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하지 말라. 이는 유업의 상을 주께 받을 줄 앎이니 너희는 주 그리스도를 섬기느니라. (골로새서 3장 23~24절)
임금이 대답하여 이르시되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너희가 여기 내 형제 중에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 하시고. (마태복음 25장 40절)
저는 주로 먼 바다에서 배를 타는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분들과는 일년에 두 달 혹은 석 달 정도만 함께 예배를 드릴 수 있습니다.
지구의 약 71%에 해당하는 면적이 바다라고 하지만 이곳 치앙마이는 바다가 없는 내륙이라서 제가 오늘 나눌 이야기들이 다소 생소할 수도 있겠습니다.
2021년도 자료를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어선과 군함을 제외한 상선, 즉 화물이나 여객을 수송할 목적으로 쓰이는 선박들이 약 50,000척이 있으며, 이곳에서 일하는 150여개 국가 출신 선원의 수가 1,900,000명에 육박하는데, 이는 유럽 북동부 발트해 동안에 위치한 라트비아라는 나라의 총 인구수와 거의 동일합니다.
기준에 따른 편차가 있지만, 이중 약 1.5%에 해당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우리나라 선원의 수는 2021년 자료를 기준으로 약 32,510명이며, 저도 그중의 한사람입니다. 저는 2001년도에 대학을 졸업하고 지금까지 컨테이너 운반선, 유조선, 해양작업 지원선, 해양시추선, 쇄빙 연구선, 해저케이블 포설선 등에서 일했었습니다. 잠시, 이 직업의 가장 큰 단점인 가족들과의 단절을 피하기 위하여 갖은 노력을 다 해본적도 있었지만, 이제는 사랑하기 때문에 떠나는 삶을 다시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오랫동안 그럴 듯합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젊은 세대들이 배를 타는 일을 기피하는 현상이 심해져서 기본 계약기간을 현재의 6개월에서 3개월까지 줄이는 방안이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습니다. 이미 미주와 유럽은 그렇게 하고 있으며, 잘만 하면 우리 다음 세대들도 이러한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합니다.
지금처럼 휴가 중의 저는 배에서와는 다르게 무척 한가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여행도 가고, 요리도 하고, 가볍게 즐길만한 책도 읽습니다. 안경을 수도 없이 잊어먹고, 실없는 농담도 하고, 하율이 같이 꽈당 넘어지기도 합니다. 긴장을 거의 다 내려놓아서 나사가 한두개쯤 풀려있다고 하는 편이 정확한 표현일 듯합니다.
하지만, 배에서의 생활은 일정 수준 이상의 긴장의 연속입니다. 언제 사고가 발생할지모르고, 육지와는 다르게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환경이 아주 가까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바다에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안전과 위생, 보안 규정을 적용합니다. 상당히 꼼꼼한 기준을 명시한 수없이 많은 규정들이 이미 강제적으로 발효가 되었고, 지금도 만들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더해질 전망입니다. 정리정돈이 안되어 있어서 어디에 뭐가 있는지 모르거나 물건이 발에 채여서 더 깊숙이 처박히거나 이런 것들을 밟거나 피하다가 사람이 넘어지기까지 하는 상황, 그리고 유효기한이 다 되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장비나 소모품들은 사고로 이어질 위험성이 있으며, 각종 검사에서 지적대상이 되기 때문에 배를 타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와 같은 일들에 일정수준 이상의 강박증이 있습니다. 라면, 우유 등의 식품이나 소화제 등 상비약품의 임박한 유효기한을 아내보다 제가 먼저 발견하곤 합니다. 이럴 때면 제 입에서 그리 좋은 소리가 안 나가기 때문에 적응력이 뛰어난 제 아내는 애매한 음식들은 냉동고로 장기 유배를 보내곤 합니다. 그래서 ‘엘사’라는 예쁜 별명도 가지고 있습니다. 토끼처럼 겁이 많은 제 아내가 ‘보안’을 우선시하는 반면, 저는 ‘안전’에 대한 걱정이 많습니다. 하민이와 하율이는 물론이고, 종종 저희 차를 타시는 분들은 웬만하면 뒷자석에서도 안전벨트를 매실 것을 요청받습니다. 이렇듯 선원들은 직업적인 습관들 때문에 집에서도 어느 정도는 배를 닮은 환경을 유지하기를 바라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관념이 아집이 되어버려서 휴가를 받아서 오랜만에 만나는 식구들을 하급자를 대하듯 하다가 나중에 뒤늦은 후회를 하시는 분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저는 예전에 비해서는 기대치를 많이 낮추었고 그 안에서 최대한 조심하고 있습니다. 저와 제 아내는 그리 중요하지 않은 여러 가지 성향에 차이를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면이냐 밥이냐’, ‘구이냐 샤부구냐’, ‘고기냐 야채냐’, ‘예능이냐 다큐냐’, ‘냉면이냐 곰탕이냐’, ‘어쩌다 한번 냉면이라면 물인가 비빔인가’, ‘치약을 짤 때는 아래부터 혹은 위에부터’, ‘맛있는 것은 바로 먹기 또는 나중에 먹기’, 하지만, 정말 중요한 부분에 있어서는 뜻이 잘 맞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같이 지내다보면 결국은 이들을 모두 함께 즐기게 되기 때문에 나중에는 보다 풍성한 즐거움으로 기억되곤 하는 일상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안전’과 ‘보안’ 역시 균형을 맞추어 조심하며 아이들을 돌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직업적인 특성으로 인하여 가지고 있는 성향과 배고프지만 않으면 토끼처럼 순하고 한없이 자애로운 아내의 성품이, 물론 이렇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지만, 현재는 좋은 캐미를 이루고 있는 듯하여 참으로 감사합니다.
