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토) 다비님 주최 신라호텔 일식당 ＜아리아께＞ 런치 스시 오마카세 후기

[벌룬]

지난 주 토요일 다비님 주최로 모임 가진 신라호텔 일식당 <아리아께> 런치 스시 오마카세 후기입니다.

특급호텔 중 단체 패키지가 없으면서도 항상 붐비는 신라호텔이지만, 이날 따라 유난히 사람이 많던 날이었습니다.

연회 쪽에 결혼식 같은 행사도 없어 보였는데, 휴가철의 절정이라 주말 패키지 체크인 때문인지 로비는 북새통....

호텔 2층 국내 최고의 중식당 <팔선>과 마주하고 있는 일식당 <아리아께>

조선호텔 <스시 조> 와 함께 국내 하이엔드 스시야를 양분하고 있는 아리아께입니다.

몇년 전부터 청담/압구정을 위시해서 로컬 하이엔드 스시야들이 연이어 생기면서 이제는

그 명성이 예전만큼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신흥 하이엔드 스시야들을 차린 스타 쉐프들이

실력을 갈고 닦은 곳은 바로 이들 전통의 강호 <아리아께>와 <스시 조> 입니다.

지금 국내 최고급의 초하이엔드 스시야로 불리는 <코지마>의 박경재 쉐프, 일본 요리만화 초밥왕에도 실린

<스시 효>의 안효주 쉐프, <스시 선수>의 최지훈 쉐프 등은 말할 것도 없고, <스시 이끼>의 송웅식 쉐프 등

수많은 스시야의 쉐프들이 <아리아께>를 거쳐갔습니다. 조선호텔 <스시 조> 역시, 요즘 예약하기 가장 힘들다는

<스시 인>의 이진욱 쉐프, 이태원 <무라카미 스시>의 무라카미 쉐프, <스시 초희>에서 박경재, 최지훈 쉐프의

뒤를 있다가 지금은 스시야는 아니지만, 고급 이자까야 <히카리>로 독립한 정영진 쉐프 등이 거쳐 갔습니다.  

아리아께는 처음 오픈 초기에는 일본 삿포로의 명문 스시야 <스시 젠>과 제휴해서 내공을 다지기 시작했고,

2000년대 초에 일본 도꾜 긴자의 최고급 스시야 중의 하나인 <기요다 스시>와 제휴를 맺고 일취월장합니다.

기요다에서 헤드쉐프를 파견받아 지금까지 한국 스시야의 수준을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끌어올린

아리아께는 기요다에서 이건희 회장의 스카웃으로 한국땅을 밟은 모리타 쉐프가 15년째 이끌고 있는데요,

아리아께와 기요다의 성공적인 제휴 결과에 조선호텔도 역시 또 다른 긴자의 명문 스시야 <스시 큐베이>와

제휴를 하고 마츠모토 쉐프 등을 스카웃하기도 했지요. <스시조>의 헤드쉐프를 맡았던 마츠모토 쉐프는

몇년 전 독립해서 도산공원 인근에서 자신의 스시야를 운영하다, 지금은 동경에 자신의 가게를 차렸다고...

이날 우리 일행의 스시를 쥐어주셨던 한승희 쉐프님.

다찌 앞에는 다시마가 보이는 데요. 스시 중 곤부쯔메(다시마에 재운 스시)가 나올 것을 보여줍니다.

아리아께의 고전적인 웰컴 세팅.

아리아께는 김으로 유명한 큐우슈우의 지역 이름이기도 하지만, 한자로 有明 이라고 쓰는 아리아께는

새벽녘의 해돋이를 뜻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쓰는 여명(黎明)과 유사한 뜻이지요.

저 테이블 세팅은 린넨 사이에 빨간 접시를 끼워서 해가 뜨는 모습을 형상화 한 것이라는....

오마카세 코스의 시작을 위해 차례대로 세팅됩니다.

소유(간장), 시오(소금), 아가리(스시에 곁들이는 녹차)가 서빙되고...

다른 스시야에 비해서 원래 쯔께모노(절임류)가 단촐한 아리아께답게 뱃따라쯔께와 가리(초생강)만 세팅...

