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백캐릭터 ‘뽀로로’의 좌충우돌 성공기
듣고 또 들어도 매번 새롭고 흥미로운 이야기, 그것은 바로 많은 난관을 헤치고 짜릿한 성공을 거둔 극적인 이야기 아닐까요? 아무도 넘지 못한벽, 꿈도 꾸지 못했던 산을 정복하고 또 다른 목표를 세우는 사람들과 그들이 이룬 성공 신화. 이번 주는 한국 캐릭터 산업에 새로운 길을 터준 뽀로로에 날개를 달아준 분을 만나 여러 궁금증을 해소하고 한국 캐릭터 시장의 오늘과 내일을 내다보도록 하겠습니다.
한국 캐릭터 산업의 희망이자 출발점, ‘뽀로로’
2003년 등장한 ‘뽀롱뽀롱뽀로로’ 정도만을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캐릭터 성공 사례로 들 수 있습니다.이제는 ‘뽀로로와 함께 하면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각 분야의 매출과 홍보에 대한 기여도가 높다고 하는데요. 과연 어느 정도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것일까요?
지난해 서울산업통상진흥원이 추산한 뽀로로의 브랜드 가치는 3893억 원으로 매년 30~40% 매출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부가판권 등 시장규모를 따지게 되면 5000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이외에도 세계 110개국에 수출됨으로써 ‘캐릭터 후진국’이라는 불명예를 씻고 프랑스 국영 방송에서 58% 시청률을 올리며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기록을 만들어내기도 했는데요. 이렇게 뽀로로 덕분에 국민 모두의 어깨가 으쓱해진 요즘, 이제 한국 캐릭터 산업도 깊고 오랜 잠에서 깰 시간이 된 걸까요?
<흥행에는 성공하지 못했지만 좋은 경험이자 새로운 과제로 남은 제트레인저>(이미지출처:뉴시스)
인기를 얻지 못한 캐릭터 중 원소스 외에 다른 문제가 있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가장 아쉬움이 남는 캐릭터 또는 ‘제대로 시행착오를 겪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 캐릭터, 에피소드 있다면 말씀해주시겠어요?
시행착오라고 하면 아무래도 ‘제트레인저’의 경우를 들 수 있는데요. 아이들이 좋아하는 영웅들은 기본적으로 막강한 파워를 이용해 악을 무찌르는 절대적인 선, 굉장히 멋진 존재잖아요. 근데 제트레인즈는 그런 전통적인 레인저가 아닌 약간 코믹하고 평범한 인물들이 어쩌다 우연히 영웅이 된 안티레인저로 기획했어요.
기존방식과 다르게 접근을 해본거였는데막상 사업을 착수하고 아이들의 반응을 보며 느낀 것은 아이들은 우스꽝스러운 캐릭터가 아닌 절대적인 힘과 절대적인 선에 환호하고 응원을 보낸다는 것이었어요. 덕분에 그런 부분을 확실히 깨닫게 되었죠 이미 많은 비화들이 알려졌지만, ‘뽀롱뽀롱뽀로로’의 기획 및 제작과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먼저 뽀로로가 펭귄이 된 이유가 경쟁 캐릭터가 적었기 때문입니다. 고양이, 강아지, 곰 등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친근감을 갖고 있는 동물 중에서 캐릭터화가 가장 적게 된 것이 펭귄이었죠. 당시 ‘핑구’ 외에는 딱히 경쟁 캐릭터가 없었거든요.
캐릭터를 기획할 때 발상에 도움이 된 부분과 아이들이 뽀로로의 어떤 면을 좋아하는지, 아이들의 움직임 행동 등 다각적인 연구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일단 자신들과 닮은 2등신이라는 점에서 친근감을 느낄 것 같구요.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친구들 성격이 흔히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친구들, 아이들과 닮았다는 것도 시선을 끄는 이유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잘 삐치거나 호기심이 강한 친구, 마음이 넓은 친구 등 각자의 모습이 자신과 비슷하니 아이들의 감정이입이 쉬웠다고 생각합니다. 뽀로로 애니메이션에는 ‘너 그러지마!’하고 가르치는 부모님이나 선생님, 완벽한 캐릭터가 없거든요. 장난을 치다가 누군가 잘못하면 ‘다음부터 안그럴게’, ‘응 그러지마’ 하고 넘어가죠. 아이들이 볼 때 그게 와닿는 것 같아요.