예전에는 배에서의 생활을 소개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서사가 필요했었지만, 요즘에는 you tube에 수많은 영상들이 올라와있습니다. 따라서 배의 종류와 인원구성, 침실과 생활공간, 음식, 기항하는 외국 항만의 풍경 등을 생생하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배에서 하는 일중 대부분이 그 일을 하는 동안에는 영상이나 사진을 담는 촬영기기를 조작하고 있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정도로 높은 긴장을 유지하거나 안전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you tube의 영상들만 보고 배에서의 생활을 충분이 이해하기에는 아무래도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일하는 분야에 대한 소개는 그 역사와 해운, 물류, 조선, 항만관리 등의 관련 산업 그리고 점점 발달하는 기술, 환경과 안전 등에 관한 현재와 미래의 쟁점 등 무척 다양할 수 있겠지만, 이 시간에 모두 전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그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무척 지루한 시간이 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오늘은 지금까지 바다에서 일을 하면서 얻은 깨달음을 몇가지 키워드로 정리하여 나누고자 합니다.
1. 전문성과 소명의식: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 사관학교 시험에 낙방을 하고 대학을 정할 시기에 해양대학을 졸업하고 ‘배를 타면!’ 돈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더 자세히 알아보지도 않고 입학원서를 넣었습니다. ‘배를 탄다’라는 관용어구를 문자 그대로만 이해를 했기 때문에 배를 타고 가만히 있으면 돈을 벌 수 있는 것으로 착각을 한 것이었죠. 물론 멋진 여객선을 타고 여행을 하는 사람들처럼 호화로운 생활은 아니고 영화에서처럼 틈틈이 갑판 청소정도 해주고 감자나 깎고 있으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수험생활 내내 사관학교 출신의 엘리트 군인 말고는 다른 진로를 전혀 생각하지 못했었기 때문에 ‘될대로 되라’라는 생각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배에서 일을 하기 위해서는 각 직책별로 규정된 면허와 경력이 있어야 하고, 일정한 주기로 반복해서 이수해야 하는 수많은 교육들이 국제법으로 규정되어있습니다. 이렇듯 모든 직업은 전문성을 가지고 그 일을 제대로 해내기 위하여 필요한 교육과 숙련이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공인된 자격도 필요합니다. 에덴미용실에서 머리를 자른 하민이에게 바닥에 떨어진 너의 머리카락을 치우라고 했었을 때 학교에서 청소를 안하는 세대여서인지 숙련이 안되어 많이 서투르게 하더군요. 그래서 집에서 일부러 이런저런 일들을 시켜보고 잔소리도 해봅니다. 하지만, 부족하기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라는 역할에 대한 숙련이 없이 아빠가 되어서 아직도 많이 서투른 모습이 이와 진배없습니다. 배에서는 항상 최악의 경우를 가정하여 장비를 설치하고 선원들을 교육시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상당히 높은 수준의 안전과 관련한 교육과 확인 절차가 많으며 이를 숙지하지 못할 경우, 이 직업을 유지하기가 힘듭니다.
하지만, 2012년 이탈리아 연안에서 죄초되어 왜 33명이 사망한 코스타 콩코르디아호 사고와 299명의 사망자와 5명의 미수습자를 기록한 2014년의 세월호 참사와 같은 사고가 일어났을까요?
배에서의 일은 국제 안전관리규약이라고 하는 ISM code (International Safety Management Code)에 의거하여 매우 구체적이고 체계적으로 그 일의 내용과 절차, 담당자와 책임의 범위까지 정해져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직접 수행하는 주체는 결국은 사람이며 문서화된 내용 이외의 영역에서는 사람에 따라 각자가 따르는 우선순위가 다르기 마련입니다. 즉, 정상적인 업무 자체는 사람에 따라 능력의 차이가 어느 정도는 있을 수 있겠지만, 위기상황에 놓일 경우에 책임을 가진 당사자가 어떠한 선택을 할 것인지에 따라서 그 결과에 극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앞서 말한 두 배의 선장들과는 대조적으로 가끔 전투기 조종사들이 본인들이 몰던 항공기에 결함이 발생하여 추락하는 상황에서 비상탈출을 하여 목숨을 건질 수도 있었지만, 추락 예상지점의 이웃들을 다치게 할 수 없다는 판단으로 끝까지 조종간을 잡고계시다가 의롭게 생을 마감하셨다는, 혹은 침몰하는 배에서 다른 이들에게 구명조끼를 양보하는 등 자신의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타인을 위하여 자신의 목숨을 양보하신 분들의 뉴스를 종종 접합니다. 이분들은 자신의 직업을 돈벌이나 경력을 위한 수단 이상으로 삼고 헌신하는 소명의식을 끝까지 지키신 분들입니다. 소명은, 개인적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것을 발견하여 그것에 헌신하는 것을 말합니다. 모든 일을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이 하는 삶을 사는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입니다. 한계상황에서의 우선순위를 직업적 소명에 두느냐, 삶을 향한 본능에 두느냐에 따라 내가 생명을 책임진 사람들의 운명이 달라집니다. 이를 두고 고민할 시간은 보통 충분히 주어지지 않습니다. 본능적인 선택에 의지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직업적 소명에 기반한 주님 닮은 결정을 할 수 있을까요?
북미 인디언 설화라고 전해지는 이야기를 예로 들어 말씀드린다면,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는 제 마음속에서 두 마리의 늑대가 치열하게 싸울 것입니다. 다 뒤로하고 나의 안위를 먼저 챙길 것을 주장하는 놈과, 내가 무엇으로 그 자리에 있는지를 상기하여 소명을 다하라고 울부짖는 놈의 몸이 서로 뒤엉켜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자, 이중 과연 누가 이길까요? 평소에 제가 더 많이 먹이를 던져준 놈이 이기겠죠. 그러면 그 먹이는 평소에 어떻게 건넬 수 있을까요? 올바른 소명의식을 가슴에 새기고 사는 것이 그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일을 주께 하듯 하다’라는 명제가 올바른 소명의식의 근간이라고 행각합니다. 영어로 ‘calling’이라고 표현되는 소명에 대한 정의는 본래 기독교로부터 출발하였고, 현재는 소명의식의 종류나 생성원리에 관한 여러 가지 연구와 사회과학, 심리학적 분석이 있지만, 오늘 이 말씀만큼 정통성을 가지는 원천을 찾기가 힘듭니다. 저는 직업적인 소명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가장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는 일 역시 소명의 범주에 당당히 포함된다고 생각합니다.
