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재민아?? 왜그래?? 어디아파??? 재민아!!!"
호영이 눈을 떳을때 재민은 무척 괴로워하는 얼굴로 아까 먹었던 음식들을 모두 뱉어내고 있었다.
"재민아...아..얘가 왜이러지.?? 재민아..!!!"
호영이 벌벌 떨며 괴로워하는 재민이의 등을 두들겨주었다.
"우앙~~~!! 욱......하아..하아..."
재민이의 숨이 점점 가파오르는 듯하다.
이젠 얼마나 괴로운지 울지도 않는다.
무서워...
재민이...죽는건가..??
아니야..이 바보같은 손호영..
재수없는 소리좀 작작해..
그런데..왜 이러지..??
모르겠어..
그냥..
그냥..
무서워...
무서워...!!!!!!!
호영이 비틀비틀 거리며 거실로 달려가 전화 수화기를 들고 버튼을 천천히 꾹꾹 누른다.
[여보세요..]
수화기 너머로 계상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보세요..하는 목소리가 호영을 얼마나 안심시키는지..
호영의 뛰고 있는 가슴을 얼마나! 진정시키는지..
"......"
계속 흘러나오는 눈물이 호영이 말을 할수 없게 만들었다.
[여보세요.빨리 말씀하세요..전화 끊습니다..]
"...흑...흑..계..계상아..."
수화기를 내려놓으려는 찰나에..호영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계상의 귀에 꽂힌다.
[호..호영이.?? 호영아!! 왜그래..?? 너..울어.???]
텔레비젼을 보고 있던 태우도 계상의 말에 고개를 돌려 바라본다.
"으..계상아..재민이가 이상해...아픈가봐..계속 토하구..나..나..무서워서..아무것도 못하겠어...어떡해..."
[....알았어..내가 지금 금방 갈테니깐 너는 너대로 응급처치라던가..뭐 그런거 좀 해봐..!!!]
"나..무서워..아무것도 생각이 않나.."
[...손호영...너 양호선생님이야..이럴때 니가 더 침착해야 한다고!! 내가 금방 갈께..]
"으응..."
달칵..
"야?? 호영이한테 무슨일 생겼대..??"
"...나 호영이네 갔다올께.."
"그..그래."
계상의 낮은 톤의 목소리에 아무것도 물어보지 못했다.
무슨! 일이든 늘 침착했던 계상인데..
너무 급해 보이는 그의 표정에..
아무것도 물어보지 못했다.
그냥..무슨일이든지..
난..
윤계상..널 믿는다..
뭔지는 몰라도..
잘 해내라..윤.계.상..
"호영아!!!!"
"........"
차오르는 숨에 괴로워하는 재민이 옆에 아무 초점이 없이 멍하니 앉아있는 호영이 계상의 눈에 들어왔다.
계상은 얼른 들어가 재민이를 안았다.
그리고 호영에게 다가갔다.
"손호영..정신차려!!! 손호영!!!"
"....재민이....재민이......."
"그래!! 얼른 병원에 데려가야해!! 아니다..얼른 구급차좀 불러봐..."
"....재민이...재민이........"
호영이 너무 놀랬는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계속 재민이만 불러댄다.
그런 호영이 답답하기만 한 계상..
호영의 어깨를 흔들며 소리를 지른다.
"손호영!!! 야!! 정신차려!!!!!! 손호영!!!!!"
"...."
철썩..
기어코 계상의 손이 호영의 뺨을 내리쳤다.
"...??"
"손호영...잘들어...너..양호선생님이야...내가 구급차 부를테니깐..재민이..응급처치..같은거..뭐 그딴것 좀 해봐...안그럼..재민이 죽는다..얼른..!!!!"
"...계상아?? 아..알았어!!!!"
호영이 이제야..정신을 차렸는지 화장실에서 뜨거운 물과 수건을 가져와 재민이의 식은 땀을 닦아주며 배를 어루만져준다.
얼마후..
계상이 부른 구급차가 호영의 집앞에 도착했다.
구급대원들이 재민이를 태우고..
호영과 계상도 같이 구급차에 올라탔다.
성주병원...
재민이 응급실로 들어갔다.
호영과 계상은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얼마나 무섭고..두려웠을까..
호영의 가녀린 어깨가 바들바들 떨고 있다.
그리고 손마저도...떨고 있다.
자신 스스로 추스리려고 하는지..
두손을 꽉 쥐고 있다.
"호영아..내가 있잖아...떨지마..괜찮아질꺼야..아무일 없을꺼야..."
".....응...."
계상의 한마디..한마디가..
그의 조용한 목소리가..
그의 따뜻한 체온이..!
호영을 안심시키고 있었다.
#65
"박재민군의 보호자분..??"
"아!! 저희예요.."
응급실에서 의사로 보이는 중년의 남자가 나오더니 호영과 계상을 불렀다.
"아..아주 어린애기인데..뭐 먹인거예요??
상한 음식을 잔뜩 먹이신거 같은데...급성식중독입니다. 보통 성인들도 힘들어하는데 애기가 얼마나 괴로웠겠어요.
그나마 집에서 응급처치도 해주시고 금방 병원에 데려오셔서 정말 다행입니다.
주사 좀 맞고 약 갖고 가셔서 안정을 취해주시면 금방 괜찮아 질껍니다.
다음부턴 조심하셔야 겠어요.
애기 엄마,아빠가 아직 어려서 잘 모르시나 보네요.^^
다음부터 조심하세요.^^"
"예????"
"그럼.."
"아..네..감사합니다.."
의사의 말을 듣고 긴장이 풀렸는지 호영이 털썩 주저 앉는다.
"호영아...괜찮대...."
"으응....정말 다행...다행이야..."
"근데..우리..부부로 보이나봐...엄마,아빠라니..^^"
"/////////"
이런 상황에 역시 그의 태평함..! .
엄마,아빠라는 말에 번뜩였던 계상이었다.
호영의 얼굴이 점점 달아오름을 느꼈다.
계상이 호영을 일으키며 재민이 있는 병실로 가려고 하자..호영이 뒤에서 계상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응..?? 왜그래..??"
계상이 고개를 돌려 호영을 바라보았다.