츠마미로 준비되는 씨알 굵은 완도산 아와비 (전복)

생와사비도 준비됩니다. 신라호텔이 동일본 대지진 이후 정책상 김이나 양념 등을 제외한 일본산 신선재료의

사용이 제한되어 오오마산 마구로 등의 사용이 안되는데요. 전에 방문했을 때는 생와사비도 일본산이 아닌 국내산을

사용했었던 기억이... 요즘 강남의 하이엔드 스시야들이 일본산 중 최고급인 시즈오카산 와사비 등을 쓰는데 비해서

대기업이 하는 호텔이라는 특성 상 제약이 많이 따르는 아리아께의 고충 중의 하나라고 보여집니다.

십여년이 지나도록 한결같은 아리아께의 첫점은 항상 '무시 아와비' (전복 술찜)

아리아께의 시그니처 중 하나인 전복 술찜과 게우 (전복내장) 소스 입니다.

네타의 종류와 스시의 형태를 자주 바꾸지 않는 신라에서도 진짜 오랜동안 같은 형태로 나오는 전복찜인데요.

국내 스시야 중 전복은 아리아께가 최고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재료의 질이나 조리 테크닉이 최고입니다.

부들부들하면서도 쫄깃, 그러나 결코 질기지 않고, 다른 소스의 향이 아닌 전복의 풍미를 그대로 살리는 구성.

모리타상이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몇달 동안 쉬는 날이면 완도 일대의 양식장을 뒤지고 다녔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바로 기요다와 아리아께의 시그니처 디쉬인 전복찜에 알맞은 고급 전복을 찾기 위해서 였다고.....

거의 모든 해산물이 크기가 깡패라고.... 큰 놈이 맛있는데요. 전복도 마찬가지...

한마리 몇천원 하는 씨알 작은 전복과는 비교할 수 없는 풍미와 식감을 즐길 수 있습니다.

게다가 대개 미들급 스시야에서는 가격한도 내에서 네타의 종류를 최대한 늘리기 위해서,

일부 고급재료들의 경우 단골이 아닌 손님에게는 찔끔찔끔 한 두점 주는 곳이 많은데 반해서

아리아께는 전복이나 우니 등의 고급재료 들도 양을 넉넉히 줍니다 ㅎㅎ

덕분에 한 피스는 그냥 플레인으로 가볍게... 다른 두점은 시오나 게우소스에 찍어서...

본격적인 스시 코스의 시작에 앞서 데부키 (てぶき [手ぶき]) - 작은 물수건이 세팅됩니다.

자리에 앉은 후에 따뜻한 오시보리(물수건)이 먼저 나왔지만, 스시를 먹기전에 다시 한번 데부키가 나오는데요.

스시를 카운터에서 먹을 때는 손으로 집어 먹어도 되는 것이기 때문에, 중간중간 스시를 집은 후에 손가락을

닦으라는 용도로 줍니다. 데부키는 대개 펼쳐서 사용하지 않고 저 모양 그대로 가볍게 손에 뭍은 스시의 간장이나

생선기름 등을 닦는 용도로 사용하시면 됩니다.

스시의 첫점은 '타이' (도미)

네타의 숙성이나 샤리의 간, 쥐는 모양새 모두 좋습니다.

히라메 곤부쯔메 (다시마에 재운 광어)

네타에 사용할 광어를 칼로 썰어서 기츠케를 만든 이후에 다시마에 5분 정도 재웁니다. (엔가와는 10분 정도)

다시마가 생선살의 수분을 흡수하고 다시마의 향이 은은하게 배어서 광어에 감칠 맛과 탄력있는 식감도 주지요.

왠만한 스시야 어디나 잘 하는 히라메이지만, 아리아께의 흰살생선은 재료 자체의 질도 좋거니와,

숙성의 기술이 더 해져서 특유의 감칠 맛을 줍니다. 한국식 횟집에서 먹는 광어의 식감과는 한참 다른....

