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마당 솔 2011년 미술관 답사
한국 전통화 대가들의 걸작을 하루 한눈에 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 !
‘미술관 답사’는 미술평론가 김영동 선생과 함께 볼만한 미술전이 열리는 미술관을 찾아 갑니다. 혼자 또는 몇 명이 전시를 관람하려면 경제적인 부담과 미술 정보를 옳게 수용치 못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예술마당 솔은 최소의 경비로 효과적이고 유익한 미술관 답사를 하려고 합니다.
올해는 대구박물관의 도움으로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특별전시하고 있는 ‘초상화의 비밀’ 입장권 30장을 얻어서 급히 추진중입니다. 더불어 근처 리움미술관의 기획전인 ‘조선화원대전’까지 관람하고자 합니다. 올 가을, 명품전시가 눈과 마음을 홀리네요. 빠른 신청바랍니다.
■ 국립중앙박물관‘초상화의 비밀’ + 리움미술관‘조선화원대전’ 관람
일시 : 2011년 10월 30일(일) 08시 ~ 20시
출발 : 예술마당 솔(출발장소는 변경될 수 있습니다)
회비 : 일반 50,000원 (솔회원 45,000원)
(대형버스 교통비 - 30인 기준 1인 20,000원(30인 미만일 때 추가비용 발생 예정)
(리움미술관 입장료 7,000원 + 식사 2끼 12,000원 + 간식 3,000원 + 그 외 8,000원)
중앙박물관 관람비는 선착순 30명 한해서 무료
일정 : 08:00 - 예술마당 솔 출발
12:00 - 국립중앙박물관 도착
13:30 - 점심(박물관 근처 식당에서 점심)
15:30 - 리움미술관 관람
17:30 - 버스 탑승(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저녁식사)
21:30 - 대구 도착
** 참가자가 20명 미만일 때는 행사가 취소될 수 있습니다.
*** 참가 희망자는 답사 5일 전까지 게시판에 댓글로 올리거나 박재욱 대표(010-8857-4821, 053-423-4244)에게 신청 후 아래 계좌로 입금하셔야만 합니다.
대구은행 263-13-086082. 예금주 예술마당솔
국립중앙박물관
초상화의 비밀'展
터럭 하나도 생생하게 '그 사람' 담았다
朝鮮, 中, 日, 유럽작품 200점… 비교해보니 '조선 초상화' 진면목 알겠네
선인들의 기백이 고스란히 담긴 조선시대 초상화 명작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조선을 비롯해 중국, 일본, 유럽 초상화 총 200점을 모은 기획특별전 ‘초상화의 비밀’을 9월 27일부터 11월 6일까지 연다. ‘태조어진’ ‘윤두서 자화상’ ‘이재 초상’ 등 그동안 많이 알려진 그림은 물론 이명기, 김홍동, 박동보, 김희겸, 조중묵, 이한철, 채용신 등 당대 최고 화가들이 그린 초상화들이 전시됐다.
이순신 장군의 5대손인 이봉상 초상. 18세기 작품. 검버섯까지 묘사하는 등 매우 사실적인 표현인 동시에, 무관 다운 용맹무쌍한 기풍이 배어난다. 영조4년 이인좌의 반란 때 충절을 지키다 반란군에게 죽임을 당한 인물이다. (교토대박물관 소장)
터럭 한 올에도 ‘그 사람’ 담아
조선의 초상화는 선 하나도 군더더기가 없이 깔끔하다. 초상화 속 사대부들도 의관을 정제하고 똑바로 앉은 모습이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인물의 앉음새나 풍채가 사람의 심성(心性)을 높여준다고 생각했기에 바른 자세를 취했고 화가 역시 붓질 하나도 방종하지 않았다. 서구 왕정의 초상화가 다양한 포즈와 화려한 배경으로 권력을 드러낸 것에 비하면 조선의 초상화는 차분하고 겸손하다. 외향적 표현을 중시한 서양화와 달리 동양인의 내향적인 정서가 그림에도 나타난다.