"고마워....정말...그리고...미안해...."
"정말..?? 진심이야..??"
진심이냐는 계상의 물음에 호영이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호영의 귓가에 입을 갔다 대는 계상..
뭐라고 작게 속삭인다.
호영의 얼굴이 더 빨갛게 달아올랐다.
"야!! 윤계상!! 너 진짜 장난 칠꺼야..??"
"쿡쿡.."
계상과 호영은 재민이에게 주사를 맞히고 약을 챙겨 집으로 돌아왔다.
한결 나아진 재민이가 아까와는 다르게 편안한 얼굴로 잠이 들었다.
"호영아..나 여기서 자고 갈래.."
"응?? 그래..."
"아까 했던말....빨리 실행해야지...^^"
"응???"
[호영아..그렇게 미안하고 고마우면....나중에 몸으로 갚아! ...^^]
-0-;;
#66
"자..재민아..아~~해봐..."
호영이 재민에게 약을 먹이려고 숟가락으로 물약을 떠서 재민이 입에 갖대 댄다.
아~~라는 소리에 곧 재민이 입을 벌린다.
"옳지,,,삼켜..^^"
"으...."
약이 쓴탓일까..
재민의 표정이 많이 일그러진다.
"재민이 목욕할까..??"
"으에~~!"
"그래..그래..목욕하자..^^"
목욕하는 것을 유난히 좋아하는 재민이..
워낙 물을 좋아하는 탓인지 목욕하자고 하면 날뛰는 재민이였다.
호영이 재민이를 안고 욕실로 들어갔다.
그러자 계상이 따라들어온다.
"어라?? 야~~너 너가!!! 나도 목욕할꺼란 말야~~"
"싫.어"
"윤계상~~~~~~!!!!!"
이젠 아예 문앞에 앉아버렸다.
뭐야..이 사람..화났나..??
허긴..
화날 만도 허지..
방학 내내 놀지도 못하고 이 녀석만 봤으니..
에휴..
"계상아..화난거야..??"
"왜?? 목욕이나해.."
이사람..
드디어 미쳤군...
당신이 있는데 목욕을 어떻게 하나???
제정신이 아니야..
계상은 무표정 상태로 정면을 바라보며 눈도 껌뻑이지 않는다.
"계상아..왜 그래~~~~~ 응???"
에잇..애교작전이닷...-.-++
"야!! 몰라서 물어?? 우리 내일이 개학이야!!! 방학 내내 애만 볼꺼야??? 어?? 한번쯤은 나가서 놀아야하는거 아니야???"
"......."
호영이 재민을 안고 선생님께 혼나는 학생처럼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삐쭉 내민다.
그래도..
내일이 개학이라서 준비할게 많은데..
놀러갈 시간 없는데..
어떡하지..??
"아!! 계상아!! 그러면 오늘 우리 셋이 파티를 하자~~^^"
"파..파티..??"
계상의 눈이 약간 풀린듯..
호영이 이때다! 하고 계속 말한다.
"응!! 빨리 우리 장보러 가자..그리고 먹을 꺼 많이 해서 파티 하자..오늘 곧있음 신원형도 돌아올테니깐..태우도 부르면 좋고..어때???"
"....조..좋아..."
"그래!! 빨리 마켓에 가자..!!"
재민이를 ? 횬?호영과 계상이 시장바구니를 들고 동네에 있는 마켓에 갔다.
야채칸에서 야채를 고르고 있는 계상과 호영에게..
한아주머니가 다가와 조심스레 물었다.
"어머..애기가 이뿌기도 해라..애기 엄마를 쏙 빼닮았네..^^"
헉..
"아..저기..그게..읍"
호영이 변명..아니 사실을 말하려 하는 순간..
계상이 갑자기 호영의 입을 막아버렸다.
"아..네..고맙습니다..실은 어제 이사 왔는데..우리 마누라좀 잘 부탁드릴께요..^^"
"네..그러셨군요..젊은 사람들 같은데..결혼을 빨리 했나봐요.."
"네..제가 졸랐죠..뭐..^^"
"어머..말씀도 재밌게 하시네....호호호호.."
아줌마가 실컷 웃고 가버렸다.
멍해있는 호영이 아줌마가 떠나자 계상에게 따지기 시작했다.
"야!! 내가 왜 니 마누라야?? 나 남자라고..왜 다들 날 여자로 보는건데..ㅠ.ㅜ"
"아유..우리 마누라 속상했나 보네...빨리 장보고 들어가서 달래줘야지...ㅋㅋㅋ.."
계상이 뾰루퉁해있는 호영의 볼을 톡톡 쳐가며 화를 돋구었다.!
집으로 돌아온 그들..
호영은 여전히 시큰둥해있고..
계상은 뭐가 그렇게도 좋은지 아까부터 얼굴에 미소가 떠나질 않는다.
호영은 요리로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온갖 재료를 다해 여러 음식을 만들었다.
얼마후에 신원과 태우가 집으로 찾아왔고 호영의 맛있는 요리를 먹고 있다.
"이야..호영아..너무 맛있다..이거 진짜 전부 니가 한거야??"
"그럼..^^"
호영이 자랑스럽게 웃는다.
"내일이 개학이네..빠르기도 하다...에휴.."
"그러게.."
"난 개학이라서 좋은데..??"
아쉬워하는 호영과 계상을 향해 웃으며 말하는 태우..
"왜?? 어째서??"
계상이 이해가 안간다는듯 묻자..태우가 신원을 바라본다.
"덴지랑 함께 공부할수 있자너..^^"
"^^"
신원과 태우가 서로 바라보며..
그 유명한..
사랑하는 연인끼리의..
눈으로의 대화..를 나눈다..
민망한지 중간에 껴서 고개를 숙이고 음식을 먹고 있는 호영과 계상..! 그리고 재민이다.
모두 즐거운 저녁식사를 하고 잠을 이루고 있는데..
새벽에 반가운 손님이 찾아온다.....
#67
[띵동..띵동...]
"으움...누구야!! 이시간에..."
[띵동..띵동...]
계속 울리는 초인종 소리에 계상의 팔에 휩싸인 호영이 부시시 일어나 눈을 비벼가며 현관으로 나갔다.
