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계를 뒤흔들고 있는 동양그룹 사태에서도 `검은 그림자`가 엿보인다.
법정관리 하루 전까지 계열 증권사를 동원해 일반 투자자들에게 CP(기업어음)를 팔아먹고(불완전 판매) 멀쩡한 회사들까지 굴비두름 엮듯이 법정관리로 끌고 간 동양그룹 부도사건에서도 SK그룹에서와 유사한 일이 있었다는 증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1957년 창립 이래 재계 5위까지 올랐던 굴지의 대기업, 재계 38위 동양그룹이 무너지는 과정에서 대체 지난 5년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여러 언론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동양그룹에서 문제적 인물로 지목되는 이는 김 철 동양네트웍스 대표다.
요지는 동양그룹의 실질적 오너인 이혜경 부회장(동양그룹 창업자인 이양구 회장의 첫째 딸)이 지난 2008년 `디자인 경영`을 앞세우며 그룹 부회장으로서 경영 일선에 참여하게 됐고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를 영입,그의 측근들이 동양 내부에 일종의 비선 라인을 형성하면서 동양그룹 사태까지 오게 됐다는 것.
부인인 이혜경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현재현 회장의 그룹 장악력은 급격히 약화됐고 리더십에도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외환위기 당시 동양시멘트 지분 매각 등 동양그룹 경영이 어려워지자 이양구 창업주의 부인인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이 현재현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해 회의를 갖게 됐고 이양구회장 기일에 선영 참배도 막을 정도로 사위를 박대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후 현 회장 중심의 회사 공식 조직이 결정한 일을 이 부회장의 비선 라인이 뒤집는 일이 자주 생겼고 특히 최근 동양그룹 사태에서는 이 부회장이 회사 보다는 오너 일가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영 판단을 내린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형사처벌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법정관리 하루 전까지 계열 증권사를 동원해 일반 투자자들에게 CP(기업어음)를 팔아먹고(불완전 판매) 멀쩡한 회사들까지 굴비두름 엮듯이 법정관리로 끌고 간 동양그룹 부도사건에서도 SK그룹에서와 유사한 일이 있었다는 증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것이다.1957년 창립 이래 재계 5위까지 올랐던 굴지의 대기업, 재계 38위 동양그룹이 무너지는 과정에서 대체 지난 5년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여러 언론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동양그룹에서 문제적 인물로 지목되는 이는 김 철 동양네트웍스 대표다.
요지는 동양그룹의 실질적 오너인 이혜경 부회장(동양그룹 창업자인 이양구 회장의 첫째 딸)이 지난 2008년 `디자인 경영`을 앞세우며 그룹 부회장으로서 경영 일선에 참여하게 됐고 김철 동양네트웍스 대표를 영입,그의 측근들이 동양 내부에 일종의 비선 라인을 형성하면서 동양그룹 사태까지 오게 됐다는 것.
부인인 이혜경 부회장이 전면에 나서면서 현재현 회장의 그룹 장악력은 급격히 약화됐고 리더십에도 적잖은 상처를 입었다는 후문이다.
특히 외환위기 당시 동양시멘트 지분 매각 등 동양그룹 경영이 어려워지자 이양구 창업주의 부인인 이관희 서남재단 이사장이 현재현 회장의 경영능력에 대해 회의를 갖게 됐고 이양구회장 기일에 선영 참배도 막을 정도로 사위를 박대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후 현 회장 중심의 회사 공식 조직이 결정한 일을 이 부회장의 비선 라인이 뒤집는 일이 자주 생겼고 특히 최근 동양그룹 사태에서는 이 부회장이 회사 보다는 오너 일가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경영 판단을 내린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형사처벌 가능성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 <사진: 좌측부터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이혜경 동양그룹 부회장, 김 철 동양네트웍스 대표> |
이화여대에서 생활미술학을 전공한 이혜경 부회장은 2008년 경영 참여 후 강원 삼척시 파인밸리, 안성시 웨스트파인 골프장 등의 클럽하우스와 2009년 동양종합금융증권 골드센터 디자인을 직접 도안하는 등 디자인 관련 업무를 총괄했다. 인테리어와 디자인 감각이 뛰어났던 김 대표는 골프장과 증권 지점 디자인 과정에서 조언자 역할을 하며 결정적으로 이 부회장의 눈에 들었다고 한다. 2008년 동양그룹 기획실 산하 유통 부문 본부장(임원)급으로 영입됐다가 동양그룹이 2010년 5월 설립한 MRO(소모성자재공급업) 회사인 미러스 대표를 맡았고 다시 이 부회장의 각별한 신임 속에 지난 해 7월 동양네트웍스 각자 대표로 선임됐다. 현재현 회장의 장남 현승담 대표의 `멘토` 역할까지 맡았다고 한다.
