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머니 세대만 해도 물건이 귀해 절약의 미덕을 지키며 살았지만, 남이 쓰던 물건은 집 안에 들여놓기를 꺼렸다. 요즘은 어디 그런가. 물건은 흔해졌고 오히려 새것도 낡게 만들어 빈티지란 이름을 붙이는 등 낡고 닳은 것의 자연스러움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여기에 어머니 세대의 검약정신까지 물려받은 곳이 바로 벼룩시장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멋쟁이 주부 정주희(39세·상도동)씨의 옷장을 들여다보면 벼룩시장에서 건져온 것들이 제법 많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한 고가의 명품 브랜드 가방에서부터 단돈 1000원에 장만한 멋스러운 브로치, 집 안 벽면을 장식한 촛대와 철제 시계도 다 벼룩시장에서 사온 것들이다. 그가 벼룩시장을 찾는 이유는 질 좋고 개성 있는 물품들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인데, 사서 쓰다가 싫증이 나면 이를 다시 모아 아이들과 함께 벼룩시장에 내놓고 팔기도 한다.
어린아이들 사이에서 인기 있는 품목은 단연 동화책과 장난감. 조금 큰 아이들은 컴퓨터 게임 CD나 옷 등이다. 물건도 풍족하고 아이들이 자라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그만큼 새것 같은 중고 물품도 많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때문에 요즘 벼룩시장에 가면 어린이 장사꾼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초등학교 6학년인 이서현(13세·쌍문동)양은 한 달에 두 번 벼룩시장에 나와 물건 파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시장에서 얻은 수입은 직접 통장에 저금도 한다. 서현이 엄마의 말을 빌리면 벼룩시장에 내다 팔 물품을 모으고, 소비자가 원하는 적정가격을 생각해 정가를 매기고, 판매전략을 세우면서 자연스럽게 물건과 돈의 가치를 배우는 것 같다고 한다.
‘내 월급만 빼고 다 오른다’는 뼈 있는 우스갯소리가 실감나는 요즘, 벼룩시장에 가면 사는 지혜도 보너스로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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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시민 벼룩시장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는 벼룩시장으로 환경을 주제로 열린다. 주최측인 YMCA 녹색운동 사무국 ‘녹색가게’에서 우산, 신발 수리 코너를 운영하고 폐 현수막을 이용해 장바구니를 만들어 나눠준다. 폐 우산도 수집한다. 전화와 홈페이지로 사전 신청을 받고 참가비는 일반 시민 2000원, 단체 5000원. 어린이와 청소년은 참가비를 받지 않는다. 장소 광화문 시민열린마당 개점시간 매주 토요일 오전 11시∼오후 4시 찾아가는 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2번 출구에서 직진 5분 거리 문의 02-725-5828, www.happymarket.or.kr
대학로 혜화로터리 필리핀 7일장 서울에 거주하는 필리핀인들이 혜화동 로터리에 모여 장을 벌인다. 동성고 담을 따라 늘어선 20여 개의 좌판에서 파는 것들은 중고품이 아닌 필리핀제 새 물건. 샴푸, 향료, 양념, 필리핀 드라마와 영화가 녹화된 비디오테이프 등 품목이 다양하다. 음식을 만들어 파는 점포도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국말을 조금씩 할 줄 알고 친절하다. 장소 혜화동 로터리 동성고 앞 시간 매주 일요일