"어?? 누나?? 형??"
"호영아..우리 재민이 데릴러 왔어..^^"
호영의 눈앞에 보이는 두 사람..
여행을 끝내고 돌아온 준형과 혜린이었다.
뭐가 그리 행복한지 밝게 웃고 있는 둘이었다.
오랜만에 보는 다정한 둘의 모습이라 호영도 기뻤긴 마찬가지였다.
"응..지금 데리고 가려고??"
"그래..너무 오래있었잖아..미안해서..자 이거 여행기념 선물이야..^^"
"아?? 뭐..이런걸...아..아무튼 고마워..."
"그래..자~~ 재민이는 어디서 자고 있나..??"
혜린이 재민을 찾으러 호영의 방에 들어갔다.
"어라?? 윤계상..?? 얘가 왜 여기서...."
자고 있는 재민을 조심히 안고 나오는 혜린이 호영에게 다가가 물었다.
"저기..쟤 계상이 아니야..??"
"응...맞! 아..왜??"
"쟤가 왜 호영이 방에서 자고 있지..??"
"아../////"
호영의 얼굴이 달아오르더니 눈치 빠른 준형이 혜린을 이끌고 돌아가려고 한다.
"호영아..고맙다..니 덕분에 혜린이랑 여행..다녀올수 있었어..내일부터 출근해야 하니깐 얼른 들어가서 쉬어."
"아..응...잘가...^^"
철컥..
"휴..재민이 얼굴..이젠 못보는 건가..?? 많이 정들었는데...후후..제주도에 다녀왔나..?? 웬 돌하르방..??"
호영의 손에는 작은 돌하르방이 쥐여있었다.
드디어!!
개학날이 다가오고...
학생들..선생님들..
모두 설레는 맘으로 새학기를 맞이했다.
호영은 여전히 쓸쓸히 썰렁한 양호실을 지키고 있었다.
#68
[띵동..띵동...오늘은 개학식 및 애국조회가 있는 날입니다. 모두 운동장으로 나와주시기 바랍니다.]
방송을 들은 아이들이 운동장으로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했다.
반이 바뀌어서일까..
학? 壎?모두 어색해 하는 모습이 보였다.
준형은 학생들 하나하나 모두 지켜보았다.
자신의 친한친구가 있는 반에 가서 떠들고 있는 아이..
새 반에 들어갔지만 친한 친구가 없어 혼자 서있는 아이..
지켜보는 가운데 애국조회와 개학식이 시작되고..
"다음은 교장선생님 훈화 말씀이 있겠습니다.모두 차렷! 경례!!"
학생들의 머리가 준형에게 숙으려지고 이내 준형도 고개를 숙여 학생들에게 인사를 하고.
"학생여러분..방학 잘 지냈어요??"
"네~~~"
"네..저도 요번 방학은 짧지만 아주 뜻깊은 방학이었답니다."
"참내..애 맡기고 부인이랑 여행다녀 오니깐 뜻깊지..애 본사람은 어떤데..쳇.."
계상의 입술을 내밀며 투덜투덜 댔다.
"여러분..제가 지금 여기서 보니까 반이 너무 뒤엉켜서 학생들 모두 어색해 하는것 같은데요..그래서 방금 생각낸건데..."
"....."
준형이 방금 생각해 냈다는건..
학생이건 선생이건 겁을 먹게 했다.
무슨말을 할지 모르니깐..
무슨일을 꾸며내고 있는지! 모르니깐..
준형은 다른 학교 교장과 달랐다.
때론 엄하고 무섭지만 때론 학생들의 형이라고 부를만큼 친근했다.
선생님보단 형이라는 말을 더 좋아하는 준형이었다.
학생들,선생들 모두 준형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었다.
"아..그래서..새로 만난 친구들과 친근감도 생길수 있고 협동심도 기를수 있도록 체.육.대.회를 실시하겠습니다."
"네에???????????"
새학기부터 이게 뭔일이냐..
아직 1학기 교육도 시작이 안된 이 시점에서..
웬 체육대회..??
역시 다른 교장과는 다른 준형이었다.
"말씀드린 그대로예요.종목별로 해서 체육대회를 실시하겠어요.물론..!! 상품도 있습니다.^^"
"와아~~~~~~~~~~~~~~~~~~~~~~~~~~~~"
어떤건지도 모를 상품인데..
그냥 상품이라니깐 좋아하는 아이들이었다.
"체육대회는 연습기간이 좀 필요할테죠. 체육시간과 방과후를 이용해서 1주일을 드리겠습니다. 너무 잘하면 곤한하니까요. 정확히 1주일 후에 체육대회를 실시하겠습니다. 모두 분발해주세요. 이상입니다."
애국조회와 개학식이 끝나고 학생들 모두 교실로 돌아갔다.
계상과 태우역시 교실로 올라갔고 얼마후 신원이 들어왔다.
요점만 간단히 말하는 신원..
"여러분..앞내용 모두 생략하겠습니다. 이건 선생님들과도 자존심이 걸린 거예요. 체육대회!! 1등하십시오..알았죠??? ^^"
그의 웃는 얼굴과 하는 말은 매치가 잘 안되는 일이었다.
"1등하면 푸짐한 상품이 기다리고 있어요. 당장 오늘부터 연습하도록 하죠. 일단 학생이 많으니깐 3개조로 나눠서 연습하죠.... "
신원 나름대로 학생들과 하나가 되어 조를 편성한후 계획을 짜내고 있었다.
"그럼 오늘은 1조부터 연습 시작할테니 방과후에 남아주세요. 자! 아침 조회 끝!!!"
신원이 출석부를 들고 교실을 나갔다.
학생들 모두 웅성웅성 거리기 시작했다.
한 학생의 말소리가 태우 귀에 거슬리게 했다.
"야..저 선생님..진짜 마음에 들지 않냐?? 시원시원하고..얼굴도 이뿌장하게 생기고..그치??"
"...........야....너 한번만 더 지껄이면 그날로 인생끝이다! ...........-_-++"
"허..헉...아..알았어..."
학생이 태우의 큼직막한 덩치와 가라앉은 목소리에 쫄아 슬슬기며 다른반으로 가버리는 듯했다.
"곰팅..그렇게 화나냐???"
