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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성 선씨 종갓집의 종부 김정옥씨는 해마다 여름철이 돌아오면 제철 해물과 채소 등을 준비해 대물림으로 내려온 씨간장과 된장, 고추장을 밑간으로 한 보양식을 만들어 가족의 건강을 챙기고 있다. | | | 충북 보은 ‘보성 선씨’ 종갓집 보양식 … 씨간장 밑간에 정성 듬뿍 “그게 보약 ” 충북 보은군 장안면. 속리산 이정표를 지나 좁은 길로 접어들자, 아흔아홉칸 고택이 한눈에 들어온다. 노송 사이로 우뚝 솟은 솟을대문, 빛바랜 기와에는 세월의 더께가 앉아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은 보성 선씨 영흥공파 종갓집.
기품이 있으면서 웅혼한 기운이 느껴지는 이 고택은 창연한 외관만큼이나 종부(宗婦) 김정옥씨(59)의 빼어난 손맛으로 유명하다. 서울에서 회사에 다니던 김씨가 보성 선씨 집안의 종부가 된 것은 그의 나이 스물다섯 되던 해의 일이다.
“결혼하기 얼마 전에야 남편이 명문가의 종손이란 걸 알았어요. 고생길이 훤하다며 친정에서 반대했지만, 못 해낼 것도 없다는 생각에 결혼을 결심했죠.”
하지만 종부의 삶은 쉽지 않았다. 번성한 가문에 일하는 사람만 예닐곱명이 넘었으니 상을 차리는 것만 하루에 수십번이 넘었을 정도. 철마다 돌아오는 기제사에, 명절까지 챙기다 보면 한달에 두세번 제상을 올려야 했다.
잦은 상차림에 후한 인심이 더해지다 보니 종부의 음식 솜씨가 느는 건 자연스러운 일일 터. 그리하여 종갓집 안주인의 대물림 음식 솜씨는 근동에선 소문이 자자할 정도였다. 특히 보성 선씨 일가에서 350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장맛은 장안 최고로 대접 받았다.
처음 시집왔을 때, 김씨를 불러 앉히며 시할머니가 당부한 것도 ‘장맛을 지켜야 한다’는 것. 그 뒤 결혼 10년 만에 곳간 열쇠를 물려받은 김씨는 시할머니가 가르쳐 준 방식대로 볕 좋은 늦가을 메주를 쑤어 말렸다가 이듬해 정월 장을 담근다. 이렇게 만든 간장은 구수하면서도 달착지근한 맛으로, 지난 2006년 1ℓ에 500만원에 팔려 나가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해마다 이맘때면 김씨가 가족을 위해 내놓는 보양식도 이 씨간장을 이용한 음식이 대부분이다. “우리 집은 한창 물오른 제철 식품 위주로 식단을 짜요. 제철 해물과 채소는 자연의 에너지를 고스란히 담고 있어 풍부한 영양은 물론, 별다른 양념이 없어도 맛있거든요.”
보양식을 만들 때 씨간장을 밑간으로 사용해 음식의 깊은 맛을 살리는 건 종부 김씨만의 비결. 더위에 지친 가족을 위해 그녀가 장만한 음식은 ‘된장닭백숙’과 ‘빠가사리묵은지찜’ ‘더덕도토리전병’이다. 대를 이어 온 씨간장과 된장, 고추장을 기본 양념으로 만들어 내는 그녀의 보양식은 묵은 장맛 덕분일까, 별다른 양념 없이도 구수하고 맛깔스럽다.
“백숙은 말이 필요 없는 보양식이죠. 다만 저희 집에선 백숙을 삶을 때 된장을 풀어 넣어 비린내를 없애고 담백함을 살려요. 묵은지빠가사리찜은 더위에 지친 입맛을 잡아 주는 데 좋고요. 여기에 새콤달콤한 더덕도토리전병을 곁들이면 여름 보양식으로 그만입니다.”
