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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와 독서
글/ 송광택
들어가는 말
『교양』의 저자 디트리히 슈바니츠Dietrich Schwanitz에 의하면, 교양이란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을 가리킨다. 한마디로 교양은 문화사의 기본적인 특징을 파악하고 미술, 음악, 문학의 대표작을 이해하는 데 있다. 그리고 역사와 문학에 관한 지식은 교양에 필수적이다. 특히 교양으로써의 독서를 이야기하자면 고전을 빼놓을 수 없다.
고전을 읽어야 할 이유는 근원적이고 보편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역사가 과거와 현재의 의미 있는 대화라면, 고전 독서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고전을 읽음으로써 과거의 지적 유산을 이어받을 수 있고, 현재의 좌표를 파악할 수 있으며, 미래도 전망하게 된다. 그런 의미에서 고전을 가까이하려고 노력하는 일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그러나 ‘고전’이라는 말만 들어도 많은 사람이 부담을 느낀다. 필자도 고전에 관한 강의를 하면서, “고전은 우리로 고전苦戰케 한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고전은 사실 가볍거나 쉬운 책이 아니라, 종류가 다른 책일 뿐이다. 고전은 인류의 정신적 영적 유산이기 때문이다. 그 작품들은 세월의 엄중한 검증을 거쳤기 때문에 ‘고전’이라는 명예의 전당에 그 이름이 올라갔다.
1. 지도자는 왜 책을 읽어야 하는가?
독서는 성장과 성숙으로 가는 길이다. 지도자는 지식과 지혜, 현실에 대한 통찰력,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가져야 한다. 이것이 바로 지도자가 책을 가까이 두고 읽어야 하는 이유다.
1) 책은 하나님의 도구다
기독교역사에서 책은 진리를 찾는 사람들의 안내자, 박해를 당하는 성도들의 위로자, 그리고 교회개혁과 부흥의 도구이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는 책의 종교이고, 기독교 역사는 책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네로의 박해 때, 바울은 로마의 감옥에 갇혀 있으면서 믿음의 아들 디모데에게 개인적인 편지를 보낸다. 내용 중에는 겉옷과 책(scroll)을 가져오라는 부탁이 보인다. ‘네가 올 때에 내가 드로아 가보의 집에 둔 겉옷을 가지고 오고 또 책은 특별히 가죽 종이에 쓴 것을 가져오라’(딤후 4:13) 그는 비록 감옥에서 죽음을 앞두고 있었지만, 여전히 무엇인가를 읽기를 원했다.
이 부분을 강해하면서 찰스 스펄전은 이렇게 말했다. “바울은 성령 충만함을 받았지만 여전히 책을 원했습니다. 그는 적어도 30년 동안 설교했지만 여전히 책을 원했습니다. 그는 부활하신 주님을 직접 보았지만 여전히 책을 원했습니다. 그는 대부분의 사람들보다 더 많은 경험을 했지만 여전히 책을 원했습니다. 그는 셋째 하늘로 이끌려 올라가 누구에게도 알려서는 안 되는 말을 들었지만 여전히 책을 원했습니다. 그는 신약성경의 많은 부분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책을 원했습니다.” 스펄전은 바울의 부탁을 의미심장하게 받아들였다. 자기에게도 책은 특별한 의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영국의 복음전도자 존 웨슬리는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고 했다. 그는 매년 8천 킬로미터에 달하는 순회 전도여행을 했고, 평생 4만 번 정도의 설교를 했으며, 4백여 권의 책을 썼다.
2) 독서는 변화의 힘이다
“독서를 통하여 미지의 것을 탐색하고 자아를 발견해 가는 과정은 삶의 가장 큰 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삶을 하나의 나무로 비유한다면 책읽기야말로 절대조건의 밑거름이라는 말에 나는 유감없이 동조한다.... 독서는 그 자체가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책읽기의 목적이 삶을 고양시키는 것에 있다면,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것은 불행한 한 이웃을 생각하는 것과 버금가게 한다.” -양귀자(소설가)
사람은 누구나 한계를 가진다. 그것은 성경을 읽고 이해하며 해석하는 작업에도 영향을 끼친다. 신학자 제임스 콘은 흑인이기 때문에 갖는 한계를 다음과 같이 고백했다. “나의 신학적 한계와 내가 흑인들의 사회적 조건에 밀착되어 있다는 사실이 복음의 진리를 제대로 볼 수 없게 한다.”
우리의 처지와 경험, 선입견은 말씀을 제한적으로 보게 만든다. 누구나 한 번쯤 경험했겠지만, 전에 읽은 성경말씀이라도 때에 따라 우리 영혼을 울리는 정도가 다를 때가 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11:28)처럼, 평안할 때는 무심히 지나쳤던 말씀이 고난을 당할 때는 마음 깊이 새겨질 때가 바로 그런 경우다. 이처럼 우리는 성경이 우리에게 말씀하는 것을 다 듣지 못한다. 그러므로 신앙의 스승들과 선배들이 미리 발견한 것들로부터 도움을 얻어야 한다.
지도자는 하나님께서 이 시대와 역사를 어떻게 인도하시는지를 알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 이 때 책은 반드시 경건서적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철학이나 역사, 문학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를 통해 영적 지도자로서 한 시대의 정신을 이해하고 분별하는 통찰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도자는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표현력을 키우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 어떤 지도자는 현대적 언어감각을 잃지 않기 위해 신간 소설과 같은 문학을 한 달에 두 권씩 읽는다고 한다. 지도자라면 이런 노력을 해야 한다. 지도자가 단순히 전하고자 하는 내용에만 정통하다고 해서 좋은 설교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동시에 커뮤니케이션 원리도 깊이 이해하고 실천해야 한다. 아름답고 오묘한 진리를 누추한 언어로 조잡하게 표현할 순 없지 않은가?
