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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9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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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영천시 청통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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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공산 한반도의 척추인 백두대간이 남으로 힘차게 뻗어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나는 곳에 우뚝 높이 솟아 병풍처럼 둘러쳐진 팔공산은 옛부터 우리나라의 명산영악(名山靈岳)으로 손꼽혀 왔다. 옛사람들은 이 산세가 삼존불, 즉 세 부처님의 형상이라 하여 신령스러운 영산으로 믿어왔다. 대구광역시의 북동쪽을 장벽처럼 둘러싸고 있는 팔공산(八空山·1192.9m)은 대구시와 경상북도 5개 군에 걸쳐있으며 웅장한 산세와 기암괴석, 바위절벽을 이룬 능선 그리고 깊은 골짜기와 울창한 수림 등 명산이 갖춰야 할 덕목을 고루 지녔다. 최정상인 비로봉(일명 제왕봉)에서 남동쪽으로 동봉(일명 미타봉)을 거쳐 염불봉 - 인봉 - 노적봉 - 관봉(갓바위·850m) 연봉을 뻗고, 서로는 서봉(일명 삼성봉)에서 한티재와 가산(901.6m)을 거쳐 칠곡군 가산면 다부리에 내려앉기까지 30㎞가 넘는 길이로 활개를 펼치는 사이 변화무쌍한 산세를 보여준다. 남사면이 급격히 치솟아 기운찬 형상을 하고 있는 반면, 북사면은 군위군을 감싸안는 듯 부드러운 산자락을 길게 늘어뜨리고 있다. 한티재를 경계로 동쪽을 팔공산, 서쪽을 가산이라 나누어 부르고 있다. 경상북도가 80년 팔공산과 가산 일원을 한데 묶어 도립공원으로 지정했다. 이듬해인 81년에는 대구시가 직할시로 승격하면서 대구지역은 자연공원으로, 경북지역은 도립공원으로 관리하고 있다. 대구시 자연공원 지역(30.593㎢)과 경상북도 도립공원 지역(95.687㎢)을 합치면 126.28㎢ 넓이로, 북한산국립공원의 1.5배, 울릉도의 2배에 이른다. 천년이 넘은 동화사를 비롯한 수십 개의 사찰과 암자가 있으며, 울창한 수림, 맑은 물이 흐르는 수 갈래의 계곡 속에 이른 봄의 진달래, 늦봄의 영산홍, 여름엔 후박 등이 청초하게 피어나고, 가을에는 단풍과 활엽수, 겨울의 설경등이 신비의 경지를 이룬다.
동편에 영천 은해사가 위치하고 있는데 이 절은 조계종 제10교구의 본산으로 혜철국사가 신라 헌덕왕 원년(809)에 이곳 해안평에 창건 하였고 조선 명종 원년(1546)에 천교화상이 이곳으로 이건하여 은해사라 하였다. 은해사에는 거조암,백흥암,운부암,중암암 등 8개의 암자와 국보 14호인 영산전과 보물 3점이 지정되어있고 건들바위와 기기암의 장군수 및 안흥폭포가 있는 명승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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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공산 산행은 동화사 지구, 파계사 지구, 능성동 갓바위 지구, 대한리 갓바위 지구, 은해사 지구, 수도사 지구 등 6개 지역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정상인 비로봉은 방송중계소와 군기지 보안을 위해 접근이 허용되지 않아 제2위 고봉인 동봉(1,155m)을 밟는 것으로 만족해야한다. ○ 동봉 최단등로 : 동봉으로 최단등로는 동화사 길과 팔공스카이라인 능선길을 꼽을 수 있다. 동화사 길은 염불암까지 약 2km 구간은 지루한 콘크리트길을 따라야한다는 점 때문에 주로 하산로로 이용하고, 팔공스카이라인 길을 등로로 이용한다. 능선길 들머리인 탑골은 동화문매표소와 가까이 있지만 문화재관람료를 받지 않는다. 