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봉 / 382.9m (04:00) 하얀 페인트를 칠한 '호국봉(護國峰)' 말뚝이 나온다. 선두에 서다보니 빗물에 젖은 나무에 벌써 옷은 다 젖어 새앙쥐가 되고 거미줄이 얼굴에 자꾸만 걸린다. 60년전 6.25전쟁때 동족간에 서로 총뿌리를 겨누면서 처절한 죽음을 주고 받았던 이곳. 아직도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분단국가로 남아있는 이 땅에 이념전쟁에서 아무 영문도 모르고 죽어간 저 영혼의 넔을 누가 달래줄 것인가? 호국봉 저아래 6.25라는 치열한 전쟁에서 산화한 영령을 모신 영천 호국원에 안장된 약 7000여기의 현충탑과 영천대첩비탑은 어둠속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내 친매형도 저기에 안장되어 있는데... 호국원쪽으로 예를 갖추고 비를 맞으며 바삐 길을 떠난다. |
풍산금속 불발탄 처리장
이곳 안강지역에 있는 풍산금속에서 제조된 포탄중에 불발탄이 나오면 처리하는 현장이 정맥길을
짤라 먹고 있다. 그 거리도 상당하다.
논실리 안부에서 여명을 맞이하고(05:10)
논실리의 개척연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400여년전 처음으로 김녕 김씨가 이 마을에 정착하였고
임진왜란 때 영천 의병장, 권정 장군과 김귀희(金貴希)장군이 이곳에서 거문고와 비파소리로 암호를
정하고 제반 작전을 의논하여 왜군을 크게 무찔렀던 바, 이 마을을 논실(論瑟)이라 하는데 일제 때
일본인들이 강제로 답곡(沓谷)이라 불렀고 광복 이후 이곳 주민들이 동명을 다시 논실동(論瑟洞)으로
개칭하였다고 합니다.
어림산 정상 삼각 표시점
어림산 [御臨山:510m] (05:10)
경상북도 경주시 안강읍·현곡면과 영천시 고경면의 경계에 있는 산.
높이 510m이다. 경상북도 경주시 안강읍 두류리와 현곡면 내태리, 영천시 고경면 논실리에 걸쳐 있다.
신라 때 왕이 둘러보고 간 산이라는 뜻에서 이름이 유래하였다.
북쪽에는 무학산(舞鶴山)이 있고, 동쪽으로 내태리 고갯길을 넘어 금곡산(金谷山)이 이어진다.
6·25전쟁 때 국군과 북한군 간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현장이다.
남쪽 산자락에 남사지(南莎池), 내태지(來台池) 등의 저수지가 형성되어 있다.
마치재(07:00)
마치재(馬齒)는 황수탕으로 유명한 덕정리 청석(靑石)마을과 경주시 현곡면의 남사리로 연결하는
고개로서 925호 지방도로와 연결된 도로가 있으며, 이곳의 지형이 말의 이빨과 비슷하다 하여
마치라고 한답니다.
또 다른 유래는 마치재(말팃재) - 서쪽으로 서면과 경계를 이루고, 북골 북쪽에서 영천군 고경면 덕정리
황물탕으로 넘어가는데 옛날 이 곳에 서낭당이 있었다고 하여 서낭재, 당기미 라고도하며,
지형이 말의 형상으로 생겼다고 하여 말티재 또는 馬峴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마치재
에 도착하여 아침상을 준비한다. 점점 빗줄기는 굵어지고 하니 밥생각이 별로 없다.그래도 가야할 길이 너무 많이 남았기에 억지로라도 먹는다. 거기다가 곡차한잔을 겯들이고
남사봉으로 향한다. 점점 빗줄기는 굵어지며 이젠 몸속으로 더 많은 빗물인지 땀인지는
모르지만 스며들기 시작한다. 구라청의 일기예보는 잘 틀리더만 오늘은 왜 이리 정확하게
맞추는지... 남부지방에 120mm이상의 비가 온다고 했는데 오늘은 정확하게 맞추는것 같다.
남사봉(07:35)
남사봉(南莎峰)은 남쪽 자락에 있는 남사리(南莎里)마을에서 따온 이름인데
가마들에 잔디가 많았고 마을이 남향으로 향하고 있다고 하여 남사라 했고
이곳은 좌로는 御臨山(510M)이 우측에는 어림산 줄기인 이내산(389m)등이
병풍처럼 둘러쳐 있어 아늑하고 산세가 수려하여 世居之地의 명소라 일컬어 졌으며,
고 박정희 대통령도 퇴임 후 풍광 좋은 이곳에서 살기를 간절히 희망하였다는
일화도 있고, 동학교주 최재우선생도 남사지 아래 이곳 출신이라고 합니다.