허병두는 『너희가 책이다』에서 책을 읽으면 좋은 점을 다섯 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1. 그 안에 담긴 새로운 지식과 참신한 발상에 고개를 끄덕이고,
2. 유머와 위트가 빛나는 표현에 즐거워하며,
3. 흥미진진한 스토리 전개에 손에 땀을 쥐며,
4. 다른 이의 생각과 정서를 만나는 절대적인 기쁨,
5. 시공간적으로 나를 확장시켜, 자유로운 존재 되는 것
양서는 이러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고전과 명작은 위대한 주제나 사상에 대해 생각하도록 우리를 인도한다. 이것은 값진 지식의 한 형태이기도 하다. 또한 우리가 읽는 내용을 세계관의 관점에서 비교하고 대조하는 법을 배워간다면, 독서는 신앙의 자양분도 될 수 있다.
복음주의 지도자요 설교자였던 존 스토트는 『제자도』에서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한다:
“88세의 나이에 마지막으로 펜을 내려놓으면서, 나는 독자들에게 조심스럽게 이 고별 메시지를 보낸다.(중략) 그러므로 나는 여러분에게 끊임없이 책을 읽으라고 강권하고 싶다. 여러분도 읽고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강권하라. 이것이야말로 많이 무시되고 있는 은혜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현대서적의 대다수는 현대의 반짝이는 영상에 지나지 않는다. 이런 것은 금방 사라져 간다. 당신은 좀 더 오래된 책을 읽어야 한다.” -프란츠 카프카
지도자는 동시대의 책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위대한 고전을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고전은 대개 가치 있고 후세에 남을 만한 옛날의 책으로 정의할 수 있다. 영어의 클래식classic은 라틴어 클라시쿠스classicus에서 유래한 것으로, 로마제국의 시민을 군대로 편성하면서 재산을 기준으로 그들을 다섯 등급으로 나누었을 때, 가장 높은 계급의 시민들을 호칭하는 말이었다. 그 후 이 말은 차차 제일급의 작가, 가장 훌륭한 문학작품을 가리키는 말로 뜻이 변해갔다.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빗 소로우는 그것을 ‘인류의 가장 고귀한 생각을 기록한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리고 마크 트웨인은 고전을 ‘모든 사람이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나 아무도 읽지 않는 책’이라고 했다. 정리하면, 고전은 ‘뛰어난 가치를 지니고, 그 분야에서 오랜 세월에 걸쳐서 지속적으로 읽히는 제일급의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고전은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들에 대해 오랫동안 행해진 대화이기 때문에,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근본적 물음에 대해 의미 있는 통찰을 줄 수 있다. 세계적인 스테디셀러인 『나니아 연대기』의 저자 C. S. 루이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새로운 책은 여전히 시험대에 올려져 있다. 그러나 아마추어는 그것을 판단할만한 안목을 갖추지 못했다. 유일한 안전장치가 있다면 그것은 분명한 기독교적 기준을 갖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그 시대의 모든 논쟁들을 올바른 시각에서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기준은 고전 이외에서는 얻을 수가 없다. 독서를 위한 좋은 지침이 있다면, 새 책을 읽은 후 고전을 읽을 때까지 다른 새 책을 읽지 말라는 것이다.”
위어스비는 고전 읽기를 강조하면서 ‘많은 지도자들이 『천로역정』을 전혀 읽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라고 했다. 지도자들은 종종 옛 우물을 다시 파고 잊힌 선배들의 글을 상고함으로써 오늘날 그들이 감당하는 설교사역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3. 지도자는 어떻게 고전을 읽어야 하는가?
미국 160개 대학에서는 ‘인문 고전 100권 독서 프로그램’이나 ‘인문 고전 독서 중심의 전공 과정’을 제공하고 있다.
영국의 상류층은 2차 세계대전 전까지만 하더라도 다음과 같은 교육을 받아 엘리트가 되었다.
(1) 가정 교사에게 기초적인 인문 고전 독서교육을 받는다.
(2) 명문 사립학교에 진학해서 체계적인 인문 고전 독서 교육을 받는다.
(3) 유명 대학에 들어가서 그리스어 및 라틴어로 진행되는 인문 고전 수업을 듣고,
그리스어 라틴어로 에세이를 쓰고 토론한다.
인문 고전 저자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고 실시한 교육은 교사가 학생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이 아니라 스승과 제자가 깊은 대화를 통해 지혜와 진리를 터득하고 발견해가는 교육이다.
천재 수학자들 대개가 하나같이 인문고전 독서가였으며 진정한 음악가가 되려면 반드시 인문 고전을 공부해야 한다. 또한 미술 천재치고 인문 고전을 사랑하지 않은 사람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병철 회장의 ‘인재 경영’은 [논어]에서 나왔고, 정주영의 '의지경영'은 [채근담]과 [대학]을 비롯한 여러 고전에서 나왔다.
각 시대의 리더들은 문학 고전을 통해서 인간의 마음을, 철학 고전을 통해서 인간의 생각을, 역사고전을 통해서 인간의 삶을 배웠다.