삼십년 넘게 종부로 살아온 김정옥씨는 요즘 보이지 않는 것의 중요성이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고 한다.
“예전에 시어머니께서 ‘음식은 장맛’이라고 말씀하실 땐 그저 그런가 보다 했는데 이젠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아요. 한날 한시에 담근 된장도 어떤 것은 맛이 있고 어떤 것은 맛이 없어요. 정성의 차이지요. 보약이 별건가요? 만드는 이의 정성이 들어간 음식, 그게 바로 보약이지요.”
보은=백연선 기자 white@nongmin.com
김정옥표 보양식 ● 된장닭백숙 생수(3ℓ)에 체에 밭친 집된장(1큰술)을 푼다. 여기에 손질한 닭(1㎏) 한마리와 산더덕(2개), 찹쌀(반공기), 통마늘(20쪽), 참마(2~3개), 대추(5~6개)를 넣어 센 불에서 한소끔 끓인다. 불을 약간 줄이고 40분 정도 푹 끓인다. 이때 대하(3마리)나 전복(1개)을 넣으면 닭의 비린내를 잡아 줘 맛이 더욱 담백하다.
● 빠가사리묵은지찜 냄비에 큼지막하게 썬 무(300g)를 깔고 묵은지(반포기)를 얹는다. 그 위에 조선간장(2큰술)과 고추장(1큰술), 고춧가루(2큰술), 설탕(반큰술), 마늘(5쪽)을 넣어 양념한다. 양파(1개), 청양고추(2~3개), 풋고추(5개)를 넣은 다음 무가 잠길 정도로 물을 부은 뒤 센 불에서 한소끔 끓인 다음 중간 불에서 20분 더 끓인다.
● 더덕도토리전병 껍질 벗긴 산더덕(7개)은 얄팍하게 저며 칼등으로 살을 부드럽게 한 뒤 매실청(1큰술), 꿀(1큰술), 식초(반큰술), 소금을 넣어 양념한다. 도토리가루와 밀가루를 10대 1의 비율로 섞어 물에 잘 갠 후 프라이팬에 둥글게 부친다. 접시에 전병을 돌려 담고, 가운데 더덕을 올린 다음 겨자 소스를 곁들여 낸다.
땀 많은 남편·수험생 딸 … 몸보신 음식 뭐가 좋을까 무더위가 시작되면 체력 소모가 많아지고 신진대사는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이 식욕부진, 위장병(배앓이), 다한증 등이다. 일반적으로 보양식은 두루 몸에 좋지만, 그중에서도 증상에 따라 유독 궁합이 잘 맞는 보양식이 따로 있다. 증상별 보양식과 산후조리, 수험생 영양보충, 노년건강 등에 좋은 보양식을 알아본다.
● 다한증 다스리는 황기백숙=큰 닭 한마리에 황기를 150g 정도 넣고 30분 이상 삶은 뒤 대추와 통감자·마늘·엄나무·유근피(느릅나무 뿌리 껍질) 등을 넣어 푹 고아 낸 음식. 한방에서 황기는 빈혈을 없애고 땀을 다스리며 살갗과 근육을 튼튼히 하는 약초로 알려져 있다. 여름철에 땀을 많이 흘리거나 수족다한증이 있는 사람은 황기백숙을 먹으면 효험을 볼 수 있다.