4년간 치매로 누워계셨던 외할머니께서 잠시 정신이 드셨을 때 저를 보고 유언처럼 하신 ‘은경이 사랑해줘라’라고 하신 말씀이, 구순이 훨씬 넘으신 그분의 입에서 힘겹게 발음되던 ‘은경이’ 그리고 ‘사랑’이라는 단어가 저의 가장으로서의 소명에 대한 확신을 더욱 단단하게 해주었다고 기억합니다.
제가 없는 우리 가족은 상상할 수가 없습니다. 매번 떠나는 제가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돌아오는 것이 저의 가장으로서의 소명을 지키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제 자신과 동료들 모두가 다시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을 것이며, 위기상황을 맞게 되어서 직업적 소명과 가장으로서의 소명이 상충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특히 책임이 더욱 무거워진 지금은 우리 배에서 가장 많이 일하고 쉬는 시간은 가장 적게 가지는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나약한 인간인지라, 대충 마무리 짓고 쉬려는 마음이 큽니다. 그리고 제가 지금 하는 수고가 이대 대한 대가로 주어지는 월급 이상이어서 손해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곤 합니다. 하지만, 기독교인은 월급 이상의 일을 하는 존재라고 믿고 있습니다. ‘주께 하듯’이라는 이 두 음절이 제게는 참으로 힘이 되는 말씀이며, 이것이 제가 배에서 여러 난관을 끝내는 극복해내는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2. 타인을 바라보고 듣는 법: 배가 항구에서 출발해서 먼 바다로 나갑니다. 이를 출항이라고 하는데, 부두 사용료가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하루 24시간 중 언제라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선원들은 잠을 자는 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낮에 출항한다고 해도 이내 밤이 되고, 아예 밤에 출항하는 경우도 다반사입니다. 여수밤바다 같이 야경이 멋진 해안가를 지나서 육지와 멀어지면 사방이 어두워지겠지요. 그래도 배는 항해를 계속합니다. 하지만, 바다에는 생각보다 장애물이 많습니다. 항해를 해서는 안되는 위험구역은 해도, 즉 항해용 지도를 참조하면 되는데, 더욱 큰 위험은 주변을 항해하는 다른 배들입니다. 이들 역시 우리 배와 마찬가지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때로는 배들끼리 충돌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당직을 서는 항해사들은 주변을 무척 잘 살펴야합니다. 요즘에는 서로 다른 출발지와 목적지를 가진 배들이 중구난방으로 뒤섞이는 지점이 상당히 많습니다. 이런 경우에 어떤 배에 통항의 우선권이 있으며 우선권이 없는 배는 우선권이 있는 배를 어떻게 지나가야 하는지를 국제규정으로 정해놓았습니다.
야간에 다른 배의 진행방향과 그 의도를 판단하며, 다른 배로 하여금 우리배의 진행방향과 의도를 손쉽게 알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항해등이라는 일종의 신호등을 켜고 다니는데, 이중 대표적인 것이 배의 오른쪽에 켜는 녹색 불빛과 왼쪽에 켜는 붉은색 불빛입니다. 이것은 항공기에도 적용되는 규정이며, 의외로 블럭 완구제품인 레고 중 선박이나 항공기 모형에 이들 녹색과 적색 신호등을 표시한 제품들도 많습니다. 정면에서 마주치는 선박끼리는 상대 선박을 각자의 왼쪽으로 지나가는 것이 원칙이라는 조항이 있습니다. 이를 좌현 대 좌현, 영어로는 배의 왼쪽을 의미하는 단어인 ‘port’를 써서 ‘port to port’ 또는 해당하는 쪽 불빛의 색상을 사용하여 ‘red to red’라고 표현합니다. 또한 서로가 횡단하게 되는 상황으로 마주치는 경우에는 상대 선박의 붉은 색 신호등을 보는 선박이 양보하도록 규정되어있습니다. 이와 같은 이유로 녹색과 적색의 구분이 어려운 눈의 특성을 가진 사람들은 항해사로 일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이밖에도 야간항해에서 우리배의 현재 상태를 알릴 수 있도록 규정된 다른 수많은 신호등들이 있습니다. 또한, 약탈이나 납치 행위를 목적으로 접근하는 해적선이나 불을 켜지 않고 작업하는 어선과 억센 로프로 고정되어있어 우리배의 프로펠러에 손상을 미칠 위험이 있는 어망들을 야간에 효과적으로 식별할 수 있기 위해서는 일단 조타실의 모든 조명을 끄고, RADAR 등 전자 장비는 최소한의 불빛만 나오도록 조정하여 당직자들의 눈이 어두움에 익숙해지도록 해야 합니다. 또한, 외부로 향해있는 창문의 커튼을 모두 펼쳐서 생활공간에서 새어나가는 형광등 불빛이 다른 배가 우리배의 신호등을 식별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하는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항해 중에는 시각뿐만 아니라 청각도 매우 중요한 요소 중 하나입니다. 초단파 무선 등의 통신장비뿐만 아니라 뱃고동 소리의 횟수와 길이도 각자 의미하는 뜻이 다르며, 현재 상황을 판단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입니다. 물론이지만, 이들을 잘 듣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가능한 조용히 해야 합니다. 이처럼 보다 잘 보고, 보다 잘 들음은 일단은 내가 어두움 속에서 침묵을 유지하는 일종의 인내로부터 시작합니다. 스스로의 조명에 취하여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지 않았거나, 중요치 않은 불빛이 주변에 반드시 전해야 하는 중요한 신호등을 가리게 된다면, 그리고 다른 배들이 전하는 소리를 듣기보다 내가 떠들고 있거나 음악 등과 같이 귀에 달콤한 소리에 내내 정신을 팔고 있다면 안전한 항해는 불가능해지게 됩니다. 인간이 사회적인 존재임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를 보고 들어야 합니다. 서로를 보다 잘 보고, 보다 잘 듣기 위해서는 내가 어두움 속에서 맑은 눈으로 살펴야 하고 침묵 속에서 경청함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아무리 눈이 부시게 화려하고, 옮고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고 하여도 그것이 본질에 어긋나는 불빛과 소리가 되는 순간, 이것들은 순식간에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을 야기하고 결국은 재난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얼음판 위에서 길을 찾는 법: 저는 감사하게도 2020년 9월부터 1년이 약간 넘는 기간 동안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에서 일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 선박은 쇄빙 즉, 얼어버린 바다 표면을 깨고 들어가서 연구활동을 하도록 만들어진 선박입니다. 이 배는 얼음을 잘 깰 수 있도록 여러 가지 장비를 설치했고 앞부분의 철판 두께도 다른 배에 비해서 무척 두껍습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얼음을 마음대로 깰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성능상의 한계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래서 깰 수 있는 얼음과 그렇지 않은 얼음을 잘 구별해야합니다. 남극에 가면 귀여운 펭귄들도 볼 수 있으며, 얼음으로 덥힌 해안, 매우 거대하고 감탄스러울 정도로 아름다운 빙하들이 많은데, 단단한 얼음으로 이루어진 빙하일수록 우유색이 아닌 에메랄드빛이 납니다. 여러 해 동안 얼었다가 살짝 녹고 다시 어는 것이 반복되었기 때문입니다.