이지성 작가가 주장하는 인문 고전 독서 방법
1) 통독하게 하라 2) 정독하게 하라
3) 필사하게 하라 4) 자신만의 의견을 갖게 하라
5) 인문고전 연구가와 토론시켜라
인문고전 독서 노하우
1) 해설서를 멀리하라 2) 자신만의 체계를 세워라
3) 필사하라 4) 일단 저질러라
5) 항상 인문고전을 가지고 다녀라 6) 읽은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라
세상을 지배하는 0.1% 천재들의 인문고전 독서법
1) 온 마음으로 사랑하라 2) 맹수처럼 덤벼들어라
3) 자신의 한계를 뼈저리게 인식하라 4) 책을 닳도록 읽고 또 읽어라
5) 연애편지를 쓰듯 필사하라 6) 통할 때가지 사색하라
7) 깨달음을 향해 나아가라
(참고. 『리딩으로 리드하라』)
4. 지도자는 고전에서 무엇을 배우는가?
1) 관점을 배운다
고전은 관점(viewpoint)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체스터턴(G. K. Chesterton)의 관점과 토머스 하디(Thomas Hardy)의 관점은 다르다.
“세상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영광에 차 있다.” - 체스터턴
“그럼에도 모든 나쁜 일에는 더 나쁜 일이 있다.” - 토머스 하디
독자는 고전 독서를 통해 다양한 관점(세계관/ 인생관)을 접할 수 있다.
길버트 K. 체스터턴의 『정통 Orthodoxy』은 지난 1,500년간의 도서 가운데 ‘꼭 읽어야 할 종교관련 고전 10’으로 꼽힌 책이다. 이 정도의 평가를 받은 책이지만 이 책을 접한 독자가 그리 많지는 않다(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그는 브라운 신부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체스터턴의 종교적 추리소설을 먼저 읽었으리라.)
그는 그리스도교와 불교의 패러다임 또는 중심원리 가운데 하나를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불교는 구심적이지만 그리스도교는 원심적이다. 그리스도교는 원을 부수고 밖으로 나간다. 원은 그 본질 내에서는 완벽하고 무한하지만, 그 크기 내에서는 영원히 고정되어 결코 더 커지거나 더 작아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십자가다. 십자가는 비록 그 중심에 하나의 충돌과 모순을 가지고 있지만, 네 개의 가지를 끝없이 뻗어 나갈 수 있다. 오히려 중심에 하나의 역설을 지니고 있기에 모습을 변형시키지 않고도 성장할 수 있다. 원은 그 자체의 자리로 되돌아오며 갇혀 있는 반면, 십자가는 그 가지가 사방으로 열려 있다. 그것은 자유로운 여행자들을 위한 이정표이다.” 그에 의하면 불교 신자는 특별히 집중된 시선으로 내부를 향하고 있는 반면, 그리스도교 신자는 극도로 집중된 시선으로 외부를 노려보고 있다.
이 책에서 체스터턴은 인생이 일종의 모험이기 때문에 황홀경이라고 말한다. 동시에 인생은 일종의 기회이기 때문에 일종의 모험이다. 또한 인생은 한 권의 잡지에 실린 연재소설과 아주 비슷하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특유의 작가적 성실성과 섬세함으로 기독교에 대한 오해와 고정관념들을 독특한 화법으로 깨고 있다. 체스터턴은 『반지의 제왕』The Lord of the Rings을 쓴 톨킨 Tolkien에게, 또 체스터턴의 작품을 읽고 그리스도교로 개종했다는 C. S. 루이스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서른넷이라는 혈기 왕성한 젊은 나이에 집필한 이 책은 그의 독창적인 문체와 탁월한 사상을 드러내며 현대인에게 ‘정통신앙’에 대한 깊은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이 책은 기독교 진리를 표현하는데 있어 수사학적으로 창조적인 논리의 일관성을 보이고 있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참고. 『고전의 숲에서 하나님을 만나다』)
2) 질문의 힘을 배운다
博學而篤志 切問而近思 仁在其中矣
박학이독지 절문이근사
유가(儒家)의 학문관은 먼저 박학(博學)을 권하고 있다. 사람다운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전인적 지식이 필요함으로 폭넓은 교양을 갖추기 위해 널리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한 가지 전문분야에 정통할 것을 요구하는 오늘날의 학문관과는 다르다.
다음으로 절문(切問)해야 한다. 배움에 갈망하는 적극적인 열의를 말한다. 소위 발분망식(發憤忘食)하던 공자의 구도적 학문자세를 의미한다. 근사(近思)란 높고 먼 고차원적인 생각이 아니라 가까이 있는 것에서 생각의 실마리를 풀어가는 것을 말한다.
고전인문학자 고미숙은 이렇게 말했다: “소박하고도 근원적인 질문들로부터 도망가지 말자. 정녕 사무치게 마주칠 수 있다면, 그것은 다시 세상을 밝히는 촛불이 될 수 있으리라. ‘타고 남은 재가 다시 기름이’ 되는 것처럼.”
종교학자 배철현 교수는 “삶에 대한 질문을 끝없이 발굴하고 그 질문을 인내를 가지고” 품고 가라고 말한다.
도로시 리즈예 따르면 질문에는 7가지 힘이 있다.