문동수 학예연구사는 “조선의 초상화는 터럭 한 올의 오차를 허용하지 않았다”며 “사실적으로 그린 것은 서구 초상화와 비슷하지만, 서구의 것이 ‘사실’ 표현이라면 조선의 것은 대상의 혼과 인격을 표현하는 ‘진실’을 추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감정 표현이 없는 정적인 얼굴 표정도 진실을 표현하는 데 유력한 도구였다. 사람의 진면목은 가만히 있는 표정에서 드러난다고 했던가. 무표정한 조선의 초상화를 보면 그 사람의 특징적인 생김새가 선명히 드러나 인상(印象)도 확실히 느껴진다. 영조 때 치른 무과 급제자 18명의 초상화는 입고 있는 옷은 거의 같은데도 수염과 눈매, 얼굴색과 입술색에까지 각자의 특징이 드러난다.
황희 정승의 후손인 황현의 초상. 사후 1년 뒤인 1911년 채용신이 사진을 보고 그렸다. 유학자로서 당당한 풍모가 엿보이는 이 작품은 사진술의 발달에 따라 양감 표현이 짙어진 당대 초상화의 경향을 보인다. (개인소장)
사진술의 도입과 전통의 쇠락
1910년경 신문에 각종 사진이 등장하는 등 국내에 사진이 일반화되면서 한국 초상화도 사진술의 영향을 받게 된다. 전통 방식은 화가가 대상 인물의 특징을 파악해 그리는 것이었지만, 사진술을 수용한 화가들은 사진기에 찍힌 형상을 재현하는 것을 초상화의 또 한 목표로 삼았다. 그래서 사진을 참고해 빛이 콧잔등에 반사된 모습이나 얼굴과 옷의 양감을 더 드러내는 식으로 서구적인 표현기법을 더했다.
이번 전시에는 고종과 순종 어진(御眞), 문무관과 선비 등 구한말에 사진술이 도입된 초상화가 나왔다. 당대 어진화가였던 채용신이 이 같은 방법으로 그린 고종의 초상은 동양화와 서양화의 기법이 혼재된 양상이다. 채용신을 끝으로 조선의 전통 초상화는 쇠락하고, 이후에는 초상화 대신 사진을 찍는 것이 보편화됐다.
자아 드러낸 일상생활 속 초상화
이번 전시에는 어진 및 공신 초상화 등 국가의 공식 초상화 외에 민간에서 제작된 작품들도 나왔다. 이런 것들은 자아를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기 때문에 구도나 내용이 공식 초상화와 달랐고, 18세기 문예부흥기 이후에는 자화상도 대거 나왔다.
문 학예사는 국보 제240호인 윤두서 자화상에 대해 “부리부리한 눈매에 보는 이를 매섭게 노려보는 듯한 눈동자가 특징”이라며 “세상에 대한 자신의 모습을 투영하고 자기 존재감을 드러내는 말없는 외침”이라고 설명했다. 조선 후기 문인 서화가인 강세황의 그림은 실제 모습을 그리기보다 자신이 희망하는 모습을 그린 자화상의 특징을 보인다. 문 학예사는 “강세황은 머리에는 관복을 입을 때 쓰는 오사모를 얹고, 몸에는 일상에서 입는 도포를 입은 모습으로 자화상을 그렸다”며 “이런 별난 차림의 자화상은 자신이 보통 사람과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였다”고 설명했다.
주인공의 성격과 취향을 드러내는 기물을 함께 그리는 전통은 조선 초기부터 나타난다. 무인들은 초상화에 칼이나 말 등을 배치했고 문인들은 서책과 문방구류를 배치했다. 특히 18세기에는 청나라와 교류가 빈번해지면서 문인들은 중국 도자기와 청동기류, 안경을 함께 배치했다.
페터르 파울 루벤스가 1617년에 그린 드로잉. 그림 속 인물은 당시 네덜란드에 머문 전직 조선 관리로 추정된다. 눈썹과 눈 사이가 움푹 패인 서양인과 달리 눈두덩이가 돌출돼 있고 코도 비교적 낮아 동양인의 형상이지만, 조선 초상화에 비해 선비의 위엄과 기개가 잘 드러나지 않아 이질적이다. (폴게티박물관 소장)
루벤스 그림 속 조선인, 조선 사람 같지 않네?
