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신문기사로 보는 주산중. 농업고등학교

[12기임근혁]

 일제는 강점기시절 토지 일제조사에 이어 산미증식계획을 추진하여 농촌이 어려움에 처하자 1930년대에는 농촌진흥운동으로 농민들의 불만을 가라앉히고자 했다.

그 일환으로 1931년 5월 충남도에서는 보령에 農蠶學校를 세울 계획으로 5,650원의 주민부담금을 준비하면 학교를 한곳 지어주겠다고 하였다. 이에 대천, 웅천, 청라 세 곳에 비용부담을 제시하였으나 세 곳은 경비 조달이 어려워 포기하였고,

 주산면장을 중심으로 기성회를 조직하여 주민들이 기부금을 모금하였던 바 황률리 任敬淳씨가 2,100원, 야룡리 尙利鉉씨가 2,000원, 금암리 任世準씨가 1,000원을 선뜻 내어놓으니 유지들이 앞다투어 기부금을 내어놓은 결과 5,660원이 모아져 웅천금융조합에 예치하고 충남도청에 농잠학교 설립을 요구하여 마침내 주산에 중등학교가 세워졌으니 보령은 물론 서천, 청양, 홍성 등 충남 서남부지역에서는 처음 있었던 쾌거였다. 이로서 주산은 교육의 선진고장으로 선망의 대상이 되었고 많은 인재들이 배출되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 사실을 생생하게 기록한 그때 그 시절 신문기사들을 다음과 같이 소개한다.

본 기사의 원문은 한문투성에 일본글자까지 섞인 글이나 고유명사를 중심으로 극히 일부만 한자를 놓아두고 한글로 번역한 것이다. 이 글은 ‘보령문화 제31집’(2022.12월 발간)에 실린 황의천회원의 “보령 주산의 근대교육과 시장”에서 발췌한 것으로 이를 실을 수 있도록 허락하신 황선생께 감사를 드린다.

○1931.6.21. 조선일보/ 珠山農蠶補習學校 기성회를 조직 기부금모집 5,000여 원 면민 전반 적극 운동

[보령(保寧)] 충남 보령군 주산에 사는 각 유지들은 당지에 중등정도의 학교가 없어 유감으로 생각하든바 앞으로 일 개월 전에 충청남도청에서 보령에 한하야 대천 웅천 청라 세 곳을 제일 중심지로 농잠학교를 전기 세 곳 가운데 한 곳만 설치하라는 통지가 왔으나, 전기 세 곳에는 경비가 없어서 초조하든 바, 주산 각 유지 측에서는 농잠학교기성회를 조직하고 현재 주산면장으로 있는 李翊鎬씨가 기성회장이 되어 많은 운동을 한 결과 기부금은 벌써 오천백원이나 기성회로 들어와 방금 웅천 금융조합에서 저금하고 허가 얻기를 대대적으로 활동한다는 바, 일반은 교육사업에 열성이 있는 제씨를 찬양하기를 마지않는 동시에 제씨의 씨명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

任敬淳 이천백원, 任世準 일천원, 尙利鉉 이천원

○1931.6월 28일 동아일보/ 농잠보습학교 설립자에게 감사함

보령군은 충남 중앙부에 재하야 - - - -중략 - - -시설을 볼 모양이다.

그리고 내년도에는 농잠보습학교를 인가하여 주겠다는 쾌약이 유하다 한다. 이에 대한 설립비중 지방기부금으로 5,660원은 주산면 독지자 尙利鉉, 任世準, 任敬淳 三氏가 전부 부담하여 현금을 웅천금융조합에 예치하고 통장은 도청에 제출한다하니 여차 불경기한 때에 주산 인사의 열성을 감격하는 바이다.

우 독지자 상, 임, 임 3씨로 말하면 농촌에서 근검절약하여 2～3百包에 지나지 못하는 勤農家인데 지방을 위하여 이와 같은 성심성의를 발휘하여 약간의 토지를 저당하고 금액을 차래하여 우와 여한 미거가 유하다하니 참으로 우씨등의 열열한 성의를 감사히 표창하는 동시에 보령인사계에서 접종이기하여 일반의 발전책을 강구함을 바라는 바이다.

