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도 없고 낮 최고 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운 여름날
5인의 야등 건각들 체력테스트를 하는것이라하면 포기를 선택했을 만큼 힘들고 힘든 공룡능선을 산솜다리 꽃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14시간 산행끝에 무사히 잘 마치고 돌아왔다
3리터의 물이 필요하지만 베낭 무게 고작 500그람 줄이겠다고 2.5리터만 지고 올라간 성대회장도 무너미 고개에서 보충한 1리터의 생수가 생명수가 되었을 정도로 물이 엄청나게 필요했던 산행이었다
산행후기
1. 산행일 : 2024.6.13(목) 설악동 출발 오전 6시30분~오후8시20분(13시간50분소요)
2. 산행지 : 설악 공룡능선(1275m)
3. 산행코스 : 설악동- 비선대- 마등령- 큰새봉- 나한봉- 1275봉- 신선봉- 무너미고개- 양폭- 비선대- 설악동(20.7km)
4. 동행 : 김성대,김원석,이원구,이치복,최원식(5명)
5. 영상후기 :
6/13 오전4시
강릉 숙소에서 기상하여 곰국으로 아침을 든든히 먹고
5시10분 성대 승용차로 출발하여 오전6시20분 설악동 주차장에 주차하곤 산행을 시작했다
늘 그렇듯 이시각 주차장엔 이미 10여대가 주차되어 있고 그 차량은 대부분 공룡타는 산우들 차량이다
오전7시30분
설악동에서 무장애구간 3.5km, 1시간10분만에 가볍게 워밍업하듯 비선대에 도착하여 마등령까지 오늘 산행의 최대의 난코스 끝없는 가파른 돌계단길 3.5km 코박고 오르기 시작한다
가파른 돌계단길 3.5km는 사진 촬영 여유도 없이 헉헉소리만 내며 오르기만하다가 마등령 8부능선쯤 오르면 왼쪽으로 시야가 트인다
앞엔 공룡능선의 첫째 봉우리 큰새봉, 중간엔 천화대 능선, 뒤론 대청에서 화채봉으로 이어지는 화채능선등 능선들이 켜켜히 덮혀있는 설악의 진모습을 들어낸다
마등령 9부능선쯤 오르면
앞쪽 능선이 천가지 바위들이 꽃처럼 피어있다고 붙여진 천화대 능선으로 중간에 왕관봉 오른쪽끝이 범봉이고 뒤끝 능선이 출금지역인 화채능선으로 대청에서 화채봉, 칠성봉을 거쳐 토왕성폭포로 이어지는 능선으로 중간 왼쪽 봉이 칠성봉이다
2013년5월
출금지역인 화채능선을 오르는 중간 칠성봉 정상에서 공룡능선,대청을 배경으로 산솜다리와 함께 한컷
그때 설악의 이 산솜다리를 처음 보고 넋을 잃고 오랫동안 자리를 뜨지못했다
어찌 이런 예쁜 꽃이 출금지역에 피어 불법 산꾼에게만 보여주는지 안타갑기만 했다
오전11시
설악동에서 7km, 4시간40분만에 마등령삼거리에 도착해서 쉬어간다
땀을 잘 안흘리는 소생의 상의도 모두 젖었다
마등령삼거리는 백담사에서 오르는 내설악이나 설악동에서 비선대를 거쳐 공룡능선을 오르는 삼각 길목으로 여기부터 공룡의 시작이다
마등령에서 30분정도 쉬면서 보름달 빵과 키위,포도쥬스, 창기가 후원한 초코렛과 오란다로 갈증과 에너지를 보충하고
본격적으로 공룡능선에 진입한다
20여분 진행후 뒤쪽을 보면 우뚝 솟은 봉우리는 천화대의 최고봉 범봉이다
오전11시50분
등산로옆 마가목 열매가 자라고 있다
다 익은 열매는 빨간색을 띠는 마가목은 우리나라가 원산지인 장미과 식물로 고산지대에서만 자라고 기관지 계통과 뼈 관절에 좋은 약재로 널리 쓰인다
열매로 담금주를 담그면 유혹적인 짙은 주홍색 빛깔고운 양주를 연상시키는 맛있는 술이 된다
관심있는 산우들 연락주면 소생이 1422m 오대산 두로봉 정상에서 채취한 열매로 담근 2021년산 마가목주를 분양해줄 수 있다
오후1시
어쩜 이렇게 예쁠수가?
