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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BEST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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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여행기 스크랩 캄보-2> 안경 쓴 놈은 다 죽여 !
LoBo 추천 0 조회 145 14.06.03 09:09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뚝딱 뚝딱, 탕 ! 탕 !

새벽녘에 간신히 잠들었는데 박자 맞춰 들려오는 망치소리에 동틀녘 깨버렸다.

 

등보이고 자는 승주 깨지 않게 조용히 일어나 창가로 가봤다.

    아시바는 성냥개비같은 나무로, 

    듬성듬성 세워진 비계엔 얇은 모기장을 쳐 놓고

    골조만 앙상하게 올라간 고층건물 위에서 인부들이 아침 일찍 일을 하고 있었다.

열의는 63빌딩이라도 올릴 기세다.

나이가 들수록 하체가 부실해져서, 보기만 해도 두 다리가 후들거리는데 저 위에 사람들은 얼마나 후달릴까 ?

이탈리아 보수공사 현장은 가림막에 건물 실사사진을 예술적으로 프린트해 놓을 정도인데 여기는 사람을 건축자재 정도로 여기는 것 같다.

사람 값이 건축비만큼 비싸져야 안전에 신경을 좀 쓸텐가... 

 

 

빵 ! 빵 !

출근을 서두르는 오토바이 경적소리가 들려온다,

동남아 특유의 번잡함은 있지만 호치민 정도로 활기찬 맛은 없었다

 

 

 

 

호텔 프런트 한 구석 

 

호텔 밖으로 나와 상훈이를 기다리며 거리구경을 한다.

길건너 터키옥색 간판에 dental clinic 라고 쓰여 있다.

 

오토바이가 잔뜩 세워져 있고 간판도 없어서 처음엔 오토바이판매 수리점인줄 알았는데

식당이었다.

아침을 먹으러 나온 캄보디아 사람들로 복작복작했다. 활기찬게 사람사는거 같아 나도 기분이 up 되었다

 

 

잠시 후 상훈이가 우리를 데리러 왔다,

호텔에 조식이 포함되어 있는데 맛이 없다며 잘하는 쌀국수집에 해장하러 가자고 한다.

어젯밤에 인적이 없어 무서웠던 뒷골목길은 아침에 다시 지나가도 알흠답지는 않았다. 

 

요리조리 골목을 빠져나와 도착한 Pho 18

pho (베트남쌀국수)란 단어가 올해 웹스터사전에 올랐다는게 늦은 감이 없진 않다.

 

주택가 모퉁이에 있지만 분위기는 완전 시장바닥 분식점이라 입맛이 막 생기지는 않았다.

 

혐오스럽게 천정에 쌩~닭발을 매달아 놨다.

악귀를 쫓으려다 되려 나같은 겁쟁이 손님을 쫓게 생겼다,

 

 

 

 

 

상훈이가 주방으로 가서 음식을 주문하고

 

마침 야외 테이블이 비길래 자리를 옮겨 앉았다

 

옆집과는 화분 몇개로 나눠놨는데

한 남자가 고쟁인지 빤쓴지 파자마인지만 하나 걸친 채 나와 서성거린다. 

 

몰카를 찍다가 눈이 마주쳐 얼른 딴청을 피웠다.

잠시 후 안에 세워놓은 승용차를 끌고 나와 정성껏 닦고 카바를 씌워 놓는데...타이어가 미쉐린이었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질질 흐르고 몸이 축축 처진다

갑자기 바뀐 생활 리듬과 동남아 날씨에 마이 놀랬어.

 

따뜻한 쌀국수가 나오자 승주랑 상훈이가 경건한 얼굴로 퍼런 잎파리를 잔뜩 뜯어 넣는다. 

나도 조심스럽게 한 잎 뜯어 맛을 보고, 그냥 쌀국수만 후루룩 먹었다. 어제밤 야식도 그대로인 위장에 대짜 pho 한 그릇이 다 들어갔다.

 

꼴에 카페도 있다.

당뇨에 단거(Danger)는 위험(Danger) 한데 카페쓰어다만 보면

" 이대로 즉어도 좋아 ~! "

 

 

그 사이 삼만엥 전화가 걸려오고 잠시 후 현지 청년(나중에 보니 처남)과 함께 어디선가 나타났다.

어제 약속 못 지킨 핑게를 대는데 설득력도 없고 횡설수설이다. 부안에서 농사를 짓는다는거 같았다

처남에게 오토바이를 사주려고 시내에 나왔다고 한다.

