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께서 광복을 맞이했던 어릴 적, 당신이 살고 계시던 첩첩산중 시골에서는 자동차 한번 보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였다고 한다.
또, 세월이 지나면서 영화와 잡지를 통해 자동차가 군용트럭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하셨다.
영화에서 본 미남배우의 유선형 스포츠카는 할아버지의 머리 속에 '스포츠카'의 대명사처럼 자리 잡았다고 한다. 자동차가 지금처럼 흔하지 않았던 시절, 자동차를 사랑했던 역사 속 명배우들의 애마를 살펴봤다.
*불안한 청춘의 상징 제임스 딘(1931~1955)
단 세편의 영화로 스타덤에 오른 제임스 딘은 성적 학대를 당하는 등 불우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 그는 명문 UCLA 재학 중이던 1951년, 연극 '맥베스'를 시작으로 연기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큰 돈을 벌어들인 이후 자동차에 아낌없는 투자를 했다. 제임스 딘이 탔던 소형 고성능 스포츠카 '포르쉐 550 스파이더'는 100여대 밖에 생산되지 않은 희귀한 차였다.
당시로서는 최첨단 기술인 스페이스 프레임 섀시와 알루미늄 오픈 차체가 사용됐고, 1.5리터 수평대향 4기통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110마력을 냈다. 포르쉐가 처름 양산차에 DOHC 엔진을 얹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놀랍게도 그는 물체를 겨우 식별할 수 있는 수준의 시각 장애인이었다. 제임스 딘의 상징과도 같은 곁눈질은 사실 시각장애 때문에 생긴 버릇이었다.
성능과시 위주로 제작된 이 차는 경량화를 위해 안전장비를 최대한 아꼈다. 제임스 딘 사망 후 안전 문제로 여러 번 구설에 올랐으나 지금도 인기는 여전하다. 미국에서는 복제자동차가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 (1935~1977)
엘비스 프레슬리는 비틀즈, 마이클 잭슨과 함께 가장 많은 음반 판매량을 기록한 로큰롤의 제왕이다. 본격적인 주목을 받기 전까지 트럭운전을 하며 어려운 생계를 이었다고 한다.
엘비스 프레슬리는 당대 최고 스타답게 수많은 차들을 탔다. 가장 잘 알려진 차는 금색 캐딜락 엘도라도다. 그가 소유했던 차 중 특이한 몇대를 골라봤다.
- 핑크 캐딜락
1954년 앨비스는 핑크색 '플랫우드 시리즈 60 캐딜락'을 구입했지만 브레이크 문제로 차가 전소했다. 그는 다시 같은 차를 구입해 '앨비스 로즈' 핑크색으로 도색 했다. 후에 이 차는 '핑크 캐디'로 불리며 인기를 끌었다.
앨비스 프레슬리 덕에 캐딜락은 많은 미국 젊은이들의 드림카가 됐다. 이 영향으로 꼬리가 긴 캐딜락은 1950년대 풍요로운 미국의 상징으로 사람들에게 각인됐다.
이 차는 1953년부터 1956년까지 생산된 8기통 5.4리터 엔진을 얹고 4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해 최고출력 250마력을 냈다. 56년에는 배기량을 6리터로 키우고 최고출력 285마력을 내는 모델도 생산했다.
- 롤스로이스 팬텀 V
롤스로이스는 반항적인 이미지가 강한 앨비스 프레슬리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 1961년 엘비스는 당대 유명 영화 제작자 였던 핼 B. 윌리스와 5년 계약을한 기념으로 '롤스로이스 팬텀 V'를 구입했다.
이 차는 배달되던날 엘비스 어머니가 키우던 닭에게 쪼이는 수난을 겪었다. 그는 롤스로이스를 망쳐놓은 닭을 죽이는 대신 최소 다섯번 이상 도색을 하는 과정을 거쳐 차를 원상태로 돌렸다. 닭을 죽이는 데에 어머니와 합의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차는 1959년부터 1968년까지 생산된 최고급 럭셔리 세단으로 앨리자베스 2세 여왕, 존 레논 등 여러 유명인들이 소유했다. 6.2리터 8기통 엔진이 얹히고 4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됐다.
*쿨함의 제왕 스티브 맥퀸 (1930~1980)
맥퀸은 어린시절 부모에게 버림받고 비행 청소년 수용시설에서 성장하는 등 여려운 유년기를 겪었다. 유조선을 타는 선원생활을 하다 해병대에 입대해 3년간 복무했다. 그 후 연기공부를 시작해 1958년 처음 주연을 맡으며 배우의 삶을 시작했다.
맥퀸은 열정적인 모토바이커이자 카레이서로도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출연한 영화에서 직접 자동차 스턴트를 하는 일이 많았다. 1968년 영화 '불릿'에 등장하는 자동차 추격장면이 특히 유명하며 바이크와 자동차를 여러 대 소유했다.
- 포르쉐 917
맥퀸은 포르쉐를 여러대 가지고 있었다. 그 중 가장 눈에 띄는 모델은 1971년식 917이다. 이 차는 1970년대 포르쉐를 대표하는 레이싱카로 1970년과 1971년 르망 24시간 내구레이스에서 우승을 하면서 맹위를 떨쳤다.
맥퀸이 소유했던 917은 5리터 12기통 수평대향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630마력, 최대토크 60을 발휘한다. 최고 시속 320km까지 달릴 수 있고 0-100km 가속은 2.7초가 걸렸다. 걸프 버전으로 도색한 외관이 눈에 띈다.
이 차는 대부분 박물관이나 개인 수집가들이 소유하고 있다. 매물로 나오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현재 감정가는 우리 돈 약 120억 원 이상이다. 맥퀸이 소유했던 차는 2014년 약 200억 원에 경매에 출품됐다.
