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어째 자꾸 옛 생각이 납니다.
이슬비 내리는 아침에 우산하나 들고
동생이랑 지렁이 두동강 내러 갔던 일..
(우리 남매 정말 무시무시했습니다. 지렁이들에게 미안하군요)
뽀뽀리(사탕인데 립스틱 모양에 들어있던.. )에
꿀벌 잡아넣고 댕기다가 쏘여서 된장 바른 일
아파트에 피어있는 영산홍 따먹던 일
(진달랜 줄 알았어요. ㅠ _ㅜ)
비둘기 맨손으로 잡기 하던 일
모기약 뿌리는 모기차 따라 신나게 달리기 했던 일
(진짜 부산까지 간 아이가 있었을까요?)
빨간 마스크 때문에 놀이터에도 못 갔던 일
(빨간 마스크가 '내 모습이 어떠니?' 라고 말하면
'무서워요! 못생겼어요!' 라고 말하면 죽이고
'예뻐요!'하면 자기랑 똑같이 입을 째버린다는
소문을 듣고 맨날 빨간 마스크 만났을 때 상황을
재연하며 '예뻐요'라고 말하는 연습했던 일)
지금 생각하면 둘 다 그리 좋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헤헤
아파트에서 무당개구리 보고 부리나케 도망갔던 일
(무당개구리에게 독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예전 비오는 날 아파트에 꼭 무당개구리 한 마리씩
돌아다녔는데.. 못 본지 참으로 오래됐습니다.
물이 잔뜩 고인 놀이터에서 그네 타다가
앞으로 자빠져서 모래를 씹었던 일
할아버지 댁에서 송아지 타려다가
할아버지께 꾸중 들은 일
땅을 파면 뭐가 나올지 궁금해
할부지 댁 마당 다 파헤쳐나 꾸중 들은 일
할부지 댁 뒷 밭에서 매미랑 잠자리 잡던 일
할부지 댁 처마 밑에 제비 새끼 보려고
발 쾅쾅 굴린 일
(발을 쾅쾅 굴리면 제비 새끼들이 둥지 밖으로
지지배배 우는데 어찌나 귀엽던지..)
할부지 댁 마당에 난 잡초에 물 준 일
가을이면 밑에 파란 비닐 장판 퍼놓고
장대로 대추 털어서 대추 줍던 일
정말 큰 왕 나방 후쳐 내려고 난리 직이던 일
냇가에 가서 고디 줍던 일
물고기 잡아서 매운탕 해 먹던 일
겨울에 냇가에 빠져서 할무니 몸빼바지 입고 돌아댕긴 일
아이쿠!
정말 그립습니다.
첫댓글 내가 앞산 4거리 살다가 모기약 뿌리는 차따라 부산까지 왔다우 ㅎㅎㅎ
우헤헤 비라코차님 말씀이 짱입니다요~^^ 우아~그럼 무지개님을 위해 답글을 달아드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