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사촌인 경기도
판교신도시와 분당신도시
주택시장의 온도 차가 크다. 지난해 1월부터 본격적인 입주가 시작된 판교신도시는
아파트값이 쑥쑥 오르고 있지만 입주한 지 20년이 다 돼가는 분당신도시는 전반적인 주택시장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4월부터 오르기 시작한 판교 중대형 아파트값은 최근 분당 아파트값의 배로 올랐다.
동판교 봇들마을 9단지 115㎡형(이하 전용면적)은 12억선에 시세가 형성됐다. 서판교 산운마을 6단지 101㎡형은 9억원선이다.
반면 분당신도시 무지개마을 L아파트 127㎡형은 5억8000만~6억8000만원에, 탑마을 S아파트 101㎡형은 5억2000만~6억3000만원선에 매물이 나온다.
전셋값 차이도 크다. 125㎡형의
경우 동판교는 평균 2억500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지만 분당은 1억8000만~2억원에 전세를 구할 수 있다.
삼평동 P공인 최모 사장은 “두 신도시가 붙어 있어 사실상 같은
생활권을 형성해 입지상 큰 차이가 없어 새 아파트인 판교의 매력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 아파트 장점 부각…분당 리모델링하면 시세차 줄어들 듯
두 신도시의 아파트값 차이가 시간이 갈수록 벌어지는 이유는 주거여건이 꼽힌다. 단지 내 상가 등이 문을 열고 기반시설이 하나 둘 갖춰지면서 생활환경이 좋아지자 새 아파트 장점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판교의 자족 기능도 집값 상승을 거든다. 자족 도시로 조성된 판교는 올 초부터 본격적으로 산업인구가 유입되면서 든든한 배후수요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3월 테크노밸리에 삼성 테크윈(1500~2000명) 입주가 시작되자 시세가 5000만원 정도 올랐다. 향후 테크노밸리엔 안철수연구소·SK케미컬 등 260여 개 업체가 입점할 예정이다.
반면 분당은 대규모 업무시설이 없고 입주한 지 20년이 다 돼 아파트가 낡았다. 3~4년 전부터 리모델링 추진 움직임이 있었지만 주택시장이 침체되면서 이런 움직임도 자취를 감췄다. 99㎡형을 132㎡형으로 리모델링하려면 건축비가 1억5000만~2억원 정도 드는데 리모델링 후 건축비 이상 집값이 오를 것이란 확신이 없어 섣불리 리모델링을 하지 못하는 것이다.
정자동 B공인 관계자는
“분당은 기반시설이 워낙 잘 갖춰져 있고 학군이 좋아 아파트가 낡았다는 점 외에는 오히려 판교보다 주거여건이 좋은 편”이라며 “리모델링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시세차가 금새 줄어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