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부터 시작한다.
임술이 월주, 일주 나란하다. 임술은 괴강백호를 깔고 있는 자리이면서 편관이다. 여자라면 고혹적이고 사색적이면서 육감이 뛰어나다. 임술일주가 마음을 먹고 유혹하지 못할 남자란 없다. 편관 술토 안에 정인, 정재를 안고 있으니 팔색조 매력이다. 섹시한 줄 알았더니 귀엽고, 귀여운 줄 알았더니 지적인 그런 여자다.
그런데 이것이 괴강 백호이니 성격이 장난 아니다. 단아해 보이는 첫인상에 속으면 안된다. 화나면 앞뒤 안 돌아보고 뒤집어 엎어 버리는 사람이다. 진토, 술토가 무서운 점은 평소에는 잠잠하다가 한번 화를 내면 끝장을 본다는 것이다. 자신을 열받게 한 원인이 되는 그 무엇을 줄기만 베어내는게 아니라 뿌리까지 싹 뽑아버리려 든다.
연지 묘목이 있는데 이것이 참으로 묘하다. 상관이면서 술토와 묘술 합(육합)으로 합한다. 노래나 춤 등 표현력에 상당한 재능을 부여하는 인자이며 육합이 되니 이성을 끌어들이는 매력요소가 된다. 나이트클럽에서 매혹적인 춤으로 군중을 사로잡는 섹시한 댄서의 모습이 연상된다.
술토가 병화의 묘지이니 재성과 인연이 짧다. 그런데다가 초년에 수(水)대운으로 흐르니 아버지와의 연이 박하다. 사주에 음기가 강하기 때문에 넘치는 끼와 재능을 예술 쪽으로 잘 풀지 않으면 화류계로 들어갈 우려가 있는 팔자이다.
천간에 비견겁재가 나란히 공존하는데 이것은 사회에서 공통된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의 집합 중 한 명의 당당한 일원으로 인정받아야 함을 의미한다. 천간에 비견겁재가 아니라 재관이 투출하면 조직에 충성하며 조직의 일부로써 종속된다. 그러나 재관이 아니라 비견겁재가 투출하면 집합의 일원이 되는 것이다. 이 차이는, 재관은 수직적이고 상하관계가 있는 시스템 안에서 개성의 말살이 필연적이나 비겁은 평등한 사람들끼리 공통된 목적을 가진 모임을 구성한 것으로 개개인의 개성이 존중된다는 점이다. 그러므로 재관이 강하면 사회성을 갖추어 회사생활을 하고 비겁이 강하면 명성을 떨쳐 프로가 된다.
태어난 시는 진토를 놓는 오전 7시30분~9시30분, 천간에 병정화를 놓는 오전11시30분~오후15시30분은 피해야 한다. 왜냐하면 진토는 술토와 진술충을 하여 수시로 인생에 파란을 야기시키므로 좋지 않으며, 천간에 재성이 투출하면 쟁재가 벌어지기 때문에 좋지 않다.
33세~52세 대운은 지지로 식신상관이 오고 천간으로 재성이 오게 되므로 참으로 힘든 대운이 되겠다. 관성이 강하여 관성을 무시할 수 없는 사주팔자에서 식신상관 운세는 이것저것 부질없이 건드리고 한 곳에 자리잡기 힘든 운세다. 천간으로 재성이 와서 원국의 비견겁재에 의하여 쟁재가 되는 것은 그 무엇도 본인의 마음에 드는 것이 없고 부질없어 진다는 뜻이다.
53세~62세 무진대운도 힘들다. 편관이 들어오면서 이것이 원국의 술토와 진술충을 야기시키며 수를 입묘시킨다. 비겁이 입묘되는 것이니 인생의 의미를 잃고 내적으로 많은 갈등이 초래되며 동기부여가 떨어져 자신감을 잃어버릴 수 있다.
이런 사주 들고 무당 찾아가면 자기들이랑 비슷한 팔자 가졌다면서 신 받으라고 권한다. 확실히 험난한 운명을 암시하니 종교나 철학을 통하여 많은 자아성찰을 해야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팔자이다. 만약 이런 팔자를 갖고 잘못된 길로 빠져 음지로 들어간다면 십중팔구 그 말로가 비참하다.
남명이 되면 초년에 격국용신이라 할 수 있는 인성이 들어온다. 술토 지장간 안의 신금을 제대로 쓸 수 있는 운세여서 자신의 재능을 만개할 수 있을 것이다. 이후 대운 지지로 재성이 들어와 관성에 힘을 더하는 것도 바람직하며 천간으로 관성이 들어와 비겁을 제어해 주는 것도 바람직하다.
남명은 여명과는 달리 인생의 3분의2 이상 용신 대운으로 흐르니 삶이 풍요로울 것이다. 단, 술토가 재성의 묘지라는 점 하나는 신경이 쓰인다. 남명에게 재성은 처를 뜻하는데 혹시 세운에서 진토가 들어와서 진술충을 야기시키면서 화를 입묘시킬 때 처와 이별수가 있는 것이다.
화의 묘지인 술토가 2개이니 보통 이런 사주를 갖고 무당집 찾아가면 결혼을 2번 한다는 말을 들을 수도 있다. 100% 단정짓기는 무리가 있지만 높은 확률로 맞아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