동봉 직전 삼거리에서 왼쪽 길은 마애약사여래좌상(대구 유형문화재 제3호)을 거쳐 서봉으로, 오른쪽 길은 석조약사여래입상(제20호)이나 동봉으로 이어진다. 2시간 소요. 하산은 염불암을 거쳐 콘크리트길을 따라 동화사로 내려서거나 수태골을 거쳐 동화사~파계사 순환도로로 내려선다. 케이블카를 이용하면 30분 정도 단축시킬 수 있다. 이용료 어른 왕복 5500원, 편도 3500원, 어린이 3000/2000원. 만 3세 미만 어린이는 어른 한 명당 한 명 무임승차. 동절기 운행시간은 오전 9시45분~오후 5시. 스카이라인 전망대에서는 산채비빕밥, 국수 등의 음식과 간식거리를 팔고 있다. 팔공스카이라인 전화 053-982-8801. ○ 수태골 코스 : 동화사 집단시절지구 버스종점에서 순환도로를 따라 1.5km 걸어가야 하는 불편함에도 대구산악인들 사이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산길이다. 대구 바위꾼들이 즐겨 찾아 바윗골이라고도 불리는 수태골은 고즈넉한 숲길이 이어지다 중단부의 기암절벽 구간을 거쳐 동봉이나 서봉으로 이어진다. 2시간 소요. 하산은 염불암~동화사 길이나, 동봉~신령재 능선을 거쳐 폭포길을 따라 동화사로 내려선다. 신령재를 경유하면 5시간 정도 걸린다. ○ 동화사 원점회귀 코스 : 팔공산 하면 동화사, 동화사 하면 팔공산을 떠올릴 만큼 팔공산을 대표하는 사찰로, 팔공산을 처음 찾는 이들이 최우선으로 꼽는 기점이다. 가장 많이 이용하는 코스는 동화사~염불암~동봉 왕복코스(3시간30분)지만, 이보다는 동봉에서 기운차면서도 아기자기한 능선 길을 따라 신령재까지 걸은 뒤 폭포골로 내려서는 코스(5시간)가 팔공산다운 면모를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권할 만하다. ○ 능선 대종주 코스 : 파계재에서 갓바위까지 이어지는 능선은 대구 일원에서 가장 뛰어난 종주 코스로 꼽힌다. 웅장하고 거칠면서도 아름다운 팔공산의 진면목을 고스란히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작은 파계사에서 파계재로 올라선 다음 능선 산행에 나서거나 한티 고갯마루에서부터 곧바로 능선길을 따른다. 서봉과 동봉을 거쳐 갓바위까지 뽑으려면 준족일지라도 10시간 가까이 걸리는 긴 코스로, 해가 짧은 겨울철에는 동봉이나 신령재에서 동화사로 내려선다. ○ 갓바위 직등로 : 팔공산 동단에 위치한 갓바위부처(보물 제431호)는 높이 5.6m로, 신라 선덕여왕 때 의현대사가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조성했다고 전한다. 산행 기점은 대구시 동구 능선동 갓바위 집단시설지구와 영천시 대한리 선본사 주차장으로 능성동 길(1시간)이 대한리 길(40분)에 비해 시간은 더 걸리지만 교통이 편리해 이용객이 더욱 많다. 특히 대학 입시철에는 한밤 중에도 가로등이 산길을 밝혀주고 있다. ○ 은해사 기점 사암 순례길 : 40여 말사를 거느린 조계종 제10교구 본사인 은해사 기점 산행은 은해사를 시작으로, 백흥암(百興庵)~중암암(中巖庵)이나 기기암(寄寄庵) 등 은해사 부속사암을 거치게 돼 있어 사암순례 코스나 다름없다. 극락전수미단(極樂殿須彌壇 보물 제486호)과 극락전(極樂殿 보물 제790호) 등 보물 2점을 지닌 백흥암을 꼭 들러보길 권한다. 백흥암~중암암~묘봉암~기기암으로 이어지는 은해사 원점회귀 산행(3시간)이나 중암암에서 인봉을 거쳐 갓바위까지 능선을 밟은 다음 능선동이나 대한리(5시간)로 내려서는 산행이 주로 이루어진다. ○ 호젓한 수도사 원점회귀 코스 : 집단시설지구가 조성된 대구·경산·영천 일원과 달리 수도사 일원은 자연이 훼손되지 않고, 여름 피서철 외에는 찾는 이가 많지 않아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지역이다. 대중 교통편으로 접근이 쉽지 않아 대개 자가용을 이용한 수도사~팔공폭포~동봉~신령재~수도사 원점회귀 산행이 주로 이루어진다. 수도사 주차장 기점 6시간 정도 걸린다. 영천이나 하양에서 치산행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1시간 추가.
