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알찬 가을학기를
다양한 모습으로, 다양한 자리에서 2주동안 힘껏 열었어요.
(선생님들, 푸른이들) 저마다 이끄미 맡은 꼭지들을 맛난 글로 풀어내주어
그 글들 한데 담아 나눕니다~
가. 배움터에서 다시 만나니 참 반갑다 : 방학보낸 이야기 ∥ 한데놀이
8월 16일, 빛알찬 가을학기 첫날 열었습니다.
방학 동안 잘 쉬고 와서인지, 모두 얼굴이 밝습니다. ^^
학생들, 선생님들은 둘러앉아 새날마중으로 인사 나누고, 방학 보낸 이야기 나눕니다.
먼저 종이 한 장씩을 뽑아 안쪽에 써 있는 질문을 곰곰이 생각해봅니다.
저마다 어떤 방학 보냈는지 여러 형태로 묻는 질문이지요.
'내가 보낸 여름방학을 계이름으로 표현한다면?'이라는 질문을 받은 동무는
"방학 동안 기타를 많이 쳤는데, '미'를 많이 쳐서 '미'요. ^^"라고 답하고,
'방학 때 가장 많이 듣거나 흥얼거린 노래는?'이라는 질문에
"밝은덕중학교에서 지난 학기에 선물로 보내준 학생들 노래들을 많이 들었는데
그중에서도 '일치'라는 노래가 가장 좋았어요."라고 답한 동무도 있었지요.
방학에 가장 재밌었던 일로는
고운마을 놀러 가기, 바닷가에서 놀기, 영화 보기 따위가 있었습니다.
돌아가며 이야기 나눈 후에는 세 모둠을 지어
서로에게 더 듣고 싶은 이야기 자유롭게 나누었어요.
다른 사람이 뽑은 질문으로 나누기도 하고
그저 신나게 수다꽃 피우기도 했답니다. ^^
방학 보낸 이야기 나눈 후에 신나게 어울려 놀았습니다.
먼저 두 모둠으로 나눠서 6대6 탁구 대결을 했습니다.
5점을 내면 다음 사람과 대결을 이어서 할 수 있고,
이어서 하는 사람은 같은 모둠 사람이 얻어 놓은 점수를 갖고 시작합니다.
밀어내기 방식이지만, 점수는 계속 쌓이는 거지요.
실력 차이가 나더라도 한 점 한 점이 소중하기 때문에 끝까지 집중을 해야하고, 방심하면 안됩니다.
평소 열심히 탁구를 배웠던 동무들 실력을 볼 수 있었고,
숨겨 두었던 실력을 뽐내는 동무들을 보며 깜짝 놀라기도 했답니다.^^
두번째 놀이는 가을학기를 맞이하며 동무에게 기운을 불어주는 놀이입니다.
세명 동무를 뽑아서 세 가지 비유로 기운을 북돋아주는 글을 쓰면 됩니다.
첫번째는 '동물' , 두번째는 '날씨와 풍경', 세번째는 '음식'입니다.
언제나 따뜻한 마음으로 품어주시는 캥거루 같은 성혜선생님.
푸른 하늘 높이 떠오른 해처럼 우리를 든든하게 지켜주고 살펴주시는 지현선생님.
비빔밥처럼 여러 가지 맛으로 우리와 함께 어울리며 다양한 맛을 내주시는 재원선생님.
이런 방법으로 쓰면 됩니다.
쪽지를 던져 내가 뽑은 동무를 가만히 떠올리며 글을 씁니다.
단번에 생각이 나기도 하고, 곰곰히 떠올려봐야 생각나기도 합니다.
다 쓰고 나서는 누구인지 맞춰보았습니다.
(서로를 어떤 비유들로 기운 북돋워 주었을까요. 주원 선생님이 댓글로 짠~ 나눠주신대요)
서로 비유로 표현한 글을 읽고 들으며 즐겁고 재미난 시간 보냈습니다.