또한 ‘빙산의 일각’이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로 물 위로 드러난 부분 바로 아래는 5배나 큰 단단한 얼음덩어리가 물에 잠겨있습니다. 이런 빙하와 충돌한다면 침몰될 가능성이 많습니다. 따라서 작은 얼음들을 깨고 가야하는데, 이마저도 결코 만만치가 않습니다. 이러한 얼음들 사이에도 단단하고 큰 얼음들이 섞여있기 때문입니다. 남극과 북극에도 계절이 있어서 겨울에 꽁꽁 얼었던 얼음들이 여름에 녹았다가 다시 겨울이 되면 얼어버리는데 올해 생성된 얼음은 대체로 쉽게 부셔지지만, 여러 해 동안 용케도 녹지 않고 살아남은 다년생 얼음은 매우 단단합니다. 쉽게 부셔지는 얼음이라고 해도 마구잡이로 깨고 다닌다면 철판으로 만들어진 튼튼한 배도 당장은 아니지만, 골병 비슷한 현상이 발생하여 나중에 크게 수리를 해야 합니다. 얼음을 깰 때 쿵쿵 하는 진동과 소음이 극심해서 일부 승조원들이 꽤나 오랜 동안 잠을 제대로 못자서 많이 괴로워하기도 합니다.
A에서 B지점으로 항해를 할 때 어느 지점을 통과해서 항해를 할지가 사전에 세세하게 계획되는 바다에서의 항해와는 달리 쇄빙을 하면서 이동하는 경우에는 그때그때 상황판단을 하여 이리저리 침로를 조정하기 때문에 직선코스가 아닌 지그재그 또는 심한 경우에는 나선형 궤적을 그리며 이동하기도 합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얼음과 얼음 사이가 완전히 얼지 않아서 보이는 물길입니다. 원래 배는 잔잔한 물길을 따라서 부드럽게 미끄러지듯 항해할 때가 평안합니다. 몇 시간 동안 쿵쿵거리며 얼음을 깨다가 반가운 물길을 만나서 부드럽게 항해를 하면 얼마나 감사한지요. 네, 얼음을 깨는 일은 상당히 힘듭니다. 보통 선장이나 아이스 파일럿이라는 직책을 맡은 사람이 쇄빙항해중 배를 지휘하는데, 순간의 선택이 몇십분 혹은 몇시간을 좌우하고, 아래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의 질과 그로 인한 건강을, 청소를 하고, 정비를 하고, 점검을 하고 밥을 하고 국을 끓이고 있는 사람들의 작업 안전을 좌우하기 때문에 무척 부담이 되는 항해입니다.
가까운 곳은 눈으로, 먼곳은 쌍안경으로, 더 먼 곳은 RADAR로 내다보는데, 지금은 평안하게 가고 있다가도 불과 5분 후에는 전혀 다른 상황에서 고생을 하고 있을지 모르기 때문에 가능한 한 멀리 앞을 내다보기 위해서 RADAR에 많이 의지를 하게 됩니다. 노란부분이 탐지된 물체인데, 부드러운 물길일 수도 있고, 단단한 얼음일수도 있습니다. 이 역시 처음 쳐다보면 어디가 찾아가야하는 물길이고 피해야 하는 단단한 얼음인지 구분이 어렵습니다. 방금 전 표현은 너무 점잖았고, 한 당직 6시간을 내내 서서 눈이 빠지게 살펴도 도무지 길을 찾기가 어렵고 빨리 연구 장소에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는 연구원들 눈치에, 온 배를 휘감는 쾅! 쾅! 소리에 혼이 나갈 정도가 되어보면 지구 온난화로 대표되는 기후변화, 해수면 상승, 설 땅을 일어가는 북극곰의 눈물 따위는 어찌되어도 상관이 없이 이 얼음들이 정말 원망스럽고 영화에서처럼 용이 날아와서 모두 확! 녹여버리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명분은 저~멀리 있지만, 두통은 이미 내 머릿속에서 자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느 것이 더 중요할까요? 비교를 할 수가 없는 가치의 차이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저는 분명 이런 생각을 당직시간 내내 했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그 일을 하지 않아도 되는 지금, 그 시절을 반추해볼 때 저 자신이 이토록 나약하고 이기적이고 어리석은 존재임을 다시 한 번 깨닫고 숙연해집니다. 그렇게까지 나약하고 이기적일 필요는 없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멀리서 RADAR 영상으로 봤었을 때는 도무지 길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낙심했었지만, 가까이 접근해서 집중을 해보면 결국에는 길이 보였습니다. 없었던 길이 갑자기 생겼던 것이 아니라 며칠 혹은 몇 주 전부터 이미 생성되어있었던 물길을 단지 저의 아둔한 눈이 보지를 못했었던 것일 뿐이었던 것입니다.
