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간간이 오름을 찾다보니
살도 좀 빠진거 같고 건강도 좋아진거 같아
갑자기, 불현득 한라산에 가보고 싶어졌습니다.
영실코스로는 예전에 몇번 가봤기에 이번에는
어리목 코스가 짧다고 해서 날씨도 확인하고
부랴부랴 애들 등교시키고 . . .
김밥두줄과 마실거 챙겨서 출발했습니다.
.
오전 9시, 어리목주차장에 주차비를 내니
입장료는 무료랍니다. . 세상은 역시 살만한겨
신고있던 슬리퍼는 전투화로 등산화로
갈아신고 아무생각없이 룰루랄라
그냥 걷기시작합니다.
.
초반에는 그동안 많이 갔었던
둘레길이나 오름과는 별다를것 없는
숲속길이라 쾌적하고 상쾌했습니다.
<어리목목교>
어리목코스의 본격적인 오르막구간입니다.
그동안 오름들 섭렵으로 체력이 올라온터라
땀한번 씨원하게 뿌려보기로 호기롭게 . . .
돌계단길을 꽤나 올라온거 같은데
안내판에는 아직도 시작라네 . . . 이상허다!
. . . 땀이 납니다.
안내판을 보고 실망합니다.
. . . 땀이 많이 납니다.
안내판을 보고 욕을합니다.
. . . 땀이 너무 많이 납니다.
안내판을 안봅니다.
위의 순서를
계속 반복합니다.
그렇게 온몸을 이온음료로 몇번
샤워하고나니 사제비동산이 나옵니다.
<사제비동산과 샘터>
샘터에서 물보충하고 . . . 몸에 좋은겨
이제 숲길은 끝나고 탁트인 전망을 보며
가을이 오는것을 실감합니다.
<만세동산 전망대>
슬슬 백록담서벽이 눈에들어옵니다.
<구상나무>
지구상에서 유일하게 한국에만 자생한다는
세계자연보전연맹에서 절멸위기종으로 지정한
구상나무, 원래 제주어로 쿠살낭(성게나무)이라
부르던걸 양놈들이 크리스마스트리한다고
학명올리고 개량종은 특허내고 지들맘 . . . 거기까지
완만한 경사에 탁 트인 전망이라
설렁설렁 걸으며 수월하게 왔습니다.
관광안내책자에나 나올법한 사진도 찍어보고 . . .
저 멀리 만세동산이 보입니다.
<윗세오름대피소>
드디어 예전에 몇번 왔었던 윗세오름대피소에
도착했습니다. 지금은 한창 공사중이네요
북동쪽에보이는 기이한 암체들, 화산생성 당시에
분출된 것이 수천년을 버티고 있네요
고사목 사이로 저 멀리 보이는
야트막한 능선은 장구목오름입니다.
제주의 오름중에서 제일 높은 곳에 위치한
오름이라는 . . . 지금은 갈수 없습니다.
<백록담 서벽>
백록담의 웅장하고 압도적인 위용은
핸폰카메라의 광각으로는 다 안담겨지네요 . . ㅠㅠ
그냥 이컷저컷 찍어봅니다. . .
사스레나무의 하얗고 앙상한 가지들이
잔잔하고 은은하게 펼쳐지니 진짜 아름답습니다.
이제는 먹고 기운차릴 시간
오른쪽 부터
- 집에서 내린 물 많이 탄 커피
- 한라산에 왔으니 삼다수
- 아직도 2500원에 팔아주는 두루김밥
- 미야모토 무사시의 스승 다쿠안스님께서
전투식량으로 개발하셨다는 다꽝 몇쪽
- 병은 삼다수인데 . . . 아까 뜬 샘물인가?
식사후 잠시 쉬어 기력을 회복하고 하산하려 하니
이미 발밑까지 구름이 잔뜩 밀려옵니다.
지금 올라오는 저 커플은 서둘러야
환하게 개인 백록담을 볼 수 있으텐데 . . 하는
쓸데 없는 걱정을 하며 왔던 길을 돌아갑니다.
첫댓글 남미 에콰도르의 안데스 산군 중의 5,900m짜리 고또팍시산은 가봤는데, 아직 한라산을 못가봤읍니다. 재미있게 읽고 한라산 등정에 대한 동기부여가 생겼읍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