꽃을 좋아하는 성대회장이 찍은 공룡능선 바위틈의 산솜다리(일명 에델바이스)
작년 9월 산행때 꽃이 지고 잎사귀만 남은 산솜다리를 보곤 무척이나 아쉬워하던 성대회장의 제안으로 올 6월 개화하는 꽃을 보러가자고 해서 이번 산행을 하게 되었다
공룡능선의 산솜다리를 섭렵한후 성대회장왈 "산솜다리는 이제 원없이 보았으니 여름 공룡은 피하자"고한다
ROTC 공병장교도 땡볓 산행이 힘들긴 마찬가지인 모양이다ㅎ
2019년9월 야등 해외 정기산행 캐나다로키 트레킹시
임종걸교수와 벤쿠버 한인산악회 회장인 경영학과 이제국이 안내했던 써큐피크 2993m 오를때 만났던 에델바이스
캐나다 로키 빙산 에델바이스보다 공룡의 산솜다리가 우리나라 각시처럼 헐 예쁘다 (캐나다로키 트레킹 후기 참조)
미인, 잴수없는 사랑이란 꽃말을 가진 마타하리도 공룡의 바위틈에 노란색으로 나도 보고가요 하고있다
마타하리는 네덜란드 출생의 밸리 댄서이자 미모의 스파이 여인 마타하리를 생각나게 한다.
남성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이 여인은 스파이로 몰려 형장의 이슬로 사라질 때까지 당당한 삶을 살았던 비운의 여인이란다
마타하리도 예쁘지만 공룡의 바위색은 누가 덧칠했을까?
저 멀리 공룡의 최고봉인 1275봉이 보인다
3개의 봉우리중 우리가 통과하는 등로는 왼쪽에서 첫째 둘째 봉우리 사이길이다
그곳에 가면 공룡등로의 반은 통과한셈이다
힘을 내자
수많은 오르내림속에 그 길은 그늘도 되지만 땡볓이 되기도 한다
수도자가 되어 무언가 깨달음을 얻으려 가는 사람도 아닌데 머리 속을 텅 비우고 멍때린 사람처럼 그저 한땀한발 내딛는다
이 바위 이름은 뭘까?
고릴라바위다
육안으론 모르겠는데 앵글로 보니 확실하다
오후1시40분
1275봉 오르기 300m직전은 오늘 하루중 가장 더운 시간 30도 땡볓에 바람도 없는 돌계단길이다
떨어진만큼 보충해야하는 땀은 비오듯 뚝뚝 떨어지는데 100원짜리 동전 한잎도 안떨어져있는 돌계단길을 죄지은 사람처럼 고개만 푹 수구리고 오른다
갱상도 말로 다리야 무릎아 좀 도와도~
한땀 한걸음 무념무상으로 오른다
이 계단 끝이 1275봉 정상이다
지난밤 땡땡 얼렸으나 이젠 다 녹았겠지만 그래도 냉기가 좀 남아있을 캔 맥주 한모금 마실 생각만 하면서 힘을 내본다
오후1시50분
드뎌 1275봉에 올라 등산화와 양말을 다 벗어던지고 그늘속 냉기가 아직은 조금 남아있는 캔맥주 한모금 마신다
니들이 이맛을 알어?
먼저 도착한 원식은 벌써 한캔 다 비우고 오이를 찾고 있고 원석도 이미 한캔 마시곤 부족한듯한 표정이다
우리가 캔맥주 한잔에 수다떨고있는 사이
원구는 성대회장의 성화를 못이겨 지나온 나한봉과 큰새봉을 배경삼아 한컷의 주인공이 된다
원구는 소위 사진빨을 잘 받는다
부러우면 진다는데 그는 무얼 입고와도 무얼 쓰고와도 나와는 달리 영화배우같이 잘 나온다
한편 1275봉에서 쉬면서 오늘 우리와 역방향으로 산행하여 신선봉에서 합류하기로 한 최문섭에게 전화했다
오후2시30분 신선봉에서 그와 합류하기로 약속했으나 이건 지난해 9월 산행기준 시간으로 약속했는데 오늘은 2시간 이상 지체되어 4시30분이나 되어야 신선봉에 도착할 수 있을것 같다 고 했더니
그때까진 기다릴 수 없고 오늘은 만날 운이 없다하며 안전산행을 빌며 양폭에서 돌아간단다
모처럼 함산할 수 있는 기회인데 우리들 느려터진 여름 발걸음땜시 귀한 친구를 못 보게되었다
미안하오~~~
뒷 배경에 줄지어 서있는 졸개 바위들 앞에 야등 공룡 산우들의 상징같은 우람한 돌기둥 아래
길게 늘어진 하산길 안전 철봉도 지난해 태풍와 폭설 피해로 구불구불 휘어어져 있다
공룡의 바위들도 자연의 힘앞에 언제까지 우람할지??