○1931.12.4. 조선일보/ 농잠보습학교 교섭위원上道
[대천]보령군 주산면에서는 농잠보습학교를 동면내에 설립코저 기성회를 조직하여 가지고 교사 건축자금으로 동면 야룡리 尙利鉉씨가 금 이천원과 동면 황율리 任敬淳씨가 금 이천백원과 동면 금암리 任世準씨가 금일천원의 의연금을 얻고, 누차 도청에 교섭하였으나 아직 인가가 되지 못하였음으로 지난 이십오일에 동 기성회에서는 임시총회를 개최 후 교섭위원으로 동면 증산리 李恒圭씨를 선거하야 금월 이일에 충남도청에 교섭차로 파견키로 결정하였다는데, 금번 상도하야 여의한 답변을 듣지 못하게 될시는 총독부까지 가서 철저적 진정을 하기로 만장일치의 결의가 있었다 한다.

○1932년 12월 6일 동아일보/ 주산 농잠교허가가 지연, 5,600원 저금해 두었는데 기성회 석상에서 문제

충남 보령군 주산농잠학교 문제는 본래 도당국에서 인민의 부담액 2,890원을 내놓으면 농업실습과를 허가할 것이오, 5,650원을 내놓으면 농잠전습학교를 허가하겠다 함으로 주산 독지가들이 열열한 성의를 다하여 5,650원을 웅천 금융조합에 저금한지가 2년이나 되도록 허가가 없어서 매일 기대하던중, 근일에 와서는 농업실습과로 허가할 터이니 5,650원 저금을 내놓으라고 함으로 지난 30일 기성회의 석상에서 독지가들의 불평이 있어 기권까지 한다고 한 사람이 있다 한다.

○1933년 3월 12일 동아일보/ 주산농업학교 4월 1일부터 개학

보령군 주산면 유지들의 열성으로 농잠학교를 운동하던바, 도 당국에서 농업학교로 인가되어 오는 4월 1일부터 개교하게 되었다.

○1933년 5월 4일 동아일보/ 주산농업補習校 개교식 거행

[웅천]충남 보령군 주산농업보습학교는 수년간 문제 중으로 본보에 누차 보도하였거니와 금년도 삼월 일일부터 비로소 인가가 되어 생도를 모집중이든 바 지난 이십일에 주산보교 강당에서 일반유지 열석하에 개교식을 거행하였다.

○1936년 3월 2일 조선신문/ 주산농업실수학교 입학식

[大川]보령군 주산농업실수학교 제4회 입학식이 지난 28일 오전 11시 3분 거행되었다. 이를 즈음하여 劉保寧郡守, 藁田署長, 新⏻大川普校長, 金珠山面長 기타 많은 사람들이 임석하였고 정해진 시각에 입학생 일동이 자리에 앉아 경례 국가합창 上水流學校長의 조서봉독이 있었고 이어 입학생은 선구자임을 자각하라는 훈화가 있었다. 이와 함께 劉郡守의 훈시 내빈인 藁田署長 金面長의 축사가 있었다. 생도일동은 일어서서 결연히 별항과 같은 서약을 하였고 5개조의 실천사항으로 동교 생도임을 마음에 새겼고 上水流學校長도 납득하였다.

-서약서 생략-

○1936년 3월 3일(수요일) 조선신문/ 주산실수학교 졸업식

[大川] 보령군 주산공립농업실수학교 제1회 졸업식이 지난 25일 오전 11시 반부터 동교에서 거행되었다. 졸업생이름 또는 졸업생도는 17명이다.