기운 북돋아주고 마음 밝아지는 이야기 들었으니 가을학기도 힘차게 보낼 수 있겠지요!^^
나. 우리 일상 더 주체적이고 즐겁고 책임있게 : 자치살림 ∥ 동아리
*
자치살림 시간에는
이번 학기 우리에게 필요한 살림몫에 무엇이 있을지 살피고
저마다 맡을 몫 정해보았습니다.
배움터 가꾸기, 밥상 준비 몫과 새참 준비하는 날 정했고
살림지기 / 노래지기 / 책지기 / 잼(재미)지기로 모둠도 꾸렸습니다.
봄여름학기에 함께 살림 꾸려봐서인지,
학생들 저마다 살림 살피는 눈이 생기고 서로서로 북돋기도 했지요.
'지난번에 해보니 이렇더라.'
'지난 학기 부족했던 모습은 이렇게 보충하면 좋겠다' 따위
이야기 주고받으며, 제법 든든해진 서로를 느꼈습니다.
*
첫 동아리 시간,
돌림병 정황으로 동무들 모두 함께하진 못했지만
이곳에 없는 동무들 마음까지 헤아리며 동아리 이야기 열였습니다.
이번 학기 동아리는 '무얼 할까'보다
'누구와 어떤 관계를 만들어갈까'에 더 초점 두고 이야기꽃 피웠습니다.
내가 하고 싶은 것보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갈 수 있는 동아리면 좋겠다 나누었지요.
그러다 보니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활동도 재밌어 보이고
서로가 무엇을 좋아하고 관심 있는지 더 귀 기울이게 됩니다.
함께하지 못한 동무들 있어 이번 시간은 열어두고 마무리했지만,
곧 다같이 만날 날 기다리며 다음 동아리 시간 기대해봅니다. ^^
다. 밭으로 * 산으로 * 계곡으로 : 하늘땅살이 ∥ 짧은 나들이
입추 열이틀 되는 아침.
방학동안 더 이뻐진 푸른이들(눈빛이 더 반짝여져서 왔어요)과 오랜만에 산너머밭 갔어요.
긴 비에 뿌리배추, 진주대평무 씨앗과 잎이 거의 다 녹았어요.
올해 빛알찬이 받은 뿌리배추 씨가 많지 않았는데,
그 씨가 더는 없어서, 한해 묵은 씨를 조금 헤프게 다시 넣었고,
진주대평무 씨도 다시 넣었습니다. 심는 자리에서 꼬투리를 까며 씨를 넣었는데,
긴비 오기전에 거둬 말리긴 했었어도 거뭇거뭇한 씨들이 가끔씩 나오네요.
땅콩이 흙 밖으로 얼굴을 내밀려고해서 북주기도 하고,
여물어가는 날옥수수를 따서 먹어보기도 했어요.
무성해진 고구마줄기 다듬어 무쳐먹으려고 껍질을 까다가
어렸을때 했던 놀이에 빠지기도 합니다.
오늘은 점심도시락을 저마다 싸왔어요.
밭일 마치고 밭에서 점심먹고, 걸어서 구천폭포로 짧은 나들이 다녀오거든요.
점심도시락 먹을 자리 마련하느라 우거진 자리들도 열심히 풀을 맸네요.
서현이 목에 걸어준 고구마줄기 목걸이를 어떻게 만드는지 언니들과 동무가 연구하고 있어요^^
밥 먹을 자리 마련하느라 풀도 매고, 돌도 고르고!
밭일 다 마치고 서로 거리두고 앉아 밭 풀, 열매들 마주보고 앉아 기운 주고받으며 맛있게 밥 먹었습니다.
녹두꼬투리, 옥수수 영글어가고,
가지는 첫 열매를 내었어요.
우리와 마음, 땀 주고받던 가지가 우리에게 가장 좋은 것 주려고
하늘과 땅에서 좋은 기운 끌어모아 낸 첫 열매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학교로 가져가서 다음날 모두 사이좋게 날것으로 나눠 먹었어요.
고추는 어느 시기를 지나니 한 그루에서 엄청 많은 열매를 달고있네요.