팔공산에서는 동화사, 파계사 지구와 한티 서쪽 기슭의 도립공원관리사무소에 야영장이 마련돼 있다. 동화사와 파계사 지구 야영장은 1박당 소형 1000원, 중형 2000원, 대형 3000원으로, 6월1일부터 10월31일까지 개장한다. 도립공원관리사무소 야영장은 사철 운영하며, 입장료는 당일 1인당 1000원이다. 1) 은해사-동봉-선본재-갓바위-갓바위 주차장 2) 은해사- 동봉-파계재-가산-학명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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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서울신문 조용섭 기자의 산으로
[서울신문]쥐똥나무, 그 작고 여린 연록색 이파리에 파릇파릇 생기가 도는 것을 보면 춘설과 꽃샘 추위를 비집고 봄은 벌써 우리 주위에 와 있었나 보다. 이제 곧 산자락을 뒤덮을 생강나무, 제비꽃, 양지꽃 등 노랑 꽃들의 재잘거림이 시작되는 이즈음,‘봄마중 산행’으로 대구의 진산 팔공산(1192m)을 찾았다.
산길은 대중교통 접근이 쉬운 동화사입구 야영장에서 시작, 스카이라인 능선(남릉)으로 동봉에 오른 뒤, 주능선 암릉길을 거쳐 조암능선으로 하산하는 원점회귀 코스로 잡았다. 야영장에서 스카이라인(케이블카)종점까지는 약 1시간 정도 걸리는데, 너른 산길은 아주 잘 나 있다. 케이블카 매점을 지나 전망바위에 서면 주능선 봉우리들과 산자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팔공산은 수많은 상처를 입고 신음하는 산이다. 동남쪽(오른쪽) 주능선 바로 아래 들어선 골프장은 눈길두기조차 민망할 정도로 산자락이 망가져 있는데, 이를 방치했다는 생각에 대구의 산악인들은 무척이나 부끄러워 한다. 주능선에서 뻗어 내린 이 능선 오름길은 바위와 마사토가 많고, 소나무가 많이 자라고 있는 것이 특징. 그리 힘들이지 않고 오를 수 있는 편안한 길이다. 다만 수태골·염불암 갈림길을 만난 후, 주능선쪽 깔딱고개를 오를 때는 제법 가쁜 숨을 쉬어야 한다.
갈림길을 지나 급경사 계단길을 두 차례 오르면 산자락이 넓어지며 주능선 길과 만난다. 왼쪽길은 오도재∼서봉∼파계재∼한티재로 이어지고, 오른쪽으로는 동봉으로 올라 관봉까지 길게 이어진다. 비로봉에는 통신시설이 들어서 있어 갈 수가 없다. 헬기장 끝의 마애불상을 지나며 동봉으로 오른다.
동봉으로 올라서는 길은 언제나 북새통을 이룬다. 계단길을 천천히 오르면 거대한 암괴로 이루어진 동봉에 닿는다. 동북쪽 보현산의 모습과 남쪽 멀리 영남알프스 산군도 아스라이 보인다. 팔공산의 산길은 주능선에서 뻗어내리는 지능선과 계곡으로 매우 잘 나 있어 시간계획을 잘 세우면 아주 다양하게 코스를 택할 수 있다. 관봉까지 능선산행 후 갓바위로 하산하는 코스도 권할 만하다.(전체 9시간 소요)
동봉에서 이어지는 능선은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고 북사면쪽으로 우회하며 등산로가 잘 나 있는데, 위험해 보이는 암릉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이 더 많다. 그리 힘들지는 않으나 암릉산행을 할 경우 경험이 많은 사람과 동행하는 것이 좋겠다. 염불암으로 하산하는 안부를 지나 하산 시작점인 조암능선 초입까지는 약 1시간 소요된다. 조암은 2개의 바위가 마치 새 부리 모습과 흡사해 붙여진 이름이다. 조암 능선길은 다른 길에 비해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편이지만 의외로 부드럽게 잘 열려 있고 능선 초입 바위지대에는 휴식하기 좋은 공간이 여러 곳 있다. 주능선 방향 왼쪽의 거대한 바위는 바로 대구·경북 산악인들의 요람인 병풍바위다. 능선을 내려서다보면 주능선쪽으로 조망이 트이는 공간이 나오는데, 특이한 조암의 모습은 이 곳에서 가장 잘 드러난다. 오른쪽(서쪽) 계곡 깊숙한 곳에 있는 암자는 양진암이다. 비구니 스님들의 수행도량인 내원암으로 내려서서 도로를 따라 내려와 산행을 마친다. 매표소 입구까지 약 1시간30분 소요.
