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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乙)은 을목(乙木)이라고 읽는다. 음양 중 음(陰)에 해당하고, 오행으로 보면 목(木)에 해당한다. 음양오행의 관점에서 음목(陰目)이다. 갑목(甲)이 자신을 확 드러내는 소나무라면, 을목(乙)은 눈에 잘 띄지 않는 아파트 베란다에 놓인 화분의 작은 나무나 사람의 키를 넘지 않는 키작은 나무다. 덩굴처럼 위로 솟기보다는 옆으로 퍼지기도 한다.
일간(日干)이 을목(乙)인 사람은 겉으로 봐서는 일간이 갑목(甲)인 사람과 그 차이를 발견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둘의 차이는 분명하다. 일간이 갑목(甲)인 사람이 명예 지향성이 강하고 스타일리시(stylish)하다면, 일간이 을목(乙)인 사람은 수수하지만 알짜배기를 챙기는 실속파이다. 갑목(甲)이 자기과시성이 강하다면, 을목(乙)은 온유하고 섬세하다. 열 개의 천간 중에서 을목(乙)이 가장 눈에 띄지 않는다. 눈에 불을 켜고 열심히 찾아봐야만 겨우 배시시 웃고 있는 사람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가 바로 을목(乙)인 확률이 높다. 그래서 을목(乙)의 콤플렉스가 하나 있다. '내가 혹시 지진아가 아닐까?', '내가 트렌드에 밀려나지는 않을까?' 등등 이런 고민을 많이 한다. 을목(乙)은 모든 문제를 자기 안으로 수렴하는 사람이다. 같이 일한는 사람이 잘못하더라도, '내가 이 한마디를 못해서 빗나간 게 아닐까?'라고 생각하고 자신에게서 그 원인을 찾는 경향이 크다. 그리고 을목(乙)은 자기의 아픔을 타인과 공유하지 않는다. 자신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건 타인에 대한 결례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변의 도움을 받기보다는 모든 것을 자기 혼자서 해결하거나 처리하려고 한다. 그래서 나는 일간(日干)이 갑목(甲)인 사람보다 일간이 을목(乙)인 사람이 자립심이 더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을을(乙乙) 병존이면 어떻게 될까? 주변의 도움이 박하고 외로움을 많이 느낀다. 만일 을목(乙)이나 을을(乙乙) 병존이 있는 사람이 외롭지 않다고 한다면, 그건 오히려 더 문제다. 자신의 콤플렉스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허세를 부리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과의 관계가 더 나빠질 가능성도 크다.
그럼 외로움은 절대적으로 나쁘기만 한 걸까? 을목(乙)은 외로움을 자신의 원동력으로 삼아, 외롭기 때문에, 오로지 자신의 힘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야 한다. 대하소설을 쓰는 작가처럼 방에 혼자 틀어박혀 기나긴 작업을 해야 하는, 끈기와 성실이 필요한 작업을 해내는 사람에게서 대개 을목(乙)의 힘이 가장 크다. 21세기에 필요한 힘은 이런 을을(乙乙) 병존의 독립심이다. 만일 자신의 원국에 을을(乙乙) 병존이 있다면, 외롭고 박한 인생이라 좌절하지 말고, 자신에게는 타인의 도움 없이 혼자서 몰두하고 집중해서 결과를 만들어내는 힘이 강하다고 생각하길 바란다. 똑같은 물도 젖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고, 독사가 마시면 독이 된다. 물을 마시는 행위는 같지만 어떤 마음으로 살 것인가는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사주에 들어 있는 을을(乙乙) 병존을 '박복'으로 대할지, '강인한 힘'으로 바라볼지는 순전히 자신이 결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을목(乙)이 세 개가 붙어 있는 을목(乙) 삼병존(乙乙乙)도 있다. 이를 특별히 복덕수기(福德秀氣)라고 부른다. 복덕수기는 '최고의 명예로운 관직에 올라 오랫동안 복록을 유지하는 기운'이다. 그러나 나는 아직 을목(乙) 삼병존(乙乙乙)을 가진 원국은 만나보지 못했다.
출처 : 강헌의 <명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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