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나온지 이제 막 일주일 넘었습니다. 1500km까지는 길들이기라는 핑계로 완전 얌전주행
모드라서 아직은 이녀석에 대해서 잘 모르겠습니다. 하긴 4년을 매일같이 함께했던 첫째도
아직 잘 모르는데요^^
저는 회원님들처럼 차에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또 둘째 맞기 전까진 제대로 운전해본차가
사실상 320 한대 뿐이어서 그냥 다른 차들도 다 320이랑 똑같은줄 알고있었습니다-,.-
제대로 된 시승기는 쓸 수 없겠지만 그냥 '이런면은 이렇더라 저런건 저렇더라' 하고 두
녀석을 간단 비교(?) 해보겠습니다~ ^^
10여년전 중학교에 다니던 어린 학생은 학교앞에 주차되어있던 빨간 오픈카를 보고 사랑에
빠졌습니다. 그순간부터 그 마음속에는 자동차에 대한 동경도 함께 자라게 되었습니다.
오랜시간동안 당시에는 이름도 생소했던 Z3라는 이름을 새겨두고 있었습니다. 컨버터블을
꿈꿔왔습니다.
그리고 10년후... 그 꿈은 이루어졌습니다.
2002년 무렵, '젊은벤츠'를 표방하며 '당신이 알고 있던 벤츠, 그리고 당신이 모르고 있던
벤츠'라는 광고가 있었습니다. 당신이 모르고 있던 벤츠의 얼굴마담(?)은 메르세데스의
스포라인들이었으며 당시 저에게는 간략하면서도 강인한 인상을 심어준 멋진 광고로 기억되
었습니다. 젊은나이에 더 윗급의 어마어마한 녀석들을 소유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신 선택받
은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렇지 않은 저같은 대부분의 젊은이들에게 있어서 SLK는 그나마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가장 만만한(?) 녀석이었습니다. 잘 알려져있지도 않았다가 모
드라마의 '실땅님' 이병헌씨 이후로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게된 그녀석, SLK가
'내 가슴을 쏘다'라는 카피와 함께 새로운 모습으로 2004년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당시 국내 수입은 SLK200k뿐 SLK350은 다음해인 2005년부터 국내에 반입되기 시작합니다.
디자인
디자인이야 일단 딱 보면 스포츠카라고 써있습니다. 겉모습에서부터 그냥 공격적이라는
느낌이 풀풀 나는것이 서있을때부터 스포티해보입니다. 그덕분인지 주행중에 제 앞으로
밀고 들어오려는 차들 어지간해서는 머리부터 들이밀지 못하고 제 눈치를 보는군요.
320으로 다니면서 옆차들과 신경전 벌이는 것보다 훨씬 편합니다^^; 디자인이 일본풍으로
바뀐다, 엉덩이가 맘에 안든다 등의 비판(?)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스포티한 요녀석의
디자인이 너무너무 맘에 듭니다. 탑 열면 더 예쁘고요~ㅋㅋ
시내 돌아다니다보면 다른차에 타고있는 어린 꼬마들이 보고선 너무 좋아합니다. 그럴때
웃으면서 같이 손흔들어주는 것도 기분좋고~ㅎㅎ 뭔가 그냥 제가 한없이 여유로운 사람이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다만 이것도 디자인에 넣어야할지는 모르겠지만 문짝이 다른차들보다
크다보니 좁은공간 주차시 타고 내릴때마다 조금 불편합니다^^; 그럼에도 유리와 연결되는
부위의 고무몰딩이 변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리모컨키로 차문을 열고 차 문의 손잡이를
당기면 살짝 내려가주는 창문도 기분 좋은 배려입니다.
주행
이제 막 700km정도 탔습니다. 1500km까지는 엔진 길들이기 하는중이니 각 단에서 엔진힘의
80%이상 쓰지 말라고 되어있더군요(제품설명서에) 어느정도가 과연 힘의 80%일까 알 재간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냥 comport 모드에서 rpm2000정도까지만 맞춰쓰고 다닙니다. 다만 인천
공항가는길에서 테스트로 rpm2000정도로도 몇단이었는지는 모르지만 150km정도까지 속도가
나더군요. 완전 밟아서 조지지만 않는다면 실용영역대에서 rpm3000이상 쓸일 많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직까지는 킥다운/쉬프트다운 써가며 rpm4000, 5000이상
조져대는 320의 운전이 더 시원시원하고 재미있습니다.
