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틀 전 대전 C고교 동창생인 전기우(재경 6회 동창회장)한테서 '석촌호수 놀이마당'에서 만나자'라는 핸드폰 전화가 왔다.
오늘은 2024. 3. 26. 화요일.
오전에 비가 조금 내렸다.
10시 15분 우산 하나를 손에 들고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놀이마당으로 나갔다.
놀이마당에 나가서 여기저기를 둘러보았더니 잠실에서 사는 백선기가 와 있었다.
얼마 뒤에는 전 회장은 젊은 청년과 함께 왔다.
넷이서 석촌호수 산책로를 따라서 천천히 걸었다.
한 바퀴 2,562m. 두바퀴( 5,124m)를 돈 뒤에 선기가 길 건너편 석촌고분역 인근에 있는 재래식 음식점으로 안내했다.
누런 양푼으로 끓이는 부대찌개는 1인당 11,000원.
배추 잎사귀와 돼지 삼겹살을 선기가 가위로 자잘하게 잘랐고, 보글거리는 국물 속에 생라면 하나도 넣었다.
막거리 두 병을 셋이서 나눠 마셨다. 나는 딱 한 잔만 마셨다.
밥을 맛있게 먹은 뒤 지하철역 인근에 있는 커피숍으로 들어가 커피 두 잔을 시켰다. 1잔 1,500원.
빈 컵 하나를 달라고 부탁했더니만 여직원을 고개를 흔들며, 내주지 않았다.
고약한 인심이다. 혼자 다 마시기에는 커피 양이 많다.
커피 한 잔을 선기와 내가 번갈라 입 대고는 나눠서 마셨다.
다음부터는 내 핸드백 가방에 빈 컵 하나를 넣고 외출해야겠다.
커피 맛이 쓰기에 나는 평소에도 커피를 별로 마시지 않는다.
나는 시중에서 파는 커피종류에 대해서도 이름조차도 모른다.
선기도 커피 이름을 잘 모르는가 보다 .
오늘 커피 한 잔을 주문해서 둘이서 나눠서 마셨으니 업소 여직원한테서 눈총을 받았을 게다.
이야기를 나눴다.
나는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을 존경한다. 그 돈으로 국가는 많은 국민한테 혜택을 준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서 전 회장은 '나는 세금을 많이 낸다'라고 보탰다.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한테 고마워 한다. 그 돈으로 국가는 안보를 지키며, 치안을 유지하고, 국가발전을 해서 모든 사람이 안심하게 살게끔 한다.
고교 친구들 덕분에 오늘은 4시간 50분 가까이나 걸었다. 걷기 운동을 한 셈이다.
전 회장과 함께 온 젊은 청년은 말 한마디도 하지 않고는 핸드폰에만 정신 팔렸다.
우리들이 아버지의 친구이기에 그는 달리 할 말이 없을 게다.
나는 전 회장한테 말했다.
"이 세상 꽃 가운데 가장 예쁜 꽃은 사람꽃이다."
가장 예쁜 꽃은 '人꽃 (사람꽃)'이기에 다음 모임에도 이 젊은이를 보았으면 싶다.
나는 쌍둥이었다. 아쉽게도 동생은 만20살 때 서울에서 대학 다니다가 여름방학에 고향집으로 내려왔고, 저녁 무렵에 울안에서 뱀 물려서 다음날 죽었다. 충남 대천시내 병원에서 처절하게 몸부림을 치는 동생의 죽음을 지켜보았던 쌍둥이 형인 나.
동생이 죽은 뒤로는 나는 성격이 차분하게 변했다.
'다치지 않고, 죽지 않고, 오래 사는 것이 큰 효도이다'라면서 매사를 조심스럽게 대했다.
내 고등학교 기억 속에는 죽은 동생이 있듯이 내 고교 친구들의 기억 속에도 동창생으로 남아 있을 게다.
선기와 나는 오랜 인연이다.
내 고향 앞산 너머 감나무골에는 남포 백씨네들이 무척이나 많다. 내 이모부는 남포 백씨. 백낙건(낙자 돌림)이다. 이종 큰형은 백남홍(남자 돌림)이며, 이종 조카는 백황균(균자 돌림). 세째 이종형 남엽의 아들은 백기(이종 조카)는 (기자 돌림)이다. 선기는 '기'자 돌림이기에 내 이종 조카의 항렬에 해당된다.
내가 1955년부터 충남 보령시 웅천읍 대천리에 있는 웅천초등학교에 다니기 시작했다.
내 초등학교 1 ~ 2학년 때 감나무골에는 백치균 선생이 계셨다고 말했다..
선기는 '백치균 선생은 내 사촌형님이다'라고 대답했다. 선기는 초등학교 2학년 때인가 대전으로 떠나갔다.
쌍둥이 형제인 나와 동생은 4학년 말(1960년) 이른 봄철에 대전으로 전학 갔다.
웅천초등학교는 매우 작은 학교인데도 이 학교 출신으로는 대전 C고등학교 졸업생은 4명이다.
나와 동생, 백선기와 조하연.
2.
내가 가입했던 카페 199개. 현재 남아 있는 카페는 159개.
1위 대전 C고교 여동창생 카페.
2위 <국보문학 카페>. 내가 다달이 문학지에 글 올린다.
3위 <아름다운 5060 카페>.
내가 이 글을 C고교 여자친구 카페에 올린다면서도 엉뚱하게 <국보문학카페>에 올렸으니 내가 요즘 어떤 카페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넋이 반쯤 나갔나 보다. 그냥 놔둔다.
빠르게 일기를 썼으니 나중에 글 다듬어야겠다. <한국어 맞춤법 검사기>로 대조해야겠다.
3.
내일부터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벚꽃축제' 기간인데도 호수 주변의 벚꽃은 아직 피지 않았다.
축제기간 : 2024. 3. 27. ~ 3. 31.
2024. 3. 26. 화요일.
잠시라도 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