이번 전시는 조선 초상화의 특징을 이해하기 쉽도록 서구는 물론 중국과 일본의 초상화도 소량 전시했다. 가장 주목되는 것은 조선 최고의 초상화가 이명기와 바로크의 거장 루벤스의 그림이다. 루벤스의 드로잉이 이명기가 김홍도와 함께 그린 ‘서직수 초상’과 나란히 걸렸다. 둘 다 일상복을 입고 서 있는 조선의 선비를 그렸지만 기법과 분위기가 판이하다. 이명기의 그림이 선묘와 채색으로 형상을 규정지었다면, 루벤스의 그림은 명암을 면적으로 묘사해 인물의 형상이 만들어지게 했다.
또 한 가지 발견이 있다. ‘안토니오 꼬레아’로 익히 알려진 루벤스의 그림 속 인물은 임진왜란 때 왜병에 의해 강제로 끌려간 조선 평민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인식이었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는 선비인 서직수 초상에 등장한 철릭(조선 관복 중 하나)과 공수자세(두 손을 포개어 마주잡는 자세)가 루벤스의 그림에서도 보인다며 안토니오 꼬레아로 알려진 인물이 평민이 아니라 관리였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기법은 차치하더라도 조선인다운 분위기 면에서는 이명기가 루벤스를 이겼다. 17세기에 그린 루벤스 그림 속의 인물은 조선인이 분명하지만, 서직수 초상에서 보이듯이 당시 선비들의 기개나 위엄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조선 초상화가 인물의 내면 표현을 중시했다는 점이 여기서도 확인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비단에 그린 초상화의 뒷면을 전시해 전통적인 배채(背彩) 기법도 공개했다. 문 학예사는 “앞에서 광물질 안료를 칠하면 붓질이 노출돼 얼룩이 질 수 있다”며 “조선의 초상화는 뒤에서 색을 입혔기 때문에 앞에서 볼 때 비단 올 사이로 채색이 투과돼 은은한 색상을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조선 초상화의 기풍인 맑고 투명한 피부 표현의 비밀이 여기에 있었다. 배채 기법은 원래 고려불화에 사용됐지만 조선시대 초상화에 쓰이면서 그 기법이 더 정교해졌다.
초상화에 적외선을 투과해 현재는 겉에서 보이지 않는 과거 붓질의 흔적도 들춰냈다. 머리만 그린 초상화로 유명한 ‘윤두서 자화상’에 적외선을 비췄더니 도포의 옷깃과 주름 표현이 나타나, 원래는 다른 초상화처럼 상반신을 그렸던 것임이 확인됐다.
서효빈 기자(사진=국립중앙박물관 제공) shbin@epochtimes.co.kr
리움미술관
화원은 도화서(圖畵署)에 소속되어 각종 공적 업무를 수행하였던 예술가 집단으로, 왕실의 각종 공적 업무를 수행하였고, 화단에서도 여러 화가, 후원자들과 교류하며 수준 높은 작품들을 남겼다. 화원들은 왕실과 조정의 각종 행사와 업무를 기록하고 장식하여, 국가의 권위와 통치이념을 형상화하였다. 또한 사적으로도 가장 속된 그림에서부터 관념산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제작하였다. 특히 화원들은 단순한 주문 생산이 아닌, 그들의 필력을 바탕으로 조선 화단을 주도하기도 하였다. <조선화원대전>은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대가들의 작품은 물론, 다양한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었던 화원화가들의 미의식을 조명한 전시이다. 전시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었다. ‘화원의 붓, 왕실의 권위를 세우다’에서는 왕실과 조정의 각종 회사(繪事)에 참여했던 화원들의 공적 활동을 전시하였다. 또한 ‘화원의 붓, 조선을 그리다’에서는 화원들이 조선 화단에서 활동하며 이룩한 업적과 그들의 예술혼을 조명하였다. 