320은 170마력이라 높은 출력도 아니고 토크감도 뛰어나지 않지만 rpm3000정도에서 꾸준히
뒤에서 밀어주는 시원한 가속력과 힘은 제법 쓸만한 수준이고 나름대로의 맛이 있습니다.
물론 SLK도 1500km 봉인에서 풀려나게되면 장난 아니겠지요~ㅎㅎ 딱 한번 차선변경하느라
짧은구간 급가속한 적 있었는데 정말 속으로 뜨끔했습니다. 엑셀 반쯤 밟았던 것 같은데
320 쉬프트다운한 느낌으로 치고나가고 거기서 살짝 더 밟아보니 계속해서 더빠르게 밀고
나갑니다. 아직 그 힘이 어느정도인지 가늠해본적 없지만 상당히 기대됩니다. 과속카메라
앞에서 320 밟고있던 기분으로 SLK로 엑셀을 밟고있으면 대략 낭패.
난 분명 정속주행하고 싶었는데 눈치없는 속도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습니다~ㅎㅎ
주행의 느낌은 너무도 가볍고 경쾌함 그 자체입니다. 고속으로 올려붙여보지도 않았지만
시내주행시 너무도 경쾌해서 신난다는 생각마저 절로 듭니다. 그러면서 살짝 떠서가는
기분이랄까?? 확실히 묵직한 느낌의 320보다 가볍습니다. 그러다보니 막상 차의 능력이
어느정도인지도 모르는채로 무한한 자신감에 휩싸여 있습니다. 320만 있던 시절에는
운전습관 지저분한 투카 혹은 SM7 같은녀석들이 지나가면 일단 배기량을 확인후-_- 엘리사
혹은 3.5면 그냥 가던길 가고ㅜ.ㅠ 아니면 살짝살짝 괴롭혀 줬었는데^^; 이젠 330같은 녀석
들이 지나가도 혼자서 속으로 조용히 '씨댕~ 엠쓰리 나오라고해!!!!'하고 외친후 그냥 가던
속도로 얌전하게 정속주행합니다~ㅎㅎ 얌전히 가던길 가더라도 누구라도 언제든지 상대할
수 있는 포텐셜을 갖춘채로의 여유로움이라 마음이 참 든든합니다^^
However...
혹자들은 SLK의 코너링이 M3의 코너링과 유사한 수준이다라고까지 말합니다. 그게 사실이라
면 전 스포츠서스까지 추가했으니 더욱 더 M3의 코너링에 근접해있겠죠. 코너링은 정말
재밌고 깔끔하며 정확합니다. 320으로 느꼈던 코너링시의 미끄러짐과 흔들거림이 없습니다.
그냥 두부썰듯 깨끗하고 확실한 느낌으로 지면을 움켜쥔듯 원했던 선을 그리며 코너를 감아
나갑니다. 그동안 느끼지 못했었는데 320이 코너에서 얼마나 휘청거리는지 알게 됐습니다.
어쩔 수 없죠 천성이 세단인데^^;
코너링은 재미있지만 핸들링은 재미 없습니다. 이게 제가 SLK에 갖는 가장 큰 불만입니다.
우선 핸들이 320에 비해 조금 잡아 그립력이 떨어집니다. 더구나 고급스러워보인답시고 핸들
위아래에 우드패널 첨가됩니다. 잘 맞지도 않는 핸들 미끄덩거리기까지 하면~ ^^; 만일 SLK
사실 분 계시면 무조건 전동히팅핸들 옵션으로 추가하실것 권장드립니다. 핸들이 그냥 가죽
핸들로 바뀌어 그립력 상승에도 다소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잡히는 느낌외에도 현저히
떨어지는 핸들의 복원력은 급코너 이후 운전자가 손으로 직접 핸들을 semi-counter 쳐주는
기분으로-_- 바로잡아줘야 큰 탈 없습니다. 이게 전 제일 불편해요~ ^^; 핸들도 가볍고
휙휙 돌아가는 것이 크게 안정감이 없는 것 같아요. 재미있는 코너링에 비해 핸들링의 재미
는 이렇게 확확 떨어집니다~
승차감도 엄청 딱딱합니다. 320을 타면서 부모님께서 타시는 국산차의 물컹거림을 완전
비선호하고 있었는데 SLK를 타다보니 320의 승차감은 완전 보들보들 몰캉몰캉입니다.