시소잎을 곁들인 아오리 이까 (흰 줄무늬 오징어)

오징어의 왕이라 불리우는 아오리 이까입니다. 오징어 중에 살이 두껍고 아주 연하기 때문에

칼질의 기술이 모자란 사람이 썰면 각이 나오기는 커녕 아주 곤죽이 되기 쉬운 고급 식재료인데요.

특유의 단맛과 부드러운 식감 때문에 최고의 오징어로 꼽히지만, 한국 연근해에서는 정말 소량만

어획되기 때문에, 가격도 가격이지만, 일반적인 횟집이나 대중적인 스시야에서는 맛볼 수 없고,

고급 스시야에나 가야 먹을 수 있는 레어템이라는....

하모 스이모노 (갯장어 맑은탕)

예전부터 스이모노 잘한다는 명성답게 정말 끝내주는 국물입니다. 다시국물의 은은한 풍미도 좋고,

따로 살짝 익혀서 넣었을 하모도 정말 부드럽게 익어서 맛있었구요. 곁들여진 버섯은 일본어로는

시메지 (Shimeji) 라고 불리는 백만송이 버섯, 고추처럼 보이는 야채는 '오쿠라'입니다.

동해산 해수 우니 (성게소)

홋카이도산 바훈우니나 무라사키우니를 사용하지 못하는 아리아께에서 평소에 캘리포이나산 우니를 쓰지만,

우니가 한참 맛있을 철에는 국산 동해안 해수 우니를 냅니다. 모리타상도 요맘때의 동해산 해수 우니는 홋카이도산

안부럽다고 극찬을 하신다고....2주 정도 더 지나면 동해산 바훈우니(말똥성게/양장구)도 나온다고 하구요.....

쓴맛 없고 비리지 않고 고소하면서 크리미한 우니의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김도 입에 들어가서 부드럽게 풀어지고...

호텔에서 일본산 신선재료는 사용하지 못해도 양념이나 장류, 김 등은 사용이 가능하다고.... 김의 향이 대박....

마구로 (시모후리와 아까미 쯔께) - 참치 대뱃살, 등살 간장절임

일본산 사용금지로 인해서 아리아께에서 가장 고민스러운 부분이 마구로(참치) 인데요.

스페인산 축양참치를 쓰지만, 최고의 맛을 추구하는 쉐프들로서는 일본 오오마산 참치를 못 쓰는게 힘들듯....

스나즈리 부위의 약간 부담스러운 과한 지방과 달리 적당한 마블링의 시모후리. 맛있네요.

혼마구로 아까미 쯔께 (참다랑어 등살 간장절임)

아리아께의 시그니처 중 하나인 아까미... 적당한 감칠 맛과 산미가 기가 막힌 맛. 시모후리보다도 맛있었다는...

아지 (전갱이)

한국에서도 전갱이라는 말보다는 아지라는 말이 더 쉽게 통용되는 생선인데요.

한국의 국민생선이 고등어라면 일본의 국민생선은 아지라고 할 정도로 일본인들이

좋아하는 히카리모노 (등푸른 생선) 입니다. 흰살 생선과 붉은살 생선의 특징을

동시에 가진 생선이 아지인데요. 회나 스시로 먹어도 맛있고, 구워 먹어도 맛있습니다.

감칠 맛 폭발에 완벽한 샤리(밥)의 조화.

레시피는 새로울 것 없는 구성이지만 재료의 맛에 집중하고 화려한 변주보다는

단순한 절제미를 지향하는 아리아께답게 정석대로 풀어낸 맛입니다. 퍼펙트...

다만, 이날 아지만 나오고 더 고급인 시마아지(줄전갱이)가 나오지 않아서 아쉬웠습니다.

원래 네타의 종류가 가장 제한적인 시즌이기도 하지만, 올 여름 특히 강한 무더위에 일본에는

태풍 등의 영향이 있어서, 이날 여름이라면 나올만한 네타들이 안 들어온게 꽤 많았다는...

고하다(전어)도 안 들어오고, 여름에 들어오는 마하타(능성어)나 솔치(오꼬제) 등도 없어서...