모두 빨갛게 익을때까지 두려고 따지 않고 있는데, 적은 양이라도 고춧가루를 꼭 내보고 싶어요.
지호가 심은 남사차수수도 한창 영글어가는데, 노린재들이 많이 찾아와요.
새들도 자주 찾아오겠다 싶어 양파망을 씌웠는데, 다음에 올때는 양파망을 더 챙겨와야겠어요.
인제할머니오이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것은 씨앗 받으려고 계속 지켜보고 있습니다.
토란을 보고 있으면 돌보는 학생이 아주 야무지게 토란을 살펴주고 있는것이 느껴져요.
밥상에 올릴려고 호박잎 몇장 땄는데, 꼭 꽃다발 같았어요.
모두모두 제 몫대로 삶 지어가고 있는 작물들이에요. 보고 느끼고 배울곳이 많은 밭이에요.
밥 맛있게 먹고, 구천폭포로 길 나섭니다!
아카데미하우스 옆 대동천 따라 올라가다보면 '구천폭포'가 있습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그리고 우리가 자주 왔던 곳 주변에 '폭포'가 있다고 하니 참 궁금하지요?
1646년 인조 3남이자 효종 아우인 인평대군이 이곳에 별장을 짓고 그 이름을 송계별업이라고 지었다고 합니다.
약 4년전에 '송계별업' 바위글씨가 발견되었고, 또 조선시대 왕릉 채석장 흔적을 발견하기도 했던 곳입니다.
밭에서 30분 정도 부지런히 걸으니 구천폭포에 도착했습니다.
조그마한 폭포일 줄 알았는데, 꽤 크고 높은 폭포였습니다.
굽이 굽이 시원하게 쏟아지는 물줄기 아래에서 과연 글씨가 어디에 쓰여 있을까 찾아보았습니다.
학생들과 바위 이곳 저곳 눈을 부릎뜨고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혹시 높은 곳에 올라가면 보일까해서 올라가보았지만, 폭포와는 더 멀어질 뿐이었지요.
아쉬운 마음은 뒤로한채, 물놀이 할 수 있는 아래 계곡으로 내려 가서 놀았습니다.
여름 끝자락을 지나, 가울을 맞이하며 하는 물놀이가 참 시원하고 즐거웠습니다.^^
라. 순례 한마당잔치 준비 : 알찬소리들의 소리모아부르기
삼일학림 얼라 선배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0여일간의 얼라 순례를 계획하고 있었어요.
14일 홍천 한마당잔치를 시작으로 우리나라 안팎 생명평화 길벗들 만나
서로의 삶 정성껏 나누고, 함께 두 손 맞잡고 더 큰 울타리 이루는 순례입니다.
얼라 선배들이 그간 일상에서 정성껏 일궈오던 사랑과 밝은 신명 씨알 나누는 잔치이지요.
20일에는 빛알찬 학생들 만나고,
인수마을 한마당잔치 계획되어 있었어요.
빛알찬 학생들도 한마당잔치에 함께 하기 위해
그간 소리모아부르기 배움때 익혀오던 노래 두 곡을 열심히 연습했습니다.
서로 마음과 소리 맞춰 왔던 <어른이 될 시간> <아름다운 나라> 를 가을학기 여는 주에도 열심히 부르며 연습했지요.
돌림병 정황으로
계획했던 이번 만남을 하지는 못했지만,
그만큼 더 그리워졌고, 여러 모양으로 선배들 사랑과 신명을 받게도 되었어요.
이것으로 족하다.. 싶을만큼 선배들과 시공간을 뛰어넘어 밝은 기운 주고받은 듯 했습니다.
생명 · 평화 · 안전 · 순례 · 하나 · 건강 · 기도 · 뜻 · 기쁨 · 환대 · 사랑 ·
겸애 · 밝음 · 신명 · 어린아가 · 어린이들 · 선배들 · 선생님들 · 이모삼촌들 · 고마움
여러 뜻 떠올리며 빛알찬 후배들과 선생님들이 한땀한땀 매듭 지어 장명루 팔찌를 만들었어요.
