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3-4월을 지나면서 한국에 만발한 봄꽃들을 보면서 사진으로나마 감탄하면서도
그래, 연변에 찾아 온다는 5월의 봄만 와봐라~!!! 했었는데 힘겨운 5월이 이제 내일이면 떠나갑니다.
4월마지막주와 5월 첫주에 봄꽃들이 피긴 했는데 봄비가 자주 내리면서 금세 꽃이 지기도 했고
꽃 보다도 아침저녁 기온과 대낮기온의 차이가 너무나 커서 온가족 감기로 또한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사실 세 아이는 지금도 콜록콜록 콧물을 훌쩍훌쩍 거리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이제 본격적으로 뜨거워지는 날씨에 건강 유의하십시오.
그럼 본격 5-6월 소식을 전해 보겠습니다.
5월
5일 아진이 생일 : 서시장에서 짝퉁레고로 기분 냈지요!!!
8일과 22일 : 이웃하고 있는 해성복지관 할머님들과 유쾌한 시간
8일에는 편지와 노래 포옹 3종세트를 준비해 갔는데 감동의 시간이었구요
22일은 후인이 돌떡을 해갔더니 열다섯분의 할머님들이 모두 호주머니에서 축하금을 꺼내시는 바람에....
23일 : 후인이 첫돌 이어서 저녁에 떡파티를 펼쳤습니다. 그러고 보니 가족사진을 한장 못 남겼습니다.
27일 : 뉴질랜드 출신의 청년이 세계일주 중에 마지막코스로 연변을 찾았는데 초면에 3일 연속 폭풍수다를 나누었답니다.
6월
1일 : 아동절 (유치원생과 초등학교1-5학년만 공휴일을 지냅니다)
아동절을 축하하기 위해서 5월말부터 방문객들이 이어지고 선물도 아주 푸짐하게 준비해오고 계십니다.
중순 : 초등6학년, 중등3학년들의 졸업식이 있습니다.
27-28일 : 가은이 아진이 기말고사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사회 중국어)
30일 : 출국
말일경 : 17세 사내아이 한명 독립 (이곳을 떠나서 사회생활을 하기로 했습니다)
매일매일 : 끝없는 농삿일
#분실사고
5월24일 화요일에 아이들 학교에서 16회 동요대회가 있었습니다.
아침과 오후에 등하교 픽업을 하는 차량 안에서도 늘 노래를 하고 집에서도 항상 노래와 함께 살기에
아이들이 부르는 동요들을 저희 부부가 다 외우고 있을 정도입니다.
가은이는 독창을 아진이는 지유라는 아이와 듀엣을 하게 됐는데 22개 팀 중에서 가은이와 아진이가 공동 동상을 수상했습니다.
(사실 대상 받은 아이는 음정이 두번 불안정했지만 우리딸은 음정박자 다 정확했는데....... 편파판정을 하면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더랬죠)
그런데 공연을 다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니 아내가 자기 가방을 깜빡 학교 벤치에 두고 왔다는 겁니다.
부리나케 다시금 학교로 가보니 이미 사람들도 다 귀가를 하고 가방은 온데간데 없고 연신 전화를 걸어도 받질 않았습니다.
연애때는 흘리고 다니면 "저래서 내가 있는거지 내가 챙겨줘야지!" 했었는데 어느새 짜증이 쌓여 왔더랬습니다.
지갑 휴대폰 아이용품 등 몽땅 없어져서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하룻밤을 지냈는데 다음날 아침에 행정실에서 아내의 가방을 발견하게 됐습니다.
감사하기도 했지만 아내의 마음을 아프게 해서 미안한 마음도 들고 했는데 그랬는데.... 그만
제가 중국 교통은행 카드를 분실했습니다.
언제 어디서 흘렸는지도 전혀 모르겠고 급하게 처리해야 할 일들이 있는데 주일오후에만 외출이 가능하니 그때 은행에 가서 분실&재발급을
받아야 합니다. 어찌나 무안하든지......
#사람소개
흥안 류아바이 : 농사의 달인 (제 사수입니다)
올해로 72세이신데 제 아버님께서 생존해 계시면 딱 72세이십니다.