찾아가는 길 지하철 4호선 혜화역 1번 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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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살린 숲 중고물품을 판매하지만, 필요 없는 물건을 헐값에 내놓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물건을 갖기 위해 물건을 내놓는 사람들의 위탁을 받아 판매하는 곳. 물건을 맡기면 수수료를 얹어 원하는 값을 받고 팔아준다. 우리나라 고미술품, 앤티크 가구와 소품, 의류, 공예품, 액세서리 등 1만원에서 수백 만원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물건이 있다. 팔고 사는 사람 모두 매장을 직접 방문해야 하며, 지하에는 작은 갤러리도 꾸며놓았고 음료를 무료로 제공한다. 장소 종로구 안국동 개점시간 오전 11시∼오후 8시 30분 찾아가는 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로 나와 꽃집 골목으로 들어가면 오른쪽 안국마트 옆 간판 없는 초록색 2층 건물 문의 02-722-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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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 벼룩시장은 사용했던 물건들만을 판매하는 게 원칙. 물질만능주의가 만연한 요즘 세태에 자신에게 필요 없는 물건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파는 알뜰 경제시장에 아이들과 함께라면 살아 있는 경제교육이 되지 않을까? 다른 벼룩시장에 비해 괜찮은 물건들이 많아 시장이 열릴 때면 지방에서까지 사람들이 올라올 정도로 규모가 크다. 이용_매주 토요일 오전 8시~오후 3시까지. 물건이 금방 팔릴 수 있으니 개장 시간에 딱 맞춰 가는 것이 좋다. 서초구청 바로 옆 150m 이면도로. 지하철 3호선 양재역 미리 준비할 것_구입만 하는 것보다는 직접 아이와 함께 집에 있는 물건을 가지고 나와 팔아보는 경험을 시켜주자. 물건을 팔고자 한다면 구청에 전화해서 선착순으로 자리를 배정받는 것이 중요. 주변 볼거리_양재 꽃시장에 들러 봄내음이 나는 꽃과 식물을 하나 사서 집에 가보자. 집에서도 봄을 한층 더 느낄 수 있다. 문의_02-570-6490(서초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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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구정 현대백화점 그린마켓 홈메이드 음식, 유기농, 친환경 식품, 빈티지·앤티크·리사이클 상품, 패션 소품 등을 판매하는 유럽식 자선 마켓을 표방한다. 명품 의류 등을 말도 안 되는 가격에 구입할 수 있는 횡재 또한 주어지는 곳. 수익금 전액은 사회자선단체에 기증된다고 하니 알뜰한 사치를 마음껏 부려보자. 장소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백화점 본점 옥상 하늘공원 개점시간 매달 2, 4주 일요일 오전 11시∼오후 3시 찾아가는 길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6번 출구 문의 02-549-2233, www.ehyunda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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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8가 황학동 도깨비시장) 청계천 고가도로 철거 전의 황학동 벼룩시장이 동대문운동장으로 고스란히 옮겨와 둥지를 튼 곳이다. 만능, 만병통치, 세계 최초 등을 내걸고 너스레를 떠는 밉지 않는 장사치들도 그대로다. 먼지 쌓인 골동품에서부터 있는 듯 없는 듯 꼭 필요한 물건은 다 갖춘 구경거리 많고, 가격 저렴한 원조 벼룩시장이다. 단, 성인용 비디오가 즐비한 곳으로는 아이들과 동행을 피할 것. 미리 준비할 것_동대문 벼룩시장에는 물건의 종류가 방대하고 가격이 너무 싸 충동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다. 시장에 오기 전 미리 필요한 물품과 예상 비용을 메모하자. 주변 볼거리_벼룩시장 구경을 한 뒤 허기가 느껴진다면 신당동 떡볶이 골목에 가자. 예전처럼 음악 DJ가 있는 곳도 있으므로 아이들과 함께 향수에 젖어보는 것도 좋다.