"당연하지!! 너도 호영이가 그러면 무지 화내면서.."
"그래..나도 니맘 안다...^^"
"알아주니 고맙구나 친구야~^^*"
수업이 끝나고 3학년 7반 1조.
6명과 신원이 운동장으로 모였다.
개학식이라서 그런가..??
연습하려고 남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야!! 이것 참 다행시럽다. 일단 농구로 몸을 풀까?? 자 편을 어떻게 짤까??"
"저랑 태우랑 혁이랑 한팀 먹을께요."
"좋아..자 그럼 시작하자!! 삑!!!!!!"
신원의 호루라기 소리로 6명의 농구 시합이 시작됬다.
호영이 어디선가 들려오는 호루라기 소리에 고개를 돌여 창밖을 바라보았다.
6명이 농구를 하고 옆에서 신원이 코치를 하는 모습이 호영의 눈에 들어왔다.
호영은 창문턱에 기대 그들이 연습하는 모습을 바라보았? ?
아니..계상이 진지하게 연습하는 모습을,,,
"아!! 아깝다..넣을수 있었는데..어?? 계상아!! 막아!!그렇지~~~~~~~! 넣어!! 넣어!! 골인~~~!! 나이스~~!!^^"
혼자 즐거워하는 호영이었다.
"어?? 또 안들어갔네..?? 어라?? 윤계상..왜 그렇게 못넣어??? 답답해....."
호영이 아까부터 계속 골을 못 넣고 있는 계상이 답답한지 양호실을 나와 구령대에서 소리쳤다.
"윤계상~~!! 화이팅~~~!!"
"헉..헉..어?? 호영이?? 헉..헉..."
호영의 소리에 계상이 이마에 흐르고 있는 땀을 닦으며 구령대에서 팔을 흔들고 있는 호영을 바라보았다.
나머지 사람들도 멍하니 바라보았다.
"열심..헉..맞다..나..난 선생님인데...헉..."
호영이 빨개진 얼굴을 어루만지며 쏙 들어가버렸다.
"후후..귀엽다..."
"윤계상!! 패스~!!"
"어?? 윽..."
호영만 바라보고 있던 계상..
뜬끔없는 태우의 패스에 얼굴로 농구공을 받아버렸다.
계상의 코에 피가 나기 시작했고 얼른 양호실로 뛰어갔다! .
코피때문이 아니라 호영때문이겠지..
남은 사람들이 갑자기 일어난 일에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자..우리 연습은 여기까지 하자.."
신원이 연습을 끝마치려는듯 했다.
"네..안녕히 계세요."
"그래..수고 많았다.^^"
결국 몸풀기로 했던 농구 시합으로 연습이 끝났다.
"으휴..공을 제대로 보지 않고 뭐했어..?"
"너 보고 있었어..."
"진..진짜??? 이..바보야!! 나는 들어왔는데 왜 계속 보고 있어~~ 그니깐 코피 터지는거 아냐..이 바보야.."
계상이 갑자기 호영을 와락 안았다.
"어?? 왜그래???"
"날 바보라고 부를수 있는건....너뿐이다...."
"/////"
*
*
*
학생들 모두 본격적인 연습에 들어갔고..
드디어..
체육대회가 열렸다..!!!
#69
오늘은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렸던 체육대회 날이다.
학교는 하늘높이 펄럭이고 있는 만국기로 휩싸여 있고,
학생들은 흰색으로..선생들은 회색으로..!
체육복을 입은후 모두 운동장에 모여있다.
개막식을 하려나 보다..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있겠습니다."
준형이 구령대로 나와 마이크를 잡는다.
"학생여러분..드디어 체육대회날이 다가왔습니다.
먼저 이번 체육대회는 다른 체육대회와는 다르게 모든 학생들이 한명도 빠짐없이 참여하는 것으로 계획했어요.
그러니 한명이라도 참여하지 않을 학생은 없을껍니다. 그리고 선생님들까지 참여할겁니다.
선생님들도 분발해주시기 바랍니다.
아..그리고 상품은..."
과연..
상품은..
학생들 모두의 시선이 준형에게 쏠린다.
"여러분 학교 앞에 있는 분식집 자주 가죠..??"
"네에!!!"
"그 분식집 아주머니께서 이번 체육대회를 후원해주셨습니다. 그래서 상품은.."
갑자기 웬 분식집..?
설마..?
"또래 분식집 두달 무료 이용권 2매를 드리겠습니다!!"
"우와~~~"
학생들 모두 잘 가는 분식집이라 두달동안 모든것을 공짜로 먹을수 있다는 생각에 기뻐서 함? 봉?지른다.
"자!! 체육대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준형의 말이 끝나고 체육대회가 열렸다.
벌써 봄이 왔는지,,날씨도 아주 맑고 화창했다.
선생님들은 한 경기를 맡아서 심판을 보고 있다.
호영은 구령대에 있는 준형 옆에 앉아 혹시라도 다치는 학생이 오면 치료해 주었고, 준형은 학생들을 지켜보았다.
계상과 태우는 경기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신원은 씨름 경기를 맡았는데 모래 먼지를 너무 마셨는지 목이 컬컬했다.
드디어 신원이 맡은 씨름 경기에 계상과 태우네 반이 할 차례가 왔다.
"자..다음은 윤계상과 차태현이 붙을 차례구나..자..이거 매고.."
신원이 샅바로 보이는 빨간 천과 푸른 천을 계상과 태현에게 하나씩 나누어 주었다.
"자..시작!!"
"윤계상 홧팅~~!!"
"태현아~~ 엎어라!!"
태현이 계상에게 발을 걸러 집어넣는 순간..
"으랏차차!"
계상이 태현을 들어 뒤엎어버렸다.
"윤계상 승!!"
"하핫..뭐 이쯤이야.."
멀리서 호영과 준형이 계상과 ! 태우를 지켜보고 있었다.
"호영아..윤계상 저자식 힘은 무식하도록 넘처난단 말이야..안그러냐.??"
"형..무식하다니..그냥 듬직한거지..^^"
"..."
호영이 얘까지 이상해져가는 구나..
사랑이 뭐길래...쯧쯧..