이들의 작품을 통해 조선 최고의 예술가들이었던 화원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발휘했던 미의식과 작품세계를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화원들은 일종의 시험인 취재(取才)를 통해 선발되었으며, 승진이나 녹(祿)도 시험에 의해 결정되었다. 화원제도는 국초부터 시행되었다고 추정되며, 그 내용은 『경국대전(經國大典)』에 화원의 직제(職制)를 규정한 내용에서 잘 나타난다. 화원들이 왕실과 조정에서 활동한 분야는 매우 다양하다. 조정의 행사를 기록하는 기록화는 물론, 장식화, 왕의 어진과 공신들의 초상 등을 비롯하여 지도, 인쇄물의 밑그림, 도자기의 문양, 심지어 책에 줄을 치는 것까지 그림과 관련된 모든 일을 담당하였다. 화원들이 행한 활동들은 국가의 정통성과 신성한 왕권의 모습을 시각화하는 것이었다. 화원들의 공적인 활동상은 블랙박스에서 볼 수 있다. 전시는 크게 왕실의 행차도를 그린 ‘화원, 왕실행렬을 따르다’와 궁중 연회를 기록하고 장식했던 그림들을 모은 ‘화원, 궁중행사를 그려 장식하다’, 마지막으로 조정의 업무를 위한 각종 실용적 그림들을 보여주는 ‘화원, 조정을 기록하다’로 나누었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은 화원이 궁중에서 활동했던 양상을 체계적으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화성능행도 8곡병 華城陵幸圖八曲屛
김득신 외 金得臣 外 | 1795년경 | 보물 1430호
동가반차도 動駕班次圖
작자미상 作者未詳 | 19세기 후반 | 전체크기: 31.0x996.0cm
금계도 8곡병 金鷄圖八曲屛
전 김홍도 傳 金弘道 | 19세기 전반
오재순 초상 吳載純肖像
이명기 李命基 | 18세기 말 ~ 19세기 초 | 보물 1493호
2부 - 일반회화 | 화원의 붓, 조선을 그리다
화원들은 공적인 업무와 별도로, 사가(私家)의 주문을 받아 감상화들을 제작하기도 하였다. 이들은 당대 최고의 필력을 가진 사람들로 평가받았기에 이들에게 요청하는 그림의 수요는 상당했다. 화원들은 주문에 맞춰 당대 유행하던 주제나 화풍의 그림을 그렸으나, 한편으로 자신들의 필력을 바탕으로 화단에 새로운 흐름을 창조하기도 하였다. 특히 화원들이 창안한 업적인 18세기 후반 이후의 풍속화의 창안과 발전, 왕실 채색화의 민간 유행은 주목할 만한 것이었다. 화원들의 화단에서의 활동에 대한 전시는 그라운드 갤러리에서 볼 수 있다. 먼저 조선 대표 화원들과 그들의 대표작들을 조명하는 ‘화원의 길: 조선의 화원들’에서는 이들의 활동상과 남겨진 작품들을 전시하였다. 또한 ‘붓으로 펼친 조선의 모습’에서는 화원들이 조선 화단에서 이룬 대표적인 업적인 풍속화와 채색화를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화원들의 조선 화단에서 이룬 성취를 살펴보는 ‘조선화단을 빛낸 화원’에서는 화원화가들이 조선시대 화단과 교류하면서 이룬 예술적 성취를 조명하였다.
사계풍속도 8폭 四季風俗圖八幅
김득신 金得臣 | 1815년
조선화원대전 | 朝鮮畵員大展
기간2011년 10월 13일 - 2012년 1월 29일
주최삼성미술관 Leeum, 삼성아동교육문화센터
협찬삼성생명, 삼성전자
관람시간화요일 - 일요일 10:30 ~ 18:00 (입장마감 17:30) 휴관 매주 월요일, 1월1일, 설 연휴
입장요금일반 7,000원 / 청소년, 경로우대, 장애인, 국가유공자 4,000원
전시설명한국어 전시기간 중 매일 11:00, 13:00, 15:00 / 영어 주말 오후 2시
<한겨레신문 보도자료>
‘나가수’무대는 대중문화에만 한정된 히트 상품은 아니다. 소슬한 올 가을 문화재동네에도 ‘나가수’를 방불케하는, 명품 전시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승부를 겨룰 참이다. 전통그림의 대가들과 그들의 걸작, 그리고 후학 연구자들의 글까지 어우러져 벌이는 내공의 대결이다.