장소 서울 동대문운동장 내 개점시간 매일 오전 9시∼오후 7시 찾아가는 길 지하철 2호선 동대문운동장역 1번 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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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전자상가 벼룩시장 용산전자상가 소속 70개 업체가 상가 19동과 20동 사이 연결통로에서 펼치는 컴퓨터 전문 벼룩시장. 구 모델의 컴퓨터, 주변기기, 액세서리, 교육용·게임 CD를 최고 50%까지 할인해 판매한다. 또, 오디오, 카메라, 진공청소기 등의 구 제품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선인상가 앞 100여 평 공간에서도 40여 개 업체가 참여하는 선인토요시장이 선다. 둘째, 넷째 일요일에는 중고 컴퓨터를 처분해주는 선인일요경매시장도 열린다. 장소 용산구 용산전자상가 내 19동과 20동 사이, 선인상가 앞 개점시간 매주 토·일요일, 공휴일 오전 10시∼오후 7시 찾아가는 길 지하철 1호선 용산역, 4호선 신용산역 하차 용산전자상가 방면 출구 문의 02-711-2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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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가게 지난 2002년에 개장해 생활 속의 환경사랑운동을 주도하는 단체로 성장, 전국에 28개의 매장(서울 16곳, 부천·인천지역 7곳, 부산·대구·대전·광주·울산 각 1곳)을 갖고 있는 재활용품 나눔 센터. 10월에는 파주 헤이리 아트벨리에 헌책방 ‘보물섬’을 열었다. 기증자에게 재활용품을 무료로 받아오는 택배 서비스를 실시하고, 출장 판매 차량인 ‘움직이는 가게’도 4대를 운행하고 있다. 각 매장의 자세한 위치는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장소 (본점)종로구 안국동 개점시간 매일 오전 10시 30분∼오후 8시 찾아가는 길 지하철 3호선 안국역 1번 출구 문의 02-3676-1004, www.beautifulstore.org
마포 희망시장 마포구 소재 출판사에서 만든 책, 주민들이 만든 수공예품과 재활용품 등을 주로 판매한다. 수공예품은 조화, 비즈 액세서리, 목공예, 프린팅 티셔츠 등 손색없는 제품들이고, 내놓은 물건 모두 깨끗하고 쓸 만하다. 참가 희망자는 마포구청 문화체육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거나 당일 오전 11시까지 등록하면 된다. 장소 마포 문화체육센터 앞 광장 개점시간 매주 토요일 오후 1∼6시 찾아가는 길 지하철 2호선 이대역 5번 출구에서 숭문중고교 방향 10분 거리 문의 마포구청(02-330-2114, www.mapo.seoul.kr), 희망갤러리(02-337-8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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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벼룩시장으로 유명한 곳. 홍대 앞이라는 지역적 특성에 걸맞게 판매자들의 차림새도, 그들이 들고 나온 물건도 모두 ‘아트적’이다. 수공예 액세서리가 주를 이루고 의류, 가방, 인형, 소품, 각종 미술품 등 평범함을 거부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물건들을 만날 수 있다. 주최측이 달라 토요일은 프리마켓, 일요일은 희망시장으로 불리기도 한다. 미리 준비할 것_물건을 직접 팔고자 한다면 수요일까지 신청해야 한다. 희망시장에서 개최하는 희망 갤러리는 희망시장 회원들에 의해 기획 전시가 열리는 것. 작품을 관람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갖고 싶다면 미리 스케줄을 확인한다. 주변 볼거리_희망 갤러리 외에 또 다른 구경거리는 바로 홍익대. 홍대 캠퍼스 안에 들어가 야외에 있는 여러 조각 작품들을 감상해보자. 장소 서울 홍익대학교 정문 앞 놀이터 개점시간 프리마켓(매주 토요일 오후 1∼6시), 희망시장(매주 일요일 오후 2∼6시) 찾아가는 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6번 출구 문의 프리마켓(cafe.daum.net/artmarket), 희망시장(cafe.daum.net/hopemark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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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섬 벼룩시장
지난해 가을, 시민들의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잠실벌 ‘지상 최대의 벼룩장터’가 상설화된 곳으로 서울시와 ‘아름다운 가게’가 공동 주최한다. 4백80개의 자리에서 각종 생활용품, 의류, 잡화, 학용품 등이 판매되며, 원하는 사람은 판매 수익금의 10%를 불우이웃을 위해 기부할 수 있다. 매달 셋째주 토요일 정오∼오후 4시/한강시민공원 뚝섬지구
수원 아나바다 나눔장터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는 취지의 행사로 주로 재활용과 물물교환을 위한 장터. 의류, 신발류, 가방류, 도서류 등이 주요 품목이다. 매달 셋째주 목요일 오전 10시∼오후 4시/수원 YWCA체육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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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산 어린이 전용 벼룩시장
‘벼룩시장에서 경제를 배우자’는 목표로 세워진 어린이 전용 벼룩시장으로 아이들이 자신의 물건 중에 깨끗하면서도 현재는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직접 내다 팔면서 ‘돈’에 대한 올바른 개념을 익히게 한다. 이 과정에서 가격표를 만들고 판매전략을 세우는 것도 오롯이 아이들의 몫. 처음에는 숫기 없이 작은 목소리로 얼굴 붉히며 호객행위를 하던 아이들도 시간이 흐르고 판매가 이뤄지면서 점차 자신감을 가지고 영업에 임하게 된다. 심지어 ‘떨이’를 외치면서 막판 재고정리에 박차를 가하는 ‘베테랑(?)’ 상인의 모습도 대견하면서 귀엽다.