任爽宰 李峻炯 申明鉉 鄭淳鶴 安益鎭 任伯淳 韓昌植 林秉周 鄭雲謨 申達秀 金東哲 李漢永 李昉珪 安相鶴 任豊宰 金千應 李東求

-서약서 생략-

○1937년 2월 3일 조선신문/ 주산농업실수학교졸업식거행

충남 보령군 주산공립농업실수학교 제2회 1월 31알 오후 1시 30분에 동교에서 거행되었다. 이에 즈음하여 朴永俊 보령군수 吳경찰서장을 비롯한 인접 면장 학교장 기타 내빈 다수 참석하에 정각에 神田 동교교장의 개식사가 있었고 일동 경례 국가합창 칙어봉독을 마치고 海老原 훈도의 상세 학사보고 19명에 대한 졸업증서 수여 神田교장의 회고사 박군수의 고사 내빈 吳경찰서장 上水流대천소학교장 李敬鎬웅천면장 李相悅주산면장의 축사가 있었다.

○1937년 3월 3일 조선신문/ 주산실수학교 입학식 거행

[大川]보령군 주산실수학교 제5회 입학식이 28일 상오 2시에 동교 강당에서 거행되었다. 당일에 田中 내무주임 李 주신면장 在原 웅천보교 교장을 비롯해서 신문기자 등 다수의 내빈이 임석한 가운데 神田 교장의 입학식 첫 번 째로 훈고, 郡守 고사(田中主任大利)있었다. 내빈인 李相悅 면장 在原校長의 축사, 입학생 일동의 서약 후에 3시에 수료하였다. 입학생 명단은 다음과 같다.

⧍보령군지부

白晟基(嵋山) 崔在福(靑所) 金顯擇(熊川) 韓相東(大川) 權順喆(大川) 林舜榮(靑蘿) 吳權散(靑蘿) 金吉童(周浦) 蔡東根(周浦) 任完淳(熊川) 任東潤(珠山) 金英冀(珠山) 崔東一(川北) 金東龍(藍浦) 康化根(鰲川)

⧍서천군지부

劉永喆(庇仁) 趙炳宇 同 李相復(華陽) 崔昌植 同 李有衡(時草) 金潤鉉(馬東) 이상 보결인원 21명

○1938년 2월 2일 조선신문/ 주산농업실수학교 제3회 졸업식

[대천] 주산농업실수학교 제3회 졸업증서 수여식이 지난 1월 30일 오후 2시에 동교 강당에서 거행되었다.

이에 즈음하여 보령군에서 朴군수를 비롯한 皆森視學委員과 다른 관민 다수의 임석하에 정각에 竹本 훈도의 개식사에 이어 국가합창 칙어봉독 서사낭독 간단한 학사보고 졸업생 16명에 대한 신전교장의 졸업증서수여 상장수여를 마치고 회고, 박군수의 고사 이어 내빈인 皆森교장 李相阮 주산면장 橫山주산공보교장의 축사를 통한 격려가 있었다. 이에 대하여 졸업생 대표의 답사가 있었고 오후 3시에 엄숙하고 성황리에 폐회하였다.

○1939년 2월 15일 조선신문/ 주산농교졸업생

[대천]지난 31일 오전 11시 반에 보령군 주선농업실수학교 졸업식이 동교에서 거행되었다.

금년 졸업생 24명 중 퇴비증산 우수자가 2명이다. 수상자는 다음과 같다.

우수자 金永煥 盧仁鎬 개근자 盧仁鎬 정근자 安東洙

신입생모집중/ 보령군 주산농업실수학교에서는 금년 신입생을 모집하는데 각리에 거주하면서 소학교를 졸업하고 농업에 2년 종사한 17세 이상 3세 이하의 모범인물을 보령군내 각면장이 현 군수에게 제출하고, 군수는 이를 교장에게 제출하고 교장은 2월 15일 전형하여 결정하고, 각 사람들에게 통지한다. 금년의 모집생은 30명이다.

○1939년 8월 20일 매일신보

충남 부락 중견지도생 강습회/ [大田]국민총동원 총노력으로써 성업달성에 매진하려면 부락 중견인물인 지도생을 일층 국민정신을 함양하고 확고부동의 합리적 영농훈련으로써 명실공히 부락 중심인물이 되어 활동케 하고자 국민정신총동원 충남연맹 주최로 지도생 중 애국반장을 각 도별 할당으로 선정하여 다음과 같은 일정으로 <지도자 강습회>를 개최할터이라 한다.