첫 번째 힘 - 질문을 하면 답이 나온다
두 번째 힘 - 질문은 생각을 자극한다
세 번째 힘 - 질문을 하면 정보를 얻는다
네 번째 힘 - 질문을 하면 통제가 된다
다섯 번째 힘 - 질문은 마음을 열게 한다
여섯 번째 힘 - 질문은 귀를 기울이게 한다
일곱 번째 힘 - 질문에 답하면 스스로 설득이 된다
고전에서 우리는 질문의 힘을 배운다.
신학자 한스 큉에 따르면 서양전통에서 삶의 의미에 관해 최초로 질문한 이는 칼뱅이었다. 칼뱅은 <제네바 교리문답>을 만들면서 “사람의 제일되는 목적이 무엇인가”를 첫째 질문으로 삼았다. 이에 대해 그는 “하나님을 아는 것입니다”라는 답을 제시했다.
장 칼뱅의 <제네바교회의 교리문답>
A. 믿음에 관하여. [1주일]
1문: 인간의 삶의 제일된 목적이 무엇입니까?
답: 하나님을 아는 것입니다.
2문: 무슨 이유에서 당신은 그렇게 말합니까?
답 : 하나님은 우리들 가운데서 영광을 받으시기 위하여 세상에 살게하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하나님은 우리의 삶의 근원이시기 때문에 우리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삶을 살아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제임스 패커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에서 “어떤 사람이 하나님을 잘 아는 사람들일까?”라고 묻는다. 그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원하는가? 그렇다면 먼저 자신에게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얼마나 부족한가를 인식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우리는 하나님을 많이 알지 못하면서도 하나님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 수도 있다. 즉, 직접 체험을 통해서 하나님을 알지는 못하지만, 하나님에 대한 지식은 많이 가지고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신학에 대한 관심, 하나님에 대한 지식 그리고 기독교의 주제들에 대해 명료하게 생각하고 잘 말할 수 있는 능력 등이 결코 하나님을 아는 것과 같지 않다. 이런 사람들은 어쩌면 거의 하나님을 알지 못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고전과 명작은 위대한 주제나 사상에 대해 생각하도록 우리를 인도한다. 이것은 값진 지식의 한 형태이기도 하다. 만약 우리가 읽는 내용을 세계관의 관점에서 비교하고 대조하는 법을 배워간다면, 독서는 신앙의 자양분도 될 수 있다.
3) 통찰력을 배운다
지도자는 시인의 눈을 가져야 한다. 요셉 피퍼는 말하기를 “철학자와 시인의 비슷한 점은 들 다 경이로운 것, 경이할만한 것, 경이를 환기시키는 것을 취급한다는 것이다.”라고 했다.
꽃잎 한 장의 무게는 얼마일까?
정병도
꽃잎 한 장
손바닥에 올려 본다.
한참을 보고 있으면
마음으로 전해지는
그 무게
그렇구나
햇살 한 올의 무게구나.
바람 한 점의 무게구나
나 하나 꽃피어
조동화
나 하나 꽃 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 피고 나도 꽃 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것 아니겠느냐.
나 하나 물들어
산이 달라지겠느냐고도 말하지 말아라.
내가 물들고 너도 물들면
결국 온 산이 활활 타오르는 것 아니겠느냐.
우리는 보일 때까지 응시(凝視)해야 한다.
봄(관찰)을 통해 통찰(insight)에 도달해야 한다.
이탈리아에 단테가 있고, 영국에는 셰익스피어가 있다면, 프랑스에는 파스칼이 있다는 말이 있다.
파스칼의 유고집인 『팡세』는 본래 『기독교 변증론』을 집필하기 위한 단편적인 메모들이었다. 그는 ‘신음하며 추구하는’ 영혼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마틴 로이드 존스는 “파스칼은 천재적 재능을 가진 사람으로 기독교 역사상 성령의 특별한 체험을 한 본보기가 되는 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독자의 수로 본다면, 『팡세』의 영향력은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을 능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파스칼은 『팡세』에서 성경과 삶에 관한 깊은 통찰을 보여준다. 그는 삶을 표피적으로 관찰하지 않았다. 『팡세』에서 독자는 삶과 진리에 관한 심오한 통찰을 만날 수 있다.
4) 내면의 질서를 세운다(겸손과 용기)
마틴 로이드 존스는 ‘자극’을 위해 읽고, 고전과 대작을 읽었다. 그 중 리처드 백스터의 전기는 그가 청교도 연구에 열을 올리는 계기가 되었다. 그에 의하면, 지도자로서 자랑하려는 성향을 스스로 제지하는 가장 훌륭한 방법은 위대한 성도들의 전기를 읽는 것이다. 신앙위인들의 역사는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역사를 통치하시고 주관하시는 섭리에 대한 여러 모습들의 가장 분명한 흔적이다. 백금산 목사 역시 신앙위인들의 전기를 ‘그리스도인의 삶에 있어서 하나의 보물창고’라고 했다. 그 안에 믿음의 선배들의 신앙유산이 보화처럼 고스란히 간직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고전에 속하는 전기문학이 주는 유익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
또한 고전과 양서를 통해 우리는 용기와 자신감도 가질 수 있다.
