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미도를 아세요? 한 때는 없는 듯 있는 섬이었지만, 어두운 역사의 일면이 드러나면서 가슴아픈 섬이 되어버린 실미도를...
2010. 4.29. 문우 35명이 그곳을 찾았습니다.
그 섬은 역사에서는 묻히고, 문학작품에서는 남기를 바라는 그런 섬이랍니다.
여기서부터 그림으로 쓰는 수필을 시작합니다.
잠진나루에서 무의도까지는 배로 불과 3, 4분정도지만 배를 타고 건너야 합니다. 버스와 승용차들을 통째로 싣고 건너갑니다.
무의도(舞衣島)입니다. 건너다 보이는 곳이 실미도 인데 지금은 썰물때여서 보시다시피 왼쪽에 길이 생겼습니다.
굴 껍질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돌다리를 건너 두 시간 후면 물에 잠길 모랫길을 따라 실미도에 당도합니다.
팻말이 인상적입니다.
6시간마다 생겼다 지워지기를 반복하는 해안선 건너로 무의도가 보입니다.
삶과 죽음이 손을 잡고 있는 실미도.
이상한 느낌이 드는 바위였습니다. 머리 하나에 몸이 셋인 괴물이 엎드려 절을 하는 듯한 슬픈 넋들을 위한 제를 올리나요?
매년 이 섬을 찾아 당시 희생된 장병들을 위한 진혼제를 올리는 바다와 섬의 시인 이생진(82세)선생님. 시인이 영어교사로 재직시 제자이던 가수 현승엽님.
실미도 서쪽 해안입니다. 아름답지요? 여기가 영화<실미도> 촬영 셋트가 있던 곳인데, 영화의 마지막 부분에 맞추어 셋트를 실제로 폭파하였답니다. 나머지 몇 곳도 얼마전에 다 철거하였다네요.
바람같은 두 분을 여기서 또 만납니다. 솔직히 말하면요. 제가 이생진 선생님을 몹시 좋아하여 뒤따라 왔답니다. 다른 문우들이 모두 동쪽 해안에서 머무는데...
파도가 밀려오고, 바람이 엄청 세게 불었습니다. 몸을 가누기가 어려울 정도였답니다. 많이 춥기도 했어요.
밀물 때는 저 바위가 윗부분(하얀)만 보일것 같아요. 아랫쪽은 색깔이 다르게 보입니다.
안내판 속에 출연진의 모습이 정지되어 있고, 그 배우들의 모습 안으로 당시의 장병들이 스며있는 듯 여겨집니다.
시인과 가수는 떠나고, 혼자 남아 있는데 쩌릉쩌릉 울리는 구령소리! 앗! 유령인가? 소름이 쫘악, 어 덜덜덜...무서웠어요.
알고보니 모 회사 직원들의 극기훈련이었습니다. 이곳에선 이런 훈련이 자주 있답니다. 무의도에서 묵으며 훈련은 실미도에서 합니다.
모든 셋트가 다 없어졌는데, 이 우물이 남아있네요. 사진에서 보다는 물이 맑아 보였고 이끼를 걷어내고 먹어도 될 듯하였습니다.
저 파도가 자꾸 제게 말을 걸었지만 서둘러 자리를 떠나야 했습니다. 다음 행사가 시작될 시간이므로...
진달래가 핀 산길을 걸어 돌아오는 마음이 몹시 무거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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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실미도 요약입니다.<백과사전 발췌)
684부대는 흔히 '실미도 부대'라고 불리는 실미도에 있었던 북파부대다. 청와대를 습격하여 대통령을 시해하려했던 1.21사태에 대한 보복으로 북한에 침투시켜 김일성을 암살하기 위해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그러나 남북 화해 분위기로인해 임무 수행이 계속 늦어지자 오해(?)가 생겼다. 그들은 1971.8.23. 기간병을 살해하고 서울로 잠입하여 이른바 '실미도 사건'을 일으켰다.
이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 <실미도>가 흥행에 대성공을 거두면서 관광지로 개발되었다.
<문학과 음악의 만남>은 좀 쉬었다가 다음 편에 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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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가슴 아픈 역사... 그러나 아직도 진행 중인 비극입니다. 30년 전, 무의도는 다녀왔는데, 그 건너편의 실미도는 전혀 몰랐습니다. 항상 좋은 사진과 상큼한 글, 감사드립니다. 다음 편...기대해도 되죠??!!
다음 편? 그럼요.
그날은 현승엽님의 노래도 한 두 곡 함께 들을 수 있을거예요.
월요일 쯤 올려야 불이 꺼지지 않을 듯해서 미루고 있습니다.
저도 친구들과 다녀 온적이 있었습니다. 그날도 훈련받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근처 부대의 병사인줄 알았었는데, 회사직원들의 극기훈련이었군요. 이생진 선생님의 보디가드가 아주 멋있네요.
현승엽 님? 우림한 체격과는 다르게 아주 순수하고 부끄럼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사실 그날 목요반 따라 저곳에 가면서 찬웅님과 산방산님께 같이 가자고 전화
할까? 말까? 하다 참았습니다.
못 가본 실미도! 봄비님 덕분에 사진으로 잘 둘러보았습니다. 눈 아프다 하시면서도 저희들을 위해 애쓰시는 성실성과 정성을 본받고자 하나 저, 두 손 들었습니다.^*^
글세 제가 조금 빤하면 또 그 버릇이 나오네요.
안과에 가면 의사에게 또 혼날텐데 말입니다.
우리 나이는 시력 보호도 필수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