4. 힘을 사용하는 법: 그런데, 쇄빙항해를 하는 동안 부드러운 물길만 찾아다니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잠시 잊고 있었지만, 아라온호는 얼음을 깨는 쇄빙능력과 추위를 견딜 수 있는 내빙능력이 있는 배입니다. 또한 매우 강력한 엔진과 튼튼한 철판으로 이루어져있으며, 외판에 칠해진 페인트 역시 선체의 강도를 높혀주는 특수한 재질입니다. 그리고 5년마다 도크에 배를 올려서 점검과 수리를 하는 일반적인 배와는 달리 매년마다 도크에 올라갑니다. 조금 전까지 설명한 부분은 얼음을 깨고 나가는 중에서도 가능한 한 평온함을 유지하기 위하여 신경을 쓰는 항해모드였습니다. 하지만, 남극이나 북극에서는 주변에 다른 배나 항공기가 거의 없기 때문에 얼음 사이에 갇혀버려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구조를 요청할 상황이 안되기 때문에 얼음을 더욱 적극적으로 깨야합니다.
그리고, 겨울철의 남극 장보고 과학기지에 보급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 두꺼운 얼음 위에 배를 얹혀 고정하는 방법으로 접근하기 위해서 역시 아라온이 가진 모든 힘을 동원하여 얼음을 깨고 나가야 합니다. 모든 발전기와 엔진을 기동시켜서 후진을 했다가 최대의 출력으로 전속력으로 얼음을 향해 돌진하는 동작을 여러번 반복합니다.
한번 돌진할 때마다 겨우 3미터씩 나갈 뿐이라서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긴 하지만 평소 같았으면 엄두도 못 낼만한 얼음을 깨며 천천히 전진합니다. 이를 두고 성난 양들이 들이받는 동작이랑 비슷하다고 하여 ‘Lambing’이라고 표현합니다. 약한 얼음이나 물길을 찾아서 이리저리 이동하던 배가 lambing을 할 때는 제법 두꺼운 얼음들도 굉음을 내며 부셔져버립니다. 그만큼 우리배도 소름과 진동으로 시달리겠지만, 이때는 이미 우선순위가 변경되어진 상황이므로 아무도 불만이 없습니다. 우리는 모두 지구력이 제한된 일정 수준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힘은 ‘용기’라는 출구를 통하여 발현됩니다. 하지만, 주어진 환경에 의하여 스스로 용기를 제한하는데 오래 길들여지다 보면 그 힘의 존재를 잊은 채로 살기도 합니다. 중학생 시절 저는 남들보다 체력이 약했었고 의지도 매우 빈약했었습니다. 특히 한창 운동에 자신이 붙어서 이리저리 들이받고 다니는 남학생 무리들 틈에 낄 생각을 못했었습니다. 어느 날, 참 유치한 친구들이 쉬는 시간 교실 뒤에서 서로 도움닫기를 해서 달려와서 상대방을 밀쳐 넘어뜨리는 장난을 매우 열광하며 하고 있었습니다. 마치 로마시대 검투사들의 결투장면 같았습니다. 뒤에서 바라보고 있었던 저를 어느 친구가 끌고 들어왔는지 모르겠지만, 정신을 차려보니 제가 어느새 링 위에 올라와 있었습니다. 상대방은 저보다 훨씬 단단하고 다부진 친구였습니다. 그 당시 저는 팔씨름에 이겨본 적이 없었고, 팔굽혀펴기를 어떻게 하는 건지도 몰랐었습니다. 여기서 내빼면 남학생들 무리에서 완전히 찐따가 될 테고, 이대로 저 아이랑 부딪친다면 어떤 모양으로 교실 한구석에 처박힐지 상상도 안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지금은 이렇게 길게 설명을 하지만, 당시에는 생각할 시간이 몇 초도 안되었습니다. 그녀석이 달려옵니다. 저는 버티기라도 해서 그나마 덜 다쳐야겠다는 생각에 상체는 움추리고 하체에 힘을 힘껏 줍니다. 빡! 그 친구가 제게 부딪치고 튕겨져 나가서 널부러지던 장면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매번 저를 비웃던 친구들이 박수를 치며 악수를 청해옵니다. 강한 자들만 살아남았었던 시대에나 있었던 참 한심한 모습들이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때 얻은 자신감이 저의 청소년기를 변화시킨 시작점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부딪치기 몇초전 제게 떠오른 생각이 ‘용기’에 기반한 결정이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그러지 않았었다면 제게도 저들과 진배없는 힘이 이미 주어졌고 그것을 단련한다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더욱 늦게 깨달았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때부터 운동을 시작했고, 이로 인하여 끈기라는 것이 생겨서 매사에 대충하던 습관을 고치고 주께 하듯 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사람에게 하듯 정도까지는 열심을 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인간이 가진 힘은 제한되어있기 때문에 아무 때나 사용해서는 곤란합니다. 아라온호가 항상 lambing을 하고 다닌다면 선체 피로도가 쌓이고, 고장이 나는 장비가 늘어나서 그만큼 수명이 단축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며, 연료 소비량은 두배 이상 증가해서 보급을 걱정하는 처지가 될것입니다. 아라온호를 타고 갔었던 남극과 북극 항해는 지혜롭게 힘을 아낄 때와 과감하고 저돌적으로 사용할 때를 잘 구분해야 하고, 그 순간을 잘 선택해서 집중함이 옳은 삶의 전략이라는 교훈을 얻게 되었던 항해였었습니다.