계상이 이기자 박수를 치며 좋아하는 호영을 보며 준형이 아무도 모르게 작은 한숨을 쉰다.
"자~! 이번엔 김.태.우와 장혁!! 자..이거매고.."
태우와 혁이 샅바를 매고 있다.
신원이 태우옆을 지나가더니..뭐라고 아무도 모르게 속삭인다.
"태우야..이겨야돼..."
태우가 웃으며 신원을 바라본다.
"자...시작!!"
"어디...한번 힘좀 써볼까..??^^"
"..-0-++"
태우의 가소롭다는 웃음에 혁이 잠깐 쫄아버린다.
"이야~~~~~~~~~~~~~~앗~~~~~~~~~"
"기..김태우..승!!"
"우..우..우와~~~~~~~~"
"김태우~~ 믓찌다~~~ 역시 넌 내 베스트야!!^^"
"자식..고맙다..!!^^"
태우가 혁에게 공격할 틈도 없이 끝까지 들어올려 엎어버리자 ! 모두 어리벙벙해져 있다.
손을 탁탁 털고 들어오는 태우에게 하이파이브를 해주며 계상이 축하해 준다.
"준이형..김태우 쟤..진짜 무식하게 힘이 넘쳐흐른다.."
"호영아...^^;;"
호영도 놀라 입이 떡 벌어진채 지켜보았다.
황당하기만 한 준형이다..
"자.여러분 점심 시간입니다. 식당으로 가서 점심을 먹은후에 오후에는 단체 경기를 시작하겠습니다."
모든 학생이 앞다투어 식당으로 튀었고.
호영은 신원과 양호실로 돌아갔다.
얼마후 계상과 태우도 양호실을 찾았다.
약속이라도 한것처럼..
"자.신원형이랑 나랑 오늘 새벽부터 싸온거야..먹자..^^"
"우와...역시 둘은 요리에 있어서 환상의 콤비야.."
"맞아..^^"
넷은 그렇게 점심을 먹고 태우와 신원은 교무실로 돌아갔고 양호실엔 호영과 계상이 남았다.
"계상아..너 아까 씨름 아주 잘하던데.??^^"
"아..봤어?? 보고 있었으면 단번에 엎어버리는건데.."
"태우처럼?? 쿡쿡..^^"
작게 킥킥거리며 웃는 호영을 보며 계? 瓚?흐뭇하게 지켜본다.
"그보다 호영아.."
즐거워하는 호영을 턱을 괴며 바라보고 있던 계상이 뭔가를 진지하게 말하기 시작하는데..
#70
"그보다 호영아..."
"응??? 왜...??"
호영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계상을 바라보았다.
"다음에 오후에 사람찾기 경기가 있어.."
"응?? 사람찾기??"
"응...10사람이 동시에 달려가서 쪽지를 아무거나 집고 거기에 쓰여져 있는 지시대로 사람을 찾아서 빨리 데리고 와야 하는 경기야.."
"으흥....재밌겠다..."
호영은 생전 처음으로 들어보는 경기에 기대를 갖고 있었다.
"근데..나 거기 출전해..^^"
"아..그래..??"
"그래서 말인데..내가 거기서 1등하거든 상이나 줘..."
갑자기 계상이 호영에게 다가와
자신의 손가락 틈사이로
호영의 가늘고 노란 머리카락을 끼워 만지며 말한다.
"응?? 내가?? 뭘??"
계상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정면에 시선을 향한채 호영이 묻자 곧 계상이 호영의 귓가에 ? 纛?대며..
"너!!!! 알았지??? 그럼 얘기 끝난거다??"
"제..제멋대로야...정말...//"
호영의 얼굴이 또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계상은 그런 호영이 귀엽다는 듯 계속 바라만 보고 있었다.
무안해서일까..
부담스러워서일까..
일부러 계상의 시선을 피하고 있는 호영..
나는 왜 이렇게 계상이와 있으면 머리도..눈도..귀도..
모든 감각이 계상이만 향하고..
그 밖의 것은 멍해져버리는 걸까..??
계속 아이처럼 응석만 부리고..
신원형이 그랬던 것처럼 더 강해지고 철도 들고 그래야 하는데..
근데..
계상아..
나..너 앞에서만은..말이지..
너 앞에서만은..그냥 응석받이 호영이가 되고 싶어..
너무 큰...욕심일까...?
"여러분 이제 오후경기가 시작됩니다. 모두 운동장으로 나와주세요."
스피커로 안내방송이 나오고..
계상이 호영에게 손은 뻗치며..밝게 웃는다..
"자.! .가볼까???"
"응!!!"
호영도 웃으며 계상의 손을 잡고 양호실을 나간다.
*
*
"선생님들의 릴레이 경기입니다. 참여하시는 선생님 모두 나와주세요."
신원이 빨간색 바톤을 잡고 첫번째 주자로 있었다.
"양호선생님도 나오셔야죠..^^"
"네???"
갑자기 양호선생도 나오라는 심판인 준형의 말에 호영이 놀랐다.
"젊은 분이 안나오시면 쓰나..빨리 나오세요.."
"맞아요!! 양호선생님 빨리 나오세요!!!"
아이들의 성원(?)에 호영도 신원의 다음주자로 나가게 됬다.
신원이 어찌나 빠른지..1등으로 호영에게 바톤을 넘겼다.
"헉헉..헉헉..."
호영이 갑자기 천식으로 헉헉 거리며 앞이 가물가물해져 갈때 옆에 지나가던 김선생이 모르고 호영의 발을 걸었다.
"아악.."
넘어져버린 호영..
멀리서 보고 있던 계상이 벌떡 일어났다.
"호영아!!!"
"아야...아파라..."
호영은 너무 까진 무릎과 발목이 뼜? 쩝?너무 아팠지만 끝까지 달려 다음 주자에게 바톤을 넘길수 있었다.
호영도 체력은 아무에게나 뒤지지 않았기 때문에 부상이 있어도 그렇게 뒤쳐지지는 않았다.
호영이 다리를 절뚝절뚝 거리며 신원의 부축을 받아 구령대위로 올라갔다.
"호영아..괜찮아??"
"아..응..괜찮아..^^"
"이휴..저 김선생..하여튼 저 선생은 평소에도 성깔 나쁘기로 유명해.."
