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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보험 사각지대 밝힘이 ‘실손 보험’ |
의학기술의 발전으로 이제 100세 시대는 더 이상 꿈이 아니다. 문제는 돈이다. 수명은 늘고 있지만 정작 노년에 부담해야 할 치료비 준비는 막막하다. 그리고 100세까지 잔병 없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젊을 때부터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그런 면에서 실손 보험은 활용도가 높은 상품이다. 실손 보험 매력을 살펴봤다. |
노후 재테크를 준비할 때의 핵심 중 하나는 돈을 필요할 때마다 바로 꺼내 쓸 수 있는지 여부다. 노후 생활자금 못지않게 의료비 대비가 중요한 이유다. 아무리 생활자금을 풍족하게 마련해 두었다고 해도, 뜻하지 않은 질병이나 상해로 병원에 입원하게 돼 지출이 늘어난다면 경제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소액 치료비가 드는 질병이나 상해사고라면 가계 재정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겠지만, 고액이 들어가는 질병에 걸리거나 사고가 나면 자산관리시스템에 심각한 위협 요소가 될 수 있어서다. 소득이 줄거나 사라지는 노후에 의료 서비스로부터 ‘소외’ 당하지 않으려면, 지금부터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까. 전문가들은 노후에 의료비 부담을 덜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으로 실손 보험을 꼽는다. 실손 보험이란 질병·상해로 인한 입원비는 물론, 통원 치료에 이르기까지 본인이 내야 하는 의료비를 보험사가 최대 90%까지 실비(實費)로 보장해 주는 상품을 말한다. 실손 보험에 가입하면 병원에 갈 때의 부담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살아야 하는 30~40대 계층에겐 필수품”이라고 강조한다. 평생 먹고 살 수 있는 돈을 가진 부자가 아니라면, 수많은 보험 상품 중에 1순위로 가입을 고민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한의원과 치과 치료비까지 보장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할 자기부담금(공제 금액)은 의원·한의원 1만원, 병원 1만5000원, 종합전문병원 2만원 등으로 차별화돼 있다. 동네 의원에서 본인 부담 진료비로 8000원을 냈다면, 1만원이 넘지 않기 때문에 보상 받지는 못한다. 약값은 일률적으로 8000원까지는 보험금 지급에서 제외된다. 또 약값을 포함한 통원 의료비는 진료 건당 30만원까지만 보장된다. 치질 같은 항문 질환, 치매, 한방·치과 관련 질병도 보장을 받을 수 있다. 치질·치핵 수술은 한국인이 가장 많이 받는 수술이다. 단,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의료비에 대해서만 보장이 된다. 임플란트나 미용을 위한 치과 치료는 보장 대상에서 제외된다. 1인실 등 상급 병실을 쓰면 6인실 병실을 기준으로 입원비 차액을 계산해 절반만 보장한다. 하지만 10만원까지만 지급하고, 초과분은 환자가 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의 사각지대를 보장해 주는 실손 보험은, 현재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모두 종신보험이나 건강보험, 통합보험에 붙어 있는 특약 형태로 팔고 있다. 실손 보험에 가입할 땐 몇 가지 따져 봐야 할 점들이 있다. 무엇보다 중복 가입을 조심해야 한다. 실손 보험은 아무리 많이 들어도 환자가 부담한 실제 의료비를 기준으로 보험금을 지급한다. 예를 들어 환자가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이 300만원이라면, 실손 보험을 3개 가입했다 하더라도 900만원이 아니라 각 100만원씩만 나온다는 얘기다. 따라서 본인에게 모든 질병이나 사고에 대해 충분히 보장해 주는지, 내 소득 범위 내에서 보험료를 지불할 수 있는 정도인지 면밀하게 검토한 후 하나의 상품에만 가입하는 것이 좋다.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 홈페이지에서 공인인증서로 접속해 조회해 보면 중복 가입 여부를 알아볼 수 있다.