보통 중고 학용품, 중고 장난감, 중고 서적, 액세서리를 비롯 가정에서 만든 빵 등 간단한 제품을 매매하며 실제 화폐를 사용해 돈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시민단체에서 경제교육과 성교육 등을 실시한다.
[운영시간] 매달 마지막주 토요일 오후 2시∼5시 [장소] 경기도 일산 문촌마을 내 문화공원 [교통] 지하철 일산선 주엽역 하차
청소년 전용 알뜰 장터_ 동대문 N세대 벼룩시장
“언니, 예쁜 티셔츠가 3천원이에요!” 손님을 부르는 앳된 목소리와 저렴한 가격이 놀라운 곳으로, 열여섯 살에서 스물세 살의 남녀만 참여할 수 있는 청소년 전용 벼룩시장이다. 동경의 하라주쿠, 메이지공원, 요요기공원, 신주쿠, 프랑스의 파리 방그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청소년 집결지엔 반드시 저렴한 벼룩시장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만들어진 곳. 한두 번 입었음 직한 옷과 잡화를 파느라 손님을 부르는 알뜰파 상인의 아우성도 재미있지만, 공원 한쪽에서 펼쳐지는 청소년들의 농구 게임이나 스케이트 보드, 익스트림 게임을 보는 재미도 있는 곳이다.
품목은 패션에 민감한 10대들이다 보니 단연 의류가 많고, 머리핀이나 목걸이, 반지 등 액세서리도 한몫 거든다. 운동화에 공, 운동복을 가져와 한자리를 차지하고 앉은 남학생들도 눈에 띈다. 가격은 2백원짜리 연예인 사진부터 2·3만원대 고가의 애장품까지 다양하다. 자기가 안 쓰는 물건을 가지고 나와 다른 걸로 바꾸기도 하고 아직 새것 같은 중고품을 싸게 샀다고 좋아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자녀들에게 교육적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운영시간] 매달 첫째, 셋째 주 일요일 정오∼오후 5시 [장소] 서울 을지로 국민의료원 옆 훈련원공원 [교통] 지하철 4호선 동대문 운동장역 13번 출구 [문의] 02-2268-5810 |
대구 깨비예술시장(봄밤마켓)
대구의 예술인들과 서울, 부산 등 전국의 장꾼들이 모여들어 한바탕 축제처럼 진행하는 벼룩시장. 서울 홍대 앞 프리마켓이나 희망시장처럼 다양한 연령층의 사람들이 각자 자신만의 톡톡 튀는 좌판을 펼치는 곳으로 취급 물품도 미술분야에서 다양한 예술분야로 확장되고 있다. 이를테면 회화와 조각, 판화, 사진뿐만 아니라 섬유, 유리, 도자기, 금속, 목공예 등 공예품, 패션으로 넓어지고 있으며 여기에 음악과 연극 등 다양한 공연도 펼쳐진다.
‘예술시장’으로 불리기도 하는 이곳에서는 1천원 헤어핀에서 2·3만원대 의류, 5천원에서 1만원대의 액세서리 등 가격 또한 다양하다. 행사 때마다 펼쳐지는 특별한 무료공연이 돋보이며, 정기적으로 열리는 장터는 ‘봄밤마켓’ 또는 ‘프리마켓’이라 부르고, 8월에 대구거리문화축제가 열릴 때는‘깨비예술시장’이라 부른다.
[운영시간] 매주 토·일요일 오후 3시∼9시 [장소] 대구 국채보상공원 [교통] 대구시청에서 경대병원 방향 중간지점 [문의] www.goodstreet.net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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