"형..어서 가봐..애들이 돌아다니 잖아..^^"
"그래..조심히 있어라.."
"응..^^;;"
호영이 신원이 내려가자 파스를 붙이고 얼굴을 찡그렸다.
"아야...발목 삐었나...딥따 아푸다..에휴...ㅠ.ㅜ"
드디어 사람찾기 경기가 시작되었다.
"자!! 다음은 사람찾기 경기입니다. 반 대표 선수들은 이 앞에 라인으로 와주시기 바랍니다."
계상이 이마에 하얀 띠를 매고 라인 가까이로 나갔다.
선수는 열명..
구령대에 앉아있는 호영을 향해 계상이 작게 윙크를 한다.
"놀고있네.."
태우가 혀를 차며 고개를 흔든다.
"! 자..저쪽에 쪽지 10개가 있다. 아무거나 가서 萱만?돼..자 준비!!!!!"
계상의 눈이 날카로워 졌다.
운동장에 있는 사람들 모두 누구를 데려갈지 숨죽이고 보고 있었다.
"시작!!!!!!!!!"
펑!
시작을 알리는 총알탄 소리와 함께 10명의 학생들이 부리나케 뛰었다.
계상이 일등으로 들어와 쪽지를 폈다.
주위를 두리번두리번 거리더니 구령대 쪽으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호영이 있는 구령대 위쪽으로 달려갔다.
#71
"호영아!! 이리와!!!"
계상이 호영에게 손을 뻗었다.
호영이 놀란 눈으로 벌떡 일어났지만 아까의 부상으로 발목이 또 삐끗했는지 주저 앉아버렸다.
"아야.. 계상아.. 난 안되겠다..그냥 다른 사람 데리고가.."
"안돼!!! 너 아니면 안된다 말이야!!..에라..안되겠다...읏차!!"
계상의 커진 목소리에 호영이 흠칫했다.
이내 계상이 호영을 번쩍 안아들더니 결승점을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갔다.
"계상아...??"
주위의 사람들 모두 그 둘을 지켜보았다.
"우후~~~~~"
"윤계상 멋있다~~~~~~~~"
"야~~ 영화의 한장면이다~~~~~~~~~~~"
주위에 구경하고 있는 학생들의 소리에 호영이 빨개진 얼굴로 계상을 바라보았다.
"호영아..꽉 잡아.."
"응.."
호영이 두 손으로 계상의 목을 둘러 잡았다.
계상아.
도대체 뭐라고 써져 있었길래..
날 이렇게까지 데리고 가는거니..?
내가 아니면 안된! 다니..
드디어 결승점에 계상과 호영이 일등으로 들어왔다.
결승선 옆에 있는 선생님이 마이크로 말하기 시작했다.
"자!! 윤계상군 일등입니다.!! 계상아..쪽지 보여줘야지??"
"아!! 양호선생님을 들어서 두손을 다 써버려갖구 쪽지를 떨어트렸나봐요..학교에서 제일 깨끗한 사람이라고 쓰여져 있었어요..보나마나 양호선생님이 제일 깨끗하겠죠..뭐...^^"
"아..그러니?? 그래..좋아!! 윤계상..1등!!!!"
선생은 계상의 손을 번쩍 들었다.
학생들 모두 소리를 지르며 계상을 축하해주었다.
에이..난 또..뭐라고..
괜히 기대했네..
헤헤..
아쉬워하는 얼굴로 호영은 다시 절뚝절뚝 거리며 구령대쪽으로 가고 있었다.
계상이 갑자기 달려오더니 호영의 주머니에 아무도 모르게 무언가를 넣었다.
"계상아!!! 일로 와봐!!"
"아...!! 그래!!! 알았어!!!"
누군가 계상이를 부르자 고개를 돌려 대충 대답하고 다시 호영을 보며 빙긋 웃었다.
"호영아..주머니에 넣은 거 봐봐..알았지.??"
그리고는 계상을 부르던 학생에게 달려갔다.
호영이 어렵게 구령대로 돌아와 털썩 앉으며 계상이 넣은 것을 꺼내보았다.
"어?? 이건....?"
작은 쪽지가 있었다.
쪽지에는..
[가장 사랑하는 사람..]
이라고 쓰여져 있었다.
"그럼...?? 헤..헤헤...윤계상..이 바부팅이가 ...또 감동시켜버리네..."
호영의 얼굴에 눈물 섞인 웃음이 퍼지기 시작했다.
그렇게해서 모든 경기가 끝나고..
시상식을 할차례가 되었다.
준형이 한사람 한사람 수고했다며 아낌없는 칭찬을 했고 상품을 나눠주고 있었다.
"자..마지막 상품입니다..또래 분식집 두달 무료 상품권....2매를 가지는 행운의 주인공은.. 윤계상군과 김태우군입니다.!! 두 학생 올라오세요."
짝짝짝..
"나이쓰!!"
"곰탱~!~!"
계상과 태우가 서로 부등켜 안고 좋아하고..
아이들의 박수 소리를 들으며 계상과 구령대위로 올라갔다.
그리! 고는 준형에게서 [또래분식 두달 무료 이용권] 이라고 쓰여져 있는 표를 받고 내려왔다.
호영과 신원도 기뻐하며 박수를 쳐주었다.
그렇게..해서..
체육대회가..
성황리에..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72
"그럼..호영아 오늘도 화이팅이다~~^^"
"응..형도 파이팅~!!!"
오늘도 진영고등학교로 출근을 하고 양호실 앞에서 함께 즐거운 하루가 되길 바라며 서로 구호(?)인지..기합인지..암턴 힘을 불어넣고 신원은 교무실로 걸어갔고 호영은 양호실로 들어갔다.
양호실 문에 걸려있는 자물쇠를 따고 문을 열었는데..
"아..아니..이게 뭐야???"
마치 누가 들어와서 헤집어 놓은것처럼 양호실은..그렇게 엉망이 되있었다.
황당할 수밖에 없는 호영..어리벙벙한 얼굴로 머리를 긁적이며 천천히 양호실에 발을 디딘다.
"누..누가 한거지?? 도둑이 들은건가??? 자물쇠도 잘 잠궈 놨는데..."