시치미 살짝 뿌린 야끼시모 미루가이 (왕우럭조개, 코끼리조개 구이)

껍질 양면으로 달린 조개 중에서는 가장 비싸다는 미루가이입니다. (전복등은 껍질이 한쪽만 있는 복족류)

미루가이는 껍질안에 수납하지 못할 만큼 커다란 수관(영어로는 사이폰 Siphon)을 지니고 있는데요.

기다랗고 큰 수관의 식감이 좋아서 고급 식재료로 통하는 조개의 왕입니다. 처음 드시는 분은 사각거리는

식감에 조개가 맞나하실 정도로 특유의 사각사각한 식감이 일품입니다. 이 역시 어느정도 고급 스시야에나

가야 맛볼 수 있는 아이템이지요. 미들급 스시야에서는 대개 가리비나 가이바시라 등으로 대체하는....

아마에비 (단새우)

이날 제일 아쉬웠던 점 중에 하나인 에비였습니다. 단새우도 물론 맛있는 고급새우이지만, 요즘 어지간한

미들급 스시야에서도 단새우는 쉽게 접할 수 있는데 반해서.... 평소 아리아께 정도의 스시야에서는 그보다

고급새우인 구루마에비나 보탄에비가 많이 나오는데, 약간 투정섞인 말투로 쉐프님께 보탄에비가 아닌 점을

물었더니, 요 며칠 보탄에비(도화새우)가 사입이 안되었다고....ㅜㅜ 무더위철은 역시 피해야.....

대신, 단새우의 다마가 커서 알배기였기 때문에 상쇄... 아마에비에 알을 올리고 구루마에비를 다져서 볶은

새우 오보로를 올렸습니다. 아마에비 자체의 단맛에 톡톡 터지는 알의 식감, 오보로가 받쳐주는 달콤함이 굿.

와라야끼 타치우오 (짚불로 훈연한 갈치) 스시

아리아께의 또 다른 시그니처 갈치 스시입니다. 강한 숯불이 아닌 짚불에 순간적으로 살짝 훈연해서 갈치의

비린내를 날리면서도 껍질의 고소한 맛까지 잡은 스시인데요. 보통 사람들이 회로도 잘 접해보지 않는 식재료인

갈치를 무려 스시로 냅니다. (물론 다른 하이엔드들도 많이 냅니다) 두껍게 썰지 않고 얇게 썰어서 세겹쥐기로

식감도 살리고 네타의 크기도 키워서 풍미도 살린 스시인데, 정말 맛있었습니다. 벙주님은 나중에 한 점 더 청해서

드셨을 정도로, 히카리모노에 약한 여자분들도 드실만큼 굿.... 감칠맛에 고소함만 가득....

처음 드시는 분들에겐 갈치라고 말 안해주면 모를 비주얼.

럭셔리 미니 카이센(海鮮)동 - 카니(대게살), 이꾸라(연어알), 우니(성게), 계란 오보로

카이센동 역시 아리아께의 오래된 메뉴 중 하나. 대개는 게살과 게내장 소스 정도로만 나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날 이꾸라뿐 아니라 우니가 또 한가득.... 앞에서 말한 것처럼 이날 보탄에비나

전어 등 못 들어온 고급 식재료가 많아서인지, 네타의 단조로움을 카이센동으로 약간 보상해주는 느낌 ?

이날 우니만 호텔식당 가격으로 몇만원어치 먹은 셈이....ㅎ 

참나물 넣고 끓인 아까미소 시루 (적된장 국)

일반적인 저가형 스시야에서 많이 보는 시로미소(백된장)이 아닌 나고야산 아까미소(적된장) 시루.

미소시루가 나온다는 건 이제 오마카세도 후반부에 다다랐다는 말 이지요 ^^

시메사바 보우즈시 (고등어초절임 누름초밥/봉초밥)

개인적인 입맛에 역시 사바 (고등어)는 나마(生)로 먹는 것보다 시메(초절임) 하는 것이 좋아합니다.

질겅거리는 식감도 없고, 식초와 단백질의 궁합으로 감칠맛은 더해진 시메사바가 (물론 시메를 잘 해야하지만)

더 맛있고, 특히 사시미가 아닌 밥과 함께 먹는 스시에서는 시메사바의 압승이라고 생각하구요.