“책을 읽으며 나는 자주 울었다. 책속에 이야기는 너무도 감동적이고 내게 너무도 많은 교훈을 주었다. 동화책에서 날아온 신기한 새들처럼 노래처럼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책은 삶의 온갖 모습과 풍요로움을 들려주고 선과 아름다움을 향한 인간의 질긴 투쟁을 이야기해 주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나는 친절한 영혼이 내 가슴을 채우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나는 훨씬 침착해졌고 자신감이 생겨났다. 공부도 한결 잘되었고 삶이 나에게 퍼붓는 수많은 모욕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 있게 되었다."-막심 고리키(Maxim Gorki, 1868-1936)
5) 언어(글)의 힘을 배운다
"세상을 바꾸고 싶으면 펜을 들라. 그리고 쓰라." -마르틴 루터
‘바늘로 우물을 파듯’ 인내심을 가지고 쓴다.-오르한 파묵(장편소설 하얀성의 작가)
지도자는 말(speech)과 글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시인 박이도 교수는 그의 형님이 “문학전집을 탐독하는 모습에서” 그의 문학에의 호기심과 글쓰기의 집념이 무르익었다. “등 뒤에서 볼 수 있었던 그의 진지하며 열중하는 모습에서 책 읽기에 대한 좋은 감명을 받았던 것이다.” “시 쓰기에 열중할 수 있었던 것은 좋은 시를 읽으면서 그 시에 감동되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좋은 시를 읽는 동안에 계속 써보고 싶은 충동이 떠오른다.”
소설가 최일남은 초등학교 5-6학년 때부터 세계문학전집을 거의 독파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작문이 괜찮다는 말을 들었다. 그는 중학교 때 마구잡이로 읽고 베꼈다. “유명한 문필가의 글을 베끼는 사이 자신도 모르게 필자의 감정을 확인하는 것 같았다... 이거다 싶으면 읽다 말고 옮기는 습관을 길렀다. 마음에 드는 시는 무조건 외우기로 작정했다.”
고전은 최고의 문장으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고전을 가까이하면 최고의 작가를 멘토로 삼을 수 있다.
“글을 쓰고 싶다면, 종이와 펜 혹은 컴퓨터, 그리고 약간이 배짱만 있으면 된다.”
-로버타 진 브라이언트
나가는 말 : 지도자의 독서를 위한 제안
1) 다양한 주제들과 장르를 지속적으로 읽자.
가능한 함 지적으로 잘 준비된 사람이 되기 위해 다양한 주제들과 장르를 지속적으로 읽어야 한다.
새뮤얼 D. 리마는 『셀프리더십』에서 다섯 가지 장르를 제시한다.
전기(회고록)
현시대 문제를 다루는 책
전문분야 발전을 다루는 책
기독교고전
현대기독교 사역
특히, 전기는 지도자에게 가장 교훈적이고 유익하다.
지도자가 영성을 유지하고 신앙을 성장시키는 데 있어 신앙위인의 전기를 읽는 것은 성경을 읽는 것 다음으로 유익하다. 전기를 읽으면 하나님에 대해 더 깊이 알 수 있고, 그들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것을 읽으면 신앙위인들이 문제를 해결했던 방법을 참고해서 내 문제를 해결하는 실마리로 삼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익하다. 『영적 지도자 만들기』의 저자 로버트 클린턴 교수의 말에 따르면, 많은 위대한 지도자들이 다른 사람들의 경험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복음주의를 대표하는 제임스 패커도 말하기를 “청교도 거인들의 교훈과 모범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했다.
물론 제한된 시간에 모든 분야를 다 섭렵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하지만 그런 노력이 결실을 맺을 때, 지도자의 정신세계는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2) 지식의 촘촘한 그물망을 만들자.
“책과 책 사이에는 그물로 연결된 조직이 있다.
책은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책과 책 사이의 상호관계로 존재한다.
책은 항상 다른 책과 관계하고, 다른 책을 인용하고,
다른 책을 통해서 존재한다...
중세인들은 책은 새로운 생각과 정신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건물 위에 돌멩이 하나를 더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거인의 어깨 위에 앉은 난쟁이”(샤르트르의 베르나르)라는 생각이었다.”
3) 독서계획을 세우고 독서모임을 만들거나 참여하자.
교회 지도자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 성도 중에는 책을 좋아하고 독서 운동에 공감하는 이들이 있다. 이들을 적극 참여시켜 교회문고나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고 독서클럽을 만들어 책 읽는 분위기를 만들어 갈 수 있다.
21세기는 급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에 대응하려면 교회 지도자가 인문고전에 익숙한 교양을 바탕으로 성경적 비전과 바른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부록]
목회자를 위한 독서 계획 세우기
“책은 이 세계의 귀중한 재산이며 모든 세대와 모든 민족들의 고귀한 유산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한 권의 책을 읽고 자기 인생의 새로운 기원을 마련했던가! .··· 독서를 잘하는 것, 즉 참다운 책을 참다운 정신으로 읽는 것은 고귀한 ‘운동’이며, 오늘날의 어떤 운동보다도 독자에게 힘이 드는 운동이다. 책은 그것이 처음에 쓰였을 때와 마찬가지로 의도적으로 그리고 신중히 읽혀져야 한다.” - 헨리 데이빗 소로우(1817-1862)
기독교는 책의 종교요 기독교의 역사는 책의 역사다. 교회사를 살펴볼 때, 책은 교회개혁과 부흥의 도구, 고난 중에 있는 성도의 위로자, 그리고 진리를 찾는 자들의 안내자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기독교고전과 양서는 영적 지도자에게 마르지 않는 지식과 지혜의 원천이 되어주었다.