이 부회장의 비호 속에 그룹 내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확보한 김 대표는 소위 `김철 라인`으로 불리는 인물들을 핵심 계열사 대표로 앉히면서 그룹 전체를 장악했다고 한다.
이 부회장과 김철 대표가 현 회장과 전략기획본부를 사실상 배제한 채 그룹 구조조정을 주도하면서 불과 2년 만에 그룹을 아끼고 합리적 생각을 가진 능력 있는 임원들은 모두 한직으로 밀려나거나 쫓겨났다는 게 동양그룹 내부의 전언이다. 지난 해 3월 이후 불과 1년 반 사이에 전략기획본부장이 4차례나 바뀌고 수많은 임원들이 회사를 생각해서 입바른 소리를 했다가 졸지에 실업자 신세가 된 경우도 부지기수였다고 한다.
김 대표는 언론들이 자신을 겨냥해 보도를 쏟아내자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내가) 구조조정을 주도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 모든 것은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이 결정한 일"이라고 전면 부인했다. 이 부회장의 발탁설에 대해서도 "내가 정식 입사한 것이지 그 분이 합류시킨 게 아니다"라며 "그룹내 실세라는 소문은 사실과 다르며 다른 임원과 빚은 갈등에서 비롯된 오해다. CP 문제, 동양매직 매각 딜 중단,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개입설 등은 모두 루머다"라고 밝혔다.
수많은 동양그룹 임직원들과 재계 관계자들의 증언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당사자 말을 어디까지 신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다만, 현재현 회장과 이혜경 부회장, 김철 대표까지 국회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이 됐고 금융감독원의 고발 조치에 따라 검찰이 동양그룹에 대한 전면 수사에 나선 만큼 조만간 실체적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정홍원 국무총리가 투자자들이 요구한 국민검사 청구를 적극 수용하고 대주주 은닉재산을 끝까지 추적하며 불완전 판매 실태에 대해 철저히 검사할 것을 지시한 만큼 현 회장과 이 부회장 등 오너 일가는 그야말로 칼날 위에 선 신세가 됐다. 형사처벌 까지도 각오해야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동양사태에서 볼 수 있듯이 `용인(用人)`과 `오판`의 책임은 궁극적으로 오너가 지게 된다. 형사처벌에 사회적 망신 까지 치러야 할 댓가가 너무 많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H그룹 회장의 실세 측근 문제도 마찬가지다. 실세 측근이 뭐라고 했든, 무슨 짓을 했든 그룹내 모든 경영상 판단의 최종 책임자는 회장 본인일 수 밖에 없다. 나중에 가서 `속아서 그랬다`고 해봐야 아무 소용도 없거니와 혹여 그 과정에서 같이 불법이나 탈법을 저질러 얽히기 시작하면 `잃을 게 많은 쪽`이 볼모가 되게 돼 있다.
사기꾼 본인은 어차피 책임질 것도, 잃을 것도 없는 게임이다. 심지어 검찰이나 법원에서도 사기꾼을 벌 주는 것은 별로 빛이 나지 않는 일이라 반기지도 않는다. 시쳇말로 당한 놈만 바보 되는 거다.
사기꾼을 가장 경계하고 일반인에 대해서도 철옹성 같은 보호막을 치는 재벌가, 그중 에서도 특히 여성 회장들에게 이런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뭘까?
혹자는 `나쁜 남자 신드롬`에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온실에서 곱게 자라고 한번도 험한 꼴을 당한 적 없는 재벌가 여성일수록 자신에게 막 대하고 거칠게 나오는 사기꾼한테 되레 매력을 느낀다는 것이다. 거침없이,심지어는 무례하고 뻔뻔스럽게 굴 수록 `나 같은 회장한테도 막 하는 걸 보니 진짜 뭘 바라고 그러는 게 아니라 자신감이 넘치는 구나`하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사기꾼을 그토록 경계하면서도, 사기꾼일 까봐 웬만한 사람은 만나지도 않으면서 결국에는 희대의 사기꾼들한테 희대의 사기를 당하는 모습을 보면 세상은 정말 요지경 이다. 가진 만큼 잃는 것도 많고 가진 만큼 지키기도 어렵다는 말을 새삼 실감하게 된다. 가진 것 없는 우리는 언제나 진정한 사랑과 우정을 그닥 의심할 필요가 없으니 차라리 더 나은건가?
채경옥 매일경제신문 논설위원 chae@mk.co.kr
1991년 매일경제신문에 입사, 현재 매일경제 사상 최초의 여성 논설위원이다.
제1회 올해의 여기자상, 씨티은행 대한민국언론상,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로 <월가를 알면 주식이 보인다(공저)><부동산 빅뱅의 시대가 온다(공저)>등이 있다.
두 딸을 키우는 엄마이자 학부모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