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에버랜드를 다녀왔습니다.
아빠와 저, 조카, 교회동생들, 그리고 심지회에서 만난 형. 이렇게 7명이서 다녀왔지요.
아침 10시에 출발했습니다. 날은 너무나 화창했고, 우리는 들뜬 기분에 막 떠들었지요.
휴게실에 들려 이영자가 추천한 꽈배기, 핫도그, 소세지등을 먹으며 기분을 즐겼고,
목적지인 에버랜드에 도착해서는 중식당에 들려 딴딴면과 크림새우튀김을 먹었습니다.
에버랜드는 완전히 축제분위기더군요. 사람들은 들떠있었고, 저희 역시 새로운 음식과
즐거운 음악, 환상과 모험의 분위기 속에서 즐겼습니다.
처음에는 케이블카를 탔습니다. 발밑으로 보이는 놀이기구를 보면서 무엇을 탈까 고민했지요.
케이블카에서 내려 저와 아빠는 회전목마를 타러 갔습니다. 나머지 사람들은 바이킹을 탄다고 하면서
가더군요.
금요일이어서 회전목마를 타는데 10분만 기다려 탔습니다. 아빠는 즐거워하시더군요.
회전목마를 내려 그 옆에 있는 스카이랜드라는 놀이기구도 탔습니다.
회전목마 비슷한데, 그 좌석이 공중으로 뜨지요. 아빠는 조금 긴장한 듯 보였습니다.
아빠에게 재미있냐고 물어보니, 재미있다고 대답하시더군요.
스카이랜드에 내려 스낵바를 지나가는데 아빠가 저건 뭐냐? 라고 하시더군요.
스낵바라고 말씀드리니 스낵바가 뭐냐고 하시더군요. 웃으며 간식거리 파는 곳이라고 하니
먹어보자고 하시더군요. 모짜랠라-소세시 핫도그와 츄러스를 사서 이가 없으신 아빠는 츄러스 드시기
불편하니 제가 먹고 모짜랠라-소세시 핫도그를 드렸습니다. 참 맛있다고 하시면서 드시더군요.
그런데 갑자기 아빠가 화장실을 가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황급히 화장실을 찾아나섰지만 너무 장소가 커서
찾는데 시간이 걸렸고 찾아간 화장실에는 대변기가 막혀있어서 황급히 장애인 화장실로 향했지만
아빠는 바지에 실례를 하셨습니다.
교회동생에게 연락해 차키를 받아 주차장으로 다시 돌아와 아빠의 옷을 갈아입게 했습니다.
기분이 좀 묘하더군요.
이런 노래가 있죠. '노세 노세 젊어서 노세 늙어지면 못노나니~~'
이 노래는 어르신들이 정말 싫어하십니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고, 젊어서는 일해야한다고 하시면서요.
하지만 이제는 늙어버리셔서 10000보 걷기도 힘들어하시며 바지에 실례를 해버리시는 아빠를 보면서
마음이 착잡했습니다. 나이가 들어버리니 이제는 놀지도 못하는구나.
그러면서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났습니다. 마음이 슬퍼지더군요.
엄마는 암으로 제가 초등학교 4학년때 돌아가셨습니다. 그때는 부곡하와이는 있었죠.(캐리비언 베이 비슷한)
어릴적 엄마와 부곡하와이에 놀러간 기억이 있고 그때 사진도 있습니다.
하지만 엄마와 놀이동산에 놀러온적은 없었죠. 이렇게 좋은 날에 이렇게 좋은 축제에 못오시고
훌쩍 하늘나라로 가버리신 엄마 생각에 마음이 슬퍼졌습니다.
엄마도 세상을 즐기시다 가셨으면 좋았을덴데, 세상은 점점 더 좋아지고, 기쁜일은 점점 늘어가는데,
엄마는 인내하시기만 하고, 봉사만 하시다가 하늘나라로 가셨구나~~하는 생각에 마음이 슬퍼졌습니다.
그 당시는 생각나지는 않았지만 지금 엄마도 생각납니다.