영적 지도자들은 공통적으로 독서가 영적 성장과 성숙에 이르는 길이라고 증언한다. 지도자는 남보다 한 발 앞서 가는 자이다. 지도자는 독서를 통해 지식과 지혜, 현실에 대한 통찰, 그리고 미래를 내다보는 안목을 갖게 된다. 목회자가 영적 지도자로서 꾸준히 책을 가까이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독서계획과 체계적인 독서
순서나 체계, 내용에 관계없이 아무것이나 마구 읽는 ‘남독’도 책읽기의 한 방법이기는 하다. 하지만 목회자 본인에게 맞는 독서계획에 따라 체계적으로 읽는 것도 지혜로운 선택이 될 수 있다.
조선시대 대학자 율곡 이이는 후학 교육을 위해 『격몽요결』을 썼는데, 이 책을 보면 동양 고전을 익히는 데 도움을 주려고 체계적 독서를 제안하였다. 말하자면 체계적인 배움을 위해서는 순서와 난이도에 따라 읽어야함을 보여준다고 하겠다. “먼저 『소학(小學)』을 읽어 부모를 섬기고, 형을 공경하며, 임금에게 충성하고, 웃어른에게 순종하며, 스승을 높이고, 벗과 친하게 지내는 도리를 하나하나 자세히 음미하여 힘써 행해야 한다. 그다음에는 『대학(大學)』및 『대학혹문(大學或問)』을 읽어서, 이치를 궁구하고 마음을 바르게 하며, 몸을 닦고, 사람을 다스리는 도리를 하나하나 참으로 알아내어 이를 실천하여야 한다.”
율곡에 따르면, 그다음에는 『논어(論語)』, 『맹자(孟子)』, 『중용(中庸)』, 『시경(詩經)』, 『예경(禮經)』, 『서경(書經)』, 『주역(周易)』, 『춘추(春秋)』를 읽어야 한다. 그 후에는 송(宋)나라 때의 선현(先賢)들이 지은 『근사록(近思錄)』, 『가례(家禮)』, 『심경(心經)』과 같은 서적과 그 밖의 성리학설을 틈틈이 정독하기를 권하였다.
그리고 남은 힘으로는 “역사서를 읽어 고금의 일과 사건의 변천에 통달하여 식견을 길러야 한다.”고 했고, “이단(異端)이나 잡다한 류의 바르지 못한 서적은 잠시라도 펼쳐 보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계했다.
일반 독자가 본인의 수준에 따라 또는 관심사에 따라 책을 읽어나가듯이, 목회자는 각자의 목회철학과 관심사에 따라 체계적인 독서 계획을 세울 수 있다. 인문고전이나 신학고전 뿐 아니라 문학고전과 당대의 명저와 베스트셀러에도 목회자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체계적인 독서를 정의 한다면, 그것은 정선된 양서를 제한된 시간 안에서 읽기 위해 일정한 목표를 세우고 실천하는 독서라고 말할 수 있다. 그 목표에는 목회자가 관심을 갖고 있는 주제와 저자 등이 반영될 수 있을 것이다.
체계적인 독서의 유익
체계적인 독서에는 어떤 유익이 있는가?
첫째로, 체계적인 독서는 시간 관리에 있어서 독서와 관련한 우선순위를 정하게 된다. 지금은 시(時)테크 시대이다. 시간 관리는 자기관리의 핵심 부분이다. 독서를 하기 위한 시간 관리는 목회자의 우선과제이다. 시간 관리는 사실상 ‘우리 자신’을 관리하는 일이다.
목회자는 삶의 목표와 원칙에 비추어 우선순위를 세워야 한다. 체계적인 독서는 분명한 목표를 세우고 구체적 실천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둘째로, 체계적인 독서는 전략적 책읽기를 위한 동기부여를 해준다. 목표가 있을 때 동기부여는 가능하다. 매달의 목표, 일 년의 목표 또는 삼년 내지 십년의 장기 독서계획을 세운다면 책읽기를 위한 강한 동기부여가 이루어질 것이다.
셋째로, 체계적인 독서는 검증된 양서와 본인에게 맞는 적서를 신중하게 구비하는 데 도움이 된다. 본인이 독서하는 이유와 목적, 그리고 추구하는 가치를 분명히 할 때 책을 선별하는 안목도 생긴다.
이재철 목사(한국기독교선교100주년기념교회)는 자신만의 책 고르는 법에 대해 “야구 선수에게는 선구안(選球眼)이 생명인데, 좋은 선구안은 절로 생겨나지 않고 각각 다른 투수들의 수많은 공들을 직접 경험해 보는 ‘다다익선(多多益善)’ 밖에 없다”고 말했다. 분명한 목표를 갖고서 체계적인 독서를 해나갈 때, 우후죽순처럼 나오는 책들 중에 자신에게 유익한 책을 선택하는 능력도 커질 것이다.
독서 계획이 왜 필요한가?
목회자의 시간은 제한적이고, 읽어야 할 책은 그 앞에 만리장성처럼 놓여 있다. 목회자는 아무 책이나 읽을 시간이 없다. 시간의 한계가 있기에 계획에 따른 독서가 필요하다. 따라서 백금산 목사(예수가족교회)는 ‘평생 독서의 스케줄’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목회자는 독서의 균형의 맞추기 위해서 독서계획을 세워야 한다. 영적 성숙의 균형은 독서의 균형과 함께 간다고 말할 수 있다. 학문적인 책만 읽거나 가벼운 실용서만을 읽는다면 그것은 균형을 잃은 독서다. 균형 있는 영성은 균형 있는 독서를 요구한다.
