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옥 시집 '요뿔러스'(작가마을) 발간
◉출판사 서평
김순옥 시인이 두 번째 시집 『요뿔러스』를 펴냈다. 김순옥 시인은 이번 시집 『요뿔러스』에서 지난 1시집 『침묵이 깊어진다』와는 변별된 시 세계를 보여주고자 변화를 꾀하고 있다. 형식의 변형이 아닌 주제에 대한 접근방법이나 이미지 묘사에 대한 시인 스스로의 진취적 서정성의 깊이를 몰아간다. 특히 ‘유플러스’의 ‘요뿔러스’로 기록할 만큼 언어적 기교를 다양화했다. 이러한 언어적 기교는 시인 내면의 발전 없이는 나올 수 없는 기교이다. 특히 이번 시집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특정 시가 아닌 모든 시에서 서정적 어조의 이미지를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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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서평
김순옥의 시는 역사적 변혁의 에너지로 충만하다. 시적 화자는 그 변혁을 갈구하는 희망을 사전투표라는 행동으로 드러낸다. “돌을 골라내고/ 풀이 낫을 베고/풀이 호미를 뽑고 할 수 있지만/그 넓은 밭을 정리하기는 //시간이 오래 걸려/잡초를 한 방에 확 날려줄/예초기에 한 표//비릿한 허공에 풀향기 날리고/끈적이며 달라붙는 진딧물/흔적 없이 바람에 부서진다//나의 도구는 투표” (「투표」). 시적 화자는 사전투표에 참여함으로써 스스로의 한 표가 세계를 더 좋은 쪽으로 바꾸어 주기를 바라는 낭만적 희망을 실천한다. 제대로 정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사회는 풀과 돌, 진딧물 가득한 밭으로 비유된다. 자기가 선택한 후보가 예초기처럼 강력한 도구가 되어 세계의 난무하는 부정을 한 방에 날려주기를 희망하며 한 표를 행사한다.
-최정란(시인)
◉시인 약력
김순옥 시인은 부산 기장에서 출생, 2015년 《문학도시》 로 등단했다. 부산문인협회, 부산시인협회, 부산불교문인협회, 해운대문인협회 회원이며 실상문학작품상을 받았다. 시집으로는 『침묵이 깊어진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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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김순옥 시집
자서
제1부
종이컵 연등
분갈이
봄날을 신고 걸어간다
보보인형 실험
종이 한 장
달빛에 더욱 푸른
묵시록
오지라퍼
날고 싶어요
미세플라스틱
깜깜 절벽
데칼코마니
손바닥 세계
천사의 나팔꽃
장마와 불볕더위
제2부
블라우스
늦었다고 말했다
희미하다
회복기
장마
빈 잔
라면
화장의 문
황금 솥
합리적인 순간
투표
순간 기록
단추와 단춧구멍 사이
해변열차
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
제3부
장산 계곡에서
수선화
군자란
오월의 장미
빛의 바다
봄비
헤엄치는 밤
배롱나무
9월에
겨울나무
겨울바다
바람의 거짓말
겨울바다
울릉도
이수도
미역밭
베란다 텃밭
제4부
푸념
술래잡기
감천문화마을
추위
조금씩 깎이고 있다
아무 생각 없이
힘의 기술
아름다운 미끼
자화상
산책로의 긴 의자
리모컨 세상
발톱을 숨긴 맛
알람
옥돌침대
모독
◼해설 / 거울 언어의 고요한 환대 -김순옥 시집 ‘요뿔러스’ -최정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