천화대의 멋진 바위꽃들이 지 잘난듯 경쟁하며 고개를 들고있다
가운데 오른쪽 우뜩 솟은 바위가 왕관봉이고 그 정상은 왕관처럼 바위꽃이 펴있다
2018년7월
천화대 왕관봉에서
그 당시에도 타는 목마름과 더위로 11시간만에 왕관봉 정상에 오른뒤 확보줄에 카라비너를 걸고나선 그 가벼운 헬멧도 무겁다고 바로 벗고 켑을 썼다
그때 나의 베낭속엔 3리터의 물이 한방울도 안 남아있었다
오후3시
공룡의 마지막 봉우리 신선봉을 앞둔 늠늠한 성대회장
이번 산행을 위해 500km를 혼자 운전하며 함께한 철각이다
좋아하는 것은 엄청 먹지만 살이 안찌는 특이한 체질을 갖고있어 언제나 내겐 배아픈 사나이지만
그의 군대시절 에피소드하나
소대장시절 아래 소대원의 아픔을 돕기위해 군대 규정만을 주장하는 중대장에게 계급장떼고 맞짱떠서 내가 이기면 휴가보내주라고 덤비자 몸이 남산만한 중대장이 가소롭다는듯 그래 해 봅시다하니 예나지금이나 체구가 고만한 우리의 김중위가 연병장에서 남산 중대장에게 조그만 주먹을 들고 맞서자 이 사실을 알고 중대원들 대부분이 뛰쳐나와선 소대장 등뒤로 몰려가서 소대장에게 무언의 힘을 주기시작하니 중대장도 어쩔 수 없는 상황에 주먹한번 날려보지 못하고 아픈 병사를 휴가보내주었다는 무용담을 갖고있는 의리의 소대장
맡형같은 너그러움이 이번 산행에도 조용히 빛을 발한다
오후4시10분
공룡의 마지막 봉우리 신선봉에 올라 우리가 지나온 공룡의 능선을 조망해 본다
신이라면 이렇게 빚어놓을 수 있는 걸까?
우리나라에 이런 아름다운 산을 갖고있다는 것이 우리들 산우들에겐 너무너무 행복하다
더구나 함께 즐길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것은 세상 무엇보다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원석
그가 야등에 합류한 지도 1년이 넘었다
그가 금달에서 훈련하며 마라톤 풀코스 완주를 몇번했다는 소식은 알고 있었지만 그리 날렵하게 산도 잘 타는 준족인지 예전엔 몰랐다
지방공고에서 K대 올라온 그의 열정도 대단하지만 교감선생님 춘부장어르신 영향이겠지만 내겐 번잡할 수 없는 검소함과 댄디한 성품의 소유자다
바다를 좋아해 동해안 242km 해안도로를 자전거로 홀로 완주하질않나 강릉에서 산행이 끝나고 시간이 조금이라도 나면 안목해변 커피거리로 날라가 꽈베기에 커피 한잔하는 낭만파이기도 하다
최근 기계설계 계약한건 들어왔다고 귀찮아하면서도 친구들에게 저녁사는 멋쟁이기도 하다
오후5시
공룡을 마치고 무너미고개에 도착하니 각자의 베낭속에 약속이나한듯 아끼고 아낀 물들이 한모금씩 남아있다
동무들 내가 물 실컷 줄테니 갖고있는 물 다 마셔버려 큰소리치니
대장 어디 물있어?
희운각대피소가 작년11월에 오랜 재건축끝에 재개방했기에 반듯이 생수를 팔것이라 생각하고 이미 산행전 미리 전화해 생수를 판매하는 것을 확인해 두었다
모두 파김치가 되었지만 그나마 씽씽한 원석과 원식에게 소청방향으로 200m위로 올라가 희운각대피소에서 생수10병을 사갖고 오라 협조를 구했다
생수 10병은 설악동까지 9km가 남은 우리들에겐 생명수로 우리들의 갈증은 어느정도 해갈되었다
천불동계곡 하산길
장마전 계속된 가믐의 연속으로
이곳 천당폭포의 물줄기도 시시한 녀석 오줌줄기같이 별 볼일없다
오후5시50분
양폭산장을 지나면서 힘든 코스도 지났으니 오늘산행도 이젠 끝나가는구나 생각하면서
어느 산우의 우문 하나가 생각난다
공룡산행에서 가장 힘든 구간이 어디였냐고 물으니
당연 비선대에서 마등령 오르는 가파른 돌계단길 3.5km이나 공룡능선 5km라고 할줄 알았는데 의외로 마지막 비선대에서 설악동으로 이어지는 무장애길 3.5km가 가장 힘들었다고 한다
그게 답이다
GPS 산행기록을 보면
20.7km 산행, 운동시간 10시간 47분이고 휴식시간 3시간 포함 13시간50분만에 산행을 마쳤다
작년 9월 계절마다 한번씩 다니러 오자고 약속한 공룡능선이지만 현실적으로 2/15~5/15까지 봄철 산불방지 출금기간이기에
다녀갈 수가 없다
이젠 여름은 젊은이들에게 양보하고 우린 가을과 겨울 2번만 다녀와야겠다.