발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가서 뭐가 없어졌는지 가! 서 살펴봐야 하는데..
왜..왜 발이 안떨어지지???
움직여지지 않는 무거운 몸을 어떻게 할지 모르고 멀뚱멀뚱 서있을 뿐이다.
"호영아!!..오늘도 파이팅이다!!!"
호영의 뇌에 스치는 말..
아까 신원이 말해준 오늘도 힘내자는 말..
떨려오는 다리를 간신히 진정시키고 발을 떼어 일단 양호실 안에서 뭐가 없어졌는지 훑어보는 호영....
"어?? 없어진건..아무것도 없어...그럼..도둑고양이라도 들어왔었던 건가???"
너저분했던 양호실을 어렵사리 치워놓고 책상에 털썩 앉는호영..
그래도 다행인 듯 싶어 한숨을 크게 내쉬고 이마에 송송히 맺힌 땀을 손등으로 슬쩍 닦는다.
호영의 눈앞에 보이는 조그만 쪽지..
빨간색 종이로 만들어진 자그마한 쪽지가 호영의 책상위에 놓여있었다.
"어라?? 계상이가 들어왔었던 건가?? 이자식..사람 놀래킨거야? 뭐야??"
뭘까..뭘까..
호기심으로 빛나고 있는 호영의 눈이다.
쪽지를 펴본 호영...
아까보다 더 떨려오는 손..을 주체할 수가 없? ?
"뭐..뭐라구...? 하...하하..나..나참..이게 무슨뜻이야??!! 무슨뜻이냐구!!"
웃고있는 건지..두려움에 떨고 있는 건지..화가 난건지..황당한 건지..
뭔지 모를 표정을 지은 호영이 조용히 주머니에 쪽지를 집어 넣었다..
[양호선생 받아라!!
당신이 뭔데 우리 계상 오빠한테 꼬리치는 거야??
선생이면 선생답게 굴어!! 한번만 더 이런일 있으면 그땐 우리도 가만히 안있을꺼야!!!
재수없는 선생!!! 빨리 전근이나 가버려라!~~~
진영고등학교 여학생 일동~!!! ]
밀려오는 짜증과 굴욕을 부르르 떨며 참아내고 있는 호영이었다.
몇 시간이 지나고 쉬는시간이 되자 어김없이 계상이 찾아왔다.
오늘 아침부터 넓은 양호실로 혼자서 청소를 해서일까..??
피곤한지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는 호영이 계상의 눈에 들어왔다.
"후후..이 사람 큰일날 사람이네..누가 들어오기라도 하면 어쩔려구..나 잡아가쇼~하고 자고 있는거냐..쿡쿡..."
계상이 호영에게 다가? ?뒤에 있는 의자를 끌고와서 호영의 옆에 자신도 같이 엎드렸다.
그리고는 자고있는 호영의 얼굴을 유심히 바라보았다.
"호영아..너는 어떻게 된 사람이길래..자는 모습까지 이렇게 이쁠수가 있는거니...??? 에휴..너 지킬려면 정말 나..힘들거다...노리는 놈이 드럽게도 많을테니 말이다...쿠쿠...^^"
계상이 조심스레 호영의 얼굴에 손을 갖다댄다.
손을 갖다 대자 마자 호영이 흠칫하더니 벌떡 일어난다.
"뭐..뭐야!!!"
갑작스런 호영의 반응에 더 놀란 계상..
"나...나야...왜..그래???"
"아...계상이...."
#73
"너...왜 왔어??"
"응?? 왜 왔다니??"
계상이 이상해진 호영의 말에 당황해 하며 되묻는다.
"왜 왔냐구!!!!"
"야!! 너야말로 왜이래?? 내가 왜 오다니..!! 당연히 너 보러 온거지!!! 알면서 묻는거야?? 뭐야?? 왜이래!!"
짜증스러워하는 호영의 목소리와 표정에 계상도 짜증내는 듯 해 보인다.
"그럼..이젠 오지마..아픈것도 아니고 나보러 온거라면..이젠 양! 호실에 오지마..."
"뭐???"
계상이 호영의 말에 믿겨지지 않은 듯 미간을 좁히며 묻는다.
"야..손호영...너 오늘 왜 이래?? 무슨일 있었던 거야???"
"..아무일도 없었어.."
"그런데 왜 그래????"
계상의 더 커진 목소리에 호영의 어깨가 작게 떨려온다.
"너...무슨일이 있는거지..? 그렇게 고민할줄은 몰랐다..혼자서..."
계상이 섭섭하다는 표정으로..목소리로..말하자 호영의 눈에 눈물이 고이려한다.
"계상아...나...니가 좋아..정말..그것뿐이야..."
"그래..나도 니가 좋아...나 역시 그거 뿐이야...^^"
"그치만..나...너랑 같이 있으면...너랑 같이 있을땐 점점 애가 되어버리는거 같단 말이야.."
계상이 호영의 가늘게 떨고 있는 어깨를 감싸안았다.
"호영아..?? 너..떨고 있잖아...호영아...뭔지 몰라도 혼자서 고민하지마..내게 털어놓으라고..니가 그렇게 떨고 있으면..나도 떨게 되잖아...자..어서 말해봐...내가 있잖아..."
두근..두근...두근..
계상아..그? ?아니??
남한테서 보호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기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지..
하지만..만약 지금 너 없이 나 혼자 있었다면..나 혼자서 어떻게든 해야 했겠지??
나때문에..너까지 걱정시키다니..나 정말 못됬나보다..
호영이 갑자기 획 돌더니 계상의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맞춘다.
"....호영아???"
"자..난 괜찮아...어서 가봐..수업시작하겠어..."
"그..그래...나 다음시간에 또 내려올게~~~"
"그래..그래..^^"
호영이 밝게 웃자 계상도 안심을 했는지 호영의 이마에 콩...꿀밤을 준다.
"그래..그렇게 웃어야 우리 호영이지..나 간다~~~"
"응..^^"
계상아....나...강해질꺼야....
강해져서 니곁에 있어도 되는 사람이 될꺼야...
호영아..뭐가 불안한 거니..
뭔지 몰라도 꼭....