남사봉 아래 휴양지에서 본 황수탕 마을
황수탕 약수가 이곳은 산세가 수려하고 공기가 참 맑아 휴양지로서는 안성맞춤인것 같다.
빗속에서도 의연함을 잃지 않는 나리
한무당재(08:20)
경북 영천시 고경면 덕정리와 경주시 서면 도리리의 경계에 있으며
중국의 "한신 장군"을 모시는 사당이 있었다고 붙여졌다는 "한무당재"는
"청석재", "할마당재"등으로 지도상에는 여러 가지의 지명으로 표기되어 있다.
근처 골짜기에 청석(靑石)이 많이 나는 청석골이 있고 산적이 출몰했다 해서 청석골재라고
불려지기도 한다.
맑은 날씨에서 본 冠山
235봉에서 본 관산
자꾸만 빗줄기가 굵어진다. 앞을 가늠할 수 없을 정도이다. 카메라 줌으로 당겨서 찍어 보지만
별 효과가 없다. 이윽고 카메라가 작동을 하지 않는다. 꽤 비싼 카메라 이건만...
전자제품은 물에는 쥐약인가 보다.(주의사항: 비 오는날은 절대 고가 카메라 가져가지 말것)
아마 시간당 20mm이상은 비가 오는가 보다. 오늘 산행구간은 영남 알프스의 높은 산 가기
전에 워밍업 하기 위함인가. 어림산 구간에 약간의 된비알을 빼고는 거의 고도차가 없었다.
마치 백두대간 구간중 상주 백학산 구간과 비슷한 한마디로 산도 아닌 그렇다고 들도 아닌
비산비야(非山非野) 구간이다. 말 그대로 넋놓고 그냥 장대비 맞으며 무심코 걷다가 갑자기
코 앞에 나타난 冠山. 코가 땅에 닿을 정도의 급경사에다 젖은 땅으로 인해 엄청나게 미끄럽다.
바로 내 앞에서 가던 방초님이 미끄러져 20m이상 굴러 떨어진다. 다행히 나무에 걸리는
바람에 큰 사고는 없었지만 아찔한 순간이다. 모든것은 마음 먹기에 달린것 같다.
화엄경에서 나오는 일체유심조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관산이 393,5m라고 우습게 보지
말라는 뜻같다. 참 산은 우리에게 많은 걸 가리켜 준다. 영원한 스승인 셈이다.
冠山(393.5m)정상에서(10:20)
경주시 서면과 영천시 북안면의 경계에 있어며 산의 모양이 冠을 닮았다하여 '관산'이라 부른다고 한다
밑에서 올려다보니 산세가 흡사 산중턱에 왕관을 얹어놓은 듯한 모습처럼 생겼다.
엎어지고 미끄러짐을 여러차례 반복을 한끝에 겨우 관산에 오른다. 이젠 큰 고비는 넘겼다.
정상에서 마지막 술병을 비운다. 관산 정상에 있는 산소 위에다 관산 삼각점을 박아놨다.
틀림없이 산소를 먼저쓰고 남 다음에 삼각점을 박은것이 분명하거늘 아무리 삼각점 정상이라
하더라도 남의 조상 묘에다 ㅉㅉㅉ 국립 지리원의 녹을 먹는 이들... 돌대가리 하고는
이곳은 명당 자리인가보다. 가족묘를 비롯해 무덤群들이 계속해서 마루금과 같이한다.
산소를 지나니 엄청남게 큰 양계장이 나타난다. 계분 냄새가 진종을 한다. 거기다가
노상에다 마구버린 계분이 비에 젖어 마구 흘러 내린다. 미관상 좋지도 앟을 뿐더러
지하로 스며들어 지하수를 오염시키지 않을까 걱정이다. 마루금을 짤라 먹고도 모자라서
이런 짓거리까지... 환경당국의 단속이 필요할 것 같다. 양계장 입구에 도착하니 검둥이 한마리가
사납게 짖어대며 산꾼들을 위협한다. 농장 도로를 거쳐 마지막 294봉을 향한 마지막 거친 숨을 몰아쉰다.
만물산 정상 진신사리탑에서
만불산 진신사리 탑에 도착하니 참으로 반가운 저 아래 만불사의 염불소리가 울려 퍼진다.
근데 난 만불사에 별로 좋지 않은 기억이 있다. 그래서 만불사와 부산 기장에 있는 해동 용궁사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절과 교회에 가며 마음이 편안하고 정신적인 위안이 되는 기도처가 되야하는데
이 두곳은 너무나 상업적인 냄새가 나서 싫다. 불사라는 명목으로 시설물을 늘릴게 아니라
지친 중생들의 마음을 보듬어 주고 좋은 길로 인도해 주는게 절에서 할일이 아닌가 싶다.