5. 선박에서의 신앙생활: 가끔씩 선상에서 모여서 드리는 예배를 아주 부지런히 준비하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합니다. 제가 전에 섬기던 교회는 해양대학을 졸업하고 바다로 나가는 청년들에게 ‘선박 선교사’라는 호칭을 붙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육상생활과는 다르게 바다에서는 본인 침실 밖으로만 나오면 항상 타인에게 노출이 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일도 같이 모여서 하고, 식사도 함께 하며, 휴식과 운동을 하는 시간도 공유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즉, 배는 일체의 가식이 통하지 않는 매우 작은 공동체이며 따라서 배에서의 삶 전체가 모범이 되어야 그가 인도하는 예배가, 손을 내미는 위로가, 전도의 씨앗이 뿌리를 내리고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것입니다. 마치 우리의 가정과 같지 않습니까? 네, 마치 저처럼 부족한 가장이 종종 아내와 아이들을 힘들게 하는 것처럼 배에서도 가끔 기독교인들이 앞장서서 욕을 먹기도 합니다. 본인의 인성의 부족함을 덮기에는 주님의 은혜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한 입으로는 예수를 말하면서 다른 입과 행동으로는 그 예수를 욕되게 하기도 합니다. 그러곤 술과 담배를 안하는 것으로 구별된 삶을 살고 있다고 믿습니다. 한주 동안, 그 좁은 배 안에서 배려가 없었고 오만하게 굴었던 사람이 초대하는 예배에 누가 참석을 할까요? 혹은 지위가 높은 사람이 강요를 해서 억지로 참석한다고 하여도 예배 때만 관대해졌었다가 다시 일과 시간이 되면 돌변하는 모습을 보고 과연 기독교인의 삶을 동경하게 될까요? 그래서 저는 배에서는 정말 많이 조심하는 편입니다. 또한, 정치나 종교얘기로 이 작은 공동체의 평화가 깨지는 것을 극도로 경계합니다. 그래도 먼저 다가와 주님 얘기를 꺼내는 동료들이 종종 있었습니다. 배에서는 이것이 진정한 예배로의 초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스도를 섬기는 저는 배에서 일을 하는 동안 올바른 직업적 소명에 기반한 업무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성실하게 맡은 직무를 사람에게 하듯이 아닌, 주님께 하듯이 마음을 다하여 수행하며, 함께 일하는 동료들의 어려움 또한 주님께 하듯이 돌보고 어루만져주는 삶의 모습을 통하여 소명을 다하는 삶을 살기위하여 노력합니다. 배에서는 이것이 진정한 예배이자 목표로 삼을만한 삶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진정한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는 앞서 나누었던 대로 배에서 제 몫을 다할 수 있도록 일에 대한 정통한 전문성과 소명의식을 가지고, 타인을 잘 살피고 듣는 눈과 귀를 사용하여 막막한 곳에서도 지혜롭게 길을 찾으며, 힘을 아껴야할 때와 과감하게 사용할 순간을 잘 선택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참으로 쉽지가 않은 삶입니다. 그래서 계속 실패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하는 멋진 말이 있습니다. 바다에서 배는 360도의 방위 중 어디로라도 침로를 설정할 수 있습니다. 짧은 거리라면 그리 많은 차이가 나지 않겠지만, 먼 거리일수록 단지 1도의 침로 차이가 도착지점에 가서는 전혀 엉뚱한 곳에 도착할 정도로 많은 차이를 가져오게 됩니다. 제대로 된 삶의 방향을 추구하느라 생을 통틀어 단 한발자국만 전진할 수 있을지라도, 올바른 방향으로의 한발자국이 그릇된 방향으로의 천 걸음보다 훨씬 귀하다는 것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는 기독교인으로 살아가기를 소원합니다.
6. 제3 한인교회 공동체를 향한 감사: 제가 7년 전 치앙마이에 와서 이 교회를 저희 가족들의 예배의 지정석으로 삼게 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마이쭈’ 하나에 무척 열광하던 순박한 교회 아이들의 모습들과 ‘온 가족이 함께 드리는 예배’, ‘성가대 가운 등 교회 안에서의 계층 형성 지양’, ‘모두가 찬양대와 예배 인도자’, ‘보이는 교회로만 흐르지 않는 재정’, ‘알록달록 종류별 헌금봉투가 없는 교회’, ‘예배의 지정석에 대한 개념 정리’, ‘은혜를 모르면 사람이 아니다’ 등과 같이 말씀을 기반으로 한 사람된 도리에 대한 가르침과 ‘영적 대가족’이라는 따뜻함, 팽창주의적인 성장과 부흥 보다는 자립과 내실, 지속적으로 강조되는 가정의 중요성 등 다소 생소했었지만, 건강함이라고 이해되는 말씀과 삶의 실천운동이었습니다. 만 7년이 지난 지금, 참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교회 공동체 덕분에 하민이와 하율이가 건강한 영의 양식을 섭취하며 자라주고 있고, 아내 김은경 집사가 아이들과 함께 제가 없는 일년 중 9개월 혹은 10개월을 이 먼 타향에서 안심하고 지낼 수 있습니다. 특히 지난 4월 온 가족이 코로나에 걸렸을 때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셨고 올 여름에 이사를 하는 일에 큰 도움을 주셨던 여러 성도님들께 일일이 감사의 인사를 드리지 못했었기에 이 자리를 빌어서 정말 감사하다고, 저희 가정도 이와 같은 사랑을 나눌 준비가 언제든 되어있을 것이라는 것을 약속드린다고 말씀드립니다.
긴 시간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이현숙)1. 사랑하기에 떠나야 하는 삶/2. 소명은 개인적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것을 발견하여 헌신하는 것/3. 모든 일을 마음을 다하여 주께하는 삶.
