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구텐호우 백작의 죽음에서
살아있는 불교는 살아있는 인간과 관련되어야 한다. 불교의 최대한의 힘은 죽음의 초월, 죽음에 대한 안심을 설하는 것이다. 죽음에 대한 안심이라는 것은 인간이 죽고 나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당연히 생전에 해야 하는 일이다.
일본의 국제 결혼 1호는 기름을 파는 가게의 딸 아오야마 미츠코라고 한다. 상대는 오스트리아 공사 하인리히 쿠텐호우 백작이며, 1892년의 일이다.
쿠텐호우가 가진 보해미와의 땅은 아침에 마차로 출발하여 저녁이 되어도 벗어나지 못할 정도로 광대했다. 구텐호우 백작부인이 된 미츠코는 7명의 아이를 둔 어머니가 되었다. 그런데 결혼 생활은 불과 14년 만에 끝이 났다. 46살에 남편이 사망했기 때문이다.
몇 명의 자녀의 말을 들으면 어머니는 그때까지 유리 상자 속에 들어가 있는 것 같았다고 한다. 의지가 없는 인형과 같은 사람이었으나 남편이 사망한 후 사자처럼 분연히 일어서서 그 광대한 토지의 관리자 역할을 훌륭해 내었다 한다.
하인리히는 1906년 5월 14일 평소처럼 5시에 일어나서 정원을 산보한 후 집에 돌아왔을 때 가슴에 통증을 느꼈다.
소파에 쓰러져 있는 주인을 보고 놀란 하인이 말했다.
"사모님을 깨워 올까요?"
"아니다. 아내의 잠을 방해하지 마라."
"그럼 의사를 부를까요?" 여기에 대답한 구텐호후 백작의 말이 인상적이다.
"아니다. 신부를 불러달라."
그후 얼마 지나지 않아 구텐호우 백작은 죽고만다. 자기가 조금 후에 죽는다는 것을 알고 신의 말을 듣고 안심하며 죽음에 임했다고 한다.
출처: 『죽음은 인생의 끝이 아니다』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