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교육청이 최근 '근.현대 제주교육 100년사'를 발간하면서 도내 181개교의 역사와 전통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제주교육박물관은 1년여에 걸친 집필 끝에 지난 1세기 제주교육의 역사를 총망라한 ‘근․현대 제주교육 100년사’를 발간작업을 최근 마무리했다.
책에는 제주교육의 시초로 평가받는 개량서당을 비롯해 1890년대 근대교육과 1900년대 일제하의 교육상황 등을 담고 있다.
근대교육에서 영어교육도시 건설 등 현대교육까지 100년이 넘는 제주교육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도내 초.중등교육의 태동을 어느 학교가 유지하고 있을까? 아쉽게도 제주교육의 시작점을 명확히 정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계 내부는 물론 학계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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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제주북초등학교의 전신인 제주공립보통학교. 사진은 제19회 남학생 졸업기념 사진 촬영 모습(1929년). / 제주도교육청 제공 | # 근대교육 시초 ‘제주공립보통학교’ 일반적...10년 앞서 제주목 공립소학교가 있었다
일반적으로 제주초등교육의 산실은 올해로 개교 104주년을 맞이하는 제주시 삼도2동의 제주북초등학교로 보고 있다.
조선의 보통교육은 지난 1905년 을사늑약 체결 후 통감정치가 본격화 되면서 이듬해 ‘보통학교령’이 공포됐다.
이 계획에 따라 전국에 28개 보통학교가 문을 연다. 그 중 한 곳이 1907년 수업을 시작한 제주공립보통학교다.
제주공립보통학교는 제주공립심상소학교 자리에서 개학준비를 서두르다, 1908년 초 객사를 수리해 학교를 옮겼다. 이 곳이 바로 현재의 제주북초등학교의 터전이다.
이보다 10여년 앞선 1895년 국민교육을 목적으로 한 근대 공교육제도로 초등교육법제가 ‘소학교령’이라는 이름으로 공포됐다.
법령에 따라, 한성부를 비롯한 관찰부와 개성부, 인천항, 제주목 등 37개 지역에 학교설립의 기반인 소학교의 기틀이 마련됐다.
학자들은 제주목 공립소학교가 1896년 후기 인가 개설되고, 같은해 11월 교원발령 후 1897년 4월 신학기에 맞춰 개교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경우, 제주근대 교육의 시작은 1907년 제주공립보통학교가 아닌 1897년으로 10년이 앞당겨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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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군수 윤원구에 의해 1907년 오현단 구내에 건립됐던 사립의신학교. 현 제주고(옛 제주농고)의 전신이다. / 제주도교육청 제공 |
# 중등교육은 신성학원-제주고 ‘남모를 신경전’...제주고 개교기념일 조정 ‘교통정리’
중등교육의 '원조'를 두고서는 현 신성여고의 시초인 ‘신성여학교’와 현 제주고의 모태가 되는 ‘사립의신학교’의 남모를 기싸움이 있었다.
신성학원은 지난 2009년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역사관 개관식과 함께 념 경축 미사 등을 거하게 치렀다.
현 신성여중과 신성여고의 학교법인인 신성학원은 지난 1909년 10월18일 프랑스의 마르셀 라크루 신부가 개교한 ‘신성여학교’를 뿌리로 두고 있다.
이보다 앞선 1907년 제주에는 당시 제주군수 윤원구가 오현단에 세운 제주 최초의 중등교육기관 ‘사립의신학교’가 있었다.
일각에서는 의신학교가 폐교된 후 1910년 5월2일 제주농림학교가 개교된 것으로 판단, 제주고(옛 제주농고)의 개교일을 제주농림학교에 두고 있다.
반면, 다른 쪽에서는 의신학교가 농림학교로 변경된 것으로 해석했다. 제주고의 개교일이 3년 앞선 1907년 7월1일로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그래서 나왔다.
고심 끝에 제주고는 학교의 시작을 의신학교로 두고, 개교 기념일 기준을 1910년에서 1907년으로 변경했다. 사립학교인 신성학원보다 역사가 1년 앞서게 된 것이다.
근.현대 제주교육 100년사 집필을 맡은 양진건 제주대 교수는 “근대 학교시작에 대한 논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교육내부와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근대 제주교육의 시초를 제주목 공립소학교에 두는 학자도 있고, 재래서당의 교육내용을 개량해 가르친 개량서당을 지목하는 사람도 있다”며 “이 같은 논란에 대해서는 향후 논의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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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여고의 전신인 신성여학교 향사당 모습. 현재 삼도동 씨너스 극장(옛 아카데미극장)옆 '인천문화당' 인근이 신성여학교가 있었던 자리다. / 제주도교육청 제공 |
# 도내 181개교 중 4개교-1개학원 100주년 넘어...오현고는 100주년까지 40년 남아
그렇다면 제주도내 181개 학교 중 개교 100주년을 맞이한 1세기 역사학교는 얼마나 될까?
우선 지난 2007년 도내 학교 중 가장먼저 개교 100주년 기념식을 연 제주북초등학교가 있다.
이어 1908년 10월19일 문을 연 대정초가 2008년 100년을 맞았다. 이듬해 개교한 표선초는 2009년 3월31일 100주년 기념식을 치렀다.
오는 2019년 3월5일에는 화북초가 도내 초등학교 중 4번째로 100주년을 맞이한다. 서귀포초등학교는 다음해인 2020년 2월1일 100주년 행사를 개최한다.
하도초와 조천초는 2021년, 동남초는 2023년, 추자초는 2025년 각각 개교 100주년을 맞는다.
중등에서는 제주고와 신성학원(신성여중. 신성여고)이 유일하게 100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이어 사립학교인 오현고와 제주여고의 역사가 가장 길다.
그러나 격차는 크다. 오현고와 제주여고는 각각 1951년에 문을 열어, 100주년까지는 40년이 남아있다.
공립학교인 서귀산업과학고등학교와 성산고도 각각 1951년 문을 열었다. 제주일고는 1955년 4월1일이 개교일이다.
중학교에서는 광복 후 처음으로 설립된 제주중과 중문중이 1946년으로 개교일이 가장 빠르다. 이들 학교의 개교100주년 기념식은 오는 2046년에나 볼 수 있다.
올해 문을 연 이도지구의 탐라중학교는 오는 2111년 개교 100주년을 맞이한다.
<김정호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첫댓글 본문의 " 제주고는 학교의 시작을 의신학교로 두고, 개교 기념일 기준을 1910년에서 1907년으로 변경했다. 사립학교인 신성학원보다 역사가 1년 앞서게 된 것이다." ---->신성학원보다 역사가 < 2 년 >앞서게 된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