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이야기
큰아이가 초1 무렵부터 개를 키우기 시작했다.
친척이 아파트로 이사가면서 키우기 어렵다며 연락이 왔고, 그렇게 멍구는 우리와 10년째 함께하고 있다.
요즘도 산책 전 흥분해서 컹컹 짖지만, 예전보다는 쉽게 지치고, 돌아올때는 힘겨워한다.
벌써 노년에 접어든 멍구를 생각하며, 자연스레 산책길에 보게되는 개 유모차에 관심이 생긴다.
아래 그림책을 통해서 멍구가 우리에게 오는 되는 길을 되짚어보고, 함께한 시간을 돌아보게 된다.
▣63일 / 허정윤 글, 고정순 그림
개 공장이야기다. 공장은 기계적으로 물건을 제작하여 판매가능한 양호, 불량 제품으로 나눈다.
'만든다' 어감이 불편하지만, 이 공장은 실제한다.
사람 선호도, 잘 팔릴 수 있도록 크기, 모양, 털 등을 조정해서 강아지를 만든다.
'63일'에 하나의 상품이 나온다.
생명체, 귀여운, 반려동물이라고 불리는 강아지는 그렇게 우리 곁에 온다.
품종, 금액으로 보지말고, 귀한 생명체로 대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
반려견, 반려 의미만큼 대해주었으면 좋겠다.
우리집 멍구는 웰시코기 품종으로 꼬리가 짤뚝하다.
빵실한 엉덩이의 매력을 높이기 위해서 어릴때 꼬리를 잘랐을 가능성이 있다.
온전한 꼬리가 있는 같은 품종의 개를 만나고 나서야 멍구가 겪었을 일을 되짚어봤다.
이 녀석도 어린나이에 젖을 떼기도 전에 사람곁으로 왔을테니 가슴이 아프다.
경주에는 동경이가 있다.
시골에 가면, 종종 시고르자브종 사이에서 동경이 특징인 꼬리가 짧은 아이가 나온다.
사실, 이런 특징이 있는 강아지는 더 잘 데려간다고는 한다.
사람의 맘을 다 같을 순 없으나, 다만 어미 젖은 떼고, 데려갔으면 사랑으로 끝까지 키워줬으면 좋겠다.
▣나의 개를 만나러 가는 특별한 방법 / 필립 C.스테드 글, 매튜 코델 그림
아이는 개를 원하지만, 할머니는 조금 엉뚱하게 시청에 항의하고 마을에 살고 있는 개의 숫자를 아느냐고 묻는다.
마을 개 숫자를 확인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을 통해서 개의 특징, 함께 하는 모습들을 보면서 아이는 자연스레 알게 된다.
단지 귀엽운 장난감 같은 존재인 개가 아니라, 사랑으로 서로 의지하며 함께 하되 지켜내야할 것들이 많음을 말이다.
개을 키우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을 일일이 교육하지 않고도, 할머니는 현명한 방법으로 알려준다.
마지막 장, 모두 모여서 버려진 공간을 개공원으로 만든 것은 진정한 의미에서 함께함이다. 개를 키우면서 생명의 소중함, 책임감을 가지고, 더 나아가 함께하는 사람들과의 연대, 버려진 공터를 활력넘치는 모습으로 바뀌는 과정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개와 함께 하면서 해야할 일은 정말 많다.
내 밥은 안먹어도 밥은 챙겨야하고, 똥도 치우고, 날리는 털, 어쩔수 없는 냄새, 풀어헤쳐진 쓰레기봉투, 화분 딸기,방울토마토는 나보다 먼저 멍구가 먹어서 눈치싸움을 해야하며, 산책, 예방접종, 고양이를 쫓느라 짖을 때 주변 주민생각도 해야한다. 가끔 버겁기도 하지만, 집에 갔을 때 없으면 맘이 덜컹한다. 있을 친구가 없으니.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요즘은 멍구가 죽으면 어떻게 해야할까 걱정이다. 묻을 땅을 사야하나, 시청에 사망신고를 쉽게 하지 못하고 미룰 것 같다.
내가 만나는 귀한 생명에 대해 책임감을 가지고, 함께 어울러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래본다.
-같이 나눌 책
털털한 아롱이 / 문명예 / 책읽는 곰
개를 실제로 키우면서 겪을 수 있는 이야기가 재미있게 잘 드러나있다.
가장 큰 문제가 '날리는 털'이다.
그 부분을 재미있게 잘 표현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