꼭..넌 내곁에 있어줘야 돼...
항상...
늘...
너보다 중요한건....내겐 없으니까!!!!
계상이 교실로 향하고 조금 열린 양호실 문틈사이로 누군가 호영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곤 손에 있는 종이를 꽉 쥐어 꾸기면서 여학생들이 공부하는 별관으로 향했다.
"손호영...우리 경고를 무시했다 이거구나...훗...기억해두지..."
#74
드르륵..
"저..선생님.."
"어,,그래..어디가 아프지?? 아니..넌??"
"그간..안녕하셨어요..?"
"아..그.그래.."
준호라는 녀석이 양호실에 또 찾아왔다.
기자라는 그 녀석..
상대 사람기분은 이해하지도 않고 자기의 일에만 투철한 냉정한 사람..
또 무슨일을 꾸밀려고..
"선생님..죄송해요.."
"응?? 뭐가??"
"오늘..양호실..엉망이었죠??"
"어?? 니가...그걸 어떡해??"
"제가 어제 체육대회때 있었던 일..기사 냈거든요."
아..또 자기 멋대로..
정말 이 아이한테는 지쳤다...
준호가 고개를 숙인채 아무말도 못하고 있다.
호영의 말을 기다리고 있는 듯 하다.
"그랬구나..니가 기사를 냈는데..왜 ! 나한테 이런일이 생기는 건데??"
"아..본관은 전교생 2/3를 차지하는 남학생이 이용하고 별관은 나머지 1/3을 차지하는 여학생들이 이용해요. 모르셨나봐요.
교장선생님께서 그런 일엔 엄격하셔서 나누어져 있죠.
그래서 여학생들은 본관에 있는 남학생들에게 무슨일이 있는지 궁금해하죠"
"....."
아..남.녀로 나누어져 있구나..
이름만 남녀공학이네.
준이형..이런건 왜 말 안해줬어..?
"저희 역시..여학생들간에 무슨일이 있는지 궁금해요."
"그래..그렇겠지.."
호영이 고개를 끄덕이며 준호의 말에 동조를 한다.
"그래서 본관 기사와 별관 기사를 매달 한번씩 교환해요."
"아...그래....??"
"네..선생님..정말 죄송해요..어쩔수 없었어요."
"그래..알았다..그만 가봐..선생님 혼자 있고 싶거든.."
"아..네..이거 드릴께요..그럼 안녕히 계세요."
준호가 학교 신문을 호영의 책상위에 올려놓고 문을 열고 나갔다.
[체육대회!! 윤계상과 양호선생님 손호영..갑작스런 영화같은 한장면을 연출해 ? ??!]
"칫..."
호영의 입에서 헛움음이 나온다.
계상이 호영을 안고 달려가는 모습이 사진으로 찍혀있었다.
드르륵..
"호영아~~~~ 이것봐~~~"
"아.응?? 뭘??"
호영이 갑작스런 계상의 등장에 얼른 신문을 책상 서랍에 넣고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계상에게 묻는다.
그래..계상이한테...
걱정시킬순 없어..
그냥..비밀로 해두자..
"이것봐..호영아..별관이랑 본관에서 베스트 커플을 뽑는대..^^"
"응??"
웬..베스트 커플???
#75
"계상아..베스트 커플이라니?? 그게 뭐야???"
호영이 처음들어보는 말에 궁금하다는듯 계상에게 되물었다.
"으응...봐...이거..방송부에서 하는건데..매년 한번씩 해왔었어..
본관녀석들중에서 한명을 뽑고,,별관에 있는 여자애들중에서 한명을 뽑아서 제일 잘 어울리는 커플을 뽑으면 되..
뭐..콘테스트의 일종이?.^^"
"으흥...너도 해본적 있지..??"
"응???? 아..아니~~~~!!!!!!!!"
계상이 당황해 하며 두 손을 세차게 흔들어댄다.
"흥!! 너 한적 있구나??"
"아니라니깐!!!!! 니가 그걸 어떻게 알아??"
"니 얼굴에 다 써있네 뭐..!!"
"...."
호영에게는 거짓말은 원래 안하던 녀석이라 거짓말을 하는지 안하는지 다 알수있는 호영이다.
야!! 니가 안나갔으면 말이되냐...! 쳇,,,
워낙에 튀는걸 좋아하는 녀석이라 말이지...-0-;;
이녀석..그 콘테스트에 나간적이 있다는 것은...
다른 여자애와 같이 나갔다는 거고..
분명 둘이서 춤추고..노래하고...
뭐 그랬겠지..?
칫,,
바보 윤계상..!!!
호영의 입술이 씰룩 나와있자 계상이 웃으며 가까이 다가온다.
"호영아~~!!~!~!~!!~!~!!!! 한번만 봐줘~~~!~!~!~!! 나 잘할께....응?? 그거 상품도 있어~~~!!"
"그래~~~~잘 해봐~~응?? 뭘?? 뭘...잘한다는 거야??? 너..혹시..."
"응..난 상품을 타기 위해 그 콘테스트에 나갈꺼야!!!~~"
"....!!!!!!!!!!!!!!!!!!!!!!!!!!!!!!!!!!!!!!!!!"
나? 枋?.
반성할줄도 몰라~~!~!!
그래~~잘먹고 잘살아라~~~
호영은 계상이 수업을 받으러 가고 없을때 준형에게 잠시 다녀오기로 했다.
"형...지금 바빠??"
"응?? 호영이구나..들어와...^^"
준형이 어렸을적 혼자 부모님에게 잡혀서 책을 보고 있을때 문을 조금 열고 얼굴만 빼꼼 내밀어 [같이 놀자~~] 하면서 졸라대던 호영이 생각났는지..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저기..형...."
"응..왜...??"
"있잖아.....학교에서 매번 한다는 콘테스트말야..."
"응??아~~~ 베스트커플???"
준형이 금방 알아채자 호영이 그거..그거!! 라면서 목소리를 높인다.
"그래..그건 왜??"
"응..그거 선생님은 나갈수 있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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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호영 선생님은 나가실 까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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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옴소설》『하늘인』
[호상/덴우]
&★♡ 과 .향. 인. 64~75 ♡★&
하늘빛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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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11.25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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