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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개인 블로그>
붉나무는 가을에 단풍이 붉게 물든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예로부터 붉은색에는 나쁜 것을 쫓는다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 붉나무는 복숭아나무처럼 귀신을 쫓는 데 사용되었다고 한다. <해동농서>에서는 붉나무로 갓끈이나 구슬을 만들어 차고 다니면 사악한 것과 전염병을 물리칠 수 있다고 한다.
이런 귀신 쫓는 행위는 세시풍속에서도 나타나는데, 정월에 붉나무로 꼬치를 만들어 경단을 세 개 꿰고 집 입구에 걸어 놓으면 귀신을 물리칠 수 있다고 믿었다. 귀신의 눈은 두 개인데 붉나무 꼬치를 눈 세 개인 괴물로 알고 무서워 도망간다는 것이다. 그리고 붉나무를 태우면 폭죽처럼 터지는 소리가 나는데 불교에서는 잡귀 쫓는 의식을 벌일 때 이를 이용했다.
붉나무로 만든 젓가락도 귀신을 물리치는 의미로 장 담글 때 쓰였고, 화장할 때 뼈를 추리는 데도 쓰였다. 사람뿐 아니라 붉나무는 소의 역병을 막는 데도 활용되었는데, 붉나무를 베어다가 외양간에 두르거나 천금목 잎을 잘게 썰어 풀과 같이 소에게 먹이면 역병 예방 효과가 있다고 전해진다.
붉나무는 쌍떡잎식물 무환자나무목 옻나무과의 낙엽관목으로 개옻나무와 비슷하게 생겨 사람들이 가까이에 가지 않았다. 하지만 붉나무는 독성이 없어 옻이 오르지 않는다. <증보산림경제>에서도 붉나무로 만든 지팡이는 소갈증(당뇨)을 치료하고 전염병을 물리친다고 하였으니 오히려 손에 쥐고 다니면 좋은 이로운 나무이다.
잎은 양날개 달린 잎줄기에 길이 5~12㎝ 정도의 잎이 7~13장씩 어긋나게 달려 깃털 모양이 된다. 끝은 길거나 짧게 뾰족한 달걀 모양이며 가장자리에 부드러운 잔톱니가 드문드문 있다. 잎줄기에 날개 같은 것이 있고 만져보면 두껍고 봄에도 붉은빛을 띠기도 한다. 가을에 노랗다가 선명한 붉은색으로 물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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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4. 율봉공원>
꽃은 7~8월에 가지 끝에 노란빛 도는 녹색으로 핀다. 잔털이 있으며 어긋나게 갈라지고 갈라져 원뿔처럼 된 꽃대가 나와 끝마다 지름 2㎜ 정도의 꽃이 달린다. 암꽃과 수꽃이 다른 나무에 핀다. 암꽃은 3개의 암술대와 퇴화한 헛수술이 있다. 수꽃은 수술이 5개다. 꽃잎은 5장이다. 꽃받침잎은 5갈래고 연한 녹색을 띤다. 꿀이 많이 나와서 밀원수종으로도 좋은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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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8.24. 율봉공원>
열매는 10월에 단단한 핵으로 싸인 씨앗이 있는 지름 4㎜ 정도의 납작하고 둥근 열매가 노랗고도 붉은 갈색으로 여문다. 다 익으면 열매껍질에 시고 짠맛이 나는 흰 가루가 생기는 데 이것을 긁어 맛을 보면 신맛과 함께 짠맛이 난다. 이 열매를 절구에 찧어서 물로 헹구어 내면 소금물이 되는데, 이것으로 소금도 만들고 두부를 할 때 간수로도 썼다 하여 이것을 ‘목염’, 이 나무를 ‘염부목’이라고 했다. 산나물을 뜯어 항아리에 쟁여 소금을 얻는 ‘초염’이나 벌레에서 소금을 얻는 ‘충염’보다는 훨씬 소금을 얻기가 쉬웠기 때문에 옛날 깊은 산 속에 사는 사람들이 이렇게 했다고 한다. 실제 이 가루에는 칼륨염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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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약초도감>
줄기껍질
어린 나무는 갈색을 띠며 묵을수록 짙은 회갈색이 된다. 갈라짐 없이 밋밋한 편이며 껍질눈이 많아 거칠다.
줄기 속
노란빛 도는 흰 갈색을 띤다. 한 가운데에 흰 갈색의 작고 무른 속심이 있다.
가지
햇가지는 붉은 자주색을 띠다가 점차 붉은 갈색이 된다. 묵으면 짙은 갈색을 띤다. 껍질눈이 있다.
겨울눈
잎 떨어진 잎자리에 나며 크기가 아주 작고 둥근 모양이다. 붉은 갈색을 띠며 주변이 연갈색으로 부풀어 올라 겨울눈을 감싼다.
용도
지방에서는 붉나무를 오배자나무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 이유는, 오배자진딧물이 붉나무 잎에 알을 낳기 위해 상처를 내면 그 부근의 세포가 이상 분열해서 혹처럼 울퉁불퉁한 주머니가 된다. 이를 벌레혹이라고 하기도 하고 한방에서는 오배자라고 부르는데, 오배자를 햇볕에 말려서 약으로 많이 쓰기 때문이다. 또한 그 안에 탄틴 성분이 포함되어 염료로도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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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약초도감>
7월에 오배자를 따서 불에 쪼여 벌레를 제거한 뒤 햇볕에 말려서 가루 내어 사용하는 등 옛 조상들은 이 오배자를 다양하게 활용하였다. 피부병, 만성 장염, 치질, 당뇨, 입안이 헌 데 말린 것 15g을 물 700㎖에 넣고 달여서 마신다.
<구황촬요>와 <고사신서>에 보면 굶주려서 부기가 있는 사람에게 붉나무 껍질을 삶아서 즙을 내고 쌀을 넣어 죽을 끓여 먹이면 부기가 빠지고 기력을 되찾는다고 한다. 붉나무 술을 빚어 마셔도 이러한 증상이 낫는다고 적혀 있다. 또 붉나무 가루를 한 수저씩 물에 풀어 마시면 백일 동안 배고픔을 모르고 살 수 있다는 옛 기록도 보인다.
출처 : 약초도감, 우리 생활 속의 나무, 옛이야기 속 고마운 생물들, 두산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