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무쌍한 오월의 날씨라니... 기후위기 시대를 실감하는 한 주간이었습니다.
미래세대인 우리 아이들을 위해 책임감 있는 어른들의 삶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많은 고민과 실천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야기숲에서 자유놀이
청명한 하늘아래 시원한 바람을 따라 맑은 햇살이 이야기숲에 내립니다.
지난 비로 연못물이 불어 연못에서 빠져나온 호기심 많은 올챙이들이 텃밭 고랑에 놀고 있습니다. 고랑의 물이 마르면 올챙이들이 살아남기 어렵지요. 아이들은 아무 것도 모르고 고랑에서 즐겁게 헤엄치고 있는 올챙이들을 구출해줍니다.
모래마당에 모여서는 다양한 공장과 가게들을 만들어 운영합니다.
모래마당에 깊이 땅을 파고 보물을 숨기고는 교사에게 찾아보라고 하지만, 찾는데 어설프고 적극적이지 않은 교사의 모습에 답답함을 느끼고 결국에는 스스로 찾아내고는 뿌듯해합니다.
올챙이집에 오손도손 모여서 그림을 그리고 종이접기 놀이도 합니다.
요즘 유행하는 고양이 놀이도 빠지지 않습니다. 처음에는 몇 명이 하던 놀이가 형님들까지 합세하니 규모도 커지고 놀이 형태도 다양해져갑니다.
놀이에 몰입하다보면 어찌나 시간이 빨리 가는지 아이들은 “얼마 놀지도 못 했는데…” 라는 말을 하고, 정리를 알리는 종을 치지 못 하게 막아야 한다며 작전을 펼치기도 합니다.
장구에 진심인 일곱 살 어린이들,
장구를 배우는 수요일이 휴일이라 장구를 못 치게 된다고 하니 일곱 살 아이들은 아쉬워하며 숲에 가기보다는 장구를 하고 싶어 합니다. 하늘지기와 일곱 살 아이들은 이야기숲에 남아 지난 시간 배웠던 장단을 차례로 쳐보고 신나게 어깨춤을 치며 흥을 돋우었습니다.
장구를 마치고 점심에 만들어 먹을 새싹주먹밥을 위해 텃밭에서 새싹들을 수확하며 숲에 간 동생들을 기다렸답니다.
놀거리가 많은 여름숲
바람은 시원하지만 햇볕은 뜨거운 요즘 여름숲은 아이들에게 다양한 놀잇감을 선물합니다.
바람에 떨어진 튜율립나무 꽃송이로 장식도 하고,
커다란 일본목련나뭇잎은 우산으로 깃발로 쓰다 한 장 한 장 잎을 뜯어 치마를 만들어 입기도 합니다.
갈퀴나물로는 화관을 만들어 써봅니다.
익어가는 버찌, 제비꽃 씨앗주머니도 살펴보고, 다양한 나뭇잎으로 놀이도 합니다.
아카시잎으로는 가위바위보 놀이를 하고 생강나뭇잎으로 얼굴크기도 재보았습니다.
아이들은 기차로 변신하는 나무의자에 다들 모여 앉아 가고 싶은 곳을 꿈꾸며 마음에 추억을 쌓아갑니다.
떨어진 때죽나무꽃을 풀줄기에 꽂아 멋진 악세사리를 만들어 내는 꼬마 예술가들에게 숲은 어떤 모습으로 그려질지 궁금합니다.
긴산행
빠른팀은 코끼리미끄럼에 다녀왔습니다.
애벌레들은 청소도 안하고 이사를 가버렸네요. 나뭇잎에 다양한 무늬를 만들어 놓고 떠난 애벌레들은 곧 어른 곤충이 되어 우리에게 찾아오겠지요.
여름숲을 찾아 온 반가운 친구가 있습니다. 바로 뻐꾸기입니다. “뻐꾹 뻐꾹” 노랫소리가 옛 추억을 불러오네요.
아이들도 어른이 되어 뻐꾸기 소리를 들을 때마다 친구들과 함께 걸었던 숲을 떠올리겠지요?
코끼리미끄럼에서 땀이 나도록 숨이 차게 뛰고 놀며 여름숲을 즐겼습니다.
엉금엉금팀은 여름을 알리는 뻐꾸기소리와 찔레향기를 맡으며 거북선 옆까지 다녀왔습니다.
거북선은 구름산 정상아래 큰 바위가 있는 곳입니다. 오랜만에 가는 길은 기억이 날 듯 말 듯 한가봅니다.
쓰러진 아카시나무에 걸터 앉아 우리 숲에 아카시나무가 많은 이유, 일제시대와 아카시나무에 대해 알아보기도 했답니다.
매년 ‘스승의 날’을 정성스럽게 챙겨주시는 부모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꽃과 다양한 글귀를 머리띠로 만들어 꾸미고 온 아이들의 귀여움에 행복 가득한 하루였습니다.
교사의 부족함을 한없는 너그러움으로 채워주는 아이들,
배움과 성장을 스스로 해내는 아이들,
자연이 내어주는 소박한 이야기들에 감동할 줄 아는 아이들,
우리 아이들을 매일매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감사한 선물이지요.
앗! 그리고 어머님들의 수줍은 노래가 감동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