중박-리움-간송 3파전
이미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이하 중박)은 지난달 27일 조선시대 초상화들을 두루 망라한 ‘초상화의 비밀’전(11월6일까지·02-2077-9000)을 개막하면서 치고 나갔다. 인근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은 13일부터 조선시대 궁중화가(화원)들의 다채로운 명품들을 한자리에 모은 ‘조선화원대전’을 펼치게 된다. 여기에 16일 한국미술사의 보루로 불리는 서울 성북동 간송미술관이 가을 기획전 ‘풍속인물’을 시작한다. 국내 최고의 미술사 명가인 3대 컬렉션이 잇따라 옛 그림을 놓고 ‘나가수’ 삼파전에 돌입한 양상이니, 애호가들로서는 유례없는 명품들의 릴레이 성찬에 홀리지 않을 도리가 없다.
국립중앙박물관의 ‘초상화의 비밀’전과 간송미술관의 인물풍속화전이 일종의 ‘테마 콘서트’라면, 리움의 조선화원대전은 ‘명품 버라이어티쇼’라고 할 수 있다. 리움의 ‘조선화원대전’(내년 1월29일까지, 02-2014-6900)은 2006년 조선말기회화전 이래 5년만에 선보이는 고미술 전시다. 사대부 문인화가들과 더불어 조선시대 그림 역사를 움직이는 쌍끌이 축이었던 궁중 화원들의 명품들을 리움을 포함한 국내 주요 소장기관에서 그러모아 조명한다. 화원들 그림을 두 갈래로 나눠, 궁중에서 그린 공식 행사도·기록도와 일반 사대부 가문의 주문을 받거나 스스로 즐겨 그렸던 풍속화, 산수화, 꽃·짐승 그림, 신선도 등의 일반회화로 가른 이 기획전은 전시장 전체가 명품들의 숲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들머리 궁중 십장생 창호 그림과 19세기말 태극기 든 군사들이 따르는 고종황제의 행렬도인 <동가반차도>로 운을 뗀 뒤, 말미 성풍속도 춘화 모음으로 갈무리되는 동선이다. 그 사이 곳곳은 단원 김홍도, 긍재 김득신, 오원 장승업, 이명기 등 거장 화원들의 눈부신 명화들이 명멸한다.
‘조선화원대전’ 거작 집대성
선비 문인화가들의 그늘에 가려져왔지만, 화원들이야말로 엄정한 기록화, 초상부터 풍속화, 춘화 등의 속화까지 다양한 그림세계를 펼쳐보였던 조선 회화사의 주인공이라는 것이 전시의 주된 메시지다. 작품의 스펙트럼은 산만하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다양하고 색깔이 각기 다르다. 정조의 화성 행차 풍경을 담은‘화성능행도 8곡병’,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장에서 다시 이곳으로 옮겨온 정교한 필치의‘영조 어진’, 강직한 서기가 흐르는 이명기의 수작 ‘오재순 초상’이 공식 관용 그림의 기품을 보여준다면, 김홍도의 저 유명한 대작인 <군선도>나 비파를 들고 있는 자화상격인 <포의풍류도>, 김득신의 사시풍속도, 오원 장승업의 호쾌한 매그림 등은 그들의 개성적 내면을 드러낸다.
디지털 기법을 응용해 전시장에서 아이폰 터치 패드 방식으로 생생하게 작품을 실감할 수 있는 것도 이 전시의 미덕이다. 거대한 궁중 기록화나, 우리 회화사상 가장 긴 그림인 이인문의 관념산수 걸작 <강산무진도>의 주요 장면들을 작품 앞에 설치된 이미지 기기를 터치하면서 확대해 볼 수 있게끔 배려했다. 전시 말미 컴컴한 골방에 살창 틈으로 비밀스런 명화들을 엿보는 재미(?)는 직접 본 관객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 전시도록에 이례적으로 국내 주요 회화사학자 9명의 글을 망라해 각 학파별로 논문의 ‘나가수’대결을 이끌어낸 점 또한 색다르다.
첫댓글 쌤 같이 가요 돈은 제가 부칠게요 쌤에게 드릴돈도 있고요 이차저차 제가 부칠게요 ^^
그래요. 저도 신문 기사 보고 꼭 가야겠다고 맘 먹고 있었어요. 마침 솔에서 단체로 간다하니 같이 갔다와요. 이런 기회 아니면 잘 보지 못하는 그림들이니 좋은 기회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