(오하준)1.우리 모두 지구력이 제한된 일정 수준의 힘이 있다. 힘은 용기라는 출구를 통해 발열된다./2.순간을 잘 선택해서 집중함이 옳은 삶의 전략이라는 교훈을 얻게 되었던 항해/3.올바른 방향으로의 한 발자국이 그릇된 방향으로 천 걸음보다 귀하다.(오하경)1.생활은 일정 수준 이상의 긴장의 연속/2.이미 생성되어 있었던 길 아둔한 눈으로 보지 못한 것 뿐/3.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므로 서로를 보고 들어야 한다.
1. 기독교인은 월급 이상의 일을 하는 존재라고 믿고 있습니다
2. 도무지 길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낙심했었지만, 가까이 접근해서 집중을 해보면 결국에는 길이 보였습니다
3. 만 7년이 지난 지금, 참 잘한 선택
집사님의 참 잘한 선택으로 인해 저의 지정석이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에 감격스러웠습니다.
제3한인교회와 영적 공동체 모두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김은경>
1. 배에서 일을 하는 동안 올바른 직업적 소명에 기반한 업무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주님께 하듯이 마음을 다하여 수행하며 소명을 다하는 삶을 살기위하여 노력합니다.
2. 배고프지만 않으면 토끼처럼 순하고 한없이 자애로운 아내의 성품이 현재는 좋은 캐미를 이루고 있는 듯하여 참으로 감사합니다.
3. 올바른 방향으로의 한발자국이 그릇된 방향으로의 천 걸음보다 훨씬 귀하다는 것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기를 소원합니다.
<김하민>
1. 애매한 음식들은 모두 냉동고로 보내버리는 ‘엘사’라는 별명을 가진 엄마
2. 약한 얼음이나 물길을 찾아서 이리저리 이동하던 배가 lambing을 할 때는 제법 두꺼운 얼음들도 부셔져버린다. lambling이라는 단어가 생각난다.
3. 배 항해사나 비행기 조종사들이 한계 상황에서 본능적인게 아닌 직업적 소명을 선택한 게 기억난다.
<김하율>
1. 우리 마음에는 두 마리의 늑대가 있는데, 먹이를 많이 주는 늑대가 이긴다.
2. 가족을 위해서 힘을 쓰는 아빠, 배에서도 열심히 일하는 아빠
3. 엄마를 사랑해주라는 왕할머니의 말씀
[황의경]
1. 틀린방향으로 빨리 가는것 보다 바른 방향으로 천천히 가는것이 낫다
2. 배에서의 신앙생활은 보이는 열심보다 예배와 삶이 동일한 태도가 더 중요하다.
3. 직업적 소명과 가장으로서의 소명이 충돌하지 않도록 소명에 더욱 더 주께 하듯 열심히 해야한다.
[임지영]
1. 소명은, 개인적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것을 발견하여 그것에 헌신하는 것을 말합니다. 모든 일을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이 하는 삶을 사는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입니다. 한계상황에서의 우선순위를 직업적 소명에 두느냐, 삶을 향한 본능에 두느냐에 따라 내가 생명을 책임진 사람들의 운명이 달라집니다.
2. 상당히 높은 수준의 안전과 관련한 교육과 확인 절차가 많으며 이를 숙지하지 못할 경우, 이 직업을 유지하기가 힘듭니다.
3. 타인을 바라보고 듣는 법
[황라엘]
1. 큰 얼음을 깨기
위해서는 뒤로 물러섰다가 힘을 다해 앞으로 가야 합니다.
2. 배에서는 비상사태를 대비해 항상 준비를 잘해야 합니다.
3. 남극에 가면 펭귄을 많이 볼수 있습니다.
[황로이]
1. 배 앞에 뾰족한 머리로 얼음을 깼어요.
2. 북극곰이 새끼를 데리고 왔어요.
3. 펭귄은 수영을 잘해요.
<배정희>
1.가족들과 단절을 피하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이제는 사랑하기 때문에 떠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2.배(사명의 자리)에서의 생활은 일정 수준 이상의 긴장의 연속입니다.
3.한계 상황에서 우선순위를 직업적 소명에 두느냐, 본능에 두느냐에 따라 책임진 사람들의 운명이 달라집니다.
<김소형>
1. 잘 듣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가능한 조용히 해야 합니다.
2. 매번 떠나는 제가 몸과 마음이 건강하게 돌아오는 것이 가장으로서의 소명을 지키는데 가장 기본이 되는 일입니다.
3. 우리나라는 젊은 세대들이 배를 타는 일을 기피하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는 말을 듣고 안타까웠습니다.
<배기솔>
1.야간에 효과적으로 식별하기 위해서는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도록 해야 합니다.
2.배는 잔잔한 물길을 따라 부드럽게 미끄러지듯 항해 할 때, 가장 평안합니다.
3.지혜롭게 힘을 아낄 때와 과감하게 사용할 때를 잘 구분해야 합니다.
[김이래]
1. 서로를 보다 잘 보고, 보다 잘 듣기 위해서는 내가 어두움 속에서 맑은 눈으로 살펴야 하고 침묵 속에서 경청함이 선행되어야 한다.
2. 진정한 예배를 드리기 위해서는 일에 대한 정통한 전문성과 소명의식을 가지고, 타인을 잘 살피고 듣는 눈과 귀를 사용하여 막막한 곳에서도 지혜롭게 길을 찾으며, 힘을 아껴야할 때와 과감하게 사용할 순간을 잘 선택
3. 올바른 방향으로의 한발자국이 그릇된 방향으로의 천 걸음보다 훨씬 귀하다는 것
[김온유]
1. 다른사람들을 위해서 자신의 목숨을 내어주는 사람들의 희생.