서툰 솜씨여도 생명평화사랑이 깃들어 있으니 순례 내내 '떠올렸던 뜻대로' 단단히 지켜줄거라 믿으며!
마음 담은 쪽지와 팔찌를 살포시 전했습니다.
선배들도 후배들에게 귀한 마음과 선물을 나누었어요.
엽서랑 후배들에게 쓴 편지,
그리고 학림 선배들 소리모아부르기 노래 담긴 CD!
이번 한주 동안 학교에서 틈 날때마다 내내 틀어놓고 들으며 밝은 신명 받고 있어요.
마. 새날 시작하는 마음 다짐 : 이어온 길이자 새길이다
쇠날에는 학생들과 서원에 동그랗게 책상펴고 둘러앉아
‘이어온 길이자 새길이다’라는 주제로 ‘새길 나서는 마음’ 다시 다지는 이야기 나누었어요.
봄여름학기 사이배움때 해넘이 바다보며 자신이 쓴 글과 그 글을 나누던 모습을 담아 나눠주었는데,
그때가 떠올라 웃기도 하고, 그런데 내가 쓴 글은 뭐지? 하며 자기 고백을 잃은 것을 서로 기억시켜 주기도 했어요.
그렇게 함께 하늘땅 바라보며 함께 있어 누릴 수 있었던 기쁨, 감사. 행복을 다시 떠올려 보았습니다.
내 기쁨, 감사, 행복이 내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 관계에서 지어지는 것임이 다시 상기되었다 생각돼요.
(가)부터 (하)까지 주제 단어만 담긴 종이와 선생님을 번갈아 보며 듣는 학생들 눈빛이
참 맑게 살아있다고 느꼈어요. 학생들은 과제로 사흘간 ‘감사한 것 다섯가지’ ‘고민 한가지’를 적어왔어요.
그간 해오던 감사나 고민이 아닌 ‘오늘 느낀 감사와 오늘 한 고민’을 사흘동안 썼는데,
쓰면서 느낀 것을 돌아가며 나누었어요.
감사하다고 쓴 열다섯가지를 다시 훑어보니 열세가지가 관계로 인한 것이라는 것을 깨달았다는 이야기도 있었고,
작고 사소한 것들이라 여긴 것이 나를 지켜주고 있었다는 것을 느낀 학생도 있었어요.
어렸을 때 감사한 것을 쓰는 습관을 부모와 함께 들였었는데 어느새 잃어버렸다가
이번 기회에 다시 하면서 감사한 것을 알고 기억한다는 것이 좋구나!를 느끼기도 했대요.
저마다 잠시 사흘간 느낀 고민 세가지의 뿌리를 더듬어보았고,
그 고민이 감사한 것 열다섯가지로 도저히 못 넘어설 것인지를 묵상하는 시간도 가졌어요.
그날 느낀 고민 한가지는 감사한 것 다섯가지로 그 뿌리를 더듬어보면 반드시 넘고도 남을 거라 믿어요.
마지막으로,
역사라는 것이 ‘행동하는 순서’인데, 선택하고 행동하려면 무엇이 있어야 하겠냐 물으니 ‘기준’이라고 답하더라고요.
“의사가 되어야 생명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살리는 삶을 사는 사람이 의사다.
그러니 선택의 기준은 직업이 아닌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어야 한다. 직업이 선택의 기준이 되면 슬픈일이다.
지금 선택하고 행동하는 순서가 곧 너희의 역사가 될텐데, 그 기준이 어떤 삶을 살고 싶은가 이기를 바란다.
그리고 (가)부터 (하)까지 나눈 이야기가 누군가는 꿰어질 것이고, 누군가는 다른 이야기 같을 수도 있는데,
그것은 누가 대신 꿰어주는 것은 아니고 꿰어진 만큼 꿰면 된다. 꿰어진 만큼이 공부된거라 생각하면 된다.”고
이야기 갈무리 했어요. 서로 돕고 지켜주며 더 책임있고, 아름다운 삶 지어가는 빛알찬 우리 역사를 써가면 좋겠습니다.