철도나 고속버스편으로 동대구로 이동.105번 버스로(파티마병원 정류소) 동화사로 가면 된다. 동대구역∼동화사의 택시요금 2만원이다. 동화사에 내리면 집단시설지구 내에 숙박시설 등 편의시설 잘 갖추어져 있다.
○해빙기 산행시 주의사항 해빙기의 산악기상은 예측할 수 없다. 겨울과 봄이 공존한다는 생각으로 반드시 겨울장비와 여벌의 옷 등을 챙겨야 한다(방수방풍의·보온복·여벌옷·보온장갑·여벌양말·아이젠·스패츠 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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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조암 영산전(국보14호) 백흥암 극락전수미단(보물 486호) 운부암 청동보살좌상(보물514호) 백흥암 극락전(보물 79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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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경부고속도로 경산IC - 하양읍 - 919번 지방도 의성방면 -10.1km -청통면 소재지에서 좌회전 - 3.1km - 은해사 2) 중앙고속도로 군위IC - 효령방면 5번국도 - 4.2km 병천교입구에서 919번 지방도로 좌회전 - 8.6km - 우보면 - 28번 국도 - 영천시 신령면 - 신덕교 - 919번 지방도 - 청통면 - 은해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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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변여관(054-334-0024), 귀빈장여관(334-7101),동경장여관(331-4612), 무림장여관(334-3055),은해산장(335-0360), 동화장여관(331-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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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춘설(春雪) 산행기/ 포토에세이 (2006. 3. 16 대구 팔공산/수태골주차장-동봉-부도암-케이블카 주차장/고양늘푸른산악회 따라 38명 ☏)
*. 팔공산에 내리는 춘설
선자령, 소백산서 가는 겨울 배웅 하였는데 왜 춘설은 팔공산까지 우리를 따라와서 봄맞이 우리 산행을 눈길로 덮고 있는가.
출처: 조선 닷컴
봄비 속을 달려 어둠을 가르고 일산서 대구까지 팔공산을 가고 있는데 칠곡휴게소를 지나니 지금 대구에는 눈이 펑펑 내리고 있다 한다. 지금은 3월 중순인데 며칠 전에는 팔공산에 산불이 나서 갈 수는 있는가를 애태우게 하더니 이번에는 눈이라. 큰일 났다. 미리 눈 소식을 들었다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아이젠을 준비하였을 텐데-. 파계사 입구에 도착하였더니 경찰이 길을 막고 있다. 파계사로 가는 고개는 지금 제설 작업 중이란다. 하릴 없이 우리는 수태골주차장에 버스를 대었다. 팔공산 능선 대종주란 파계사에서 시작하여 서봉과 동봉을 거쳐서 갓바위까지 가는 것이지만 그것은 10시간 이상을 준족으로 달려야하는 코스이고 그것도 낮이 긴 여름에나 가능한 일이다. 그래도 오늘 고양늘푸른산악회의 계획은 파계사를 들머리로 해서 ‘파계재- 파계봉-서봉- 동봉- 염불봉- 염불사- 부도암- 일주문’인데 예상치도 못한 춘설로 설화 만발한 팔공산의 설경을 구경하게 된 것이다. 종주가 나은가 눈꽃 만발한 팔공산 구경이 더 좋은가. 남쪽 나라 대구 팔공산에서 우리는 천재일우의 행복한 산꾼이 되었다. 우리들이 방향을 수태골로 돌린 것은 종주 대신 동봉(東峰)이라도 올라가기 위해서였다.
*. 수태골의 유래 여자가 아이를 밴 것을 수태(受胎)라던데 이 깊은 산 중에 수태골이라니 이상하다. 혹시나 팔공산 동쪽 기슭 은해사(銀海寺) 뒷산의 태실봉(466m)과 연관된 것이 아닐까? 그 태실봉에는 조선조 12대왕 인종의 태실을 봉안한 곳이라던데-. 태실(胎室)이란 왕실(王室)의 태(胎)를 묻은 석실을 말한다. 예로부터 태(胎)는 인간에게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이며, 더구나 다음의 보위(寶位)를 이어받을 왕손의 태(胎)는 국운과 이어진다고 생각하여 귀중하게 모셨다. 그런데 ‘태실(胎室’)과 ‘수태(受胎)’와는 그 뿌리는 같으나 내용은 다른 말이 아닌가. 그 수태골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하여 온다.