뽀로로를 처음 제작할 때 사장님의 아이들이 뽀로로의 타겟이었던 거죠. 물론 큰 부분은 책이나 여러 공부를 통하셨겠지만 아이들을 보며 아이디어와 스토리의 소스를 얻으신 거 같아요.
저희가 매 시즌마다 이야기와 소재를 좀 더 풍성하게 하기 위해서 새로운 캐릭터를 등장시키는데요. 한 가지 귀띔하자면 4기에서는 자동차 캐릭터가 등장하게 될 것입니다. 원래 뽀로로가 전달하고자 했던 내용, 친구간의 우애,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나가는 방식 등에선 물론 변함이 없고요.
지금 말씀해주신 캐릭터 기획에 숨겨진 비화만큼 캐릭터 마케팅에도 특별한 전략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해외와 국내 마케팅에 중점을 주는 사안이나 차이가 있다면 말씀해주시겠어요?
다른 제품에 대비해서 중고가정책을 하고 있고요.판매 장소(Place)의 경우 가능하면 일반 시장, 재래 판매보다 진열이 잘 된 대형마트 이상의 공간에서 판매하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또한 프로모션(Promotion)에 있어서회사가 특별히 지양하는 마케팅이 있는데요.바로 ‘1+1’ 일종의 선물을 주는 ‘Give away’ 마케팅을 배제하고 있습니다. 하나의 제품이 가지고 있는 가치가 1000원인데 뭔가를 더 얹어준다면 그 가치가 현저히 떨어지게 되기 때문인데요. 캐릭터의 가치도 단기간 수익을 노린 프로모션에 따라 동반하락 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고급스럽게, 제품을 사거나 서비스를 이용했을 때 소비자가 치른 대가보다 더 큰 가치를 부여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전략이고 가치가 제고되고 손상되지 않도록 하고 있습니다.
‘뽀로로에게 한식을 먹이자’는 청원이 한때 이슈가 되었던 적이 있었는데요. 정부에서 직접적으로 뽀로로 우표, 뽀로로 연등 등으로 개입한 부분도 있구요. 유명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통해 국가적 홍보를 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뽀로로가 현재 ‘한국방문의 해’ 홍보대사로도 활동하고 있는데요
뽀로로에 대한 여러 기사를 중 ‘뽀로로는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업체에만 라이선스를 허가하고 있으며 정크푸드, 유해품, 총기류 장난감에는 허가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인상 깊었습니다. 그 기준이 되는 회사의 철학 또는 상품화에 고민이 많이 되었던 예가 있나요?
국내 콘텐츠를 보는 소비자들의 시선도 많이 바뀌었고 뽀로로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인식 변화도 굉장한 거거든요. 한국산 콘텐츠들도 완성도 높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예전에 비해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앞으로의 전망도 밝다고 봅니다.
아이들이 원하고 아이들을 웃게 하는 애니메이션이 정답이다
너무나 뻔하지만 이런 엄청난 성공의 열쇠는 결국 ‘아이들을 위한, 아이들에 의한, 아이들의 애니메이션’이었습니다.아이들에게 해가 되는 제품은 만들지도 팔지도 않는다는 이유 있는 고집과 일관된 경영을 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유혹들을 뿌리쳤을까요? 뽀로로만큼 맑고 순수한 꿈을 꾸는 사람들과 그 꿈을 응원하는 수많은 이들 덕분에 앞으로도 오랫동안 뽀로로 마을에는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자료출처:여성가족부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