- 페라리 250 GT 로쏘 베를리네타
맥퀸은 레이스 마니아 답게 이 차가 1950년대 페라리 레이스카 피를 이어받은 것을 알아봤다. 3리터 12기통 엔진을 얹고 4단 수동 변속기가 장착돼 최고출력 250마력을 냈고, 최고 시속 240km까지 달릴 수 있었다.
이름 '250 GT 로쏘 베를리네타는' 250 GT 붉은색 스포티 쿠페를 의미한다. 'GT'는 고성능 스포츠카 '그란 투리스모', '로쏘'는 '붉은색' 그리고 '베를리네타'는 스포티한 디자인 쿠페를 부르는 말이다.
250GT는 페라리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모델 중 하나로 꼽힌다. 맥퀸이 소유했던 차는 그 중에서도 최고급 모델이었다. 2009년 한 경매에 매퀸의 차가 출품돼 우리돈 약 28억 원에 팔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푸른 눈의 헐리우드 신사 폴 뉴먼 (1925~2008)
'내일을 향해 쏴라', '스팅' 등 유명한 영화에 출연해 이름을 떨친 뉴먼은 잘생긴 외모와 근육질 몸매 그리고 그윽한 눈빛으로 전세계 여인들을 사로 잡았던 배우다.
- 1979 닷선 280ZX
이 차는 뉴먼이 직접 참가해 우승 했던 SCCA 내셔널 챔피언쉽에 사용됐다. 작년 10월, 경매에 우리 돈 약 60억 원으로 출품돼 화제를 모았다.
닷선 280ZX는 2.8리터 6기통 엔진을 얹고 5단 수동변속기를 올려 최고출력 135마력을 냈다. 1981년 터보 엔진을 얹어 최고출력 145마력을 발휘하는 고성능 모델이 추가됐다.
- 포르쉐 935 레이싱카
뉴먼이 1979년 르망 24시 내구레이스에서 몰았던 포르쉐 935도 중요한 차 중 한대다. 1980년 '애플'사 후원을 받아 81년 데이토나 24시간 레이스와 83년 세브링 12시간 내구레이스에도 사용됐다. 뉴먼은 이 두 경기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포르쉐 935 레이스카는 3리터 6기통 수평대향 공랭식 터보 엔진을 얹고 4단 디퍼렌셜 기어를 장착했다. 최고출력 560마력, 최대토크 60를 낸다. 폴 리처드가 서킷에서 최고 시속 295km를 기록한 바 있다.
이 차는 현재 페블비치에서 열리는 경매에 출품 중이다. 8월 20일과 21일 양일에 진행되는 경매에서 새 주인을 만나기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예상 판매 가격은 우리 돈 약 66억 원 이상이다.
*분노의 질주 폴워커(1973~2013)
자동차 사고로 갑작스레 우리곁을 떠난 폴 워커는 영화 분노의 질주를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잘생긴 외모와 끝내주는 운전실력으로 뭇 자동차 마니아들에게 사랑받으며 영화가 성공하는데 큰 몫을 했다.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고 자란 워커는 패션모델인 어머니 영향으로 어린시절 부터 광고모델로 출연했다. 그 후 여러 드라마 및 영화에 출연하며 경력을 쌓았다. 2001년 개봉한 분노의 질주에 주연으로 출연하며 이름을 크게 알렸다.
2013년 11월 태풍 하이옌 피해자를 돕기위한 자선행사에 참가후 집으로 가던 도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타고있던 포르쉐 카레라 GT가 나무와 충돌하며 불길에 휩싸였고, 타고있던 친구와 워커는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
그는 포르쉐, 페라리, 롤스로이스 그리고 머슬카에 이르기까지 총 30대가 넘는 차들은 소유했다. 분노의 질주 때문인지 폴 워커를 생각하면 일본 스포츠카들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가 소유했던 일본 스포츠카 몇 대를 살펴보자.
- 4세대 토요타 수프라
분노의 질주 1편에서 폴 워커가 몰아 인기를 끈 4세대 수프라를 그도 소유했다. 흰색 차체에 바디키트를 두른 겉모습이 공개됐을뿐 자세한 성능 및 정보는 공개되지 않아 아쉽다.
1993년부터 2002년까지 생산된 이 차는 3리터 2JZ-GTE 트윈터보엔진을 얹고 6단 수동변속기가 장착됐다. 최고출력 320마력, 최대토크 43.5로 최고시속 250km, 0-100가속을 4.6초에 끝낸다.
판매 부진으로 1998년 미국에서 단종됐지만 영화 개봉이후 인기를 얻어 돈을 더 주고도 차를 구하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 BMW와 토요타가 공동 개발 중인 스포츠카에 수프라 이름이 다시 붙여져 부활할 계획이다.
- 닛산 실비아 S15
이 차는 폴 워커가 분노의 질주에서 운전한 적은 없지만 소유했던 일본 스포츠카 중 하나다. 드리프트에 최적인 차체 밸런스로 크고 작은 드리프트 경기에 절대 빠지지 않는다.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생산됐고 터보와 자연흡기 두 가지 엔진을 올렸다.
터보엔진은 최고출력 250마력, 자연흡기 엔진은 165마력을 낸다. 엔진 출력을 높이고 다양한 튜닝을 적용하기 적합해 순정을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개조가 많이 이루어 졌다.
서킷 주행을 목적으로 튜닝된 차들은 닛산 GTR 및 다른 고성능 스포츠카에 뒤지지 않는 성능을 발휘한다. 폴 워커가 소유하고 있는 차도 튜닝 바디키트를 두른 모습이 공개됐다. 자세한 정보는 없지만 여러 튜닝을 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첫댓글 우와!!!! 쿤타킨테님, 고마워요! 이 귀한 자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