편하게 대하시라 아무리 말씀드려도 저에게 존대를 하시고 "류동무" .....라고 부르시곤 합니다.
조선족들이 보통 한국인들을 향해서 이렇듯 존대를 하십니다.
그럴 적마다 이방인으로 중국에 와서 갑질을 해대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참으로 씁쓸합니다.
#가족근황
달부장 : 3월에 16일짜리 그리고 5월에 16일짜리 봄감기에다 지난주에는 더위를 먹어서 며칠 설사를 했는가 하면 병원에 가서 링거를 맞기까지 했습니다.
농사일과 건축일이 끝이 없어서 노동으로 인해 몸에 무리가 가기도 했지만 마음의 불편함이 몸으로 반응을 나타내는거 같아서 마음을 잘 다스릴려고 애쓰는 중입니다.
아내 : 5월20일 금요일 저녁부터 저희가족은 건너편 주방으로 가지를 않고 저희끼리 식사를 하고 있습니다.
속사정을 다 설명하려면 길고 아내가 후인이 보랴 요리하랴 집안일이 더 늘었는데 아이들은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게 되어서 엄청 좋아라 합니다.
가은 : 주1회 학교에서 배드민턴을 치는데 매번 4학년 남자아이와 갈등이 생기곤 합니다. 같은 나이의 아이들이지만 부딪치는 일이 생길때마다 양보한다고 하는데
싸우지 않고 문제를 해결해 가려는 아이를 응원하게 됩니다.
점심때마다 저희방에 와서 음악을 듣고 한국드라마를 보고 가는 사내아이가 하나 있습니다. 주말에는 좀 안 왔으면 좋겠다는 그래서 가족들이 편안하게 잘 쉬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차에 가은이가 "한수오빠가 우리집에 오는거 어떻게 생각해?" 하기에 내 표정을 읽었나? 싶어 움찔했는데 "가은이는?" 하니까 "난 좋아!"해서
얼마나 부끄럽고 아이가 대견했는지 모릅니다.
아진 : 하굣길에 아이들을 데리러 가면 어김없이 이온음료나 아이스크림을 사서 갑니다.
놀이터에서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두딸과 친구들을 챙겨주기 위해서인데 인원수가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항상 한두개 모자랍니다.
그러면 아진이가 언니랑 나누어 먹겠다며 하나만 가지고 나머지를 친구들에게 나누어주곤 합니다.
남매로 있는 아이들은 각각 하나씩 받아서 먹는데 정작 내 아이들은 하나로 둘이서 나누어 먹는 그 모습에 흐뭇함과 입꼬리가 씨익 올라가곤 하지요
후인 : 돌이 되기 전주에 열감기를 앓고 난뒤에 부쩍 더 크고 날렵해진 후인이는 손으로 모든 의사표현을 합니다.
"췃" 소리와 함께 1) 저리로 가자 2) 나도 그거 달라 3) 안아주라
이제는 안정적으로 직진하다가 방향전환도 가능하고 엄마 아빠 맘마 소리에서 다른 어휘까지 구사하기 위해서 열심히 자기만의 언어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거의 매일 제일 먼저 일어나는데 혼자서 한참을 놀다가 지겨워졌는지 이쯤이면 됐다고 여겨졌는지 한명 한명을 흔들어 깨웁니다.
특히 토요일 아침에는 누나들을 늦잠 자게 해 주고 싶은데 머리카락을 당기고 얼굴을 할퀴고 해서 비명소리가 터져 나오곤 합니다.
바야흐로 냉면의 계절입니다.
사실 중국은 1년내내 냉면을 판매하는데 연길에 3대 냉면집이 있습니다. (순이냉면 진달래냉면, 하나는 이름이 생각나지 않네요)
더운 날씨에 냉면 한그릇 비우고 나면 속이 시원해지듯 주위를 시원케 하는 자들로 열심히 살다가 다음달에 또 만나 뵈어요
끝으로 기도제목은 짧고 굵게 이사장님 부부와 관계를, 나눔을 잘 할 수 있도록 쎄게 기도해 주세요!!!!
카페 게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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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를 가슴에 품고
[중국]
달부장님의 5월의 마지막 날 편지^^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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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05.31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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