한 두어시간 타고 다니면 노면 진동이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전해진 탓인지 허리가 아파요~
아마도 스포츠서스라 순정보다 조금 더 타이트한듯 합니다. 뭐 그래도 스포츠카라면 이정도
불편함은 감수 해야지요~ 단단한 승차감도 마냥 즐겁습니다^^
조수석에서 시간을 확인할 시계가 없다는 건 좀 문제. 오디오 액정창에 320처럼 현재시간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을텐데, 하는 생각이 듭니다. 또 모든사람들이 알고 있을 수납공간의
절대부족도 문제이긴 합니다. 펀카정도로 말그대로 세컨카라면 모르겠지만 주력으로 매일
사용하시는 분들에게는 절대 불편한점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실내공간이야 제 키가
172밖에 안되니 부족한거 모르겠고 레그룸도 넉넉합니다. 사실 박스터 시승때 레그룸이
너무 좁아서 깜짝 놀랬습니다. 왼발을 둘 자리가 없더라고요. 레그룸은 박스터에 비하면
완전 행복합니다.
SLK는 시거잭이 하나뿐이라 너무도 아쉽습니다. 저같은 경우 GPS와 아이팟을 사용하기
때문에 2개의 시거잭이 절대로 필요했는데요, 딜러분이 시거잭 2개라고 해서 아무걱정
안했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없어서 물어봤더니 'SL이었나봅니다'라더군요-_-;; 아이팟믿고
옵션으로 씨디체인저도 안넣었는데 완전 후회막급입니다. 덕분에 좁아터진 수납함이
씨디로 가득차있어요. 노래 질릴때마다 한장씩 갈아서 넣어줘야하는 번거로움이...
다른분들은 씨디체인저 오더 넣으시는것 절대 강추합니다-_-/
직물로된 바람막이는 완전 팽팽해서 설치하기 너무 힘들어요. 한번 시도해봤었는데 연결고리
까지 늘어나지 않아서 결국 성공하지 못하고 도중 포기했습니다. 어짜피 별 필요도 없는거니
이건 뭐 pass~
그리고 이녀석 먹성 엄청나게 좋더군요. 메르세데스 라인업중 S클래스 빼고나면 아마도
연비안좋기로 5손가락안에 들어갈겁니다. 덕분에 거짓말좀 보태서 연료게이지 줄어드는게
눈에 보이는군요. 연료탱크도 커서 프리미엄주유시 1/8은 연료통에 남아있었고 나머지 7/8
만땅으로 채우니 10만원이 넘어가는군요. 배기량탓에 어쩔수 없겠죠. 현재까지 평균연비는
7km/l 조금 넘는수준입니다.
트립컴퓨터는 완전 복잡 그 자체입니다. 320때는 오일교환까지 주행거리, 평균연비,
외부온도, 평균속도, 현재 연료로 주행가능거리 뭐 요정도 나왔던 것 같은데 SLK에는
자질구레한 셋팅들까지 트립컴퓨터로 운전자가 맘대로 설정할 수 있어서 열심히 공부해서
사용하면 좋기야 하겠지만 저처럼 공부하기 싫어하는 운전자에게는 너무너무 복잡해서 부담
으로 다가옵니다. 타고 내릴때 시트나 핸들이 움직여져서 승하차를 편하게 돕는다던지 주행
을 시작하면 자동으로 차 문이 잠긴다든지 등등의 자질구레한 설정이 모두 가능합니다.