이를 위해 경건독서와 신학독서의 균형, 고전읽기와 신간읽기의 균형, 그리고 신앙서적 읽기와 일반서적 읽기의 균형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특별은총의 영역이건 일반은총의 영역이건 모든 진리는 하나님의 진리이기 때문이다.
목회자는 기독교적 기준점을 가지고 책을 읽기 위해 계획을 세워야 한다. C. S. 루이스는 이렇게 말했다. “새로운 책은 여전히 시험대에 올려져있고 아마추어는 그것을 판단할 위치에 있지 못하다. 유일한 안전장치가 있다면 그것은 분명하고 중심적인 기독교의 기준을 갖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이야말로 그 시대의 모든 논쟁들을 바른 시각에서 볼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C. S. 루이스는 우리가 그 기준점을 고전에서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새 책을 읽은 후 중간에 고전을 읽을 때까지 또 다른 새 책을 읽지 말라고 충고하기도 했다.
독서 계획 수립 방법
토머스 칼라일(Thomas Carlyle)은 “오늘의 참다운 대학은 도서관이다”라고 말했다. 도서관은 대학의 심장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큰 도서관은 인류의 일기장과 같다. 이것은 인류 역사에서 책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그 많은 책 중에서 일생동안 읽을 수 있는 책은 얼마나 될까? 매주 1권씩 60년을 읽으면 약 3천권을 읽을 수 있다. 교양인으로 살고자 한다면 이 정도는 읽어야 한다. 영적 지도자라면 매주 2권씩 1년에 100권 이상을 목표로 읽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독서 계획을 어떻게 세워야할까?
첫째로, 독서를 위한 시간 확보가 최우선 과제이다. 독서를 위한 시간관리가 독서 계획 수립의 첫 단계이다. 시간을 낭비하면서 독서 시간을 확보할 수는 없다. 우선순위가 없는 사람, 과거나 미래에 대한 쓸데없는 생각에 잠기는 사람, 회의준비가 부족한 사람, 우편물 처리를 요령 있게 못하는 사람, 스케줄을 잘못 만드는 사람, 책상에 잡동사니를 쌓아놓는 사람,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 잘 잊어버리는 사람, 그리고 너무 많은 계획을 세우는 사람은 시간을 낭비하는 사람이다. 지식도 영감도 주지 못하는 책을 읽는 것도 시간낭비다!
둘째로, 실현가능한 독서계획을 구체적으로 세워야 한다. 목회자는 설교 계획, 영성 계발, 목회적 필요 등의 관심사에 따라 읽어야 할 책의 목록을 만들 수 있다. 인문고전이나 인물전기 읽기에 일정한 기간을 투자할 수도 있다. 시간대별로 다양한 책읽기를 시도해볼 수도 있다. 새벽에는 성경을 읽고, 오전에는 신앙서적이나 목회 관련 도서를 읽고 오후에는 실용서를 읽는 것이다. 취침 전의 15분 독서도 좋은 습관이 될 수 있다.
셋째로, 독서 지침서의 도움을 받는다. 시중에는 독서 동기를 부여하는 책과 독서 기술을 다룬 책이 많이 있다. 백금산 목사의 『책 읽는 방법을 바꾸면 인생이 바뀐다』는 독서법에 관한 좋은 입문서이다. 독서기술의 기본기를 안내해주는 책이다. 또한 데이비드 매케너의 『영적 성장으로 가는 즐거운 책읽기』는 ‘3년간의 독서계획’, ‘기독교 고전 읽기’ 등을 다루고 있다. 부록에서는 다양한 추천도서와 권장도서 목록을 소개하고 있어서 독서계획을 세우는데 큰 도움이 된다.
넷째로, 권장독서 목록을 참고한다. 물론 100% 완벽한 필독서 목록을 기대하지는 말아야 한다. 책읽기는 일종의 탐험이다. 이미 길이 나있는 길을 따라가기도 하지만 길 없는 숲 속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책의 숲 속에서 새로운 책을 소개받는 것은 큰 기쁨 중 하나다. 좋은 책속에는 종종 여러 권의 양서가 숨어있다. 물론 기존의 권장도서 목록 중에는 값진 것도 있다. “크리스차니티 투데이”지가 선정한 20세기의 위대한 책 목록은 매우 유용한 목록이다. 그 목록 중에서 독자는 C. 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 디트리히 본회퍼의 『옥중서간』,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 아브라함 헤셸의 『예언자들』,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 몰트만의 『십자가에 달리신 하나님』, 앤더스 니그렌의 『아가페와 에로스』같은 명저들을 발견할 수 있다.
독서 계획을 세울 때는 독서 목적, 독서 분야, 읽을 책, 독서 방법 등을 고려해야 한다. 실학자 다산 정약용은 전남 강진에서 유배 생활을 할 때 두 아들에게 부친 편지글에서 독서계획에 관해 언급했다.
“새해가 밝았다. 신년을 맞는 사대부는 반드시 마음과 행동을 새롭게 한다. 나는 어렸을 때 연초에 1년 동안의 독서계획을 세웠다. 지금까지 너희에게 편지로 독서를 장려했다. 그런데 너희는 책을 읽으면서 생긴 의문이나 궁금증, 역사에 대한 논란거리에 대해 단 한 번도 물은 적이 없다. 어째서 너희는 내 말을 허투루 듣는다는 말이냐.” 그는 독서 목적에 따라 독서 계획을 세워 실천했다.