바. 주춤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빛을 발하라~ <8월 22일 ~ 26일>
돌림병 정황으로
이번주는 푸른이들 다섯 때론 여섯이 학교에 올 수 있었어요.
갑자기 맞이한 상황이었지만,
선배들 기운 받아 한주 동안 보낼 우리만의 나날살이 함께 짜고
몫 맡아 꾸리고 나누며 배움터 * 마을 곳곳에서 배움하면서 알찬 한 주 보낼 수 있었어요.
우리도 '무조건 즐겁게 하자!'는 마음으로.
1) 그리기
서현선생님과 함께한 그리기 배움. 참 즐거웠어요. 여는 이야기로 '마음에 드는 색을 고르라' 하셨어요. 저마다 고른 색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주셨는데, 그 이야기들이 참 따뜻했어요. 둘씩 짝 지어 여러 주제로 종이에 그림 담고 나누며 더 깊이 서로의 새로운 모습들 보게되어 고마웠습니다. |
2) 풍물연습 * 밥상울력
불날 · 나무날 낮에는 사물놀이반, 설장구반 나누어 그간 익혀오던 풍물을 번갈아 연습하고, 마을밥상에서 마늘, 호박(얼라 선배들이 인수마을에 선물로 건넨 인제할머니긴호박)을 배움터로 챙겨와서 껍질 까고 다듬어 전했어요. 보람되었어요. |
3) 졸업사진 찍기 * 화계사 탐방
불날 아침에는 '아름다운 때'를 사진에 담았어요. 졸업 앞둔 선배들은 한신대학원 곳곳에서 졸업사진을 찍고, 동생들은 화계사 곳곳을 함께 탐방했어요. 흐렸던 하늘이 갑자기 환~해져서 참 반가웠어요. 하준, 수인이는 초등시절에 놀았던 그곳에서 다시 같은 놀이(물길 바꾸기)도 했고, 불자들이 써서 매달아둔 기도제목들을 함께 읽어보기도 했어요. 재미있는 기도제목들도 있어서 읽는 재미가 있었죠. 법당에서는 예불을 드리고 계셨는데, 수인이는 건물 안으로 들어와보더니 "느낌이나 (구조가) 교회랑 똑같네요" 합니다. |
4) 새람 · 3학년 수인이 준비한 소리모아 부르기
처음으로 소리모아 부르기 수업을 진행해봤다. 나는 노래와 거리가 멀어서 수업이 어렵게 느껴졌다. 하지만 나무수인이가 진행을 잘 해줘서 다행히 성공적으로 마무리 할 수 있게 되었다. 참 재밌게 해가지고 좋았다. 노래를 많이 불렀는데 다 어려운 노래였다. 하지만 재밌게 지냈다. - 새람 - 처음 소리모아 부르기 수업을 준비한다고 했을 때 두 시간 동안 노래만 계속 부른다고 하면 기타 치는 내 손도, 친구들의 성대도 남아돌지 않겠다 싶어 여러 가지 생각들 해봤다. ‘다른 악기를 더 사용해서 합주처럼 해볼까?’ ‘노래를 부르며 하는 놀이 뭐 없나?’ 친구들한테도 그 시간에 뭐 하고 쉽냐고 물어봤는데 노래 몇 초 듣고 곡 맞추기 뭐 이런 것들만 나왔다. 그냥 한 시간은 노래 부르고 이후 시간은 자연스럽게 웃고 떠들고 노래 부르며 시간 보내지 않을까 싶었다. 그때 되면 생각나겠지 싶었다. 원래 수업 때 하던 노래들부터 빛알찬 소리집에 있는 곡 (생동중 곡, 학림 선배들 곡, 우아해 노래)까지 불렀다. 처음에는 목이 안 풀려 있어서 화음도 이상하게 맞고 음도 까먹고 그래서 처음부터 웃음이 터졌다. 한 시간 동안 노래를 불러도 꽤 힘들었다. 선생님이 우리가 부르는 걸 녹음하셨는데 나중에 들으니 또 웃음이 빵 터졌다. 