● 위장병과 신경통에 특효, 옻닭=닭에 옻껍질과 각종 약재를 넣고 끓인 여름철 보양식. 옻은 소화를 돕고 어혈과 염증을 풀어 주며 피를 맑게 하고 몸을 따뜻하게 한다. 신경통, 관절염, 위장병에 좋다. 옻닭은 대중화되지는 않았지만, 위장 질환이나 냉증 치료를 위해 찾는 이들이 적지 않다. 닭이 옻의 알레르기를 중화시키기 때문에 옻을 타는 사람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 피로 회복과 정력 보강에 좋은 애저찜=한달 정도 된 새끼돼지에 인삼·은행·밤 등 여러가지 한약재를 넣고 두시간 정도 푹 삶아 낸 음식. 살집이 흐물흐물할 정도로 부드러워 입 안에서 살살 녹는다. 식욕을 돋우고 지친 몸에 원기를 불어넣어 주며 정력을 보강한다. 원래의 애저찜은 어미 뱃속의 새끼돼지를 꺼내 통째로 찐 것이라고 한다. 전북 진안군이 유명하다. ● 산모의 보혈제, 가물치탕=가물치에 찹쌀·인삼·대추·은행·밤·마늘 등을 넣은 산모의 보양식. 가물치는 어머니에게 힘을 더해 주는 물고기라고 해서 ‘가모치’(加母致)라고도 불린다. 가물치는 철분·단백질·지방이 풍부하고 소화가 잘 돼 임산부나 산모의 건강에 좋다. 맛이 달고 성질이 냉해 산후 부종을 빨리 치료한다. 몸이 찬 사람에게는 가물치 대신 잉어를 쓴다.
● 수험생 두뇌활동 촉진하는 장어구이=장어에 양념을 발라 구운 요리. 장어는 비타민A·B·C가 풍부해 여성의 피부 미용과 피로 회복, 노화 방지, 정력 증강에 좋다. 특히 EPA·DHA와 같은 불포화지방산이 다량 함유돼 있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주고 성인병을 예방한다. 시력을 보호하고 원기 회복을 도와 수험생들의 집중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 회춘 돕는 흑임자죽=검은깨와 쌀을 곱게 갈아 쑨 죽. 흑임자에는 칼슘·철분·비타민 등 각종 미네랄과 필수아미노산이 풍부하다. 영양분이 많고 먹기가 부드러워 환자나 노약자의 건강식으로 좋다. 피부와 머리카락에 윤기가 돌게 하며 자양강장과 피로 회복을 촉진한다. 참깨의 셀레늄 성분이 노화를 방지한다. ◇도움말=이기서(기가서는한의원 원장)
이승환 기자 lsh@nongmin.com
운동선수·연예인이 즐겨먹는 특별 보양식 초복(7월19일)이 한달도 더 남았지만 30℃를 웃도는 때 이른 무더위가 전국을 강타하면서 여름 나기가 벌써부터 고민이다. 늘 건강하고 활기찬 모습을 팬들에게 보여야 할 ‘의무’가 있는 연예인이나, 뙤약볕 아래서도 강철 체력을 유지해야 하는 운동선수들의 개성만점 나만의 보양식을 살펴본다.
박세리 ‘홍삼 내사랑’…이승엽 ‘장어도사’ ◆나는야 ‘홍삼파’=스타들 중에는 아무리 바빠도 홍삼액 한잔은 잊지 않는다는 ‘홍삼파’들이 유독 많다. 전국을 누비는 가수 장윤정이 대표적.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할 수 있는 원동력이 홍삼 달인 물이란 사실은 여러 매체를 통해 잘 알려진 사실. 지방 출장이 잦은 신세대 가수 겸 탤런트인 이승기도 홍삼 달인 물을 상비한다.
한류 스타인 탤런트 최지우와 가수 보아도 홍삼 마니아다. 2010 남아공월드컵에 출전중인 이청용·기성용·김정우 선수도 별다른 보양식 없이 홍삼만으로 체력을 보충한다고. 미국 LPGA 맏언니 박세리도 홍삼으로 시즌을 버틴다.
◆전통 보양식 ‘장·삼·오·보’로=뭐니뭐니해도 장어·삼계탕·오리·보신탕 등 전통 보양식이 최고라는 스타들도 많다. 영양 만점인데다 맛집을 찾기도 쉽고 요리 방법도 비교적 간단하다는 이유에서다.