 

처남이 타고 싶은건  HONDA Dream 신형. 2,000 $ 짜리다. 여기선 벤츠 최신형 모델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상훈이가 처남 머리에 총부리를 겨누는 시늉을 하며 ' 그거 타고 다니면 깡패들이 총 들고 뺏어가~ ' 캄보디아 말로 설명을 하는데 못 알아듣는 척 실실 웃기만 한다.

답답해서 상훈이가 이번엔 삼만엥에게 ' 그냥 중고 사줘. 900 $ 이면 돼 ! ' 알려 주는데도 우유부단 결단을 못 내리니까 상훈이도 더 이상 설득을 포기했다.

 

" 오후 5시쯤 동생 결혼식 올릴거 같다. 오후에 다시 전화 드릴테니 구경오시라 " 

고 하며 삼만엥과 처남이 떠나고 우리도 차를 탔다.

 

차안에서 승주랑 상훈이가 걱정이 태산이다.

 - 처가쪽에서 뽕을 빼려고 하니까 삼만엥이 선을 확실하게 그어야 할텐데...

 - 70만원이 많다고 하면 많고 적다고 하면 적은 돈인데 처가집에 오면서 그것만 갖고 오냐, 동생 결혼식도 있다면서...

 - 지난번 결혼식 하느라 빚도 졌대

나야 뭐 잘 알지도 못하니 뒷자리에 앉아 그냥 그런갑다 할 뿐

 

 

●    ●    ●

 

 

 

불과 40년전, 1970년 후반 이 나라에선 ' 안경 썼다' 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죽였던 때가 있었다.  킬링필드.

지금도 그 후유증으로 캄보디아인들은 상대방을 똑바로 처다보지 못하고 슬금슬금 눈길을 피한다,

 

그런 나라에서 안경점을 할 생각을 하다니 !  것도 최빈국에서 고가정책으로 !

상훈이의 도박같은 투자는 몇 개월만에 대박이 되어 돌아왔다.

 

 

상훈이 딸 하나 !

 

 

 

길 맞은편에 안경점이 이미 있었는데 상훈이네가 들어오고 나선 완전히 개점휴업상태가 되어 버렸다

승주가 조용히 가서 보고 오더니 불 꺼진줄 알았다고 한다. 그래도 요즘엔 전면유리에 장식도 붙이고 프랭카드도 걸고 나름대로 신경을 쓴다능.

"  제네들은 자기네가 왜 안되는지 아직도 몰라 ! "  상훈이가 히죽거리며 일갈했다.

 

 

시내 가로수에 노란 꽃이 만발했다.

 

 

상훈이 일 보라고 하고 승주랑 옆 블록에 쇼핑센터 구경을 갔다

 

골든시티라고 불리는 대규모 플랫하우스 단지 안에 개점한 쇼핑몰 ' 소반나 sovanna' 

 

 

전면 광장 옆에 뜨레쥬르

 

매장안에는 네이쳐리퍼블릭, 삼성전자, 맞은편 상가에도 더페이스샵, 떡고을등 ...한국 회사들이 많이 진출해 있는데.

아직 프놈펜에 한인타운은 없다고 한다

  

 

 

쇼핑센터 안쪽으로 대형 슈퍼가 있었는데 한쪽에서 보수공사를 하고 있었다,

 

공산품들은 다 수입이라 가격이 비쌌다

 

그런데 이상하게 술은 싸다. 가짜일리는 없을텐데...

승주 말로는 양주도 면세점에서 살 필요가 없을 정도라고 한다.

 

오전이라 쇼핑센터 안에 손님이 없나 ?  담배피러 밖으로 나왔는데 주변이 썰렁하다.

태국이나 베트남하고는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

어느 책에서 소반나에 대해 ' 먹고 사는데 급급하던 캄보디아인들도 이제 여유와 안목이 생겨 점점 더 좋은 것을, 더 편한 것을, 다양하게 즐길 거리를 찾고 있다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 라고 적고 있는데 아직 시기상조인거 같았다,

 

 

쇼핑몰 주변으로 썰렁한 거리에

성대리점에 스피커 소리만 치렁치렁 울리고 있었다.

 

 

 

 

 

 

아침부터 뜨거운 햇살을 정통으로 맞으며 안경점으로 돌아왔다

낱개 포장된 시원한 생수를 갖다 주는데...이 안경점이 잘 나가는 이유 중 하나가 살짝 엿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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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4.06.03 19:58

    첫댓글 수영복아닌가? 이상한 옷 말입니다. 잘 써 주세요. 사업의 미래를 위해서요.

  • 작성자 14.06.03 20:25

    사업의 미래라 하시면.... 무슨 사업 말씀하시는지요 ?

  • 14.06.06 21:54

    @LoBo 지금 하시는 사업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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