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는 러시아 극작가들의 공연으로 힘차게 달렸습니다.
오후엔 러시아 현대 극작가인 알렉산드르 갈린의 '1980 굿바이! 모스크바'를.....
저녁엔 러시아 고전 안톤체홉의 '벗꽃 동산'을.........
하루종일 러시아의 사실적인 이야기들에 머리가 아프네요.
그만큼 많은 느낌과 감동을 받았기 때문이겠지요......
우리나라에서 초연되는 '굿바이 모스크바'
시대적 리얼리즘을 바탕으로 한 러시아 희곡들......
굿바이 모스크바는 1980년 모스크바에서 열린 올림픽과 그로 인해 사회 정화의 명분으로 모스크바에서 추방된 하층계급에 대한 이야기 입니다.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되는 올림픽. 그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이면에 수많은 하층 계급들, 소외된 계층들의 슬픈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창녀, 정신병자, 그리고 미혼모까지......
사회적으로 배척되는 계층들은 건전하고 밝은 모스크바를 만들겠다는 국가적 미명아래 밝음에서 추방되어집니다.
그것은 흡사 히틀러의 지배로 인해 유태인들이 정해진 장소로 추방되었던 것과 같지요.
같은 민족 내에서도 그런 전체주의적인 행태들이 일어나고 있었던 것이지요.
소외되고 추방당했지만 그들은 인간적이었고, 그들의 심장에는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었고, 그들은 그들 나름의 희망을 잃지 않고 있었습니다.
사회 주류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사회적 착취의 대상인 소외 계급이 있었기 때문에 주류들이 뻔뻔스럽게 잘 살고 있는것이 아닌가.........하는 생각 때문에 마음이 아프더군요.
극은 러시아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것은 비단 러시아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시대와 공간을 초월하여 인간들의 삶이란 큰 범주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니까요.
우리나라에도 엄연히 도시 정화 등으로 추방당하는 빈민촌 사람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그들을 잊고 지내왔었는데.......
이 공연을 통해 그들의 삶 또한 인간적인 것이고 그들이 배척의 대상이 아닌 공존해야 할 대상임을 알게 된 것 같습니다.
2시간 20분간의 긴 러닝타임.
그러나 결코 지루하지 않는 아니, 집중할 수 있는 이야기...
알찬 구성과 배우들의 개성 강한 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