부인사(符仁寺) 골짜기서 백일기도 드리면 자식을 점지 받는다는 어느 도승 말 따라 불심(佛心)에 기원하여서 수태(受胎)했다 하여 수태골(受胎谷)
*. 왜 '팔공산(八公山)이라 하였을까
팔공산(八公山)이란 지명은 옛 기록들에는 ‘공산(公山)’이라 나온다.( 산경표, 세종실록지리지 등) 그것이 김정호의 대동여지전도나 신증동국여지승람부터는 팔공산(八空山)이라 하고 있다. 그런데 그 ‘八’(팔)에 대한 설명이 제각각 다르다. 그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고려 왕건이 견훤을 맞아 일전을 벌이다가 대패하였는데 그 와중에 신숭겸, 김락 등 8장수가 전사하였다 하여 팔공산이라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왕건이 몸을 피했다는 절이 은해사(銀海寺)였다. 그게 아니라 ‘八’(팔)은 이 산의 중요한 봉우리 8을 말한다는 것이라고도 한다. 서쪽에서부터 가산(架山, 901.6m), 파계봉(杷溪峰, 991.2m), 서봉(西峰, 1,041m), 동봉(東峰, 1,155m), 비로봉(毘盧峰, 1,192.9m), 염불봉(念佛峰1,121m), 인봉(印峰, 897.6m), 관봉(冠峰,852m)으로 대구 쪽에서 바라보이는 8산 때문에 팔공산이라 했다는 것이다. 그 외에도 원효대사와 이곳에서 득도한 8명의 제자 고승들과 함께 살던 곳이라는 설., 동화사, 파계사, 부인사, 은해사 제2석굴암 등 유명한 절의 수가 8이기 때문이라고도 말하기도 한다. 그 어원설이 이렇게 갖가지로 많은 것은, 이 고장이 한반도 영남의 중앙에 위치한 사통팔달의 교통중심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역사적으로도 유명한 한국 3대 도시에 있는 대구의 진산이기 때문이리라.
*. 동봉(東峰) 가는 길
수태골 코스는 대구 산악인들이 동봉(東峰) 가는 길 중에 가장 선호하는 코스다. 주차장서 3.5km밖에 안되는 직코스이고, 계곡을 끼고 오르는 코스로 길은 바윗길이라 이름도 바윗골이라서 그런지 혼자 가도 지루한 줄 모르겠다. 그 길에는 멋진 징검다리도 있고 오름길이 완만하다. 노송과 울창한 숲과 기암기석이 어울린 길인데다가 때늦은 서설까지 내려서 그 운치를 더해 주고 있다. 그것도 가지가 휘어지도록 내리고 있는 눈이었다. 주차장서 1km 지점에 푯말이 하나 있다. 그런데 이건 무엇일까, 수릉봉산계(綏陵封山界) 표석이라니-. '수릉(綏陵)'이란 조선조 현종의 아버지인 익종의 능을 말하는 것이고, '봉산계(封山界)'란 이러한 능의 유지와 제사에 쓰이는 경비의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서 이 구역의 산림을 보호림으로 정하여 일반인의 벌목과 입산을 금지하는 말이다.
깊은 산중에서 휘날리는 눈을 맞으며 고어텍스에 판초까지 중무장을 하고 보니 사진 찍는 손이 자유롭지 못한데 높은 나무 위에 쌓인 눈이 주먹 같은 덩어리로 떨어져 내려서 놀라기도 하였다. 작년에 유람선을 타고 나이아가라를 촬영하다가 폭포 물줄기를 맞아 고장 난 디카를 수리한 기억이 나서다. 그래도 덥고 거북하여 판초와 상의를 벗었더니 눈속이라 추위가 피부를 콕콕 쏜다.
오른쪽으로 멋진 쇠기둥이 있는 기암절벽을 지나는데 바위 끝에 꽃병이 있고 거기에 빨간 조화가 피어있는데 그 바위 중간에 추모의 비가 박혀 있다. '얄롱캉봉(8,505m) 동계 세계초등 훈련'을 이 아래 바위에서 하다가 간 '고 진교섭 군'을 기리는 산악회 동인들이 세운 비였다. 28살의 짧은 나이를 살다가 그는 갔다.