혼마구로 오도로 (스나즈리) 아부리 마끼 - 참치 대밧살 아부리

시모후리에 비해서 지방질과 힘줄이 두텁게 분포한 스나즈리 (일본에선 '자바라'로 더 많이 불리는) 부위.

기름기 작렬인 부위에 아부리로 지방질을 녹여내 고소함 폭발. 곁들여 나오는 노리(김)과 잘 어울리네요.

바삭한 아리아께 스타일의 아나고 (붕장어) 동

원래 니기리 스시로 주거나 샤리없이 아나고만 주는데, 이날 쉐프님이 요 며칠 아나고가 점점 억세져서

잔가시가 걸려 먹기 불편하다는 컴플레인이 많이 들어왔다 하시면서, 잘게 썰어주셨습니다. 맛이야 뭐 Good !

호소마끼를 말고 계시는 한승희 쉐프님.

코스가 진짜 마무리로 향해가는 중이네요.

주도로와 네기도로로 말은 데카마끼

교꾸 (다마고 야끼) - 계란구이

일반적인 스시야의 다마고(계란)처럼 말아서 나온 계란말이가 아니라, 구워낸 다마고입니다.

계란물에 새우살, 생선살을 넣고 약불에 1~2시간을 구워내는 것인데요. 재료로만 보면 싼 재료이지만

아나고와 더불어 스시야의 실력을 평가할 때, 제일 중요한 잣대가 되는 네타 중의 하나라고 하지요.

말아서 내는 다마고와 달리 (말이방식은 일본 재래시장 가보시면 알지만 불과 몇분만에 나옵니다)

약불에 장시간 구워내는 거라 불조절도 잘해야 하고, 카스텔라처럼 부드럽고 포실포실하게 잘 부풀어

올라야합니다. 물론 생선살이나 마 등을 넣은 함량에 따라서 포실한 식감보다는 커스타드 케익과 같은

진득한 식감이 나오기도 하구요. 아무튼 조리과정에서 어느정도 익었을 때 두 장을 합쳐야 사진속의

교꾸처럼 양면이 다 익은 상태가 되는데, 두장을 합쳤을 때 합친 부위가 티가 나거나 양쪽의 익힌 정도가

눈에 띄게 다르면 잘 구운 교꾸가 아닙니다. 위 사진속의 교꾸는 두장을 합친 티는 잘 안나지요 ? 

모든 코스가 끝나고 구찌나오시 くちなおし[口直し] 로 나온 우메시소큐리다이콘 마끼

우메(매실), 시소(차조기), 큐리(오이), 다이콘(무)

구찌나오시는 한국어로 입가심에 해당하는 말입니다. 디저트 먹기 전에 입에 남은 비린 맛을 클린하는 역할.

홀과 룸을 통틀어 우리 일행이 제일 마지막...1시에 시작한 코스인데다 인원이 4명이라 우리 테이블이 제일 늦게 끝남.

정말 오랜만에 맛있게 먹은 스시 코스였습니다. 최고의 스시와 더불어 함께하신 분들과도 즐겁게 어울렸던 시간이었구요.

레몬조각과 오시보리 (물수건)

중간 데부키로 손을 닦아주지만, 손에 밴 생선/간장냄새를 지워내라고 물수건을 한번 더 줍니다.

저 레몬조각은 손 닦을 때 비린내 제거하라고 주는 레몬이구요. (드시면 안돼요 ^^)

 게 같은 것 손으로 까먹었을 때, 비누로도 잘 안가셔지는 비린내도 레몬즙 약간이면

감쪽같이 없어집니다. 가볍게 레몬을 짜서 비비고 물수건으로 닦으시면 됩니다.

망고 셔벳으로 마무리. (셔벳이나 디저트 종류는 더 많습니다 초이스 가능)

여기까지 아리아께 런치 스시 오마카세가 끝났습니다.