뉴SLK의 셀링포인트였던 에어스카프는 광고나 듣던바에 비해 출력이 약합니다. 기껏
틀어놓고선 다녀봐도 계속 목부위에 신경 안쓰고 있으면 여기서 바람이 나오고 있는건지
아닌지도 잘 모르겠어요. 반면 시트의 열선은 완전 강력합니다. 역시 3단계 조절인데 가장
강하게해놓으면 저같은 경우 뜨겁다는 느낌까지 들어서 2단계 이상 사용하지 않습니다.
이미 한세대 지난 3시리즈를 나름 최신형의 차량과 비교하자니 BMW도 조금 억울한 구석이
있기야하겠습니다만 SLK를 보며 느낀점은 차가 정말 '고급스럽다'는 것이었습니다. 3시리즈
이긴 해도 BMW도 굳이 분류하자면 나름 럭셔리세단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BENZ의 라이벌이지
만 여기저기 배어나는 SLK의 운전자를 위한 배려는 보기엔 작아도 '나는 고급차량이다'라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리모컨키로 문을열고 닫으면 자동으로 펴지고 접히는 백밀러라든지,
밖에서 문을 열때 살짝 내려가는 창문, 소리뿐만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편리한 주차를 도와주
고 있는 파크어시스트, 밤에 차문을 잠그면 집에 들어가는 길을 잠시동안 밝혀주는 라이트
들... 그 외에도 거창하진 않지만 자잘한 이런저런 배려들이 운전자를 흐뭇하게 합니다.
어짜피 명품을 만드는건 작은 차이라잖아요^^; 스포츠카라는 관점에서 보면 어쩌면 필요없
을 이런저런 기능들이 SLK를 더욱 더 사랑스럽게 만듭니다.
벌써부터 꽃피고 날좋은 4월달이 기다려집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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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뉴스정보】
SLK350
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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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3.21 03:52
댓글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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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저는 SLK빨간색만 보면 가슴이 뜁니다 ^^; 하지만 현실은 4도어 세단만 가능한.. 흑흑..
재밌는 글 잘읽었습니다.^^ 차두 정말정말 예쁘네요...블루 slk... 제 드림카 하나 추가합니다.^^
오너의 실질적인 시승기네요~~저도 세컨카로 SLK350 살려고 열심히 모으는중입니다~~^^
아.. 이차 색깔은 먼가여? jasper blue?
딩동댕~ 자스퍼블루 맞습니다^^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언제나 좋은하루되세요~ㅎㅎ
현실적으로 가능한 차 중에서 가장 타보고 싶은차 ~~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을 꺾는 내무부 장관...
저야 내무부 장관께서 안계신 몸이라서요~ㅎㅎ 행복하시겠습니다^^ 부러워요~ㅋㅋ
전통적인 흰/검/은 보다 요즘.. 블루계열이나 쥐색등이 더 이뻐보입니다~
아웅....차 넘 이뿝니다....^^
혹시... 방배동 동양 파라곤 사시나요??^^
아뇨 집은 청담동인데요^^;
^^ 사진 배경이 저희 동네랑 비슷해서^^...
쿠쿠쿠 어디서 많이 본 시승기...^^ 잘 읽었어요~
우왓!! 한젤님~~ 완전 반가워요~~ㅋㅋ
연비는 길들이기 끝나고 차츰 좋아집니다...물론 봉인 풀렸다고 더 밟으시면 그 반대일 수도 있지만요..^^;
그렇다면 다행이네요~ 어짜피 320도 리터당 8km 조금 넘는 수준이긴 하지만^^;
제 주위에 e350 타는 분들중 e200k와 비슷할 정도의 연비를 자랑하는 분들이 있습니다...350엔진과 7단 미션은 무척 경제적인 조합 같습니다..slk로 e클래스 타듯 정속 주행하기 힘들다는게 차이겠죠..^^
저도 어디서 많이 본 상당히 매너있는 글솜씨네요^^바퀴님도 비엠매냐셨군요,,요즘 제가 주변이 너무 어지러워서 지난번에 뵙지 못했네요^^매냐에서 뵈니 또 다르네요,,항상 안운즐운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