지금 엄마는 삶을 즐기고 계시죠. 돈도 많이 벌으시면서 여기저기 놀러도 잘 다니십니다.
하지만 지금 엄마도 같이 에버랜드에 갔으면 좋았을덴데....하는 생각도 드네요.
지금 엄마도 에버랜드에 오신적은 없으시거든요.
모두가 즐거워하는 축제현장에서 저만 그냥 감상에 빠져있는듯 했습니다.
그래도 즐거웠어요. 아빠가 즐거워하셨으니까요. 저는 그걸로 족합니다.
한가지만 더 말한다면 저는 어릴적에 어른이 되면 굉장한 일이 벌어질줄 알았어요.
남자로서의 야망이 펼쳐질 것이라 생각했거든요. 그건 고려대학교 진학으로 더 생각이 굳혀졌죠.
하지만 인생에 그런건 없었어요. 지금은 사업도 정치도 하려고 하지만 그건 굉장한 일이 아니죠.
인생은 그냥 소소한 날들이 계속 겹치는 거에요. 그렇기에 그 소소한 날들이 행복하고 즐거워야죠.
그렇게 행복하려면 관계가 중요하다고 하버드 연구 결과는 말합니다.
그 말이 맞아요. 저를 상처주는 사람은 손절하고 저에게 행복을 주는 사람과 관계를 맺으며
행복하게 살아가는게 참 지혜라고 생각해요.
아침에 일어났을때 '오늘은 무슨 즐거운 일이 일어날까?' 생각하며 오늘 하루를 기쁘고 즐겁게 살아가는 것.
이미 지나간 과거를 후회하지 않고, 다가올 미래를 걱정하지 않고, 지금 이순간 여기에서 우리와 함께
기쁘고 즐겁게 살아가는 것.
삶은 사랑하며 살아가기에도 부족한 시간이기에, 항상 사랑하며 살아가는 것.
하지만 내가 사랑하기에 너무 힘든 사람은, 자꾸 미워지는 사람은 정리하는 것.
하지만 사랑은 인내이기에 되도록 미워지는 사람에게도 참아보려고 노력하는 것.
사랑은 희생이기에, 사랑하는 사람하고는 바쁜 와중에도 시간을 내서 같이 시간을 보내고,
사랑은 헌신이기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직접 몸을 써 수고로운 일을 해주는 것.
홀로 있을때 하나님과 함께함을 기억하며 외로워하지 않고,
함께 있을때 함께 하는 이의 소중함을 기억하며 사랑하며 함께 기뻐하는 것.
엄마가 돌아가게 하신 하나님이 제게 주신 교훈은 남아있는 사람과 고아를 사랑하라는 것.
조현병을 주신 하나님이 제게 주신 교훈은 장애인을 사랑하라는 것.
항상 고난과 시련을 주신 하나님의 교훈을 묵상하며 하루를 살아갈 것.
그렇게 항상 기뻐하며, 쉬지말고 기도하며, 모든 것에 감사하며 살아갈 것.
항상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 갈 것. 하나님을 사랑하며, 이웃을 내몸같이 사랑할 것. 서로 사랑할 것.
그것이 하나님께서 나를 이 땅에 보내신 사명이며, 소명이겠죠.
지금 엄마와 연락을 끊고 산지도 1년이 됐네요. 이제는 엄마와 관계 회복을 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회복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변화가 중요한 것이겠죠.
엄마의 변화를 촉구해봅니다. 예전에는 무조건적인 사랑만 했지만, 이제는 조건적 사랑도 합니다.
하나님은 무조건적인 사랑도 하셨지만 조건적 사랑도 하셨으니까요.
성경을 통해 인생을 배워갑니다. 예수님을 통해 사랑을 배워갑니다.
하나님을 통해 진리를 알아갑니다.
그리고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기쁘고, 즐겁고, 행복하게.^^
첫댓글 글 잘 읽었습니다. 아빠와 함께하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고맙습니다^^
세월은 막을 수 없지요.
그렇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