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롭게도 꽃샘 추위가 찾아왔다. 싸늘한 공기만큼 정신은 오히려 맑아진다. 아마 어디론가 떠난다는 설레임 때문일 것이다.
새벽(?) 7시 10분, 초봄의 해는 어김없이 이곳 생초 조각공원 아래 주차장에도 솟는다.
이번 산청군 문화관광해설사 상반기 답사는 강원도 강릉, 삼척으로 2박3일간 현대 SOLATI 15인승 렌트카로 떠난다. 천정이 높고 실내 공간이 넓어 우리 11명이 타고 가기에 편안한 최적의 차량인 것 같다.
영동고속도로로 갈아타자 멀리 태백준령에는 간밤에 내린 눈이 설국을 만들었다.
강릉에 도착해서 신고식은 꾹저구탕(?)으로 했다.
이게 뭔가? 강릉 해설사분이 맛집으로 추천했는데, 이름이 생소하다. 물론 식당 곳곳에 있는 TV출연 사진들이 범상치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 맛을 뭐라고 표현해야 하나? 인터넷 소개글에서도 보이듯이 추어탕도 매운탕도 아닌 것이 묘하다고 했다. 그러나 경상도 사람인 나는 짜든 맵든 뭔가 자극적인 것을 원한다. 따라서 주관적인 평가는 그런데로 맛은 괜찮지만 맛집으로 별점을 주기에는 2% 부족하다.
이제는 답사를 떠날 시간. 첫 번째 방문지는 신사임당의 오죽헌.
윤연심 강릉 문화관광해설사의 소개로 첫 답사지인 오죽헌을 둘러봤다.
오죽헌(보물 제165호, 강릉시 율곡로 3139번길 24)은 최응현(1428-1507)이 사위 이사온(신사임당의 외할아버지)에게 물려준 집으로 신사임당(1504-1551)과 율곡 이이(1536-1584) 두 분이 태어난 곳이다.
오른쪽 방은 1536년 신사임당이 용이 문머리에 서려 있는 꿈을 꾸고 율곡을 낳은 곳으로 몽룡실夢龍室이라고 부르며, 왼쪽 마루방은 율곡이 여섯 살 때까지 공부하던 곳이다.
오죽헌에서 눈여겨 볼 것은,
오죽
신사임당 배롱나무
율곡매, 지금 봄을 알리는 꽃이 피었다.
율곡송이 있다.
오천원권 포토존이 있다.
사진을 찍고 주머니를 뒤져 오천원권을 꺼집어 내어 살펴보지만 이 그림이 아니다.
인터넷을 뒤져 보니 구권의 그림과는 똑같다.
'허균, 허난설헌 기념공원'은 우리나라 최초의 한글 소설인 '홍길동전'을 지은 교산 허균(1569-1618)과 그의 누이인 천재 여류시인 난설헌 허초희(1563-1589)를 기리는 곳으로 이곳은 허초희가 태어난 곳으로 알려져 있다.
해설은 강릉시 문화관광해설사인 최춘옥 선생이 수고해주셨다.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설명에 장거리 이동의 피로와 쌀쌀한 기온도 집중력을 떨어뜨리지 못했다.
여행에서는 맛집을 찾아가는 즐거움을 빼놓을 수 없다. 이곳은 조선후기 전형적인 상류주택인 선교장을 해설해 주신 김명순 선생이 추천한 곳으로 경포호를 산책하며 들렀는데, 역시 탁월한 선택이었다.
강릉 경포에는 다섯 개의 달이 있다고 한다. 하늘의 달, 호수의 달, 바다의 달, 술잔의 달 그리고 내 님의 눈 속에 비친 달이다.
경포의 파도소리에 잠 못드는 밤, 객창감(客窓感)을 핑계삼아 달을 찾으러 나왔다. 님도 없는 밤, 하늘에도 호수에도 바다에서도 달을 찾지 못하고 오직 다섯 술잔 속에 빠진 달만 있을 뿐이다.
답사 이틀째, 짧은 일정 속에 들러 볼 곳은 많아 잠시도 지체할 수 없다.
대부분의 향교가 중국의 7성현과 우리나라 18선현을 포함하여 25현을 봉안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강릉향교는 총 136위를 배향하고 있어 규모나 전통으로 볼 때 전국 제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일제 침략기에는 관동지역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도 했다고 한다.
명륜당에 들어서자 바로 그 명성을 눈으로 확인할 수가 있었다.
임영관 삼문과 대도호부관아
임영관 삼문은 고려말에 지어진 건축물로 강원도 지역에서 유일한 국보다.
해설은 한희숙 선생이 수고해주셨다.
왕의 전패를 모셔두고 수령이 초하루와 보름에 망궐례를 올린 전대청은 전체적으로 독특한 구조를 보여준다.
가장 크다고 알려진 굴산사지 당간지주를 둘러보는 것으로 강릉 답사를 마치고 삼척으로 향했다.
강릉의 답사지마다 쌀쌀한 날씨에도 열성적으로 해설을 해 주시고, 식당과 숙소까지 친히 안내해주신 강릉시 해설사 선생님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첫댓글 멋집니다산청
오죽하면....烏竹일까?
五천원권
五만원권
어머님의 가르침이
어찌 열 배 뿐일까마는....
오랜 세월 배인 묵향
대나무 조차
먹빛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