⧍8.25～8.29 조치원농업실수학교 대덕군 10명, 연기군 10명 8.29～9.2

⧍논산농업실수학교 논산군 20명

⧍8.29～9.2 부여농업실수학교 부여군 20명

⧍8.29～9.2 주산농업실수학교 서천군 13명 보령군 7명

⧍8.29～9.2 정산농업실수학교 공주군 10명 청양군 8명 예산군 2명 

⧍8.26～8.30 서산 농산 농업실수학교 홍상군 8명 서산군 12명

⧍8.25～8.29 면천농업실수학교 당진군 10명 예산군 10명

⧍8.25～8.29 신창농업실수학교 아산군 10명 천안군 10명

○1942년 2월 20일 매일신보/ 아산과 보령에 女子農校

시국하 생산확충계획을 완수하는데 있어 남자 기술자의 양성 만으로는 도저히 만전을 기할 수 없게 된 현상에 비추어 충남도에서는 신년도의 신규사업으로 여자농업실습학교를 설치키로 되었는데 우선 아산군 신창과 보령군 주산 2개소를 설치하고 부인 산업전사의 지도자를 육성하기로 되었다.

○1946년 7월 28일 중앙신문/ 주산여농을 保寧實中으로 승격

보령군 주산면에서는 농촌여성의 지식 함양을 도모하기 위하여 주산농업전수학교를 실업중학으로 승격시키려는 목적 하에 여자실업기성회를 지난번 창립하였는데 그 총경비는 56만원이라 하며 그중 30만원은 보령군 9개면에서 부담키로 하고 36만원은 주산자체가 부담하는 것으로 결정하고 많은 노력하에 도 담국으로부터 정식 인가가 하부되어 방금 착공중인데, 오는 9월 중순경이면 준공되리라 하며 동회의 임원은 다음과 같다.

⧍회장 任世準 부회장 崔鳳圭 李濂雨

○1953년 6월 29일 조선일보/ 주산농업고둥학교 신입생

보령군 주산면을 중심으로 한 부근 4개면을 통학구역으로 하여 주산농업고등학교 설립기성회는 그동안 적극 활동한 결과 지난 9일부로 문교부의 인가를 얻어 방금 농과신입생을 모집중이라 한다.

○1956년 2월 16일 조선일보/ 주산중고교 師親會(육성회) 개편

주산중학교 사친회에서는 지난 일 상오 10시 동교강당에서 학부형이 다수 참석한 가운데 사친회를 개편하고 다음과 같이 임원을 선출하였다.

⧍회장 박종흥 ⧍이사 조병구 박승철 윤주명 강남식 ⧍감사 백곽융 이무범

2022년도 주산중학교 졸업식

[중31김희규]

우리모교 주산 중학교 역사를 알수있는 좋은 자료 감사드립니다~

[중34기 설동철]

1931년 일찌기 교육에 뜻을 둔
지역 유지분들의 선경지명으로
지금의 우리 학교가 탄생 되었군요~~~
선배님 덕분에 모교의 소중한 역사를 배웁니다.
늘 건강하세요~~~

[23기 백승면]

선배님 감사합니다
모교에 대한 긍지를 느낄 수 있고 역사를 볼 수 있는 자료다 싶네요.

그 어려운 시기에 큰 자금을 쾌척하신 대단하신분들 덕에 오늘의 모교가 있음에 감사할 일입니다~^^

[12기임근혁]

글에 나오는 임경순씨는 임동찬선생님의 아버지, 상이현씨는 상대식선생님의 아버지, 임세준씨는 약방을 운영하던 임일재씨의 할아버지입니다. 참 훌륭한 분들이셨지요.
지나간 날의 주산은 이렇게 자랑스러운데 이제 '주산 중학교'는 올봄에 입학생이 하나도 없는 실정입니다.
너무 가슴이 아픕니다.

[중31기 김형규]

슬픈 현실입니다.
지난해 웅천중학교와 통합 얘기가 오고갔다고합니다.
자랑스런 주산중산업고가 계속 역사와 전통을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