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덕산에 다녀와서
원불교 신문에 실리는 금강경 풀이에 감동되어 농타원 이양신 교무님과 약속을 잡고 만덕산 훈련원에 1박 2일로 다녀왔다.
점심때 도착하여 인사를 드리고 냉면을 한 그릇을 미리 준비하여 주셔서 먹었다. 접견은 10분 허락되었다. 법마상전의 뜻과 계문 중 두 사람이 어울려 말하지 말며와 한 입으로 두말하지 말며를 물었다. 세가지 다 답을 하셨다. 두 질문의 답은 기억하고 나머지 한 질문 중 반은 기억을 못했다. 이것이 나의 정신수준이다.
접견이 끝나고 교무님은 일상으로 돌아가셨다. 한마디로 눈 코 뜰새 없이 바쁘셨다. 나의 마음을 미리 아시고(타심통) 가끔 가르침을 베푸셨다. 대자대비 하시고 공도를 위해 목숨을 거신 듯 일을 하셨다. 수행과정에서 타심통의 경계와 마장을 많이 보았다. 주로 나보다 수행이 아래인 사람들이 타심통을 행하는 것(이것이 경계와 마장이다)을 보면서 필자는 타심통의 탐심을 끊었다. 성인이 타심통을 행하며 가르침에 활용하는 것을 처음 보았다. 심지어 다른 일을 하면서도 나의 마음상태를 아시고 반응하셨다. 타심통은 그것을 활용할 수행력이 갖추어졌을 때 능력이 생기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교무님의 일상을 보고 나의 공부수준이 미천하다는 것을 절감하였다. 금강경을 통달하고 구류중생의 마음을 다 헤아려 보고 불공하는 저 수준에 도달하려면 수생에서 수십 생의 수행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였다.
교무님께 금강경 풀이를 책으로 내라고 권하였다. 교무님은 “부끄러워요”라고 답 하셨다. 성인은 자기를 성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그렇게 불리 울 뿐이다.
필자는 책을 낼 생각을 하고 있었다. 교무님들을 자극하고 교도들을 자극하여 도에 발심하고 도심을 유지할 책을 낼 생각이었다. 만덕산에 다녀오면서 포기하였다. 나의 글보다 좋은 책이 많기 때문이다. 그래도 글은 계속 쓸 생각이다. 이것이 필자의 제생의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