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꽃띠 나이에 아픔도 많았지만 늘 옆에서 함께해 주던 이가 있었다는걸 기억하면 가슴이 아련해진다
30년 세월 지나 지천명 머리에 이고서 다시 만남은 마치 30년 세월을 거슬러 올라간 듯~~
설렘으로 미용실도 가고 옷도 신경 쓰고 그때 함께 했던 친구중 20년 동안 연락이 끊어졌던
친구도 전교조를 통해 근무하는 학교를 알아내고 …….
그리고 내 친구도 함께.그래서 우리 네 명은 만나기 좋은 부산 동래역으로 약속장소를 정했다.
만나면 한잔 기울이자는 친구 말에 난 기차를 이용했고 진주에서도 버스를 이용해서 오라고 했다.
어떻게 변했을까?
카톡을 통해서 가족사진까지 다 보고 만나기전에 지금까지 살아온 얘기며
대충 다 해서 별 다를 것은 없다 생각을 했는데 약속 장소에 우리가 먼저 도착해서 커피한잔 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저쪽에서 수줍은 듯 씨익 웃으며 걸어오는 그는 50대가 아닌 그때의 20대같았다.
그 순간 내 가슴도 천둥을 치듯 쿵쾅거리며 마구 뛰기 시작…….
어색하지 않은 척 인사를 하고 조금 뒤 흰머리 희끗희끗~~
통 넓은 바지에 점퍼.할아버지 선생님처럼 보였다.
우리 네 명 안 죽고 살아있으니 이렇게 만날 수도 있네요.
하며 30년 세월 한풀이나 하는 듯 서로 살아온 얘기 보따리였다…….
그의 친구는 학생 때도 운동권이었고 고교 교사로 제직 중에 해직교사로 5년 동안 있으면서
친구들과도 연락 하지 않았었다는~~~
그래서 연락이 끊어졌다는 가슴 아픈 얘기…….
그리고 나의 첫 사랑 그는 술 못한다고…….
예전엔 잘 했는데 왜 못 하냐고 ?
군대 가서 의무대 있으면서 위가 구멍 날정도로 술을 많이 먹어서 입원까지 했었다는~~
그래서 그 뒤로 술은 하지 않았다고…….
근데 웬일인지 그는 내 얼굴을 바로 보지를 못하고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리는듯하는 느낌..
나?
난 어뗐냐고?
뭐 나도 첨엔 조금 어색하긴 했지만 얘쓰 안 그런척하며 내가 먼저 말을 건넸다..
그때 나 좋아했어요?
넘 직설적으로 물었나?
대답을 못하고 머뭇거리는 그에게 나 좋아했어요?
안 좋아했어요?
빨리 대답 해봐요 남 얘기 하듯~
농담같이 다그치듯 하는 내 말에 함께한 친구들 함께 웃어대며 대답을 기다리는데…….
그는 그때서야 내 얼굴 바로 보며 얘길 한다…….
그때를 간만히 생각해 보라고?
언제나 옆에 있었지않냐고?
근데 어느 날 한마디 말도 없이 어디로 사라졌냐고? 그랬다 …….
언제나 옆에 있었다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 어두운 운동장 한쪽 그네에 앉아 울고 있을 때
등을 두드려주며 위로를 해줬고 내가 병원가는날까지 기억했다가 함께 가주고..
퇴근하고 헐레벌떡 뛰어가며 교실로 들어서기전
그 앞에서 기다렸다가 숙이야! 오늘도 파이팅! 이라고 하며 웃어주고.
수업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도 함께 해주며 친구들과 어묵에 호떡 하나씩 나누고 버스를 태워주곤했었다..
편지도 주고 받으며 힘들어 지칠 때 언제나 옆에 있어줬는데 왜 몰랐을꼬??
아니 모른 척 했었다는 게 맞을 거야.....
그는 말했다 …….
언제나 옆에 있었지 않냐고? 이유 없이 늘 그림자처럼 따라다닐 수 있냐고?
군데 지원해서 위가 구멍 나도록 술을 먹었다는 이유를 말을 해야 알겠냐며 씨익 웃었다.
잠시 침묵 하다 옆에 친구 하는 말.. 둘이서 그런 비밀이 있었단 말이지 ~~
이렇게 한마디에 웃고 에이~~거짓말…….
서로 좋아한다는 말 안했다고 미루고 난 그냥 공부하러 일본 갔었단 말만 …….
그리고 내 모습이 넘 작고 초라해 보여서 감히 의대생하고는 안 어울린다고
일찌감치 분수를 넘 잘 알아서 포기하고 도망치듯 일본으로 갔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고는~~
지금 생각 하니까 괜히 그랬어.
그렇게 안 떠났음 병원장님 사모 될 뻔했는데…….
첫 사랑인지? 짝 사랑인지? 도 모르는 밥텡이들
그땐 넘 어려서 잘 몰랐을까? 좋아한다 말은 못했지만 마음은 하나였었나 보다
점퍼 속에서 빨간 장미 한 송이 꺼내어주며 “숙이야! 너 주려고 가져왔어” 라며
손에 쥐어준 빨간장미 한 송이…….
장미꽃이 무슨 의미인지도 모른 채 덜렁덜렁 하루 반을 손에 들고 다녀서 다 시들어간 장미 한송이
옆에 언니가 하는 말…….
숙아 이 장미 누가 줬는데 이렇게 들고 다녀?
누가 숙이를 열렬하게 사랑하누?
"장미 꽃말이 사랑이야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장미 주는거데이"
이 말을 듣고서야 짝 사랑이 아닌가보다 라고 생각하고는 다 시들어가는 장미한 송이에
내 인생의 희망을 걸기도 했었다
그때 생각이 나서 확인 해보고 싶은 마음에
그때 장미 왜 줬어요? 기억은 하나요?
이렇게 푼수 떨어대는 날 바라보며 이제서 확인 해 보고싶냐고?
그때 좀 물어보지?
그때? 난 몰랐으니까요..
지나고 나서 생각하니까 아픔이기도 했고 슬픔이기도 한 것 같더라고..
그땐 내가 힘들어서 항상 옆에서 위로가 되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조차도 몰랐다고
삶의 끈을 놓아버리고 싶어서 수면제를 약국마다 다니며 사 모으기도 했었으니까
그런 나를 항상 바라봐주고 위로해주는 따뜻한 사람이 있었는데…….
살면서 가슴 헌켠에 늘 자리 잡고 있었다는 것은
내 삶에 가장 절망 끝에 있다 생각 할 때 늘 옆에서 힘이 되어준 사람으로 기억하고 싶다…….
첫 사랑이라고 얘기하기엔 그가 가슴 아파했을 그때 생각하면 미안해서…….
그리고 이제 살아가는 얘기 하면서 살자는 그 말이 좋아서
그래서 첫 사랑 이라기보다 내 삶에 힘이 되어준 사람으로 기억하고 싶다…….
10대와 20대의 촌발 날리던 풋 사랑 얘기지만 드라마 속에 한편 같은 사연이
나에게도 이렇듯 아련한 추억이 있다는 거…….
그땐 좋아한다 사랑한다 말 한마디도 못 해보고.
첫 사랑인지 짝사랑인지도 모르고 지났지만…….
지금 다시 그런 사랑이 찾아온다면 맘껏 표현해보리라…….
사랑한다고 많이 좋아한다고…….
근데 또 다시 없겠지…….
10대와 같은 감정이 생겨날 정도로 설렘으로 다가오는 사랑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