"산의 뜻이 여기에------. 그대! 우리와 함께 하리."
송강 정철은 관동별곡에서 "毘盧峰 上上頭에 올라본 이 그 뉘신고. 東山 泰山이 어나야 높던던고 魯國 좁은 줄도 우리는 모르거든 넓거나 넓은 天下 어찌하야 적단 말고." 라고 공자가 태산(泰山, 1,450m)에 오른 것을 부러워하고 있다. 그 공자는 74세를 살다가 갔고 송강은 58세를 살다가 가신 분이다. 그런데 나는 보름 전에 고희를 넘기고도 팔공산을 찾아왔으니 정군에 비해 얼마나 많이 살았는가. 앞으로 몇 개의 산을 더 오를 수 있고, 봄을 몇 번이나 맞고 보낼 것인가. 50고개, 60고개를 넘을 때보다 영- 자신이 없어진다.
*. 팔공산 정상 동봉(東峰)
드디어 수태주차장에서 2.4km 지점에 서봉 1.0km/동봉 1.1km라는 이정표가 있다. 날씨가 좋다면 당연히 서봉으로 해서 동봉을 향할 것이지만 오른쪽 동봉 가는 길로 접어 들었다. 앞선 맨 뒤의 일행들과 30분 이상 처진 모양이지만 대신 나의 몸에 맞는 느긋한 속도여서 오늘은 힘이 들지가 않았다. 작년에는 무릎이 아팠는데 그르코사민을 먹어서 그런가 무릎도 성했다. 정상이 가까워지니 앞선 일행이 내려오고 있다. 정상에 올라가야 눈과 바람밖에 아무것도 없으니 그냥 내려가시란다. 빙판길에다가 산록에서 사가지고 착용하고 온 아이젠도 무용지물이라면서-. 일행의 일부는 정상에서 식사를 하고 있는 모양이다. 버스에서 내릴 때가 12시가 가까운 시간이어서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나는 버스에서 미리 간단한 식사를 한 후의 등산이라서 시장끼보다는 정상이 더 급하였다.
그러고도 한 참을 오르니 눈에 덮인 층계가 뿌연 눈보라 속에서 동화 속의 그림 같이 두 번씩이나 나타나더니 드디어 동봉 정상이다. 앞서 간 분들의 말대로 눈의 나라요, 바람의 세계였다. 급히 귀덥게를 하고 옷을 여미었다. 팔봉산의 정상은 비로봉(1192,9m)이지만 그곳은 방송중계소와 군기지가 있어 보안상 일반인의 출입금지지역이어서 정상의 이정표에도 없었다. 정상석에서 보는 것 같이 동봉이 팔공산 정상을 대신하고 있었다. 파계사로부터 올라왔으면 6.2km로인데, 1.7km를 질러온 것이다. 서쪽의 파계재로부터 이 동봉까지는 남으로 대구광역시와 북으로 군위군의 경계선이요, 동봉에서 동쪽으로 관봉까지의 능선은 남으로 대구와 북동쪽으로 영천시와 경산시를 가르는 경계선이다.
나는 오늘도 종일 나 혼자 산에서 산과 바위와 눈과 바람과 계곡 소리를 들으면서 카메라와 함께 보냈다. 다음 생이 또 있다면 오늘의 나같이 살고 싶다. 지금의 나 같이 글거리를 찾아 산속을 헤매며 이 나라의 아름다움을 카메라에 담으며 살고 싶다. 그리곤 집에 가서 이렇게 글로 남기는 삶을 살고 싶다. 이렇게 산에 취해 살다가 하산 길에 들어서니 갑자기 궁금해지는 소식이 있다. 지금은 늦은 2시, 오늘 12시 미국 애너하임 엔절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한일전에서 한국야국 국가대표팀은 새로운 기적을 수립한 것인가. 한국은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 6개로 일본 1개를 따돌렸고, 축구에서는 일본은 한국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해서, 야구만큼은 30연 동안은 한국은 일본을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만들어 주겠다고 호언하던 일본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놓은 것인가. 그랬을 것이다. 야구의 본고장 미국 대표팀에게도 7:2로 압승한 한국대표팀이 아니던가. 어서, 어서 내려가자. 염불사는 동봉(東峰)에서 1km밖에 안되는 곳에 있고 그다음부터 주차장까지는 계속 아스팔트길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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