나중에 다 같이 노래 부른 거 녹음 제대로 해서 CD로 만들어 남기면 참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잠시 참을 먹고 쉬다가 둘러앉아서 노래 부르는 게 들어가는 놀이를 했다. 수건돌리기, 노래의 어느 부분을 소리 내면 맞추기 놀이했다. 정말 엉뚱함과 웃음과 활기차고 밝은 기운이 움 안에 가득 찬 것만 같았다. 직접 수업을 꾸리고 이끌어 간다는 건 무겁고 책임감이 느껴지는 역할이라고 생각했지만 홀로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닌 함께 기운을 만들어 가는 것이구나 느꼈다. 무엇보다 이 시간에 많이 웃고 자그마한 추억 하나를 남긴 것 같아 좋았다 - 3학년 수인 - |
5) 2학년 수인 · 하민이 준비한 운동회
오늘은 몸놀이를 했다. 본래 계획은 안에서 조금 놀다가, 한신대로 가서 체육을 하기로 했지만... 날씨가 따라주지 않는 바람에 (비가 왔다), 안에서 놀기로 정했다. 첫 놀이는 풍선배구였다. 줄넘기 줄을 이용해, 꽃피는쉼터 안에서 어영부영 네트를 만들었다. 불편한 점이 있을때마다 조금씩 방식을 변형시키며 놀았다. 노는것에 집중해 아무도 점수를 모르는 풍선배구를 했다. 나가서 하려 했던 배드민턴을, 풍선배구 하듯이 앉아서 해보았는데 난리가 났다. 공이 너무 빨랐다. 그래서 배드민턴 공 대신에 풍선배구 할때 썼던 풍선을 이용했다. 그랬더니 너무 느렸다. 풍선을 조금만 불어 작은 풍선을 만들고, 작은 풍선으로 배드민턴을 쳤더니 풍선 꼴이 너무 웃겨서 칠 수가 없었다. 탁구공으로 탁구도 쳐보고 여러 시도를 하며 놀았다. 두번째로 전략 줄다리기를 하려고 했으나, 서로 알고 있는 방식도 다르고, 필요한 물건가운데 없는것도 있어서 그냥 줄다리기를 하기로 했다. 3대 3으로 줄을 잡고 비장하게 서서 줄을 당겼는데, 뚜드득! 하고 시작하자마자 이상한 소리가 나더니 줄이 얇아진 느낌이 들었다. 이 징조를 무시하고 다시 시작했더니 팡!하고 줄이 끊어졌고, 사람이 넘어지고.. 다행히 다른 고무로 된 줄넘기줄이 있어서 그걸로 마져 해보려고 했다. 이건 절대 안 끊어지지! 자신있게 줄다리기를 했지만, 쭈욱 늘어나는 느낌이 났다. 그 줄도 끊어먹을까봐 하지 못했다. 우리 모두 너무 깔깔댔다. 마지막으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를 했다. 앉아 있는 꽃, 서 있는 꽃, 엎드려 있는 꽃을 외쳐서, 똥개훈련을 하기도 하고 지렁이 꽃같은 뭔 꽃인지 모르겠는 꽃을 하기도 하는 등 재밌게 놀았다. 운동회를 준비하며, 적은 인원이고, 비도 와서 조금 걱정했지만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재밌게 놀아줘서 고맙고 좋았다. 한 주 지낼 때에 기운 모으며 행복하게 지내기로 했는데, 잘 이뤄진 것 같다. - 2학년 수인 * 하민 - |
6) 하늘땅살이 : 처서 이틀
이른 7시에 만나 선선한 숲길 걸어 밭에 갔어요. 지난주에는 잠잠하던 벼는 조금씩 이삭 팰 채비를 하는 것이 보였어요. 한 주 사이 아침밤 기온이 다르더니... 지난주 넣었던 씨앗 자리 상황 화인도 하고, 다시 씨 넣기도 하고, 가을상추 씨도 넣었어요. 더 마련해간 양파망을 남사차수수에 씌워주고, 녹두는 거둘때를 맞이해가고, 청치마상추는 긴 비 지나고 나니 꽃피우려고 하는 것 같아요. 처서 절기 지나며 밭과 논 변화들이 눈에 띄는데, 다음주 모습은 또 어떠할지 기대됩니다. |
