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정마을~무기임도 길 개설로
- 구성 1교 기점 원점회귀 산행
- 강원도 오지 같은 험준한 산세
- 백월산·낙동강 등 정상 풍경 황홀
- 주 씨 고택 ‘무기연당’도 볼 만
산을 찾다 보면 우리나라에 대홍수에 관한 전설이 아주 많다. 경남 함안군 칠원읍의 진산인 청룡산(靑龍山·647m)과 무릉산(565m)도 그 중 하나이다. 청룡산은 작대산(爵大山)으로도 불리는데, 온 세상이 물에 잠겼을 때 작대기만큼 남았다고 한다. 정작 한자는 ‘부자 작(爵)’자를 써 큰 부자, 즉 큰 인물이 난다는 뜻도 있다. 이웃한 무릉산은 물레만큼 정상이 남았다 해 물레산으로 불리다가 무릉산으로 바뀌었다 한다. 두 산 사이에 배가 넘어 다녔다는 ‘배넘이 고개’가 있는데다 낙동강이 가까이에 있어 대홍수 이야기는 더욱 그럴 듯 하다.
■청룡산 트레킹 길로 원점회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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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함안군 칠원읍 청룡산은 정상보다 끝봉 전망이 더 넓게 열린다. 취재팀 왼쪽에서 시계방향으로 옥녀봉 마금산 천마산 낙동강 백월산 주남저수지와 발아래 창원 북면의 조롱산과 무릉·감계리 아파트 단지가 펼쳐진다. |
청룡산은 칠원읍에서는 원점회귀 산행이 쉽지 않았다. 함안군에서 ‘산정마을~양미재~무기임도’에 이르는 6㎞의 청룡산 트레킹 길을 개설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이에 ‘근교산&그 너머’ 취재팀은 구성 1교에서 출발해 청룡산 정상을 오른 뒤 하산은 청룡산 트레킹 길을 따라 무기마을의 ‘무기연당’을 경유하는 청룡산 원점회귀 산행을 소개한다. 청룡산은 산길이 다양하다. 취재팀이 올랐던 구성 1교에서 오르는 1 코스와 무기마을에서 오르는 임도(2코스), 능선 길(3코스), 산정마을의 구고사 코스가 있다. 이외 운곡리 운동마을 임도와 창원 북면 감계리에서 오르는 산길이 있다.
청룡산은 한 산만 오르는 대신 천주산과 종주 산행을 주로 한다. 두 산은 봉우리의 오르내림이 심한 데다 산행 거리도 멀어 등산동호인은 만만찮은 코스인데다, 외지인은 대중교통까지 불편해 찾는 게 쉽지 않았다. 그래서 청룡산 트레킹 길로 인해 원점 회귀 산행이 가능해지면서 승용차로 이제 다양한 산행을 하게 됐다. 청룡산의 유래는 산정마을의 용지골에서 용이 승천한데서 유래한다. 신증동국여지승람 대동여지도 등 옛 문헌에는 청룡산으로 모두 나왔는데 일제 강점기 이후로 작대산으로 바뀌었다 한다. 현재 함안군에서는 청룡산이 공식 명칭이다.
함안군 칠원읍 구성리 구성1교 굴다리에서 출발해 5번 국도 변 위험물 탱크 저장소~임도(체육공원)~장수방폭포~임도(간이화장실)~청룡산·무기 갈림길~서봉·청룡산 갈림길~서봉 정상~청룡산 정상~끝봉(추모비 삼거리)~천주산·청룡산 트레킹 길 갈림길(양목이 고개)~전망대~무거·청룡산 갈림길~임도 갈림길~등산로 입구(2코스)~무기동회관~무기연당~구성 1교 굴다리로 되돌아 오는 원점회귀이다. 산행거리는 약 14㎞이며, 5시간 안팎이 걸린다.
이번 산행은 5번국도 구성 1교 굴다리에서 출발한다. 왼쪽 등산로 입구에 청룡산 정상(4.1㎞)이정표를 지나 나무 덱 계단을 올라 간다. 5번국도 변의 위험물 탱크 저장소 왼쪽에 에어건과 청룡·천주산 등산안내도가 서 있다. 칠원읍 주민이 즐겨 찾는지 체육공원까지 둘레길 같은 완만한 길이 이어진다. 왼쪽 운서리에서 올라오는 갈림길 한 곳을 직진해 철탑을 지난다. 정면에 멀리 보이는 봉긋한 두 봉우리는 왼쪽이 청룡산 서봉이다. 소나무 숲 오솔길은 100~200m 높이의 봉우리를 에돌아 위험물 탱크 저장소에서 약 40분이면 임도가 지나가는 체육공원에 도착한다.