야구선수 이종범은 ‘장어귀신’이란 별명답게 자연산 장어만 찾아 먹는 미식가. 일본에서 뛰는 이승엽도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장어도사’다. 미국에서 활약중인 박찬호는 요리 연구가인 아내가 해 주는 장어덮밥을 최고의 보양식으로 꼽은 바 있다.
이밖에 축구선수 이영표·설기현을 비롯해 여자 프로골퍼 서희경·이보미도 장어요리·장어즙으로 체력을 비축한다. 만인의 보양식 삼계탕은 신세대 가수 호란 등 나이를 불문하고 꼽는 부동의 1위 보양식.
유도 국가대표 최민호는‘닭 대신 오리’를 외치는 경우다.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는 보신탕은 프로축구 부산 아이파크를 이끄는 황선홍 감독이 좋아한다.
◆앗, 이것도 먹는다고?=박지성의 개구리 진액 복용은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영국 대중지 〈더 선〉은 산소탱크 박지성 체력의 근원이 ‘개구리주스’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이색적인 분석을 내놓아 화제가 됐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선동열 감독과 농구 대통령 허재 KCC 이지스 감독이 학창 시절부터 뱀탕·지네·굼벵이를 즐긴 사실은 지금도 회자된다.
태극전사의 막내 김보경은 어린 시절 자라로 힘을 길렀고, 안정환은 멧돼지 쓸개즙으로 체력을 보충했다고 가족들이 밝혔다.
이밖에 삼성 투수 오승환은 말뼈로, LG의 윤학길 코치는 고래고기로 체력을 다진다.
마라토너 이봉주는 현역 시절 상황버섯과 울금 달인 물을 마셨고, 역도의 사재혁은 특이하게 닭발 요리를 보양식으로 꼽는다.
프로골퍼 김미현·미쉘위는 염소즙으로, 외국인 야구선수 롯데의 가르시아는 삼겹살로 이국의 더위를 달랜다.
미(美)중년의 대표 주자 탤런트 정보석은 전복죽과 고등어회를 여름철 동안(童顔) 유지 비결로 삼는다.
김소영 기자 spur222@nongmin.com
더위 식힐 ‘건강 보양식’ 집에서도 OK~ … 농협, 한우곰탕 등 간편식 인기 더운 여름 굳이 집 밖으로 나가지 않더라도 가정에서 손쉽게 보양식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맞벌이 부부나 싱글족 등을 겨냥해 나온 간편 보양식이 그것. 특히 농협이 내놓은 간편 보양식은 믿을 수 있는 국산 재료만을 이용해 소비자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다.
㈜농협유통의 〈진품한우곰탕〉 〈한우사골곰탕〉은 한우 뼈만을 오래 고아 진하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한우고기곰탕〉과 〈한우우족곰탕〉엔 한우 뼈·사골 외에도 고기와 우족이 각각 50g, 60g 포함돼 있다. 이들 제품은 2~3인분(800g)으로 포장돼 있어 가족이 많지 않은 집에 적당하다. 냉동상태 그대로 포장을 제거한 후 냄비에 넣고 충분히 끓여 소금·후추·파 등을 곁들여 먹으면 된다. 소금간이 돼 있지 않아 떡국이나 설렁탕 등의 육수로도 사용할 수 있다.
농협목우촌 〈즉석삼계탕〉(800g)은 닭고기와 찹쌀·수삼·대추 등 영양만점 재료가 가득하다. 봉지째 넣고 끓이기만 하면 손맛 그대로의 삼계탕을 즐길 수 있다.
삼계탕에 쓰이는 약용작물을 모듬 상품화한 것도 눈길을 끈다. 강원 정선농협은 〈정선 황기백숙모음〉 〈하나로 황기백숙〉 〈아라리 황기백숙〉 등 다양한 삼계탕용 한약재를 선보이고 있으며, 태백농협과 양양 서광농협, 경북 영주농협 등도 삼계탕에 넣어 먹으면 좋을 한약재를 담아 절찬리에 판매중이다.
◇도움말=농협유통 홍보실 ☎ 02-3498-1000.
김소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