스시를 즐기기엔 네타의 종류가 매우 제한적인 여름철이라는  핸디캡,

재료 사입에 자유롭지 못한 호텔업소라는 특성과 후쿠시마 사태 이후 일본산 재료

사용을 제한하는 방침 등으로 스시의 제철 (11월부터 이듬해 초봄까지) 에 비해서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았지만, 로컬 하이엔드 스시야의 화려함과 다채로움이라는 이점을

충분히 상쇄할 만큼의 호텔 레스토랑만의 클라스를 보여주는 곳이라고 느껴졌습니다.

특히 사시미와 스시 위주로만 영업하는 로컬 스시야에 비해서, 호텔 일식당은

회나 스시가 아닌 다른 일품요리와 함께 가이세키 요리와 같은 일본요리 전반을

커버하기 때문에, 로컬 스시야들이 따라 올 수 없는 뒷주방의 클라스가 있습니다.

흔히 스시 카운터에서 화려한 칼놀림을 보여주는 쉐프들만 일식의 꽃이라고 여기지만,

각종 스이모노(국물), 야끼모노(구이), 니모노(조림), 아게모노(튀김), 무시모노(찜) 등

생선요리 이외에도 일식의 폭은 넓은데, 로컬 스시야의 경우 뒷주방 인력의 수나 경력이

호텔에 비해서는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가 많지요. 호텔에서는 흔히 일식집의 시다와도 같은

뒷주방 인력에도 몇십년에 걸쳐서 쌓아온 노하우가 담겨있기 때문에, 로컬 스시야들이 쉽게

따라잡지 못하는 호텔 일식집만의 클라스가 있다고 봅니다. 그건 꼭 비싼 가이세키 코스를

먹어보지 않아도 아리아께의 스이모노 국물만 마셔봐도 알 수 있다는...다시국물의 수준이 달라요. 

[elsa]

사진이 예술입니다. 시간내서 꼭 가봐야 겠네요.

[벌룬]

요즘 좋은 곳들이 많이 생겨서 가성비를 따지면 더 좋다 나쁘다 말도 많지만,
이전까지 이른바 한국식이라고 말하던, 쌈장 나오고 매운탕 나오던 시절의 한국 스시야 수준을
몇 단계는 끌어 올린 주역이 되는 업소들이지요. 가보셔도 후회 없으실 겁니다.

[다비~]

벌룬님 정성어린 후기 감사합니다~ 모리타쉐프님 예약이 넘넘 힘들어서 다른 분께 했는데 한쉐프님도 굿굿! 개인적으로 갈치스시 완전 맛났어요 *_*

[벌룬]

모리타 쉐프님이야 워낙 예약이 쉽지 않고, 더구나 런치에는 더 어렵지요 ^^ 상당한 단골이 아닌 이상...
그래도 다비님 예약 덕분에 카운터에서 멋진 런치 즐길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 카운터도 주말 예약은 쉽지 않은데요 뭘...
또 거기에 사랑밥님 멤버쉽 덕분에 할인도 많이 받아서 그것도 아주 좋았구요 ^^

[유리가면]

배부르게 잘드시고 오셨네~

[벌룬]

네타 종류가 적어보여도 중간중간 우니랑 카이센동, 아나고 등 양 많이 준 덕에 진짜 배뻥이요 ~ ㅎ

[연못]

스시에 관심이 많은데 좋은 글 감사합니다^^

[벌룬]

재미있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남자관객]

아직 다 읽지는 못 했지만 많은 걸 배우고 갑니다*^__________^*

[벌룬]

원래 고수의 글은 짧아야 하는데 ㅎㅎ 주저리 주저리 말이 좀 많았습니다 ㅎㅎ

[사랑밥]

와우~ 매우 멋져요 잘 봤습니다^^+

[벌룬]

사랑밥님 덕분에 멤버쉽 할인으로 저렴하게 먹어서 더 좋았지요 ^^ 감사합니다.

[이지오]

이렇게 쓴다는게 더 대단~ 저기갈땐 이 명품후기 미리숙지하구 가야겠습니다 ^^

[벌룬]

아이고 뭐 그리 대단하지는 ㅎㅎ 감사합니다 ^^

[물바람]

대단하십니다
내공이 탄탄하십니다
벌룬님 정도가 되야 식도락가라고 할 수 있는데
저는 입맛만 맞으면 별미로 여기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