독서계획을 세울 때 책 선택의 기준을 자신의 문제에 맞출 수 있다. 시작은 자신의 문제에서 출발했을지라도 점차적으로 독서의 지평을 넓혀가야 한다. 그래야 책읽기의 자기 한계가 극복된다.
독서 계획의 실천
그러면 독서 계획을 어떻게 실천에 옮길 것인가?
첫째, 독서 계획 내용을 출력해서 눈에 띄는 곳에 붙여둔다. 매일 볼 수 있는 곳에 붙여두면 좋다.
둘째, 자신의 독서목표를 주위에 알린다. 자신의 블로그에 1년 100권을 목표로 하는 내용을 알리고, 정기적으로 읽을 책을 소개한다. 독서 발췌와 간단한 내용 소개를 올릴 수도 있다. 독서감상문이나 서평에 도전해보는 것도 권하고 싶다. 필자는 한 월간지에 10여 년 동안 북리뷰를 연재한 적이 있다. 책의 종류나 분량에 관계없이 A4 4매 분량으로 정리했다. 책 한 권의 핵심을 요약하는 훈련은 주제 파악과 내용 이해에 큰 도움이 되었다.
셋째, 독서를 하다가 감동이 되는 부분, 마음에 울림이 있는 이야기는 갈무리해둔다. 필자는 인상 깊은 구절이나 내용을 주제별로 컴퓨터에 입력하고 있다. 이 자료는 설교와 글쓰기에 큰 도움을 준다.
넷째, 독서를 통해 얻은 정보와 감동을 공유한다. 목회자 독서모임을 만들고 함께 책을 읽으며 그 유익은 배가될 것이다. 하늘기쁨교회(경기도 안산시) 장석환 목사가 중심이 되어 13년째 매주 월요일 아침에 독서모임을 갖는 목회자들이 있다. 이제는 여러 지역에서 120여명의 회원이 함께 책을 읽고 나눈다.
다섯째, 설교 중에 감동받은 책을 소개할 수 있다. 교회 주보에 책을 소개하는 글을 실을 수도 있다. 읽은 책 중에서 교인들과 공유하고 싶은 부분을 교회 홈페이지나 개인 블로그에 소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목회자는 폭넓은 독서를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것이 사색의 폭을 넓혀주고, 설교의 눈높이를 성도들에게 맞추고, 그들과 접촉점을 찾게 만드는 데 유익하기 때문이다. 목회자의 독서생활은 그 자신의 삶과 사역뿐만 아니라 신자들의 의식과 행동에 어떤 모습으로든 영향을 미친다. 목회자의 독서성향과 독서의 질과 양은 한국교회의 성숙도를 측량해 볼 수 있는 중요한 가늠자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목회자가 무엇을 어떻게 읽느냐 하는 문제는 목회자 개인의 지적 선호의 문제로 그치지 않고 교회 공동체의 질적 성숙과 관련되어 있다. 따라서 독서계획과 체계적인 독서는 목회자의 중요한 책무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약력
총신대학교 신학과 졸업(7회)
총회신학연구원 졸업(74회)
총신대학교 대학원 졸업(Th. M.)
총신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 수료
월간 창조문예 신인상 수상, 월간 아동문학 신인상 수상
전) 아가피아 독서문화센터 대표(1993-1995)
전) 국민일보 부설 사회교육센터 [파워독서능력] 과정 책임교수
전) 서울 극동방송 [신앙서적 길라잡이] 진행자
한국기독교 출판문화상 심사위원(2007년-2018년)
국민은행 <동화는 내 친구> 독후감 공모 심사위원(2010-2012)
극동방송 생활간증공모 심사위원(2010)
극동방송 독후감공모 심사위원장(2010)
전) 총신대학교 평생교육원 독서지도사 과정 운영자(2004-2016)
전) 서울신학대학교 강사
(현) 바울의 교회 글향기 도서관 담당목사
(현) 한국교회독서문화연구회(www.bookleader.org) 대표
(현) 크리스찬북뉴스(www.cbooknews.com) 편집 고문
(현) 국민일보 마이트웰브(www.mytwelve.co.kr) 고정필자(시로 만나는 하나님)
(현) 유럽 크리스천신문 고정필자
(현) 월간 신앙세계 고정필자
(현) 월간 교사의 벗 '테마독서' 고정필자
(현) 주간 크리스천투데이 인문고전 북리뷰 고정필자
(현) 주간 들소리신문 독서칼럼 고정필자
(현) 한통신문 자문위원 & 인문고전 북리뷰 고정필자
(현) 웹진 <본 헤럴드>(www.bonhd.net) 고정필자
(현) 한국기독교작가협회 고문
(현) 계간 국제문학 편집이사
저서 목회자 독서법(한언, 2006)
고전의 숲에서 하나님을 만나다(평단문화사, 2010)
기독교인이 죽기 전에 반드시 읽어야 할 책 100(팬덤북스, 2010)
우리 아이 영성을 키우는 책읽기(넥서스CROSS, 2012)
예수께 인문을 묻다(강같은 평화, 2012)
나를 단련하는 책읽기(끌레마, 2012)
기독교인의 서재(보아스, 2013)
독서가 미래를 결정한다(글샘, 2015)
기독교인이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 100(팬덤북스, 2016)
역서 기독교교육학(장로교출판사)
교회사핸드북(생명의 말씀사)
새로운 교회개혁이야기(미션월드) 외.
휴대전화 010-6334-0306 E-mail songrex@hanmail.net
홈페이지 www.booklead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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