의 다리 위로 올라와서는 쉬야를 해버린다. ㅡㅡ;; 얼마나 좋으면 이러겠네...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
단골형에게서 받아온 샴푸로 일단 씻긴다. 씻기고 나니 냄새도 안나고~
털도 잘 안빠지는 듯하다.상추랑 점점 정이 드는 것 같다.
방에 들어오니 방 중앙에 끙가와 쉬야가 눈에 뛴다. 이녀석.. 내가 출근하면서 구석에 신문지를 깔아 주고 갔건만.. 녀석을 호되게 혼낸다.
그래도 내가 제일 좋은지.. 오늘도 잘때는 내옆으로 온다.. 귀여운 자슥
그리고 어제......
집을 나서서서 출근길을 가는데 옆을 보니 상추가 있다
이 녀석 언제 따라왔지?? 기분이 좋다.
집에 데려다 주고는 다시출근..
퇴근해 집에가니 역시나 상추가 반긴다. 마루에 앉자마자 달려드는 상추.
또다시 쉬야를 해버린다. 이런.. 내일퇴근 해서는 결코 품에 안지 않으리다 ㅡㅡ; 그래도 좋아서 그러는 데 어쩌나 싶어 혼내지는 않는다.
그렇게나 밉상이던 상추가 이젠 귀염둥이가 되었다.
상추 재롱에 동생과 나 둘다 자지러 진다.
훈련도 조금 시켜 보았는데 역시 치와와라 그런지 머리가 좋다.
성과가 있다. 조만간에 고난이도 훈련에 들어가야 겠는걸~~
오늘도 역시나 나의 품에 잠드는 상추..
나도 그렇게 잠이든다.
오늘아침~~
항상 먼저 일어나는 상추~~~
상추 뛰어 다니는 소리에 일어난다.
신문지를 보니... 두개의 얼룩.
드디어 해냈다~~
녀석이 신문지에 쉬야를 한것이다.
기뻐하며 마루를 나오는데... 마루에도 쉬야 한번 ㅡㅡ;;
그래도 반은 성공한 거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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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 좋으면 또 올릴께여~~~ 그럼 전 이만....
첫댓글 상추가 이쁜짓 했네요^^ 자꾸 칭찬 해주시고 이뻐해 주세요 치와와도 이뿐구석이 많은 녀석이에요
후회없으실거예요. 사실 털 깍아두면 치와와만큼 이쁜 개도 없구요, 주인에게 얼마나 충성스러운데요. 앞으로도 상추이야기 자주 올려주세요.
상추가 이젠 정말 님을 주인이라고 생각하고 따르는 모습이 상상이 갑니다.... 상추가 더이상 주인이 변하지 않고 잘 살았으면 좋겠어요...
상추이야기 자주 해주세요ㅎㅎ 아무리 그래도 치와와가 시츄보다 하는짓이 얼마나 이쁜데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