취재팀은 임도 왼쪽에 ‘장수방폭포’를 갔다 온다. 편백 숲을 빠져나가니 하늘이 열린다. 역광의 몽환적인 실루엣이 무릉도원이 연상 될 만큼 오솔길과 주위 산세가 예쁘다. 그래서 조선 숙종 때 유학자이자 명필가인 미수 허목 선생이 머물렀나 보다. 나무다리를 건너면 오른쪽에 높이 5m 폭포가 나오는데 물이 말랐다. 체육공원으로 되돌아 나가 편백 숲 능선을 5분 오르면 간이화장실이 있는 임도와 만난다. 청룡산(1.8㎞)은 직진해 나무 덱 계단을 오른다. 오른쪽은 무기, 왼쪽은 운동 방향. 왼쪽에 무릉산이 보이는 덱 계단을 지나 산불초소 갈림길에서 직진한다.
■강원도 오지 같은 트레킹 길
10분이면 능선에 올라 선 뒤 운치 있는 아름드리 소나무 숲길이 이어진다. 25분이면 갈림길, 청룡산(0.9㎞)은 직진한다. 오른쪽은 무기(1.4㎞) 방향. 10분이면 다시 갈림길에서 왼쪽 서봉(0.1㎞)으로 간다. 오른쪽은 청룡산으로 곧장 가는 길. 산불무인감시카메라와 서봉 정상석을 뒤로하고 8분이면 헬기장과 정자가 있는 청룡산 정상에 올라선다. 동쪽으로 전망이 열린다. 오른쪽에 구룡산에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주남저수지 백월산 낙동강 천마산 마금산 무릉산과 발아래 조롱산이, 무동·감계리 아파트단지와 북면 전경이 펼쳐진다.
남쪽 천주산(4.8㎞)·산정(7.7㎞) 방향으로 하산한다. 동봉을 거쳐 정상에서 10분이면 추모비 갈림길인 끝봉에서 오른쪽 천주산(4.3㎞)으로 내려간다. 왼쪽은 무릉산·북면 감계 방향. 정상보다 더 넓게 전망이 열린다. 두 곳의 감계리 갈림길을 지나 12분이면 양목이재에서 오른쪽 무기 방향 청룡산 트레킹 길(4.5㎞)로 꺾는다. 직진은 천주산(3.8㎞) 방향. 너른 길이 이어진다. 10분이면 갈림길인데 왼쪽 너럭바위 전망대를 갔다 온다. 농바위 천주산 무학산 등과 발 아래 남해고속도로가 지나간다. 조릿대 숲을 지나 산비탈을 들고 나는 구불 구불한 산길은 강원도 오지를 걷는 느낌이다.
전망대에서 50분이면 갈림길인데 무거(1.0㎞)로 직진한다. 오른쪽은 청룡산 (1.4㎞) 방향. 큰 무덤을 지나 10분이면 임도에 내려선 뒤 왼쪽 댓숲을 지나 2코스 등산로 입구에 도착한다. 직진해 나오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무기동회관을 찾아간다. 회관 왼쪽의 주차장을 지나 주 씨 고가인 무기연당을 보고 되돌아 나와 무기 1길 23-2번 집 앞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30m 뒤 나오는 23-5번 집 앞 오른쪽 골목길을 간다. 콘크리트 갈림길과 만나 왼쪽 전원빌라 방향으로 간다. 무기연당에서 20분이면 구성 1교 굴다리에 도착한다.
# 교통편
- 부산서부버스터미널서 함안 칠원행 직행 타고
- 용산 정류장서 내려야
이번 산행은 시간만 잘 맞춘다면 대중교통편과 승용차 모두 괜찮다.
부산서부터미널에서 직행버스를 타고 경남 함안군 칠원읍 용산정류장에서 내린다. 서부터미널에서 칠원행은 오전 8시30분 단 한 차례 있다. 들머리인 5번국도 구성 1교 굴다리까지 도보로 약 17분 거리. 정류장에서 직행버스 진행방향으로 간다. 용산사거리에서 직진해 대륭아트빌라 직전 오른쪽으로 꺾어 애국지사 손양원기념관을 지나 덕산휴먼빌 앞에서 왼쪽 ‘덕산 1길’로 간다. 도원사인빌을 지나 굴다리를 빠져나가면 바로 왼쪽이 등산로 입구다.
산행 뒤 신반에서 출발해 칠원에 정차하는 직행버스는 마산까지 밖에 운행하지 않아 3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113-1번 시내버스로 마산터미널로 간 뒤 부산으로 되돌아간다.
승용차 이용 때에는 함안군 칠원읍 덕산 1길 169를 내비게이션 목적지로 설정하면 된다. 굴다리 아래와 5번국도 유험물 탱크 저장소(칠원읍 경남대로 1904) 입구에 주차 공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