얼마전 서울의 모 교회에서 서초동 대법원 앞에 있는 노른자 땅에다 땅값과 건축비를 합쳐서
2100억이란 돈을 들여 교회를 짓는다고 발표를 했다. 참으로 기가 막힐 일이다.
신도들의 헌금으로... 과연 이런게 필요할까. 예수께서 하신 말씀이 부자가 천국가기는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 더 힘든다고 했거늘. 이런 교회 목사들은 천국가기를 포기했는가 보다.
지난 봄에 열반하신 범정스님의 불일암에 들렸다가 그 분의 소박함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지더마는...
제발이지 중은 중답게 중노릇하고 목사는 목사답게 목사노릇 좀 했어면 하는 바람이다.
요즘 경기가 어려워 힘들게 살아가는 불쌍한 중생들 혹세무민 하지 말고...
만불산 정상에서(11:50)
만불사의 아미타 대불
서방정토 극락세계를 바라보고 있는 아마타 부처님이시여.
자꾸만 찌들어 탁해져만 가는 이 사바세계를 깨끗한 淨土를
만들어 모든 중생들을 편안한 삶으로 인도해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아화 날머리 입구있는 시그널들
점점 빗줄기는 세진다. 그래도 땀냄새는 없애야 하기야 빗속 샤워를 한다.
오늘의 하산지점 아화(阿火)고개 휴게소(12:20)
경주-영천간 4번국도인 <아화고개>바로 아래는 4차선 우회도로가 지난다.
중앙분리대가 있어 횡단을 할 수가 없다.
도로따라 좌측 LPG충전소 방향으로 조금 내려가면 지하 굴다리가 있고
굴다리를 통과하면 2차선 옛날 구도로 옆에 '애기지휴게소'가 있다.
다음 마루금은 정면의 송전철탑방향으로 이어진다
"아화고개 阿火"의 유래는 이 지역이 물이 항상 부족하여 농사를 짓지 못 하였으며 하절기에는 초목이
고사될 정도로 피해가 극심하여 언덕에 불을 지르면 불이 꺼지지 않고 계속 탔다하여 '야화(阿火)고개'라
불렀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야화고개 주변에는 유난히 저수지가 많아 보인다.
첫댓글 돼지털 카메라가 맛이가는 바람에 쑥대장님 치우천왕님 사진 무단사용한점![사과](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_28.gif)
드리며 ![굽신](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0724/texticon_81.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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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초님은 좀 괜찮으신지![?](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9.gif)
글고 황호님 같이 동행해줘서 고맙고요. 선두에서 고생하신 눈솔님도 ![OTL](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3.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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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고 유익한 산행기![즐](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12.gif)
감하고 갑니다.
항상 헌신적인 봉사정신에 감동할 뿐입니다
미리 산행기를 써 놓고 나중에 시간만 바꿔 끼시는가 ? 우째 이렇게 빨리 긴 글을 올리는지. 하여턴 대단도 하십니다. 산행기에 세태 풍자와 비판까지 잘 보고 갑니다.
회장님 그게 궁금하십니까![하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46.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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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그러게 사진기에 돈 들이지 말고 똑딱이로 하라니까요.....ㅎㅎㅎ 잘 보고 갑니다.
꼭 명심하겠습니다
하늘의 뜻을 우매한 우리(구라청)가 어찌 알리요. 그저 그 상황에 즐기게 받아 드리면 되는것을...
잘 보고 갑니다.
명심하겠습니다
모처럼 범여님이랑 함께 했는데 카메라는 고치셨나요...![ㅋ](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5.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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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하고 갑니다^^
어제 캐논A/S센타에 맥겼습네다. 한 3~4일 걸린다카네요. 올만에 총무님과 산행을 했네요
생동감이 넘치는 글 산행을 한번 더한 스릴이 있습니다.
요즘 통 산에서 뵙기가 힘듭네다
억수로 쏟아지는 하느님 쉬속에서 그래도![즐](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12.gif)
거웠습니다 세월이 지난후 우중산행을 생각할때면 범여님과 함께했던 님들이 제일먼저 생각나겠지요 추억같은 후기 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읽고 갑니다 범여님![~](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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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생각해 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이번 구간에도 사룡산이 살짝 비켜나 있던데요. 같이 동행하심이 어떨런지?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드니.....구슬꿰는 손이 더 보배입니다^^
요런 禪問答은 어케 답해야 하나 아직 범여는 그런 경지까진 아니라서 지송![OTL](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53.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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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너무 선정적입니다. 법에 걸리는것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