7) 하준 · 준이 준비한 짧은나들이
이번주는 코로나로 많은 학생들이 오지 못해 하지 못하는 수업이 있었다. 그중 쇠날 오전 시간은 나와 하준이가 짧은 나들이로 꾸며 보았다. 주어진 시간이 많이 없어 멀리는 못가는 상황에서 가까이 있지만 자주 가지 않는 산으로 가기로 했다. 처음에는 해맞이 바위로 갔다. 해맞이 바위가 널찍하니 놀기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생각대로 7명이 앉아도 넉넉했다. 애초에 우리 나들이의 목적은 ‘쉼’ 이었기 때문에 여유롭게 앉아서 쉬기로 하고 놀이도 했다. 해맞이 바위에서 쉬다가 조병옥 박사 묘로 갔다. 이곳에서도 이야기 나누고 참 먹고 쉬다가 내려왔다. 처음 기획 할때부터 강조했던 쉼을 위한 나들이로 잘 꾸려진 것 같아서 기뻤고, 수업 시작을 잘 할 수 있는 힘을 얻은 것 같다. - 준 - 나와 준이가 쇠날에 하는 나들이 이끄미를 맡았다. 처음에는 다른 수업이면 몰라도 나들이 계획은 어떻게 짜지? 약간 막막했다. 때문에 하루 전 날 계획을 다 세운 것 같다. 가장 중요한게 어딜갈지 정하는 거였다. 막상 생각하려니 좋은 곳이 딱히 안 떠오르더라. 마당바위.... 솔밭공원! 우이천은....? 어디는 좀 멀고, 또 어디는 (코로나 조심하고 있는데) 사람이 많을 것 같고, 그래서 준이랑 얘기를 나누다 결국, 오랜만에 해맞이 바위에 가기로 정했다. 그렇지, 거기 가서 할 놀이도 준비했다. 쇠날 9시에 가르멜 수녀원 앞에서 만나 올라갔다. 가는데 영락기도원 물이 퍽 깊고, 물고기도 많았다. 해맞이 바위 아래로 계곡이 있는데, 콸콸(?) 소리가 들린다. 생각보다 힘들게, 생각보다 금새 해맞이 바위에 도착했다. 한동안은 말 없이 쉬다가 의견을 모아 빙고를 했다. 4x4로! ‘지금 눈에 보이는 것’과 ‘밝은두레에 있는 것’으로 했는데, 금새 시간이 갔다. 그래서 (힘들게 ㅋㅋ) 사진찍고 조병옥 박사 묘로 갔다. 거기서 참 먹고, 안경으로 서로의 새로운 모습을 찾아 주었다. 그렇게 놀다 내려오니 11시쯤. 이 글에 모든 걸 담아내지 못하지만, 아니 그만큼 잘 다녀왔다. 또 웃고. 지금 생각해보면, 할 일이 많진 않아 큰 부담없이 이끄미를 했다. 그렇지만 즐겁게 지내 좋고, 고맙다(?) ‘이끄미’란 말이 부끄럽게 그냥 같이 놀다왔다. 생각한다. 코로나로 여러 일이 있었지만, 이 기운 모아 잘 지내고 싶다. 무조건 즐겁게, 아자! - 하준 - |
8) 그리운 벗들에게 밝은 신명 전하는 '새참 배달'
저마다 있는 자리에서
가을학기 힘내어 열어갔을 빛알찬 벗들!
다음주에는 빛알찬 완전체로 우리 모두 밝게 만나요~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09.06 11:21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2.09.06 11:32
첫댓글 와우~ 다들 즐거워 보이네 `보는 저 까지 즐거워 엉덩이가`들썩 들썩` 하네요.
같은 마음되어 함께 들썩들썩 즐거워할 새울이 모습! 아주 잘 그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