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없는 몸 무덤은 있어 무엇 하느냐. 내 죽거든 시신을 불살라 강물에 띄워라. 혼이라도 바다를 떠돌면서 왜적이 망하고 조국이 광복되는 날을 지켜보리라" 독립운동계의 최고지도자 김동삼 선생이 남긴 유언이다. 김동삼 선생의 화장을 마치고 나서 만해 한용운이 일생에 눈물을 흘린 적이 이때라고 한다. 선생은 만주지방 무장투쟁의 지도자로 무오 독립선언과 민족유일당 촉진회를 주도하였다. 일제의 압박에서도 만주지역에서 독립운동기지를 건설하고, 이념과 방략에 따라 나뉘어 져 있던 독립운동단체를 하나로 묶어는 데 전념해 만주지역 독립운동진영에서 `통합의 화신(化身)으로 불려 졌었다.
난세에 영웅이라도 나타나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생활 전반에서 나타나는 현상이 먹고살기 힘들어지는 세상으로 푸념을 넘어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다. 문 닫는 식당의 수가 날로 눈으로 확인하기가 버겁고, 젊은이들의 일자리 찾기는 하늘의 별 따기 처럼 아득해지고 있다. 삶의 무게가 기약 없이 무겁게 드리워진 젊은이들에게 희망의 사다리를 이어가야 하는 사회적 책임이 크게 와 닿는다. 국민 생활과 직결되는 국정과제의 해법이 정치적 해결 과정에서 교착상태에 빠지자 국민들의 눈살이 매서워져만 간다. 그만큼 정치는 국민생활의 안전한 보호에 책임을 져야 한다.
2년 전 2022년 10월 28일 159명이 사망한 이태원 참사에 대한 원인규명을 위해 재조사를 목적으로 특별조사위원회 구성을 골자로 한 이태원 특별법이 이제야 여야 합의로 채택될 모양이다. 이 사안은 대통령이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한 바 있었다. 그 동안 풀리지 않던 정치적 해결과제들이 통합과 협치의 관점에서 풀릴지 기대가 크다. 물론 아직까지 야당이 제시하는 채상병 특검법과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안 등은 오리무중이다. 이 역시 여야가 원할한 대화와 협력을 통하여 협치와 통합의 기운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이다.
우리 지역에서도 협치를 위한 반가운 뉴스를 만나고 있다. 김두겸 시장과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당선인들이 시정과제 16개 주요 현안을 두고 긴한 논의를 했다고 한다. 분산 에너지 특화지역 지정, 2028년 울산국제정원박람회 유치, 세계적 공연장 건립, 태화강 국가정원 확장, 울산고속도로 도심 지하와, 북울산 역세권 개발 등이 주요 논의 대상이었다. 이외에도 당선인들이 앞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합심으로 국회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을 것이다. 앞으로 지역 국회의원들의 역량에 따라 울산이 다시 한번 한걸음 나아가는 이정표를 맞게 될 것이라 믿는다.
당선인들은 해당 선거구에 필요한 개발ㆍ개선과제를 공약으로 제시하고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아 당선된 사람들이다. 그러나 이와 함께 이들에 의해 제시된 울산버스 노선 개편, KTX-이음열차 정차역 태화강역 유치, 지역 자동차 산업의 미래차 대응방안 등도 `울산당`의 기지로 해결해야 한다. 특히 도시, 산업, 교통, 환경 분야에서 풀어나가야 할 현안들이 적지 않다.
이처럼 산적한 지역발전 정책과제와 국정과제를 해결하는데 특정 집단이나 개별 정당의 목소리만으로는 해결에 한계가 있다. 때문에 이런 문제는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정당의 정치적 성향만이 아닌 지역통합의 의제를 충분히 활용할 수 있어야 가능하다. 지역발전을 도모하기에 앞서 일하는 정치인들의 협치와 통합에 진정성이 담겨 있지 않으면 울리는 괭과리에 불과한 이유도 그 때문이다. 22대 국회에서 울산지역 국회의원들이 지역발전과 통합의 화신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