함께한 산우들 고맙소이다
그대들이 아니면 언재 또 여름 공룡을 넘겠소
아름다운 산솜다리처럼 우리의 산행 우정도 계속 아름답길 바라겠소
원석 설비공사 잘 마치기 바라고 맛있는 저녁 고맙소이다
다음 3차산행은 6/27~28 부드러운 진안 마이산 산행과 전주 남천 천렵산행입니다
많이 참석하셔서 병만시인과 함께 여름산행을 즐기기 바랍니다.
첫댓글 시간이 지날수록 어둔해지는 소생의 한글실력 땜씨 "대단한 72 야등회 5 건각들의 공룡능선기록"이상의 표현을 사용할 수 밖에없지만 우리 군번에 대업을 여름에 치르셨군요! You guys may be top 0.1% of Korean physical fitness.
몇년전 여름방학 때 치복이 주선하였던 공룡능선 건이 생각나는구려.
치복이 어렵게 예약한 대청봉 대피소에서 들어갔는데, 한쪽에서는 엄청난 코골이들 그리고 다른 한쪽에서는 괴로울 정도로 잇발를 가는 사람들로 소생은 잠을 거의 자지못하였답니다.
그 다음 코스로 치복과 일부 친구들은 공룡능선을 향하고, 소생과 다른 친구들은 당연히 그 능선에 도전하지않았지요. 그래도 소생에게는 자랑스럽게 기억되는 대청봉 산행경험이었답니다. 몇일전 소생도 여동생들과 5주간 미국 National Parks를 다니면서, 마지막 part에서는 야등회 친구들과 함께 걸었던 Appalachian Trail (AT)의 그 구간을 등산대신 운전을 하고왔습니다. 5명 건각들의 여름 공룡능선 완주를 감축드리옵니다!
그때 잠잔동기가 있었을까? 밤새도록 기계화부대 훈련소리에.
I got dragon course then.
@홍원기 "기계화부대 훈련소리"라는 표현이 재미있군요! 설악산에서 우리 둘은 짝이되어 백담사까지 내려왔지요. ㅋ
종걸씨와 설악 대청봉간게 2014년 6월이네요(검색해봄ㅎ)나도 그날 중청대피소에서 잠을 못잤지요
클릭하시면 크게 보입니다~
검색정보와 올려주신 사진애 감사드립니다. 그런데, 원구씨는 우째 십년전 사진보다 공룡능선을 몇 주전에 넘을 때가 더 젊게 보이실까? 자기만 아는 know how가있으시면 좀 공개하시오! 미국말에 sharing is caring이라는 표현이있거든요. ㅋ
대청봉에 저도~~
어느 년도인지 인순이는 너무 예뻤다네요
앗,
영수기도 있었지요!
그 옛날 AT tracking할 때 소생이 arrange를 잘못해서, 영수기가 tracking출발점까지 차의 짐자리에 실려갔던 점을 다시한번 용서바랍니다.
사실 몇일전 여동생들과 미국 National Parks 5주 여행을 마무리하면서, 저희들이 함께 tracking하였던 그 course와 평행으로 가는 skyline drive of Shenandoah National Park를 운전하면서 옛날일들을 떠 올렸답니다. 특히 영수기가 만들어주었던 맛있었던 steak도 연상되더이다! ㅋ
이미 벌써 용서했답니다~
그때 스카이라인옆에서 탠트치고 자던 생각이~~
꾸뻑!
어떤 멍청한 인간이 미녀를 (svelte girl) 짐칸에 실려 거꾸로 AT 출발지점까지 가도록 결정하였는지 도저히 짐작이 가지않네요!
엄청난 산행을 하셨네요.
모두 대단하십니다.
치복대장님 덕분에 저도 공룡능선을
넘은 적 있으니 공룡능선 이야기만 나오면
나도 갔었다 거들지요..ㅎ
한번 더 가고픈 생각도 있지만 희망사항으로 남기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