Tip | 내년부터 달라지는 실손 보험 제도 월 보험료 1만원짜리 실손 보험 등장 환자가 실제 부담한 의료비를 보험사가 대신 내주는 실손 보험이 2013년부터 크게 달라진다. 우선 월 보험료가 1만~3만원 수준인 저렴한 실손 보험이 나온다. 보험료 갱신 주기도 3년에서 1년으로 단축돼 갱신할 때 한꺼번에 보험료가 많이 오르는 부담을 덜게 된다. 실손 보험은 가입자가 2522만 명에 달하고, 매년 신규 가입자가 30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3년마다 계약을 갱신할 때 보험료 인상 폭이 커 가입자들의 불만이 높았다. 실제로 2009년에 판 3년 갱신 상품은 올해 보험료가 60% 가량 올랐고 이 때문에 실손 보험 유지율이 5년차 48.5%, 10년차 14.7%로 뚝 떨어졌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현행 실손 보험은 보험료가 비싼 사망위험을 주 계약으로 하고, 실손 의료비 보장을 특약으로 끼워 넣은 형태라서 월 보험료가 7만~10만원에 달한다. 보험사들은 암, 사망 등 다른 보장보험과 실손 보험을 함께 끼워 파는 식이어서 단독 상품은 없었다. 금융위원회는 실손 의료비 보장을 주 계약으로 구성하는 단독 상품이 등장하면 월 보험료가 최저 1만원 수준으로 낮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실손 보험 갱신주기가 3년에서 1년으로 단축되기 때문에 갱신할 때 한꺼번에 보험료가 많이 오르는 일도 줄어들 전망이다. 앞으로 보험사들은 매년 보험료 인상 한도를 공시해 가입자들에게 미리 알려야 한다. 자기부담금(실손 보험에서 의료비를 지급받을 때 가입자 본인이 부담하는 금액)도 현재 모든 상품이 일률적으로 10%로 돼 있지만 20%로 높인 상품도 출시된다. 자기부담금을 높이면 그만큼 보험료 부담은 줄어든다. 보장 내용도 일반적으로 100세까지 변경하지 못하도록 고정돼 있었지만 내년부터는 최장 15년마다 변경이 가능해진다. 만기는 최대한 길게 잡아야 실손보험만 보고 상품을 고르면 숲은 못 보고 나무만 보는 실수를 범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보장되는 질병 범위를 확인하는 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표적인 보험금 지급 면책 사유로는 고의적인 보험사고와 미모를 위한 성형수술 및 한약자 등 보신용 약재 구입비용, 정상 분만 및 제왕절개수술 등이 있다. 또 청약서상 질문 내용에는 반드시 사실대로 답해야 한다. 만약 허위로 답하거나 부실하게 알리면 계약이 해지되거나 보장 제한을 당할 수 있다. 이를 ‘고지(告知) 의무’라고 하는데 설계사에게 구두로만 알리는 것은 법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니까 반드시 청약서를 통해 알려야 한다. 보험 약관상 보험금을 주지 않는 사고 항목을 확인하는 작업도 필요하다. 사망보장 같은 주 계약을 우선으로 자신이 필요한 상품을 먼저 고른 후에 실손 의료비 특약을 비교해 보는 것이 좋다. 그러나 보험 지식이 얕은 소비자들이 혼자서 약관이나 보험증서 등의 내용을 따져보고 어떤 상품이 유리할지 판단을 내리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보험 가입 전에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나에게 필요한 위험보장 내역이 무엇인지 진단을 받고, 가장 유리한 조건의 상품은 어떤 것인지 따져보고 가입하는 것이 좋다. 혹, 추가적으로 고액의 치료비가 들어가는 질병이나 사고에 대해 걱정이 있다면 정액으로 중복 보상이 가능한 상품에 가입하거나 진단비 관련 특약에 가입하는 것이 현명하다. Tip | 무더기 갱신 도래 ‘보험료 폭탄’ 현실화? 해지 후 좀더 실속 있는 상품으로 재가입 고려 직장인 임모씨(40)는 최근 갱신 시점이 된 실손 보험이 담보(보장 내역)에 따라 최고 107% 인상됐다는 갱신 안내장을 받았다. 의료비 보장에 따른 전체 보험료는 8260원에서 1만4440원으로 75% 올랐다. 보험사 측에 “3년 만에 이렇게 보험료가 많이 오를 수가 있느냐”고 항의했지만 “나이가 같은 또래 여성들이 그만큼 병원을 많이 이용했기 때문”이라는 답만 돌아왔다. 유독 지금 시점에서 실손 보험 갱신 폭탄이 문제가 되는 이유는, 3년 전 가입자들이 대거 만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당시 정부가 지난 2009년 10월부터 실손 보험의 의료비 보장한도를 진료비의 100% 보상에서 90%로 낮추기로 하자, 보험사들은 2009년 8월과 9월 “100% 보상 상품에 가입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대대적으로 절판 마케팅을 펼쳐 가입자 수가 급증했다. 현재 실손 보험 인상률 추세가 계속된다면, 지금 40세인 사람이 82세에 내야 하는 실손 보험료가 월 166만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금융위원회가 민병두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실손 보험 3년 만기 갱신 인상률은 평균 60%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 요인 20%, 위험률 증가 요인이 40%였다. 민 의원 측이 40세 기준, 3년 갱신, 보험료 1만5000원 기준으로 ‘인상률 40%’를 전제하고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82세가 되면 매월 보험료가 166만6801원인 것으로 계산됐다. 보험사들은 ‘손해율(보험료 가운데 보험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서 보험료를 올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보험료 상승 부담 때문에 실손 보험을 해지하는 것은 합리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보험은 중도에 해지하면 원금 손실을 볼 수 있으며, 다른 보험사의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도 연령 증가와 손해율 반영으로 경제적인 부담이 크게 줄어들지는 않기 때문이다. 물론 일단은 해지하고 나중에 경제적 여유가 생기면 재가입하겠다는 고민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보험 공백 상태로 있다가 아프게 되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도 보험회사에서 보상받지 못한다. 또 보험기간 해지한 후에 진료를 받은 사실이 있으면 실손 보험에 재가입하려 해도 심사 과정에서 거절될 수 있는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내년부터 저가형 실손 보험이 출시되는 등 환경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가계에 영향을 줄 만큼 보험료 부담이 커졌다면 중도해지를 고려해도 괜찮다는 의견도 있다. 장성주 미래에셋증권 여의도영업부 차장은 “정부가 실손 보험 제도를 손질해 내년부터 저가의 상품도 출시될 예정인 만큼, 무조건 납입한 보험료가 아깝다고 유지하지 말고, 보험 리모델링 작업을 통해 해지 후 좀더 실속 있는 상품으로 재가입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문용훈 우리투자증권 부장도 “만약 가입자 건강에 특별한 이상이 없고 보험 혜택 차이가 거의 없다면 다른 상품으로 갈아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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