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024년 5월 5일(어린 아이들을 볼 수 없는 어린이 날)
내가 시골로 내려 온 지도 어느 듯 12년이 지났다.
진도에서 시작해서 서해 쪽으로 당진까지, 영덕에서 시작해서 동해 쪽으로 강원도 인재까지 갔다가 속리산 근처 속리산면 구병산 상주일대를 돌아다니다가 상주시와 보은 접근지인 지금의 옥천군 이곳까지 찾아오는데 2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땅을 사기전 주변을 둘러보니 청정지역이다. 보통 오지라면 축사 같은 것들이 들어서 있는 곳이 많았다. 그런데 이곳은 모든 가축사육금지 지역으로 명시 되어있었고 많지 않은 가구가 살고 있는 곳인데 오래전에는 유학자들이 살았던 마을이라 요즘 유-투브에서 떠도는 텃세라는 것도 없는 곳이다.
처음 이곳에 왔을 때 만났던 노인들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한분씩 차례로 미지의 세계로 떠나고 또 새로운 사람들이 와서 자리를 잡기도 하며 변화가 찾아왔다.
인근 마을에도 도시로부터 들어온 이들이 집을 짓는 것을 관찰해 보았다.
보통은 대부분 간단하게 짓는 조립식 농막을 짓기도 하고, 그래도 주택은 어느 정도 규모의 집을 지을 경우에는 가끔 목조주택을 짓는 이도 있지만 대부분 경량철구조물에 샌드위치 패널을 붙여서 짓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그런 집의 경우 3~4년이 경과하고 나면 겨울에 춥고, 여름철에는 더위에 시달린다고 한다. 그 원인으로는 자연환경에 견디기 어려운 탓으로 보인다. 작은 미물들은 그들의 생존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게 되는데 각종 벌레들이 패널 속을 파고들어 서식하든가 은거지를 확보하면서 단열성이 떨어져 겨울철에는 실내벽체에 결로수가 흘러내리고, 여름철에는 뜨거운 열로 달아오르는 현상이 생기게 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런 현상에 어떤 이는 팔고 떠나기도 하고, 새로 온 사람이 덧붙여 보수를 하기도하고, 때로는 살던 사람이 떠난 후 그냥 방치하는 경우도 있는 것을 보게 된다.
가끔은 목조 주택을 짓고 사는 사람들도 있다. 목조 주택을 짓는 것을 보면 요즘은 주택재료가 상당히 발전되어있어 대부분 규격화되어 있는 재료를 이용하여 정밀하게 빠르게 집을 짓는다. 그런데 목조 주택 역시 냉혹한 자연환경에 내구성이 보장된 것은 아니다.
습기에 약하고 방부제로 일부 처리되어 있지만 역시 미생물들의 공격에는 속수무책 일 수밖에 없다. 많은 이들이 집을 짓기 전에 자문을 구하려 찾아 왔는데 사례를 들어 이야기 해주고 ALC로 집을 지을 것을 권고 했었지만, 결국 다른 재료로 집을 짓는 경우가 일반적이었다. 내가 참여하고있는 다른 카페에 들어가 보면 ALC주택을 짓고 사는 사람들이 입주한지 1년, 3년, 5년, 10년 된 분들이 하나같이 겨울과 여름을 지내기 좋고 적당한 습도를 유지해 주고 좋은 몸 컨디션을 유지하며 살고있다는 얘기들이 심심잖게 글들이 올라온다. 그런데 이 카페에서는 좋은 소식들이 뚝~이다.
주택신축을 계획하는 건축주들의 마음을 돌리는 원인 중의 하나가 ALC로 지을 경우 단열성이 우수하면서도 건축 비용이 적게 들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왔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첫째 이유이고, 또 다른 이유는 잘 모르는 이들의 조언으로 그리 좋은 재료가 아니라는 인식을 만들게 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은 비용문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지난해 건축전시장에 갔다가 ALC주택을 시공하는 회사가 있어 알아보았더니, ALC내진구조에 지붕을 함석지붕으로 덮는조건으로 시공비는 평당 8백만원이 소요된다고 하였다.
거기에다 건축주가 요구하는 것은 별도 ‘욥션’이고, 그 외에 시설비(예: 가구나 주방가구,벽난로, 등기구, 주변울타리,배수로 등 토목공사,대문 등 등)를 추가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서 보통 주택시공비의 30% 정도를 추가로 더 생각해야 된다는 이야기를 하고있는 것이다. 세월이 지나면서 인건비와 자재비가 상당히 올라 건축비용의 증가폭이 커졌다.
보통 평당 일천만원 이상은 예상해야한다는 결론이다.
시골로 오는 사람들 대부분이 삶의 질을 생각하는 이들은 드물다. 문의하려 찾아오면 ALC시공가능한 훌륭한 사람을 소개도 해봤지만 왔다가는 소식이 없는 이유가 주변에 널려있는 일반주택업자들의 말에 건축주들의 마음을 흔들어 놓게 되고, 결국에는 경량구조 패널 벽에 벽돌을 붙이든가 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하는 것을 보게 된다.
사람이 한 세상을 사는 기간이 영원하지 않지만 짧은 것도 아니지 않은가, 사는 동안 질병 없이 건강하게 살다가 편하게 떠나는 것이 얼마나 좋은가.
“좋기도 좋을시고~
아기 자기 한지고~
형제 자매 오손 도손 한데 모여 사는 곳.“
친환경 주택에서 누리는 그 맛은 살아보지 않은 이들은 알 수가 없다.
5월, 신록이 집 주변을 다시 덮어 녹색환경으로 만들어 놓았다.
옆에 붙은 우리집 텃밭에 올해는 고구마를 8골이나 심기로 했다. 수확을 늘려 가을에는 고구마를 나눌 생각이다. 정성들여 갈아놓은 흙에 토양개량제를 뿌리고 질소 비료도 뿌려 가스를 방출시켜 토양을 비옥하게 만들어 놓고 골을 다듬어 놓았으니, 이번 비가 그치면 ‘멀칭’하여 수분을 가두고 밤 기온이 영상15도 내외를 유지하게 되면 모종을 심을 예정이다. 이것도 농촌생활에서 얻은 고구마 심는 ‘노하우’라고나 할까?
혼자 밭농사를 짓는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어서 350평 텃밭 2/3는 과수 목을 심고 나머지 텃밭에 여름작물을 심어 한해를 즐기고, 200평이 넘는 정원은 나무와 잔디를 심고 가꾸며 살고 지낸 시간이 벌써 10년인데 꽃을 가꾸는 기술이 없어 잘 죽어 버리지만, 꽃 양귀비나 이름 모르는 잡다한 꽃들은 나무 사이를 헤집고 무성하게 자란다.
얼마 전에 모나미님께서 보내주신 꽃씨를 앞마당에 심었는데 떡잎들이 마구 솟아나는 중에 어느 것이 기대하는 떡잎인지 알 수가 없다. 다 자라고 나면 그 얼굴을 보게 되겠지....
오늘 처럼 비가 내리고 눅눅한 밤에는 난로를 조금 피워두면 습도도 조절되고 집안 기온이 온난해진다. 산골의 밤은 언제나 포근하다.
2024년5월5일 비오는 밤에
* 다녀가시는분께서는 뎃글 남겨주셨으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