2. 가까이 접근해서 집중을 해보면 결국에는 길이 보였습니다
2. 남극과 북극 항해는 지혜롭게 힘을 아낄 때와 과감하고 저돌적으로 사용할 때를 잘 구분해야 하고, 그 순간을 잘 선택해서 집중함이 옳은 삶의 전략이라는 교훈
1.보이는 교회로만 흐르지 않는 재정.
2.지속적으로 강조되는 가정의 중요성.
3.예배의 지정석에 대한 개념정리,은혜를 모르면 사람이 아니다.
집사님 말씀에 울컥 울컥 했습니다.좋은말씀 감사합니다.
1.동료들의 어려움 또한 주님께 하듯이 돌보고 어루만져주는 삶의 모습을 통하여 소명을 다하는 삶을 살기위하여 노력합니다.
2.삶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다
감사합니다
집사님을 볼때마다 느끼는 것이 참으로 "바른생활사나이"
이런 맘이요
1. ‘모든 일을 주께 하듯 하다’라는 명제가 올바른 소명의식의 근간이라고 생각합니다.
2. 아무리 눈이 부시게 화려하고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고 하여도 그것이 본질에 어긋나는 불빛과 소리가 되는 순간, 이것들은 순식간에 걷잡을 수 없는 혼란을 야기하고 결국은 재난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아라온호를 타고 갔었던 남극과 북극 항해는 지혜롭게 힘을 아낄 때와 과감하고 저돌적으로 사용할 때를 잘 구분해야 하고, 그 순간을 잘 선택해서 집중함이 옳은 삶의 전략이라는 교훈을 얻게 되었던 항해였었습니다.
망망대해에서 익어가는 집사님의 신앙을 나눠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감동적이고 감사한 시간이었습니다. 음악을 통해 학생들을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 울리는 꽹과리가 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 그리고 내가 나아갈 때와 물러설 때, 힘을 사용할 때와 아낄 때를 알기 위해서는 하나님이 주시는 지휘 사인을 잘 봐야겠구나 돌아보고 묵상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조타실이라고 하나요? 조종실에 예수 그리스도를 모시고 가정에서도 배에서도 영적 가장의 역할을 충실히 감당하는 집사님 삶에 평강이 가득하길 기도합니다.
1.모든 일을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이 하는 삶을 사는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입니다.
2. 도무지 길을 찾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낙심했었지만, 가까이 접근해서 집중을 해보면 결국에는 길이 보였습니다. 없었던 길이 갑자기 생겼던 것이 아니라 며칠 혹은 몇 주 전부터 이미 생성되어있었던 물길을 단지 저의 아둔한 눈이 보지를 못했었던 것일 뿐이었던 것입니다.
3.제대로 된 삶의 방향을 추구하느라 생을 통틀어 단 한발자국만 전진할 수 있을지라도, 올바른 방향으로의 한발자국이 그릇된 방향으로의 천 걸음보다 훨씬 귀하다는 것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가는 기독교인으로 살아가기를 소원합니다.
귀한 경험의 나눔에 감사합니다. 다시 나를 돌아보고 가장의 무게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서는 제 마음속에서 두 마리의 늑대가 치열하게 싸울 것입니다. 다 뒤로하고 나의 안위를 먼저 챙길 것을 주장하는 놈과, 내가 무엇으로 그 자리에 있는지를 상기하여 소명을 다하라고 울부짖는 놈의 몸이 서로 뒤엉켜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자, 이중 과연 누가 이길까요? 평소에 제가 더 많이 먹이를 던져준 놈이 이기겠죠. 그러면 그 먹이는 평소에 어떻게 건넬 수 있을까요? 올바른 소명의식을 가슴에 새기고 사는 것이 그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일을 주께 하듯 하다’라는 명제가 올바른 소명의식의 근간이라고 행각합니다
남극과 북극에도 계절이 있어서 겨울에 꽁꽁 얼었던 얼음들이 여름에 녹았다가 다시 겨울이 되면 얼어버리는데 올해 생성된 얼음은 대체로 쉽게 부셔지지만, 여러 해 동안 용케도 녹지 않고 살아남은 다년생 얼음은 매우 단단합니다. 녹을만하면 얼고 녹을 만하면 다시 얼어버리는 마음의 얼음을 쇄빙하는 나의 아라온호는 무엇인지 생각해봅니다.
깰 수 있는 얼음과 그렇지 않은 얼음을 잘 구별해야합니다.
‘은경이 사랑해줘라’
배고프지만 않으면 토끼처럼 순하고. 배고프면 토끼처럼 껑충거리는 은경집사님 ^^
이준서
1. 큰배가 얼음을 깨는 모습이 멋지게 보였어요.
2. 펭귄들이 물속에서 얼음위로 올라와서 뛰는 모습이 귀여웠어요.
3. 하율이 형아 가족사진이 행복해 보여요
* 임채영
1. 오랜만에 만나는 식구들을 하급자를 대하듯 하다가 나중에 뒤늦은 후회를 하시는 분들을 많이 봤기 때문에 저는 예전에 비해서는 기대치를 많이 낮추었고 그 안에서 최대한 조심하고 있습니다.
2. 모든 직업은 전문성을 가지고 그 일을 제대로 해내기 위하여 필요한 교육과 숙련이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공인된 자격도 필요합니다.
3. 얼음 사이에 갇혀버려서 오도 가도 못하는 상황이 된다면 구조를 요청할 상황이 안되기 때문에 얼음을 더욱 적극적으로 깨야합니다.
* 이태윤
1. 모든 일을 주께 하듯 해서 올바른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
2.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3. 올바른 방향으로의 한발자국이 그릇된 방향으로의 천걸음보다 훨씬 귀하다
* 이서윤
1. 모든 직업은 전문성을 가지고 그 일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 교육과 숙련이 필요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공인된 자격도 필요합니다.
2. 이분들은 자신의 직업을 돈벌이나 경력을 위한 수단 이상으로 삼고 헌신하는 소명 의식을 끝까지 지키신 분들입니다.
3. 소명은 개인적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것을 발견하여 그것에 헌신하는 것을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